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 Ⅱ] K-MICE 성장 20년, MICE 대국으로 가는 길 -②

2019.07.19 09:20:47

어제 [Feature Ⅱ] K-MICE 성장 20년, MICE 대국으로 가는 길 -①에 이어서...


K-MICE를 위해 요구되는 것들
개최 건수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수치상으로 2016년에 전 세계에서 열린 총 1만 1000건의 국제회의 중 한국이 997건의 국제회의를 개최해 세계 1위, 세계시장 점유율 9.5%를 차지했다는 점은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그러나 아직까진 코엑스와 벡스코 주변을 제외하고는 컨벤션 센터 주변의 인프라가 복합단지화 되지 못한 채 산재돼 있어 행사 이외의 부가가치를 이끌어 내기에는 번거로움이 있다. 일찍이 싱가포르와 홍콩, 도쿄 그리고 상하이와 같은 MICE 대국은 컨벤션 센터를 주축으로 숙박시설, 상업, 업무, 위락 시설 등을 겸비한 복합단지로 구성하면서 MICE 산업의 부가가치를 크게 높이고 있어 벤치마킹 사례로 많이 언급되고 있는 이유다. 지난해 2022년에 제3전시장 오픈을 계획 중이라고 발표한 킨텍스는 제3전시장과 더불어 앵커호텔을 만드는 것이 그들의 숙원사업이다. 2004년 건립 이래 나홀로 전시장으로 있다 보니 숙박은 물론이고 위락시설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고양시와 킨텍스는 GTX 복합환승센터 설립, 면세점 유치 등 킨텍스 복합단지화하기 위해 공동으로 협력, 추진하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한국의 위상만큼이나 독자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필요성도 있다. 다른 국가,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과도한 가격경쟁을 막고 수익성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려면 양적 성장에 급급하기보다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다. 또한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안으로 MICE를 활용,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수요에도 집중해 국내 곳곳의 지역이 ‘Korea MICE Destination’이 되기를 바라본다.


“MICE 산업 성장의 또 하나의 동력, PCO의 전문성을 더욱 펼쳐야할 때”
인터컴 최태영 대표



PCO 업체로서 바라본 현재 MICE 산업은 어떤가? 30년 동안 업계를 지켜봐오며 느낀 점이 있다면?
한국 MICE가 본격적으로 성장했다고 보는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다. 산업이 발전하려면 법이 제정돼야 하는데, 그 이전까지는 아직 MICE가 성장하기 위한 법이 미비했기 때문이다. 국내 MICE와 같은 경우에는 산업이 먼저 생기고 그 다음에 관련 연구가 이뤄진 케이스다. 우리나라는 약 20여 년 사이에, 비교적 빠른 시간에 높은 양적 성장을 이뤘다. UIA 기준 국제회의 개최 실적이 3년 간 세계 1위를 달성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회의 건 수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참관 500명의 행사나 1만 명의 행사나 어차피 똑같은 한 건으로 따지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참가자들을 유입시켰는지, 그리고 그들이 체류하는 동안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켰느냐다. 질적인 성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MICE 산업 내에서 PCO는 어떻게 성장하고 있나?
단순히 PCO를 국제회의를 유치해 운영만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사실 PCO는 공급자이자 수요자다. 국내에 유치할 국제단체, 기관을 물색하고 그들을 통해 국내 MICE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이렇게 유치한 회의들도 상당수다. 인터컴의 경우 1997년 IMF 당시, 매일경제에서 국가 재난을 지식으로 풀어보고자 개최한 ‘세계지식포럼’을 20년째 운영하고 있다. 또한 지난 5월에는 국토교통부가 의장국을 맡은 OECD 국제교통포럼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맡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 PCO들은 대행뿐만 아니라 개최 및 운영까지 상당한 수준의 노하우와 스킬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MICE PCO들의 외연이 보다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 MICE 산업의 질적성장을 위해 요구되는 것들이 있다면?
짧은 시간에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노력도 있었지만 관련 산·학·연이 한 마음을 가지고 똘똘 뭉쳤기 때문이다. MICE 산·학·연이 우리나라만큼 잘 뭉쳐있는 나라도 드물어 이런 노력들을 계속해서 영위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덧붙여 이제는 PCO들이 한국에서만 머물 것이 아니라 보다 넓은 시장에서 다양한 경험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반 기업들이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기업이 필요한 것은 진출하고자 하는 나라의 법과 시장사항이므로 정부에서 이러한 레퍼런스를 구비해준다면 보다 글로벌한 노하우를 쌓을 수 있을 것이다.


“MICE는 하나의 플랫폼이자 툴, 융합을 이뤄야 최대의 시너지 이룰 수 있어”
한국마이스융합리더스포럼 진홍석 회장



국내 MICE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전문가들과 협업 중인데, 그동안 업계를 지켜봐오며 느낀바가 있다면?
국내 MICE 산업이 단기간 내 빠른 실적을 보이고 있지만 아쉬운 것은 ‘지역형’ MICE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지역 특색을 갖춘 MICE 목적지가 부족해 천편일률적인 MICE 가격책정이 이뤄지고 있다. MICE의 수혜는 지역 주민이 받아야 한다. 그로인해 지역 주민이 참여를 하게 되면 굳이 ‘지역형’을 추구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레 지역 특색을 갖춘 MICE 목적지가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단순한 개최 건수로 수준의 높낮음을 평가하는 경향이 짙다. 이러한 잣대로 MICE의 성패여부를 따지면 서울과 비교해 제2, 제3의 도시는 당연하게 하위레벨이 될 수 밖에 없다. MICE는 융·복합이 이뤄지는 산업이기 때문에 단순한 양적 성장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진정한 MICE는 행사 유치로 인해 브랜드가 어떤 시너지를 이뤘는지, 지역 주민들의 만족도는 어떤지 고려해야 한다. 국가나 지역에서 올해의 순위를 기준으로 다음연도의 목표를 세우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그렇다면 어떻게 지역형 MICE를 정립해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지역에서 원하는 MICE의 모양을 설립하고 본인들만의 테마를 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정책의 전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지역 주민을 포함해 산·관·학이 모여 합의를 봐야한다. 우리 지역의 문제를 어떤 MICE 설계를 통해 해결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목표를 세우면 일단 지역의 특색에 맞게 시도해보고, 그 다음 목표를 더 높게 세워가며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그동안 계속해서 협회 및 학회의 역할이 MICE에서 중요하다 강조하고 있다.
MICE에서 협·단체는 ‘바이어’의 역할을 한다. 즉 수요자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대부분 컨벤션이나 MICE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공급자의 측면에서만 MICE를 바라보는 경우가 있다. 어떻게 하면 베뉴를 넓힐 것이고 PCO 종사자 교육을 잘 시행할 수 있을지, 마케팅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모든 정책이 공급자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이런 공급자의 서비스를 이용할 바이어들부터 MICE 산업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바이어를 위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하지만 바이어를 위한 교육은 좀 생소한 느낌이다.
협·단체들은 본인들이 MICE 산업의 일부라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회나 협회의 예산을 살펴보면 1년 예산 중 60~70%가 되는 예산이 컨벤션 지원금으로 할애돼 있고, 단체는 행사 개최를 통해 그들의 운영비를 조달한다. 그렇기 때문에 MICE를 제대로 활용하기만 한다면 협·단체는 정부에 의존하지 않고도 자생력을 기를 수 있는 것은 물론, MICE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현재 국내 협·단체들은 약 5만 여개. 이들의 역할이 확장되기만 한다면 MICE 산업도 전체적으로 커질 것이고, 그만큼 일자리도 창출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중요성을 인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DB를 포함한 유관된 정책도, 이를 담당하는 부처도 불분명한 상황이라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렇다면 MICE 유치를 위해 협·단체와의 네트워킹이 중요해 보인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협·단체를 가장 잘 이용하는 지자체가 여수다. 여수는 EXPO 이후 포스트 이벤트를 통해 MICE 관련 DB를 쌓아 다른 곳에서 해외로 눈을 돌릴 때 국내 고객들을 유치하는데 집중했다. 협·단체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여수를 어필하는데 적극적이고 실제로 여수 내 관광 인프라들도 많이 늘어 MICE 도시로서 면모를 잘 갖춰나가고 있다.


국내 MICE 산업의 앞으로의 방향성 및 전망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
앞으로는 지역개발, 내수시장 활성화, 일자리 창출까지 목표로 MICE를 활용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반적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산업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 현재 MICE에 대한 인식은 너무 지엽적인 경향이 있다. 이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MICE는 절대로 단순히 회의만 유치하는 작은 사업이 아님을 이해해야 한다. MICE는 하나의 플랫폼이자 툴이다. MICE를 산업화 시키고자 한다면 업계 종사자들이 같은 이슈에 공감하며 여러 활동, 정책들을 만들어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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