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_ Hotel] 객실이 레스토랑으로 변하는 순간! 프라이빗 서비스의 절정, 룸서비스 코로나 위기 속 한줄기 빛 되다 - ②

2020.10.06 08:50:47


삼키지도, 뱉지도 못하던 뜨거운 감자


“여름 패키지는 연중 가장 니즈가 많은 패키지 중 하나라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프로모션 중 하나다. 올해는 언택트와 룸콕 트렌드를 반영해 치맥 룸서비스 프로모션을 진행했는데 주문량이 작년 대비 2.5배 정도 늘었다. 작년 같은 경우 여름에는 만실을 이어오고 있었는데 올해는 전반적인 거리두기 여파로 가동할 수 있는 객실 수를 조정, 방문객 수가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체감은 한 4배 정도의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변 지배인은 이야기한다. 이처럼 운영의 골머리를 앓던 호텔 식음업장이 룸서비스를 통해 그나마 숨통을 트이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룸서비스가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 호텔 입장에서는 조금 어리둥절하기도 하다. 그동안 호텔에서 룸서비스는 갈수록 영업이익이 떨어져가는 F&B 중에서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골칫덩이였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특급호텔 F&B 매니저는 “룸서비스는 특급호텔들이 4~5성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갖추고 있는, 한마디로 ‘구색’이다. 영업순익이 0인 것은 물론 오히려 돈을 깎아먹는 부서라 이번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서 연회팀과 함께 가장 먼저 없어진 부서”라고 이야기하며 “일단 룸서비스는 수요 예측이 불가능하고, 룸서비스 직원과 요리하는 셰프가 항상 대기해야하기 때문에 인건비 부분에서도 상당한 비효율이 수반된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24시간 룸서비스가 불가할 뿐 아니라 카트 서비스가 제한되면서 객실 앞으로 룸서비스를 배달하는 서비스로 전환, 직원들의 손이 덜 가기 때문에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발생되고는 있지만 고객들이 기대했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수밖에 없어 코로나 사태 이후까지 이런 서비스를 지속하는 것이 맞는지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국내도 4, 5성의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4성은 12시간, 5성은 24시간 동안 룸서비스를 필수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그러나 가동시간에 비해 불가능한 수요예측과 비효율적인 인력운용으로 뱉지도 삼키지도 못했던 룸서비스였다. 때문에 룸서비스 인력들은 고유한 업무영역 외에 메인 주방과 개별주방의 업무까지 지원하는 등 식음료 파견업무까지 맡기도 해 직원 인력 구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룸서비스의 주요 매출이 객실 매출에 흡수돼 처리, 룸서비스에 대한 개별 예산배정이 어렵고, 원가 부담은 전가되는 구조가 대부분이라 룸서비스는 객실과 F&B의 가운데 언저리에서 늘 갈피를 못 잡고 있는 부서였다. 


장거리 이동이 전제돼야 하는 서비스 제공방식의 특성상 제공할 수 있는 메뉴의 한계와 신속한 제공시간의 요구로 룸서비스는 품질수준을 높이는데도 어려움이 따른다. 높은 가격도 걸림돌이다. 룸서비스는 24시간 동안 메인 메뉴뿐 아니라 간식까지 포괄해야 하는 광범위한 메뉴에 대한 원가부담과 서비스에 필요한 주문 접수자, 요리사, 서비스제공자의 인력부담으로 가격이 일반 레스토랑에 비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레스토랑에서 제공받는 메뉴나 서비스보다 어쩔 수 없이 어딘가 부족할 수밖에 없는 퀄리티가 아쉬움으로 남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 이유들로 많은 호텔들은 마지막 서비스 접점이 되는 룸서비스의 차별화에 대해 별 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상황일 수밖에 없었다. 


비대면 트렌드와 맞물려 새로운 형태 갖춰


하지만 이제는 고객들이 룸서비스를 원하고 있는 상황. 이에 룸서비스를 활성화하는 한편 그동안의 애로사항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호텔들이 생기고 있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파크는 간단한 스낵에서부터 룸서비스 메뉴를 모바일 편의점 플랫폼으로 비대면 주문하고 받아볼 수 있는 AI 로봇을 도입했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파크 마케팅팀 우윤정 대리는 “고객들이 객실에서 주로 찾는 품목은 아무래도 음식 위주가 많다. 그동안 간단한 스낵세트 정도로 제공해왔지만 최근에는 룸서비스 메뉴도 플랫폼에 업로드했다. 로봇이 수용할 수 있는 크기에 한계가 있어 일부 메뉴만 로봇으로 배달하고 있긴 하지만 테이크아웃 메뉴는 활발하게 로봇으로 룸서비스 하고 있다.”고 전해 룸서비스 배달 인력 관리 측면에서 로봇 활용이 어느 정도 효용성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3성급 이하의 중소형 호텔의 경우 룸서비스의 의무가 없을 뿐 아니라 특히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인력을 룸서비스까지 할애할 여력이 없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던 곳이 많았다. 그러나 간단한 배달음식이라도 룸서비스를 통해 받고 싶어 하는 고객들이 늘어 H AVENUE 건대점은 배민 로봇배달 룸서비스를 시작했다. 배민 로봇배달 룸서비스 도입으로 호텔 이용객은 배민 앱을 통해 주문 후 결제하면, 로봇 딜리타워가 주문한 음식을 객실 문 앞까지 배달해준다. 로봇배달 룸서비스를 통해 호텔은 제한적이었던 미니바 상품을 보완하고, 직원들의 룸서비스 업무를 덜어, 고객 만족과 인력 운용의 효율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룸서비스


전통적으로 룸서비스는 VIP 영접이나 EFL라운지 운영 등 장기투숙객관리와 고객 유지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 담당하는 업무였다고 한다. 내부적으로는 여러모로 구조적 문제로 호텔의 아픈 손가락일수도 있지만 룸서비스로 인해 잊지 못할 경험을 하게 된 고객들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유한 것이 아닌 ‘나만을 위한 서비스’라는 기억을 전반적인 호텔의 이미지에 투영하게 된다.


부산스러운 조식 뷔페보다 객실에서 여유롭게 늑장부릴 수 있는 룸서비스 조식을 즐기며 눈앞에서 커피까지 갈아 주는 정성스런 대접을 받는다. 로맨틱한 창밖 야경을 바라보면서 적절한 품위, 절도 있는 움직임의 지배인이 따라주는 와인을 마시고, 마치 귀빈이 된 듯 은쟁반 위가지런히 플레이팅돼 있는 음식을 즐긴다. 룸서비스야 말로 오직 호텔에서만 제공받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그동안 많은 호텔들이 룸서비스를 그저 식음료부서의 지원부서 정도로 간주하고, 룸서비스 매출은 객실로 포함하면서 룸서비스가 가진 의미가 희석되고 있었다. 그러나 차별화된 룸서비스로 호텔의 이미지를 제고해왔던 호텔들은 앞으로 새로운 호캉스 트렌드를 선도해나가는 리더 역할을 해 나갈 것이다.


고객들은 이미 룸서비스를 원하고 있다. 룸서비스에 필요한 인력과 물리적으로 어쩔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면 그것을 해소하려는 접근보다, 업셀링이나 추가적인 가치를 더해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고객은 룸서비스를 경험하기 시작했고, 앞으로 그 기대치는 점점 높아질 것이다. 어차피 안고 가야되는 숙제라면 정면 돌파 하는 수밖에 없다. 일부 비즈니스 고객에 한해 예상됐던 수요가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아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해졌고, 심지어는 적극적으로 판촉한 만큼의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객실도, F&B도 아니었던 룸서비스가 보다 독자적인 영역으로 분리돼 언젠가 호텔의 아픈 손가락이 아닌 효자노릇을 하는 대표 콘텐츠로 성장하기를 바라본다.



“객실에서 최고의 미식 경험,

룸서비스 통해 고객만족 극대화 할 것”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식음료팀 룸서비스 변영덕 지배인


Q. 현재 룸서비스 총괄 지배인으로서 맡고 있는 업무와 워커힐 룸서비스의 제공 현황에 대해 이야기 부탁한다.

워커힐의 룸서비스 팀은 식음료팀 내의 한 영업장으로 소속돼 있다. 룸서비스와 관련해서는 전반적으로 고객과 구성원 관리와 매출 및 영업이익 관리를 주로 하고 있으며, 신메뉴 개발도 조리장과 함께 하고 있다. 워커힐 호텔은 그랜드 워커힐, 비스타 워커힐, 워커힐 더글라스 하우스, 더 빌라, 크게 4개 동으로 나눠져 있고, 부지가 넓어 다소 광범위하지만 모든 객실 고객에게 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룸서비스는 퀄리티 있는 음식을 신속하게 제공하는 것이 필수인데 긴 동선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음식의 온도와 신선도를 최대한 유지할 수 있도록 ‘룸서비스 전용 카’와 ‘핫 박스(Hot Box)’를 구비해 활용하고 있다.


Q. 워커힐 룸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고객과 이용 패턴은 어떤지 궁금하다.

룸서비스 이용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패턴으로 나눌 수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카지노나 비즈니스, 학회나 세미나를 주목적으로 방문한 이들, 즉 대부분 비즈니스 목적이 있는 고객들이 찾았다면, 최근에 주목할 만한 것은 10인 미만의 소규모 모임을 호텔에서 프라이빗하게 하면서 룸서비스의 수요가 늘었다는 점이다. 3개의 호텔과 빌라가 있는 만큼 호텔 내 이용할 수 있는 식당과 바의 선택지가 많음에도 올해는 룸서비스의 선호도가 굉장히 높다. 하루에 많게는 250건 정도 서비스 요청이 들어온다.


이용 패턴은 주로 식사시간과 비슷하다. 아침 8~9시, 점심 12~14시, 저녁 18~21시 사이에 가장 주문이 많다. 워커힐에서는 샌드위치 등 가벼운 주전부리는 물론, 랍스터와 같은 고급 요리까지 다양한 룸서비스 메뉴를 보유하고 있지만 좀 더 친숙한 메뉴를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특히 최근 워커힐 호텔 룸서비스의 시그니처 메뉴로 등극한 치맥세트는 11시 입실부터 저녁까지 꾸준히 인기다. 주류에 대한 니즈가 높아졌다는 것도 최근 눈에 띄는 추세다. 소규모 파티에 대한 니즈로 바나 레스토랑보다 룸서비스의 주류 메뉴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주로 와인과 맥주를 선호하는 편이다. 


Q. 워커힐 호텔 룸서비스팀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 룸서비스 메뉴 구성과 서비스 시 주안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워커힐 호텔 내 레스토랑 라인업이 다양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레스토랑 영업장 메뉴와 겹치지 않는 메뉴 구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정찬 코스로 즐길 메뉴는 레스토랑에서, 단품 한상차림을 원하는 경우에는 룸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메뉴는 기본적으로 가족단위 고객이 주를 이루는 워커힐 호텔의 고객 특성에 맞게 햄버거나 샌드위치 등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메뉴에 힘을 실었다. 파스타를 취급하는 레스토랑 업장이 있지만 룸서비스에서 제공하는 파스타는 아이들도 무난히 먹을 수 있도록 맵기 등을 조절하는 등 차이를 뒀다.


한편 서비스적인 부분에서는 객실에서 직접 직원이 식사와 음료를 제공하는 룸서비스 특성 상 서비스 스킬이 뛰어나고 고객 응대 경험이 많은 베테랑 맨파워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룸서비스는 객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서비스의 제공과 소비가 이뤄지기 때문에 한 순간의 실수가 전체 분위기를 흐트러트릴 수 있어 상당히 세밀한 서비스가 요구된다. 또한 객실 고객들은 룸서비스 직원에게 전반적으로 궁금한 것이 많다. 따라서 직원들은 고객들의 질문에 적절한 답을 통해 객실의 해결사가 돼야 하며, 짧은 시간 내 고객을 파악해 추가 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프로모션 전략가이기도 해야 한다.


Q.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룸서비스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룸서비스의 전망은 어떠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이를 대비한 워커힐 룸서비스의 비전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호텔의 기본 서비스 가치인 대면보다 비대면을 선호하는 추세로 전환되고, 프라이빗한 휴식에 대한 갈망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도 룸서비스는 식음료 매출 이외에도 고객에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며 서비스 만족도 측면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에 팀을 좀 더 강화해 워커힐의 룸서비스를 보다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높은 만족도를 이끄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호텔이 투숙만을 위한 공간에서 식도락과 다양한 문화까지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워커힐도 그에 걸맞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계속해나갈 계획이기에 우리 룸서비스도 F&B의 또 한 곳의 업장으로서 고객들의 새로운 미식 경험에 즐거움을 주는 데 주력하고자 한다.


1편이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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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이 레스토랑으로 변하는 순간! 프라이빗 서비스의 절정, 

룸서비스 코로나 위기 속 한줄기 빛 되다 -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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