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선의 Hospitality Management in Japan] 도심 속 온천 테마파크, 오오에도 온센 모노가타리(大江戶溫泉物語)

2018.09.10 09:12:19


도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 일본의 온천 문화를 체험을 해보고 싶어 하는 경우 1순위로 찾게 되는 곳이 바로 「도쿄 오오에도 온센 모노가타리(大江戶溫泉物語)」이다. 중국에 이름과 외관을 그대로 배낀 짝퉁이 생길 정도로 인기 있는 이곳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오다이바의 온천 테마파크
도쿄로 여행을 오는 지인 중에 일본의 온천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곳을 추천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이 바로 「도쿄 오오에도 온센 모노가타리」이다. 온천욕을 즐기고, 유카타를 입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형태의 관광지는 의외로 도쿄 도심에서 찾기 쉽지 않기 때문에 도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게다가 최근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꼽히는 상업·레저·주거 복합지구인 오다이바에 위치해 있어, 오다이바와 오오에도 온센을 묶어 하루 코스로 잡는 경우가 많다.


「도쿄 오오에도 온센 모노가타리」는 400년 전의 에도막부로 타임슬립 한 것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일본 최초의 온천 테마파크다. 대욕장과 노천탕을 비롯해 유카타를 입고 족욕을 즐길 수 있는 아시유, 마이크로 나노버블로 피로를 푸는 기노노유, 약 3억 년 전의 천연 히말라야 암반 소금을 듬뿍 깔아 놓은 저온 사우나 암반 소금욕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일본 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돼있다. 알록달록 고무공이나 인형을 건지며 노는 스쿠이베에, 미래를 점쳐 볼 수 있는 점술집, 일본의 옛 과자들이 총집합된 오이리엔을 이용할 수 있다.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먹거리도 다양한데, 일본 정통 요리부터 야타이(포장마차) 요리까지 여러 지방의 요리가 한 곳에 모여 있다. 라멘, 초밥, 꼬치구이, 우동은 물론 에도의 정서가 물씬 풍기는 개별실에서 가이세키 요리도 맛볼 수 있다.


이 같은 온천 시설이 오전 11시부터 다음날 아침 9시까지 운영되고 있어 일반적으로 당일로 이용하는 고객들이 대부분이라, 이 곳에 「오오에도 야도 이세야」와 간이 숙박 시설인 「쿠로후네캐빈(남성 전용)」이 있다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오오에도 야도 이세야」에는 노천탕이 있는 객실을 포함한 특별실, 준 특별실, 일본식 양실 등 7종류의 객실이 있다. 특별실은 넓이가 65m²이고, 욕실과 화장실 그리고 노천탕으로 구성돼 있으며 정원이 4명이다. 또한, 일본 스타일의 객실은 넓이가 29m²이며 정원은 2명이다.


오오에도 야도 이세야를 이용할 경우 오오에도 온센 모노카타리의 온천 입장료는 물론, 심야 요금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방문객은 관내의 온천 시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오오에도 야도 이세야는 반드시 숙박을 하지 않더라도 느긋한 휴식을 원하는 경우 12:00~16:00 사이는 휴식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그야말로,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사치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도쿄 오오에도 온센 모노카타리의 설립과 성장
「도쿄 오오에도 온센 모노카타리」의 설립 과정과 성장의 원인을 살펴보자. 「도쿄 오오에도 온센 모노카타리」는 원래 도쿄 도지사였던 스즈키 슌이치가 추진한 세계 도시 박람회의 구상을 차기 도지사 아오시마 유키오가 이어받으면서 시작됐다. 그는 매립지로 개발된 오다이바의 빈터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한 끝에, 프린트 배선 기판을 제조하는 쿄덴(Kyoden)의 창업자이자 회장이었던 하시모토 히로시가 당일치기 왕복 온천 시설을 만드는 것을 제안해 2001년에 「오오에도 온센 모노가타리」라는 운영 회사를 설립하고,  2003년에 개업했다. 쿄덴의 하시모토 회장은 「도쿄 오오에도 온센 모노카타리」를 설립하기 이전에, 경영 파탄한 슈퍼인 나가사키야(長崎屋)가와 경영위기에 놓은 편의점 체인 「큐큐플러스」를 재건한 실적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오픈 이후 「도쿄 오오에도 온센 모노카타리」의 사장을 역임했다.



2003년 오픈한 「도쿄 오오에도 온센 모노카타리」가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계기를 잡은 것은 2007년이다. 당시, 하시모토 회장은 경영난에 빠져 있고 사업승계에 고민하던 지방의 온천 여관들의 재생에 나섰다. 하시모토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에 의해 성장을 추진하던 「도쿄 오오에도 온센 모노카타리」도 한때 침체 국면에 빠지게 됐는데, 급기야 2015년 3월 미국 투자 펀드 베인 캐피털 산하에 들어가게 됐다. 베인 케피털은 「도쿄 오오에도 온센 모노카타리」의 특징적인 비즈니스 모델에 공감하고 운영을 효율화해 규모를 확장할 계획으로 투자를 결정했다.



당시 베인 캐피털의 일본 대표였던 스기모토 유우지는 “우리라면 경영 규모를 더 크게 확대할 수 있다”고 하며, “하시모토 씨와 그 일족이 보유했던 오에도 온센 모노 가타리의 모든 주식을 매입했다.”고 한다. 베인캐피털은 「도쿄 오오에도 온센 모노카타리」를 매입한 후,  먼저 식재료의 품목을 철저하게 재검토했다. 그전에는 운영회사 「오오에도 온센 모노가타리」가 관리하던 그룹의 호텔과 여관의 재료 구입 원가가 균일하지 않았는데, 베인캐피털은 바로 이 부분부터 통합했다. 그러면서 식기나 칫솔 등 자재의 대량 구매도 진행했다. 이것은 베인 캐피탈이 투자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인 「스카이락」의 기술을 도입한 것으로, 이를 통해 연간 10억 엔 정도의 비용 절감 효과를 낳았다.


도쿄 오오에도 온센 모노카타리의 성공 요인
「도쿄 오오에도 온센 모노카타리」의 성공 요인은 경비절감을 위한 구조개혁 외에도 다음의 원인들이 작용했다고 생각된다.


첫째로는 방일 외국인 유치 전략이다. 당일치기 온천시설과 숙박시설인 「도쿄 오오에도 온센 모노카타리」는 연간 약 500만 명의 고객을 유치하고 2007년 이후 매년 매출이 30% 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2011년 2분기 매출액은 370억 엔으로, 그 배경에는 오오에도 온센 모노카타리를 찾는 방일 외국인의 증가를 들 수 있다. 실제로 이 곳에 가보면, 외국인 손님으로 가득 차 있다. 그 중에는 중국인, 한국인의 손님도 많고 최근에는 유럽과 미국 쪽의 고객들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2015년 방일 외국인 수는 약 1970만 명으로 전년 대비 47%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맞이해, 도쿄를 찾는 관광객의 수는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로 「도쿄 오오에도 온센 모노카타리」가 추진한 합계 모델 전략을 들 수 있다. 합계 모델은 「3W 1H」의 순으로 먼저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얼마」에 제공할지를 결정하는 것을 뜻한다. 바로 이 합계모델에 근거해, 최근에 증가하는 방일 외국인 고객 및 입장료를 지불하는 고객에게 어떤 온천과 서비스를 제공할지 고민하고 있다.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외국인이 온천에 들어가고 싶은 이유로는 “일본 문화를 체험하고 싶다”는 동기가 강하다고 한다. 따라서, 「도쿄 오오에도 온센 모노카타리」에서 일본을 체험할 수 있는 현재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대할 방안을 고민 중이다.


세 번째로는 현재 일본에서 성장하고 있는 REIT 시장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는 「도쿄 오오에도 온센 모노카타리」가 단순히 도쿄 도심에 있는 온천, 과거로 돌아간 것 같은 이색적인 공간이라는 소프트적인 부분 외에 성장을 지원하는 또 다른 중요한 전략이다. REIT 는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으로 부동산에 투자를 하고 거기에서 얻은 임대료 수입과 부동산 매매 이익을 재원으로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금융상품이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투자 신탁」라고 불리고 있는데, 일본에는 약 9조 엔 규모, 전 세계에 132조 엔에 이르는 규모의 시장이다. 「도쿄 오오에도 온센 모노카타리」는 일본의 호텔 운영회사인 호시노리조트처럼 온천 그룹으로서는 두 번째로 호텔과 온천의 개발을 지원하는 부동산 펀드로 주목받고 있다. 방일 외국인 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호텔과 료칸의 수요가 증가하는 것을 기반으로 해, 부동산 펀드를 설립해 자금을 모아 사업을 확장하는 가능성이 보이는 것이다. 사실 「도쿄 오오에도 온센 모노카타리」는 도심의 온천과 엔터테이먼트적인 부분에서 충분히 외국인 관광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명소로 가치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소프트를 잘 유지하는 것만으로 영원한 성공을 보장 받을 수는 없다. 항상 새로운 투자와 시장에 대한 개척이 병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도쿄 오오에도 온센 모노카타리」는 그런 의미에서 지금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는 이른바 짝퉁 오오에도 온센 모노카타리가 등장했다. 이름, 건물 디자인, 마크까지 똑같은데, 심지어 안내판에는 일본어가 적혀있고 일본식 실내복을 제공하는 등 운영방식까지 흡사하다. 문제는 도쿄의 오오에도 온천 측과는 전혀 업무 제휴를 하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성공사례를 베끼는 것은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있지만, 표면적으로 보이는 부분만 따라하게 되면 운영에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정상적인 업무제휴로 경영이념이나 경영 노하우까지 전수를 받거나, 벤치마킹을 통해 현지화하는 노력을 기울여 새로운 명소를 만들어내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도쿄 오오에도 온센 모노카타리」를 뛰어넘는 제2, 제3의 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전복선 Tokyo Correspondent
럭셔리 매거진 ‘HAUTE 오뜨’에서 3년간 라이프스타일에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취재경험을 쌓은 뒤, KBS 작가로서 TV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인쇄매체에 이어 방송매체로 그 영역을 확장했다. 그 후 부산의 Hotel Nongshim에서 마케팅 파트장이 되기까지 약 10년 동안 홍보와 마케팅 분야의 커리어를 쌓았으며, 부산대학교 경영대학의 경영컨설팅 박사과정을 취득했다. 현재 도쿄에 거주 중이며, 다양한 매체의 칼럼리스트이자 호텔앤레스토랑의 일본 특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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