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선의 Hospitality Management in Japan] 무지호텔의 기획, 디자인, 설계, 운영 회사 UDS 카지와라 후미오(梶原文生) 대표를 만나다 - ②

2020.05.20 09:30:52


UDS는 요즘 일본에서 잘나가는 기획, 디자인, 설계 회사다. 공동 주택부터 호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국내는 물론 한국, 중국에 이르기까지 활동 무대도 국제적이다. 특히 호텔의 경우 기획부터 디자인, 설계 그리고 운영까지 직접 맡고 있다는 부분이 상당히 흥미롭다. UDS의 대표적인 호텔로는 무지호텔(중국, 일본), 하마쵸 호텔, 호텔 칸라 교토, 호텔 안테룸 교토, 분카 호스텔 도쿄, 그란베르 호텔, 클라스카호텔, 호텔 카푸치노(한국) 등이 있다. 객실 가격이 3000엔인 저가의 호스텔부터 3만 엔에 이르는 고급 호텔까지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뭔가 따뜻하면서도 생기가 흐르는 느낌이 든다. 


UDS에 관해 궁금해지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최근 일본의 호텔 중 ‘느낌이 있다’, ‘콘셉트가 있다’ 싶은 곳을 찾다보면 꾸준히 오르는 회사 이름 중의 하나가 UDS였다. 알고 보니 필자가 그간 <호텔앤레스토랑>의 지면을 통해 소개한 UDS의 호텔들도 벌써 꽤 여럿이 있었다. 이러한 회사를 소개한다면 한국의 관련 업종 종사자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던 차에 지인을 통해 카지와라 후미오 대표를 직접 만나 인터뷰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얻게 됐다.




  


인터뷰는 지난 2월 초 도쿄 하라주쿠에 위치한 UDS의 본사에서 이뤄졌다. 본사 건물은 번잡한 하라주쿠의 대로 뒤편의 비교적 한적한 주택가에 있었다. 건물은 지하 1층의 스페셜리티 커피전문점, 1층의 사원식당을 겸한 레스토랑과 UDS 리셉션, 2층의 사무실로 이뤄져있는데 사원식당의 경우 일반 고객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열린 곳이다. 인터뷰 전 미리 도착해 이곳에서 점심 식사를 하면서 살펴보니, 직원들이 식사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클라이언트와의 미팅도 이곳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카페 같은 분위기에서 건강한 식사를 하고, 업무 미팅 역시 자유롭게 이뤄지는 이곳의 생기 넘치는 분위기는 기존 UDS의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봐온 이미지와 닮아 있었다. 이러한 UDS는 과연 어떤 전략과 철학을 갖고 있는지 카지와라 후미오 대표를 만나 직접 들어봤다. 


-2020년 4월호 1편 게재 내용 발췌, 이번 호에는 2편이 게재됩니다.



지역과의 교류는 UDS에서 추구하는 중요한 가치로 생각된다. 특히 하마쵸 호텔의 경우 지역 살리기의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호텔과 주거시설을 함께 구성한 것 역시 입주민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지역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선택이었는지 궁금하다.
일본은 사는 곳, 일하는 곳 그리고 즐기고 휴식하는 곳이 따로 이뤄져 있다. 예를 들면, 세타가야에 살면서 신주쿠에서 일하고, 롯폰기에서 노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물론 어느 도시나 이런 부분이 있지만, 만약에 자신이 사는 곳에 맛있는 레스토랑, 세련된 바, 카페가 있으면 그로 인해서 사는 지역 즉, 동네가 풍요로워지고, 지역에 대한 애착도 생긴다. 애착이 생기면 지역을 소중히 여기게 되고, 커뮤니티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場[ba]’ 즉 장소가 없으면 안 된다. 클라스카를 만들 때 중학교 때 친구, 혹은 초등학교 때 친구를 우연히 집 근처에서 만나서 ‘한잔할까’ 하는 얘기를 나눈다면 ‘거기 괜찮겠네’ 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이 부분에 주목한 배경에는 학창시절에 배낭여행을 떠났을 때의 경험이 작용했다. 이탈리아의 도시에서는 동네에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카페나 바가 있었는데 일본은 이런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 일본의 경우는 결국 역 앞까지 가야한다든지 롯폰기 같은 번화가에서 만나야 하는데, 이런 패턴에서 벗어나 생활공간의 연장선상에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면 지역 주민들의 삶이 훨씬 윤택하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사는 지역의 공간 안에서 마시고, 이야기하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하마쵸의 경우는 바로 호텔과 맨션을 같이 만들게 됐다.



호텔과 주거공간을 함께 구성한 경우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수익성과는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예를 들면 오너인 부동산 회사가 개발한 맨션과 호텔이 같이 있기 때문에 부가가치를 더해, 맨션을 더욱 더 비싸게 팔 수 있다. 실제로 맨션의 경우도 분양했을 때 호텔이 같이 있어서, 맨션임에도 호텔에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에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경우 호텔의 임대료를 오너에게 조금 싸게 해 달라고 할 수 있어 호텔을 운영하는 우리에게도 장점이 있다. 맨션에 사는 소비자도 부동산 회사도 저희도 모두 행복한 결과로 이어진다. 

하마쵸 호텔의 경우는 야스다 부동산이 오너인데, 인근에 오피스 빌딩과 레지던스용 맨션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지역은 조금씩 쇠퇴하고 있는 곳이었다. 지역에 매력이 없어지면 없어질수록 지역의 빌딩 및 맨션 임대료가 점점 하락하는 문제가 표출되고 있었다. 게다가 인구감소로 오피스 빌딩도 공실이 늘어나고 있어 부동산 회사의 과제로 다가왔다. 그리하여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디자인 호텔을 선택하게 됐다. 지역의 매력을 살리는 거점으로 호텔을 만들게 된 것이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무지호텔은 오픈과 동시에 화제가 되고 있다. 세계적인 브랜드가 된 무지와는 어떻게 파트너십을 맺게 됐는지 궁금하다. 무지호텔의 콘셉트와 정액제 같은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도 알고 싶다.
무지의 카나이 회장이 전무시절, 코포라티브 하우스를 봤을 때 인연이 맺어졌고, 클라스카를 보고 정말 재밌다며 무지를 이용한 호텔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다만 단순히 무지 어메니티를 둔 호텔은 재미가 없고 너무 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무지답고, 무지가 아니면 안 되는 호텔을 떠올리게 됐다. 그것이 서로 브랜드를 훼손하지 않는 방법이라고도 판단했다. 우리도 안테룸과 호텔 칸라 브랜드를 전개하며 이제 무지 호텔을 만들 노하우와 시기가 됐다고 생각해, 20년 전에 계획했던 것을 실현하게 됐다. 그리고 장소를 찾는 중에 베이징에서 적당한 장소를 발견해, 일본보다 먼저 오픈했다.

가격 정책의 경우, 현재 호텔들은 온라인 트래블 에이전시가 많은 수수료를 가져가고 있는데, 일본에서는 옛날 8%에서 점점 10, 12, 15, 18, 20%로 수수료가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호텔의 이익부분은 고작 5%, 10% 정도가 좋은 편인데, 그런 상황에서 이 같은 수수료를 부담하는 것은 호텔의 경영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무지호텔은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기 위해 무지 호텔 회원들 네트워크 혹은 화제성에 초점을 맞춰 온라인 트래블 에이전시를 통하지 않고 우리의 힘으로 고객을 확보하는 데 전력하기로 했다. 그렇게 직접 예약을 하도록 하면 무지호텔은 고객에게 저렴한 숙박료를 제공할 수 있고, 고객은 싸게 호텔을 이용할 수 있으니 모두가 행복해지게 된다.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UDS의 일이라고 했는데, UDS의 경우 호텔 이용객와 클라이언트가 모두 고객이 된다.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이끌어 낼 때 조심해야할 부분이나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지 궁금하다.
물론 고객의 시점에서 생각한다는 것 그리고 고객의 니즈를 이끌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고객이 하고 싶다고 하는 것을 “아 그러시군요.”하고 받아들여 그대로 실행하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고객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왜 고객이 그 말을 하는지 그리고 그 배경은 무엇인지를 읽어내는 능력. 즉, 정확히 고객의 의사를 읽어내는 능력이 중요하다.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목적은 무엇인지 그들의 ‘말’과 ‘본심’의 차이를 파악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것이 돼야만 고객과 제대로 된 논의를 진행할 수 있는 토대가 형성된다. 

예를 들면, 일본기업에서 가장 자주 보이는 잘못된 모습이 “거래처 고객이 이렇게 말했습니다.”하고 당당하게 회사로 돌아와 보고하는 것이다. 고객이 그 말을 하기까지 어떤 걸 생각하고 있었고, 어떤 경험을 해 왔는지에 대한 이해와 파악 없이 “지금 이렇게 하고 싶다고 합니다.”라는 식으로 보고해서 일을 진행하려는 것만큼 잘못된 것은 없다. 고객의 의중을 제대로 알아야지 같은 눈높이 혹은 시점으로 일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남들이 하지 않은 일, 어렵다고 생각되는 일들에 대한 시도를 즐기면서 해 온 것 같다. 그러한 시도를 하면 보통 불안하거나 힘든 것 아닌가?
나는 일단 어떤 사업을 진행할 경우, 주변에서 ‘그건 안된다, 어렵다.’라고 이야기를 하면 쾌재를 부른다. 이는 아직 아무도 그 사업에 뛰어들지 않았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비즈니스 찬스임을 간접적으로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남들에게 안 된다, 어렵다 라는 말을 들으면, 당연히 ‘또 찬스가 도래했구나’라고 생각하고 그 문제에 집중한다. 그리고 안 된다고 하는 사람에게 왜 안 되는지를 묻는 식이다. 예를 들면 앞서 신입사원 시절 대출을 받을 때 은행 대출 담당자에게 대출이 왜 안 되냐고 물으면 규정상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경우는 그런 말을 들으면 포기하겠지만 이 때 포기하지 않고, “왜 안 되는지 한가지 힌트만 주시면 안될까요?”라고 계속해서 묻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 되는 건 정해져 있고, 그 이유라도 간절히 알고 싶어 한다고 생각해 친절하게 안되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그러면, 나는 그 이유를 들으면서 ‘아 그 문제를 해결하면 비즈니스 찬스가 생기겠구나’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런 생각은 창업을 한 해 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가지고 있고, 그러다 보니 지금은 안 된다고 거절을 당하는 걸 오히려 기뻐하는 게 일상이 됐다.

카지와라 후미오 대표는 우리나라에도 번역돼 출간된 <기획은 패턴이다>의 저자기도 하다. 이 책에서 그는 ‘멋지고(디자인성)’, ‘수익성 있고(사업성)’, ‘의미있는(사회성)’ 3가지 기준을 충족하도록 기획을 구축한다고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는 공간의 기획을 통해 ‘풍요로운 공간’을 제안하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춰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인터뷰 중에도 카지와라 후미오 대표의 이러한 철학은 일관되게 나타났다. 위트 있고, 긍정적이며, 확신이 있는 그의 어투에서 왜 지금 UDS가 이렇게 잘 되는지 눈치 채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현재 UDS는 일본 외에도 중국과 한국에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이다. 인터뷰 당일 사원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던 중에도 옆 테이블에서는 한국인 직원 셋이 식사를 하며 업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건너편 테이블에서는 중국어가 들렸다. 이들 중 한두 명을 제외하고 40대 이상으로 보이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젊고 신선하고 에너지가 넘쳤다. 이곳 입구에 나란히 비치돼 있던 카지와라 후미오 대표의 저서 한국어판과 일본어판처럼 앞으로 UDS의 프로젝트가 어떻게 다른 문화들과 어우러져 더욱 풍요롭게 펼쳐질지 기대가 됐다. 현재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국내 호텔 업계 관계자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전복선 Tokyo Correspondent

럭셔리 매거진 ‘HAUTE 오뜨’에서 3년간 라이프스타일에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취재경험을 쌓은 뒤, KBS 작가로서 TV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인쇄매체에 이어 방송매체로 그 영역을 확장했다. 그 후 부산의 Hotel Nongshim에서 마케팅 파트장이 되기까지 약 10년 동안 홍보와 마케팅 분야의 커리어를 쌓았으며, 부산대학교 경영대학의 경영컨설팅 박사과정을 취득했다. 현재 도쿄에 거주 중이며, 다양한 매체의 칼럼리스트이자 호텔앤레스토랑의 일본 특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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