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 Dining] begin again, vegan! 인류를 위한 선택 대체육류시장과 비건 - ②

2020.03.13 09:30:46

대체육류시장의 확장과 베지테리언의 분류

한편 대체육류시장이 확장되면서 함께 부각되는 게 비건이다. 외국에서는 비건인구가 급격한 증가 추세로 비건 식품과 레스토랑, 호텔 등 다양한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시작되고 있는 단계다. 아직 국내 채식인구에 대한 공식적인 집계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한국채식연합은 지난해 자체 리서치 등을 통해 채식 인구를 국내 인구의 3-4%에 해당하는 150~200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채소를 먹는다고 해서 다 같은 베지테리언일까? 베지테리언도 섭취를 허용하는 식품에 따라 다시 5가지 분류로 나뉜다. 농식품수출정보(KATI)의 베지테리언과 비건을 구분하는 기준을 살펴보면, 비건은 고기와 생선은 물론 유제품, 난류, 꿀 등 동물로부터 얻는 식품은 거부하고 식물성 식품만 섭취하는 완전한 채식주의자다. 락토 베리테리언은 우유 및 유제품은 허용하는 채식주의를 의미하며,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은 우유 및 유제품과 난류까지 섭취하는 채식주의로 대부분의 채식주의자가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으로 분류된다. 비건에 비해 상대적으로 따르기 쉽고 적절한 양의 칼슘과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 페스코테리언은 우유 및 유제품, 난류, 어패류까지 먹는 채식주의자로 모든 식물성 식품 및 어패류, 난류, 우유까지 섭취해 단백질 부족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플렉시테리언은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되 때때로 육류도 섭취하는 채식주의로 분류한다.




세계적인 트렌드로 주목받는 비건

앞서 언급한대로 국내에서는 시작단계이지만 덴마크, 호주, 미국 등 많은 나라에서 비건은 유행을 넘어 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 중에서도 덴마크는 수출의 20%를 낙농업에 의존하는 대표적인 낙농국가이면서 1인당 육류 소비량(95.2kg)도 높은 나라다. 하지만 최근 10년 사이 비건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201820대 유럽 채식 국가 순위에서 7번째로 랭킹 됐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덴마크채식연합이 한 리서치 기관과 실시한 연구조사에서 덴마크 내 채식주의자의 비중은 전체 인구의 2.5%에 해당하는 14만 명이며 이중 비건은 20~30%35000명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특히 평소 채식위주의 식사를 하면서 가끔 육류와 어류를 섭취하는 페스코테리언과 플렉시테리언까지 포함될 경우 덴마크 내 채식인구는 전체의 14%에 달하는 8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덴마크의 채식인구는 68%가 여성으로, 38세 이하 젊은 층이 대부분이며 밀레니얼 세대의 5.2%가 비건으로 식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 걸쳐서 비건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덴마크채식연합은 이러한 현상의 주된 원인을 동물 윤리(42%)에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 비건 외의 채식주의자들에게서는 동물윤리, 환경보호, 건강 순으로 답변을 얻었다.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한국에서도 청신호

이처럼 비건 문화가 발달한 나라의 사례를 살펴보면 최근 비건이 유행하고 있는 국내에서 밀레니얼 소비층의 생활패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 트렌드 키워드로 본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은 무리 짓지 않고 개인의 영역에서 가치와 경험, 효능감을 중시하며 공평성, 착한 소비 등을 지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형성된 가치관과 소비 패턴은 비건 문화와 결을 나란히 하며 국내에서도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과거에 베지테리언은 웰빙과 연관지어 건강의 이유로 선호되는 식단이었지만 최근에는 환경보호를 위한 착한 소비, 동물학대반대 등 윤리적인 것으로 목적이 바뀌고 있으며 베지테리언을 넘어서는 비건이 문화로 정착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비건이 식습관에 그치지 않고 화장품, 의약품, 패션 등에서 화학 실험을 하는 제품, 오리털, 모피와 같이 동물의 털이나 가죽으로 된 동물성 제품까지 거부하는 비거니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올해 눈여겨볼 식음 트렌드로 비건이 손꼽히기도 했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열린 비건 박람회인 비건페스타에서는 참관객 규모가 1회에 15000명에 이어 2회에는 60% 증가한 24000명으로 집계됐으며 올해 열리는 3회에서는 3만 명이 몰릴 것으로 주최 측은 추산하고 있다. 이미 사전 신청만 지난해에 비해 2배 증가했고 참가 업체 규모도 1.5배 증가한 150개 업체가 참가 등록을 마쳐 비건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증명했다. 비건페스타 전시팀의 김빛나 팀장은 건강식 전시에 관심을 갖던 중 환경, 동물, 건강 등 공익적 성격이 담겨있는 비건 시장의 잠재가능성을 보고 비건페스타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하며 지난해 비건페스타가 처음 개최될 당시 비건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참관객의 30%는 일반인이었으며 채식주의자가 아니더라도 건강과 환경 등 부가적인 이유로 일반인의 채식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비건페스타의 참관객 가운데 20~30대 여성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해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비건 문화가 확산되고 있음을 반증했다. 올해는 건강과 관련된 세미나 뿐 아니라 비건 쿠킹 쇼도 진행되며 해외 바이어의 참가를 유도해 국내 비건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개척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비건 가능성 품은 한식

대체육류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외식업계는 이를 활용한 메뉴개발이 관건이다. 식물성 고기를 사용한다고 하더라고 소스, 양념 등 기타 재료에서 성분을 따져 동물성과 식물성을 가려내는 것은 복잡한 문제다. 가령 소스로 많이 사용되는 마요네즈에는 동물성 재료인 계란이 주재료로 사용된다. 미국에서 식물성 마요네즈가 개발됐다고 하지만 수요가 적은 국내에서 이런 재료를 수급하기 위해서는 전용 식료품점을 찾아야 하고 원가나 유통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대체육류시장의 확장과 함께 비건 재료의 저변확대도 이뤄져야 한다. 현재로서는 비건 메뉴를 만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물성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 중 한식은 비건 메뉴으로 개발 가능성이 높은 요리로 손꼽힌다. 호주에서 김치주스가, 캐나다에서 삼각김밥이 비건식으로 인기를 얻는 것도 이를 증명한다. 한식은 채소 기반의 메뉴 폭이 넓은데다가 간장, 된장, 고추장 등 전통적인 소스도 식물성 재료로 만들어진다. 최근에는 원재료나 식품에서 비건 인증을 실시하는 기관이 국내에도 생겨남에 따라 앞으로는 보다 체계화된 비건식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서 비건식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우선 동물윤리나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 공유, 비건 문화의 확산이 선행돼야 한다. 또한 한국적인 맛을 담은 테스트 제품들이 많아지면서 대체식품 시장의 선택 폭을 넓혀가야 할 것이다.

 

국내 대체육류시장 원천기술 육성해야

수조 원에 달하는 전세계 대체육류시장의 성장세에 비하면 국내는 이제 막 움트기 시작한 단계다. 국내 기업들이 하나 둘 대체육류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지만 아직 식육 조직을 모방하는 수준이거나 주원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형태다. 특히 선진국과 기술 격차의 극복, 소비 진작을 통한 경쟁력 확보는 풀어야 할 숙제다. 이에 따라 정부는 14'5차 혁신성장전략회의 겸 제28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5대 유망 식품 집중 육성을 골자로 한 '식품 산업 활력 제고 대책'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대체육류시장을 육성하기 위해 원천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제도 개선을 통해 신규 개발 소재의 상용화를 촉진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농식품부는 올해 대체식품 개발을 위한 R&D 지원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하고 농진청은 대체식품 제조, 가공에 적합한 콩 등 원료 농산물 품종 개발을 추진한다. 농식품부는 식약처와 함께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해 대체식품을 위한 기준 설정 및 안전관리절차 등 관리방안을 2022년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기획재정부에서는 대체 식품의 원천기술(식품성 단백질 분리분획정제기술 및 구조화 기술)을 신성장 동력의 R&D 비용으로 세액공제 대상에 추가 검토하기로 했다.

 

  


소비 진작을 위한 인식확대

푸드테크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대체육류시장의 성장이 하드웨어라면 비건 문화의 확산은 소프트웨어에 속한다. 이 둘의 상관관계는 유기적으로 공유되면서 상호 성장해 나가는 단계에 놓여있다. 환경을 보호하고 미래 자원을 개발하는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대체육 시장이 커지기 위해서는 비건에 대한 인식 확대도 이루어져야 한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2000대 기업 가운데 식품부문에 든 국내 기업은 CJ 단 한 곳뿐이다. 한국은 외식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트렌드에 민감한 곳이지만 달리 말하면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당장 눈앞의 트렌드를 따라잡기에 급급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세계적인 식품 기업이 미래에 투자할 때 우리가 가야할 방향은 어디인지 고민해야 봐야하지 않을까? 미래지향적인 외식산업은 현재를 넘어선 테크놀로지의 결합과 이에 걸 맞는 소비문화가 정착했을 때 발전할 수 있다. 대체육류시장과 비건 이 둘의 성장이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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