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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0 (목)

손진호

[손진호 교수의 명가의 와인] 펠릭스 솔리스(FÉLIX SOLÍS AVANTIS)

 

가을로 접어드는 10월이 되면 계절상 자연스럽게 와인 소비가 늘어난다. 대학생들도 마찬가지다. 학교 축제도 있고, 학과나 동아리 행사도 많아지는데, 와인을 배우다보니 이제는 와인으로 ‘소맥’을 대신하려 한다. 그 외에도 여기저기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가성비 와인을 추천해 달라는 문의가 쇄도하는 시기기도 하다. ‘가성비’하면 칠레를 위시한 뉴월드 와인을 떠올리는데, 의외로 유럽에도 가성비 와인 지역이 많다. 그중에 최고는? 두말할 것 없이 스페인 아닐까? 

 

잠깨는 지중해 와인의 거목, 스페인 와인 산지


기원 전 2000년 전, 지중해 무역을 주름잡던 페니키아는 가장 서쪽에 있던 이베리아 반도까지 진출하고 포도나무를 심었다. 덥고 건조한 기후 특성에 맞게 감미롭고 알코올 도수가 높은 와인이 생산되자, 페니키아인들은 이 지역의 와인이 상품의 운송 과정을 잘 견딜 수 있어서 지중해 여러 지역과 무역하기에 좋은 아이템이었음을 간파했다. 이후 로마 제국의 점령과 그리스도교의 전파에 따라 스페인 포도밭은 점차 확대됐고, 유럽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큰 120만ha의 포도밭을 가지고 있다.

 

이는 세계 1위로서, 유럽 포도밭의 33%, 세계 포도밭의 15%에 해당한다. 이러한 규모의 경제 환경 속에, 산지가 발달한 특별한 지리적 조건, 다채로운 기후와 토양 등 스페인은 매우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특별한 경제 여건 속에 포도 재배만 하는 영세한 일반 농민들과 이들의 포도를 수거해 와인을 생산하는 양조장이 협력해 와인을 생산하는 오랜 전통이 이어져왔다. 오랜 기간 스페인에서는 생산 지역의 농민들이 스스로 협력해 세운 조합형 양조장이 활동을 해왔었는데, 1980년대부터는 새로운 사업 스타일의 재력가들이 조합을 인수해 기업형 양조장으로 발전하며 고품질 와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게다가 이 무렵에는 현대적 양조 시설의 설치비도 저렴해져서 군소 자영업자들과 작은 지역 조합들도 필요한 시설을 갖출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21세기 스페인에는 지역의 테루아 특성을 존중하고, 품종의 개성을 살리며, 가격을 최대한 낮춘 극가성비 와인들이 봇물 터지듯 만들어지고 있다. 이번 호에는 스타급 마스터 와인메이커가 등장하고, 세련된 레이블과 패키지로 무장한 스페인 와인 혁명을 이끌고 있는 3곳의 중견급 양조장을 소개한다.

 

 

스페인이 배출한 세계 10대 브랜드 와인 기업 
펠릭스 솔리스, FÉLIX SOLÍS AVANTIS


펠릭스 솔리스는 스페인 와인을 애호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유명한 이름이다. 전 세계 10대 와인 브랜드에 포함된 유일한 스페인 브랜드며, 스페인 주요 산지를 거점으로 한 스페인 최대 와인회사다. 생산물량의 40%는 내수로, 60%는 수출로 판매된다. 스페인 주요 소비 와인 중 상당 부분이 펠릭스 솔리스의 와인일 정도로 내수 점유율이 월등히 높으며, 전 세계 115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품질, 혁신, 가족이라는 3가지 모토 아래 70년 이상의 와인 생산 역사를 써 왔다. 창업주 펠릭스 솔리스 페르난데스(Félix Solís Fernandez)가 1952년에 발데페냐스(Valdepeñas) 지역에 설립한 회사는 네 자녀들에게 이어져 100% 가족 경영으로 이어가고 있다.

 

펠릭스 솔리스의 철학은 가성비가 뛰어난 와인을 생산하는 것~! 이러한 목표를 염두에 두고 회사는 셀러와 시설의 개선 및 현대화에 투자해 항상 최고의 품질 기준을 달성하고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펠릭스 솔리스 아반티스 그룹은 3개의 자회사를 거느린다. 첫 번째, 펠릭스 솔리스는 그룹의 창업지인 발데페냐스와 라만차 지역에서 가성비 중심의 와인을 생산하며, 두 번째 파고스 델 레이(Pagos del Rey)는 리베라 델 두에로, 리오하, 토로, 루에다, 리아스 바이사스 다섯 지역의 고품질 와인 생산에 특화된 와이너리다. 세 번째는 해외 브랜드인 칠레의 비냐 까사 솔리스(Vina Casa Solis)가 있으며, 뉴질랜드와 남아공에서는 아웃소싱으로 소비뇽 블랑을 생산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소식으로는, 세계적 와인 품평회인 Mundus Vini에서 2023 봄 시즌 테이스팅에서 Spain Best Producer 상을 수상했다. 

 

 

비단결 같은 와인을 만드는 보데가스 또레 오리아, TORRE ORIA


또레 오리아 양조장은 스페인 남동부 발렌시아 지방의 우티엘-레께나(Utiel-Requena)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1897년 설립됐다. 19세기 말, 오리아 데 루에다(Oria de Rueda) 집안은 발렌시아 시에서 실크 사업을 시작하고 성공했으나, 몇 년 후 가족은 60km 떨어진 레케나로 사업을 이전했다. 점차 실크산업의 쇠퇴와 함께 그들은 사업 분야를 와인으로 전환했고, 현재는 자국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성장하고 있는 주목할만한 와이너리다. 회사는 균일한 맛과 품질을 내고자 지속 노력하고 있고 언제나 소비자를 고려한 상품을 선보이고자 혁신적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로 이번에 국내에 수입된 브랜드 중 하나인 ‘낙낙(Knock Knock)’은 해외 25개국에서 1500만 병 이상 판매를 기록, 연 72% 압도적인 성장을 보이며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낙낙’ 레이블의 늑대는 전래 동화 빨간 망또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이야기로 독특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또한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경험을 체험할 수 있는 앱도 준비돼 있는데, 스마트폰으로 낙낙 와인병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낙낙 레이블의 주인공 늑대가 등장해 와인에 대해 설명함으로써 와인에 생명을 불어 넣어 준다. 이는 스마트폰과 앱을 통해 정보를 얻고 이해하는 것에 익숙한 MZ세대의 경향을 잘 반영한 마케팅 기법이다.  

 

돈시몬 & 산시몬 쌍둥이 브랜드를 양산하는 
가르시아 까리옹 GARCÍA CARRIÓN


스페인 와인으로서 최고의 가성비 와인임을 자랑하는 산 시몬(San Simon)과 돈 시몬(Don Simon)  와인은 가르시아 까리온 그룹(Grupo Bodegas García Carrión)이 생산한다. 이 음료 복합 기업은 1890년 설립된 가족 기업으로서, 스페인 중동부 무르시아(Murcia) 지방 후미야(Jumilla)에 본부를 두고 있다. 외국 마트에 많이 진열돼 있는 주스 및 청량음료 브랜드 ‘돈시몬(Don Simon)’으로 유명한 기업이다. 와인 산업계에서는 유서깊은 스페인 스파클링 까바 생산 기업 하우메 세라(Jaume Serra)를 소유한 기업이기도 하다. 가르시아 까리온은 하우메 세라를 인수하면서 품질 와인의 세계에도 도전하고 있는데, 그동안 ‘돈시몬’으로 알려진 대중 브랜드의 상급 레이블로서 ‘산시몬’을 론칭했다. 

 

 

킹핀, 비노 블랑코 Kingpin, Vino Blanco 

 

 

스페인 와인의 혁명적 변혁기가 시작된 1980년대 이후 약 40년이 흐른 지금 패션이 흐르는 멋진 레이블, 편리한 스크류캡, 그 안에 들어 있는 맑고 깨끗한 와인, 솔직하고 향기로운 아로마, 맛깔스런 풍미, 뒷끝 깔끔한 피니시 등 모든 것을 갖춘 와인들이 세계 와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필자가 시음한 이 와인은 그 모든 것을 갖춘 와인이다. 70여 년의 길지 않은 역사 속에 가성비 와인 왕국을 개척한 펠릭스 솔리스의 최신 야심작으로 NV 킹핀 블랑코는 베르데호(Verdejo), 소비뇽 블랑, 샤르도네 세 품종이 블렌딩됐다. 발효는 최대 15℃에서 20~25일 가량 스테인레스 탱크에서 진행한 뒤 2차적인 향을 위해 2~3개월 가량 낮은 온도에서 숙성된다.

 

세 품종은 각각 따로 양조됐는데, 샤르도네만 3개월 프랑스 오크통에서 숙성시켰다. 스페인 토착종 베르데호의 원시성과 미네랄, 소비뇽 블랑의 신선함과 청량감 그리고 샤르도네의 온화함과 비중감이 매력적인 조화를 이뤘다. 감귤류의 향, 복숭아, 살구 그리고 파인애플 등 열대 과일향도 풍성하다. 깔끔한 드라이감, 경쾌한 산도, 알코올 12.5%vol에 미디엄 보디, 적절한 농축미, 프랑스 마꼬네 지방 고급 화이트를 연상시키는 완성미를 보여 준다. 필자의 눈이 번쩍 뜨일 정도의 놀라운 맛을 가진 가성비 화이트 와인, 킹핀 블랑코~! 제발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아 와인 가격이 더 올라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Price 3만 원대

 

킹핀, 비노 틴토 Kingpin, Vino Tinto 

 

 

펠릭스 솔리스 ‘킹핀’ 시리즈는 무엇보다 레이블 디자인과 브랜드 이름으로도 눈길을 끈다. 화이트 와인은 외출하기 위해 막 코트를 챙겨 입는 역동감이 느껴지며, 레드 와인은 남성다운 다부진 자세로 여유와 자신감을 표현하고 있다. 길게 늘어진 검은 그림자는 힘과 위엄, 신비스러움을 더욱 고조시킨다. 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현 경영주의 증조부 사진이 있는데, 아마도 레이블 디자인은 이 사진을 모델로 사용한 것일듯 싶어서 칼럼에 넣었으니 비교해 보기 바란다. 브랜드명 ‘킹핀’은 삼각형으로 배열된 10개의 볼링핀 중에서 정 가운데 위치한 핀을 부르는 명칭이다.

 

보통 공을 정 가운데로 굴러 1번핀을 노리면 스트라이크가 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렇게 굴리면 맨 뒷줄의 양끝에 위치한 7, 10번 핀이 쓰러지지 않고 남게 된다. 제대로 스트라이크를 노리려면, 1번이 아니라 숨겨진 5번핀을 노려야 한다. 이러한 킹핀(5번핀)의 특성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핵심’ 등의 의미로 쓰이곤 한다. 필자가 시음한 NV 킹핀 비노 틴토는 토착 템프라니요(Tempranillo) 품종에 국제종 쉬라즈와 까베르네가 블렌딩됐다. 스페인 북부의 오래된 템프라니요와 중남부의 카베르네와 쉬라즈를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10~14일 가량 26~28도에서 발효하고, 미국 오크통에서 3~4개월 가량 숙성시켰다. 짙은 암적색에 보랏빛 뉘앙스가 강렬하며, 체리, 산딸기, 블랙 베리 등 향기로운 베리류와 가죽향, 바닐라, 목재향이 복합미를 이룬다. 미디움 풀보디의 힘찬 구조감과 알코올 14%vol의 무게감, 우아한 피니시가 인상적이다. 킹핀 시리즈는 스페인 최고의 가성비 와인이다.

Price 3만 원대

 

낙낙, 카페루시타 레드 Knock-Knock, Caperucita Tinta, Red Blend 

 

‘낙낙’ 레이블의 늑대는 전래 동화 빨간 망또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이야기로 독특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아울러 ‘증강현실’ 경험을 체험할 수 있는 앱과 연동되여, 스마트폰으로 낙낙 와인병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낙낙 레이블의 주인공 늑대가 등장해 와인에 대해 설명함으로써 와인에 생명을 불어 넣어 준다.

 

레이블 역시 병의 전면을 휘감싸며, 앞에는 망토 입은 모습의 뒷면을 보여주며 궁금증을 더하고, 뒷면에 비로소 늑대 얼굴이 등장한다. 필자가 시음한 NV 낙낙 카페루시타 틴타는 토착종 템프라니요와 국제종 시라가 블렌딩됐다. 밝고 화사한 루비 칼라에 체리와 크랜베리, 장미꽃과 허브 내음이 싱그럽고, 가벼운 초콜릿 뉘앙스가 깃들여 있는 상냥한 레드다. 산뜻한 산미와 부드러운 타닌, 알코올 11%vol의 미디엄 라이트 보디감이 부담없는 뒷맛을 마무리해 준다. 보데가 토레 오리아의 멋진 승부수 가성비 와인으로서, 연말연시 가정과 회사의 파티석 상에 많은 음식들을 무난하게 동반할 만능 레드 와인이다. 

Price 2만 원대

 

낙낙, 카페루시타 로제 Knock-Knock, Caperucita Tinta, Rose Bobal

 

스페인 중동부 우티엘 리케나 지방의 125년 이상 된 토레 오리아 포도밭에는 와이너리를 배회하는 늑대가 있다는 전설이 있고, 보름달이 뜬 밤이면 사람으로 변신한 늑대가 울부짖는 소리와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단다. 스페인판 ‘전설따라 삼천리’다. 그런데 그 늑대가 이런 깜찍한 판타지 핑크 색상의 망또를 입고 왔다면 문을 열어줘야 할까 말까?  로제 와인은 특별하게도 이 지역이 원산지인 토착종 보발(Bobal) 품종으로 생산됐다.

 

희귀한 품종으로 주로 주 품종의 블렌딩용으로 사용되지만, 이 와인으로 로제 와인 생산에도 매우 적합한 것이 느껴진다. 필자가 시음한 NV 낙낙 카페루시타 틴타 로제 와인은 환상적인 연한 인디언 핑크 칼라가 매혹적인 와인으로서, 상큼한 석류향과 크랜베리, 산딸기 향이 드러나며, 상큼한 산미에 알코올 11%vol의 가뿐한 무게감으로 음료수처럼 즐길 수 있는 로제 와인이다. 과일과 크래커, 가벼운 스낵 다과가 준비된 모임에 안성맞춤인 와인으로 추천한다. 이 외에도 지면상 시음글 소개는 못하지만, 화이트 망토 와인도 수입되는데, 스페인 토착종 비우라 품종과 소비뇽 블랑과의 블렌딩 와인으로서, 과일 샐러드나 부침개 요리와 잘 어울릴 가볍고 신선한 미감을 선사한다.  

Price 2만 원대

 

산 시몬, 모나스트렐 Castillo San Simon, Monastrell, Jumilla DO 

 

 

1890년 설립된 가르시아 까리온 와인 그룹은 가족 중심 양조장으로 성장해 오면서 대중적 품질의 와인을 생산해 왔는데, 이 와인은 지역 세부 원산지 명칭을 장착한 테루아 와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바로 스페인 남동부의 떠오르는 다크 호스 와인 산지인 후미야(Jumilla DO) 산지의 포도로 만들었다. 품종은 이 지역의 상징 품종인 모나스트렐 100%다. 필자가 시음한 산시몬 모나스트렐 후미야 와인은 부드러운 흑적색에 블랙베리와 블루 베리, 다크 체리향 등 과일향이 풍부하고, 은은한 후추와 아니스 등 향신료향, 라벤더, 로즈마리 등 허브향이 범상치 않게 느껴지는 중견급 와인이다.

 

안정된 타닌과 산도 구조감과 균형감을 맞췄고, 알코올 13%vol의 힘까지 겸비했다. 부드러운 불고기와 소시지 바비큐, 양념 치킨과 족발 등 배달 음식과도 잘 어울릴 레드 와인이다. 자매 브랜드 ‘돈시몬 Don Simon’의 레드와 화이트 와인은 팬션과 캠핑장에서의 야외 모임에 최적화된 부드럽고 순수한 맛을 간직한 와인들로 가격이 매우 좋은 와인들이다.

Price 2만 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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