많은 호텔들이 단순한 숙박시설이라는 전통적인 관점에서 벗어나특 별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VR 체험공간과 게임룸, Hip Hop 콘서트, EDM 파티 등 문화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호텔 내 갤러리 운영은 가장 클래식하면서도 전통적인 방법 중 하나다. 국내 최초 호텔 내 갤러리를 보유한 세종호텔은 갤러리에만 국한하지 않고, 로비, 레스토랑, 객실 복도 등 고객의 눈길이 닿는 모든 곳에 작품을 비치하며 호텔 자체를 갤러리화했다. 켄싱턴 제주 호텔의 경우 큐레이터의 설명과 함께 호텔 곳곳에 전시된 회화와 조각 작품들을 감상하는 아트 테라피를 경험할 수 있는 갤러리 투어를 진행한다. 올해 초 ‘Hi, POP–거리로 나온 미술, 팝아트展을 선보인 르메르디앙 호텔의 M컨템포러리’는 배우 유준상과 빅뱅 승리의 오디오 가이드를 제공해 큰 이슈와 사랑을 받았다. 이렇듯 최근 호텔의 갤러리화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화·이색화되고 있다.
광주는 서울과 조금 다르다. 다양한 전시나 이벤트가 서울만큼 자주 진행되지 않아 시민들이 문화에 대한 갈증이 깊다. 이것이 바로 홀리데이 인 광주에서도 유명 작품들로 호텔 로비공간을 꾸미게 된 계기 중 하나다. 이제 광주에서도 유명 갤러리가 아니면 만나보기 힘든 작품을 이제 쉽게 감상할 수 있다.
홀리데이 인 광주호텔에서 새롭게 만나볼 수 있는 대표작 3점에 대해 소개해 보고자 한다.
먼저 독창적 작품세계로 국제 미술계에서 큰 명성을 다져온 세계적 한지 작가인 전광영 작가의 ‘집합(Aggregation)’ 연작을 만나볼 수 있다. 작은 삼각 오브제들을 한지로 쌓아 천연 염색 기법으로 물들여 하나의 집합체로 구성한 작품을 통해 한국적 정체성을 국제 미술계가 공감하는 보편적 미학의 언어로 풀어냈다. 작가의 기본적인 아이디어와 개념인 ‘싸기(Wrapping)’와 ‘집성(Assembling)’은 작품에 한층 더 깊은 의미를 제공함과 동시에 보는 이에게 창공, 분화구, 얼음 결정체, 우주 공간 등 연상 작용을 불러일으키며 미적 상상력을 풍부하게 자극한다.
조선 백자 달항아리를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 최영욱 작가의 작품 ‘Karma’도 만나볼 수 있다. 한국의 전통 미를 현대적인 기법으로 해석한 이 작품은 작가가 달 항아리를 그린 후 표면에 빙렬(도자기 유약에 생기는 가느다란 균열)처럼 보이는 무수한 미세한 실선을 그려 실타래처럼 얽힌 인연과 그 순환의 섭리를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최영욱 작가의 작품은 스페인 왕실, 룩셈부르크 왕실, 빌게이츠 재단 등 세계 유수의 기관들이 다수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대표적인 조형 작품으로는 지난 5월 타계한 로버트 인디애나(Robert Indiana)의 ‘HOPE’이라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로버트 인디애나는 뉴욕 맨해튼 6번가의 ‘LOVE’ 조형물로 유명한 팝 아트의 거장으로, 미국의 정체성, 작가 본인의 기억, 추상적 개념, 그리고 언어의 힘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현대 미술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쳤다. 호텔에 전시된 ‘HOPE’은 그가 2008년 버락 오바마 대선 캠페인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작품으로, 말의 시각화로 지칭되는 그의 문학적 상징성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 중 하나다.
이 작품들은 홀리데이 인 광주호텔을 방문하는 누구나 홀리데이 인 광주호텔 1층 로비에서 관람할 수 있다. 단순한 숙박 장소를 넘어서 호텔 공간을 품격 있게 꾸미고 투숙객과 방문객들에게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예술적 갈증도 해소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하는 모습이 긍정적으로 비치기를 바란다.
구은영
호텔앤레스토랑 광주 자문위원 /홀리데이 인 광주 총지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