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외부활동보다 집안의 활동이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호스피탈리티업종에 종사하는 많은 이들이 전례없는 상황으로 예상치 못한 휴식기를 갖게 됐다. 계속되는 위기감에 축 쳐져 있을 수만은 없는 법, 위기 이후 다가올 기회에 대해 준비하는 시간으로 채워야할 이때 하루종일 마주하는 우리집을 이번 기회에 내가 일하는 일터, 호텔처럼 효과적으로 꾸며 보면 어떨까? 이번 호에서는 호텔의 인테리어 특징을 살펴보며 그 특징을 반영해 내집을 호텔처럼 꾸며보는 인테리어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요즘은 1인 가구, 2인 가족 형태가 많아, 큰 평수보다는 작은 평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들의 큰 특징은 좀 더 쾌적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컬러(Color), 매터리얼(Material), 피니싱(Finishing) 측면으로 설명하자면. 작은 공간의 인테리어는 무엇보다 넓게 보이게 하기 위해 최소한의 컬러 디자인이 필요하고, 대부분 화이트나 베이지로 진행한다. 공간마다 패턴, 컬러를 다르게 하면 자칫 좁고 산만해 보이므로 통일된 컬러와 마감재 선택이 중요하다. 또한 요즘은 가구 선택에 있어서도 웬지나 월넛 등 어두운 컬러보다는 오크(Oak)나 메이플(Maple)의 밝고 깨끗한 나무결을 살린, 자연친화적이면서 편안한 느낌의 가구들을 추천한다. 자칫 밋밋해 보이면 공간에 미세먼지 잡는 플랜트나, 그림 등으로 공간에 활력을 주는 것도 좋다.
주요 경제 소비층이 밀레니엄과 Z세대로 넘어오면서 이제는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공간으로 재편되고 이는 점차 진화해서 인테리어의 공식조차 없어 보인다. 가구도 최근 수납과 공간 분할이 동시에 가능한 제품들의 출시가 증가하고 있는데 원래의 기능에서 이제는 건축적 역할까지 수행함으로써 계단이 책장이 되기도 하고 수납장이 곧 벽체가 돼 공간을 분할하는 기능까지 하고 있다. 또한 소재를 달리하는 것만으로도 공간의 역할을 분할할 수 있다. 목재 즉, 나무로 삼면을 둘러 공간 구획을 나눈다던가, 바닥 타일이 벽을 타고 올라가는 식의 공간 분할 특성도 보여지며 코너를 돌았을 때 다른 국면이 펼쳐지는, 다양한 자극이 있는 공간들이 등장한다. 정형화된 크기의 창보다 각기 다른 모양의 창이 만들어내는 여러 가지 뷰를 통해, 때로는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하거나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자극이 풍부한 공간이 된다. 대대적인 공사 없이 공간의 다양한 컬러로 구성함으로써 생동감 넘치는 공간감을 연출할 수 있다.
벽면 구성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하단 3분의 1의 컬러를 달리하고 몰딩을 붙인다든가 한쪽 반면에 다양한 색의 컬러 블로킹을 통해 새로운 공간의 레이아웃을 만들어 생동감을 연출할 수 있다. 똑같은 인테리어의 평범함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이 담긴 공간으로 재편집해 정형화된 공간을 벗어나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이 담긴 공간으로 변신시킬 수 있다.
컬러벽지를 시도해보자!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연출하기 위한 첫 출발은 벽지다. 요즘은 벽지 말고 페인트로 칠하는 경우도 많은데, 페인팅을 하려면 의외로 비용도 만만치 않고 무엇보다 사계절 온도차가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변형되거나 떨어지기 쉽다. 따라서 페인팅보다는 벽지를 추천한다.
무엇보다도 벽지는 컬러가 중요하다. 벽지의 컬러는 어떤 가구와 소품등과 어울릴 수 있는 솔리드 컬러, 화이트나 베이지, 모노톤으로 바탕색, 즉 도화지 느낌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벽지는 컬러만큼 질감 또한 매우 중요한데. 무늬가 큰 것보다는 솔리드의 실크 벽지가 좋고 실크벽지는 합지보다 내구성이 좋으며 PVC로 만들어 물걸레질도 가능하다.
벽지 브랜드마다 다양한 질감의 벽지들을 출시하는데. 거실과 식당 공용공간은 약간의 패턴 엠보가 살아있는 벽지를 추천하고 싶다. 평평하지 않고 약간의 올록볼록한 질감이 있는 소재는 빛이 닿으면 음영이 생겨 인테리어의 미세한 디테일에 변화를 준다.
요즘은 기존에 사용되지 않던, 진한 블루나 그린, 옐로우 등 강렬한 색상의 컬러 벽지가 나오고 사람들의 취향도 다양해짐에 따라 아트월 부분이나, 포인트 공간에 포인트 벽지를 시공하는 사례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그 외 공간 하나를 특별하게 꾸미고 싶다면 상대적으로 좁은 공간을 선택해 컬러벽지를 시도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때 문이나 몰딩의 색은 보색이 되는 컬러로 고르고 특히 컬러 벽지를 시공한 후에는 벽에 가는 오브제, 그림 커튼 등까지 컬러감을 맞춰서 인테리어가 정돈되게 마무리를 해야 한다.
그리고 벽지를 고를 때 대부분 인터넷으로 이미지를 보고 고르는데 벽지만큼은 직접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서 직접 컬러와 패턴을 확인해야한다. 고른 샘플벽지가 벽에 발랐을 때 채도와 명도가 한톤씩 밝아지는 점을 꼭 유의해야한다.
공간에 따라 콘셉트 컬러를 정해보자!
색에 따라 공간의 인상이 달라진다. 차가운 색은 벽이 훨씬 작아 보이고 공간이 멀리 있게 느껴진다. 특히 파란색은 집중력을 높이고 진정효과가 있으며 쾌적함을 선사할 수 있다. 단 빛이 들어오지 않는 공간에 블루를 사용하면 추운 느낌이 들수 있다. 한색 계열 중 그린은 안정감 있고 널리 사랑받는 자연의 색으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긴장을 풀어주는 컬러로 난색계통과 함께 잘 매치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난색 계통은 벽이 가깝게 느껴져 좁고 긴 공간에 형태에 쓰면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그 중 레드와 핑크는 활발하고 활동성을 유발하는 자극적인 색상으로 또한 해가 들지 않는 북향의 공간에 사용하면 시각적으로 따뜻한 느낌을 준다. 추가로 오렌지나 브라운은 안심, 건강, 온화함, 풍요로움과 같은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옐로우는 우울증에 효과적인 컬러로 방을 넓게 보이거나 희망적인 느낌을 제공한다.
한색과 난색의 온도차이는 3도 정도라고 한다. 보통 인테리어는 자기가 좋아하는 색을 사용하지만 컬러의 심리효과까지 고려하면서 방마다 목적에 따라 콘셉트 컬러를 정해 인테리어하면 기분 좋고 풍요로운 일상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바닥에 디자인 장판을 활용해보자!
벽지와 마찬가지로 바닥재도 너무 종류가 많다. 요즘은 호텔도 우드 플로링이 대세다. 특히 헤링본으로 패턴 깔기를 해서 멋스러움을 더하고, 주거를 카페처럼 호텔처럼 꾸미기를 원해 타일이나 대리석으로 마감하는 경우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최근에 출시된 다양한 디자인 장판들이 있는데 예전 장판처럼 얇지 않고 두꺼워져 층간 소음 해결 및 안전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나무패턴을 넘어 대리석, 타일 등 다양한 디자인 등이 가미된 제품 등이 많이 나오고 있으며. 장판을 깔아도 벽면과 맞닿은 곳에 몰딩처리만 잘해도 우드플로링 느낌을 연출할 수 있어 비용 대비 효과적이다. 꿀팁을 전하자면 바닥을 벽보다 어두운 컬러로 하면 공간이 좀 더 안정적으로 편안한 느낌을 줄 수 있다.
허름한 문도 리폼해보자!
문은 다 교체하지 않는 이상 리폼을 해야 하는데. 가장 일반적인 것이 페인트 칠이다. 하지만 모든 문이라고 다 페인트 칠이 가능하지는 않다. 문의 소재가 나무라면 페인트 칠이 가능하지만 그 표면에 필름으로 래핑돼 있다면 페인트 칠을 할 수 없다. 일단 문의 마감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래된 아파트는 대부분 합판소재의 문으로 거의 페인트 칠이 가능하지만 요즘은 PVC나 ABC의 합성소재로 페인트 칠이 안 될 수 있다.
페인트 칠이 가능하다면 전체 공간이 화이트 베이지의 밝은 톤일 경우 문을 파스텔톤이나 진한 컬러로 포인트를 줘 공간에 입체감을 더할 수 있다.
인테리어에 대한 팁
자극이 많은 공간이 뇌에 이로운 공간이라고 한다. 높은 천장에서는 창의적 사고가 활성화 되고 낮은 천장에서는 아늑함과 더불어 집중력이 좋아진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작은 공간이라도 바닥의 단차를 달리해 변화를 주기도 하고 공간 속에 또 다른 공간을 만듦으로써 새로운 기능을 부여할 수도 있다. 공간의 사용법을 정하지 않고 그 안에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의 가능성을 열어두면 사람의 사고가 확장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결국 어떠한 스타일에 따라하기 보다 나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인테리어가 최고의 인테리어가 아닐까?
이규홍
ASC Studio 대표
지난 13년 동안 LG하우시스에서 공간디자인 컨설팅 등 책임연구원을 맡아오다 올 4월 독립해 ASC Studio를 설립하고 현재 국민대학교 겸임교수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