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여 있는 물은 썩기 쉽다. 안주하는 자체가 뒤처지는 것이다. 정치권도 그러하거니와, 와인업계도 매 한가지다. 끊임없이 혁신하고 새롭게 변화하는 업체들이 인정을 받는다. 소비자들의 기대와 변화를 잘 읽어야 한다. 이 달의 와인에서는 2년 전에 소개한 한 생산자의 완전히 새로워진 면모를 접하게 돼 새로 국내 시장에 수입된 와인을 소개하며 세계 와인 시장의 트렌드 변화를 읽는다. 혜성처럼 등장한 MONTGRAS 와인 불과 30년도 안되는 짧은 기간에 전 세계 30여 개국에 와인을 수출하는 칠레 최대 가족 기업 중 하나인 몽그라스를 만들어낸 형제가 있다. 에르난 그라스와 에두아르도 그라스(Hernán & Eduardo Gras) 형제는 1993년, 칠레의 최고 테루아에서 세계적 품질의 와인을 일관되게 생산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품었다. 재능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형제는 최신 기술과 합리적 관리 조직을 갖추고 매우 특별한 와인 그룹을 만들어왔다. 칠레 최고의 섬세한 와인 생산지인 콜차과 밸리(Colchagua Valley)에서 출발해, 서늘한 기후 지역대인 레이다 밸리(Leyda Valley)를 거쳐, 칠레 와인의 태동지며 성지인 마이포 밸리(Maipo Val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 가고, 훈훈한 새 봄의 기운이 감도는 3월이다. 프랑스 와인의 세계에서, 엄격한 동장군의 기질을 정통 보르도 와인에 비교한다면, 보다 유연한 부르고뉴 와인은 새 봄의 와인에 가장 적합하지 않을까? 산뜻한 과일 풍미에 루비 칼라의 피노와 화려한 황금빛 자태에 우아한 복숭아 향을 뽐내는 샤르도네는 분명 새 봄의 전령이리라. 그중에서도 가장 클래식한 본 로마네 피노와 뫼르쏘 샤르도네가 등장한다면, 오미크론으로 얼룩진 이 봄에 한 줄기 희망의 ‘맛’을 선사해 주지 않을까? 정통 부르고뉴를 찾아서 Bourgogne Classic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선 ‘프랑스 부르고뉴 Bourgogne’ 하면 세계 최고의 와인에 대한 이미지로 경외감마저 들며 와인의 성지로 여긴다. 반대로 와인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은 아무런 관심없이 신나게 뚫린 6번 고속도로를 타고 사업 차 리용(Lyon)이나 마르세이유(Marseilles)를 가거나, 관광 차 니스(Nice)나 모나코(Monaco)로 향하는 중간의 한 지명일 뿐이다. 본(Beaune)이 다가오면 시속 130km로 달리던 차의 속도를 낮추고 그 옆 시골길로 나오면 주옥 같은 포도밭이 끝없이 펼쳐지며, 전설 속의
와인의 세계에는 정통의 길이 있고, 확장의 길이 있다. 역사와 정체성을 드러내는 본질적인 와인이 있는가 하면, 그 연장선상에서 수혜자와 공급량을 확대해 보다 대중적인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와인이 있다. 그 기저에는 본질과 융합을 이루는 와인 세계를 구축하는 미래형 플렛폼 양조장들이 있다. 정통과 확장, 새로운 시도는 성공할 수 있을까? 그 멋진 성공 사례를 소개한다. 정통 보르도 와인의 경계를 넘어 Beyond Bordeaux 와인 세계의 모범, 정통 와인을 생산하는 프랑스 내에서도 엄격한 위계질서와 정확한 지역 구분, 개성있는 블렌딩을 구가하는 보르도 지방은 로마 제국 점령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오랜 역사를 가진 와인 산지다. 갸론느 강과 도르도뉴 강 그리고 지롱드 강을 대동맥으로 해, 그 남쪽과 북쪽 그리고 두 강 줄기 사이의 기후와 토질, 지형에 맞는 특별한 품종을 심어 가꾸고, 매해 빈티지에 맞는 최적의 블렌딩을 통해 고유한 보르도 스타일, 개성있는 샤또 스타일을 창출해 내는 멋진 와인 세계다. 전통의 명산지답게, 1855년 이래 생산 지역별로 각 샤또 양조장 간의 품질 등급 체계를 정해, 경쟁하고 격려하며 홍보 판촉에 이용하는 삼중 효과를 누리고
*본 글의 외국어 표기는 기고자의 표기에 따릅니다. 새로운 움직임은 새로운 지역에서 나타난다. 전통이 없기에 자유로울 수 있고, 새로운 시도를 막을 장벽이 없다. 21세기 새로운 스페인 와인산업을 견인할 새로운 규정이 등장한 스페인 중부 지방~! 이곳에서 나타난 지역 표기의 새로운 시도에 관해 살펴보고, 그 흐름을 선도한 한 와이너리의 역할과 그 와인을 시음해 본다. 2022년을 여는 첫 달의 주제로도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법이니까. 21C, 새로운 스페인, 새로운 규정 유럽 와인산업에서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인지도가 약간 떨어지는 스페인이기에 오히려 법규 면에서는 다소 유연하고도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듯하다. 스페인은 2003년에 ‘신 와인법’을 통과시키며, 현대 와인산업 체계로 신속히 움직였다. 전통적인 테이블 와인급에 해당하는 비노 데 메사(Vino de Mesa)와 비노 데 라 티에라(Vinos de la Tierra) 카테고리를 유지하며, 품질 와인급으로 올라가는 층계참인 ‘지역 품질 와인(VCIG)’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전통적인 품질 와인급에 해당하는 ‘원산지 명칭(Denominacion d
故 노무현 대통령은 퇴임 후, 고향인 봉하마을에서 농사를 짓고 마을 주민들과 어울려 지냈다. 퇴임한 대통령이 동네 주민들과 평상을 보내는 모습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처음 보는 그림이라 큰 감동이었다. 그런데 포도주 종주국 이탈리아에서는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때도 포도 수확철이 되면 매년 고향 농장으로 내려가 포도를 수확하고 주민들과 포도주 잔을 나누곤 했단다. 그 부러움을 담아 이달의 와인 글을 쓴다. 효자 돌체또 Dolcetto & 효자촌 돌리아니 Dogliani 세계적 명산지 이탈리아의 피에몬테 지방에는 레드 와인용 적포도 3총사가 있다. 위계 피라미드로 순위를 매기면, 위대한 바롤로, 바르바레스코 와인을 생산하는 네비올로(Nebbiolo) 품종이 제일 윗자리에 있고, 그 아래가 바르베라(Barbera), 제일 밑이 돌체또(Dolcetto)다. 셋째 돌체또는 그래도 묵묵히 자기 역할을 훌륭하게 해낸다. 돌체또는 보다 제왕적인 네비올로를 비롯한 다른 품종들이 잘 자라지 못하는 구역에서도 잘 자란다. 이렇게 해서 포도밭 주인은 보다 부가가치를 주는 네비올로 재배에 주력하면서도 여전히 돌체또 품종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더욱 흥미롭게도 돌체또는 네비올
여름 모기~? 아니죠~? 가을 모기~!! 여름 장마~? 아니죠~? 가을 장마~!! 여름 스파클링~? 아니죠~? 가을 스파클링~!! 스파클링 발포성 와인은 언제 마셔도 사랑스럽다~! 하지만 선선한 가을에 마시는 스파클링은 여름에 마시는 것보다 더욱 부드럽고 온화한 것이 좋겠다. 그래서 10월에는 스페인 스파클링 까바를 소환한다. 풍성한 가을 한식 상차림에 두리둥실 잘 어울리는 까바는 완벽한 분위기 메이커다. 세계 3대 스파클링 명칭, CAVA 프랑스의 샹파뉴(Champagne), 이탈리아의 프로세코(Presecco)와 더불어, 세계 3대 스파클링 명칭(Appellation)인 스페인의 까바~! 샹파뉴의 미네랄과 프로세코의 향긋함을 동시에 가졌으면서 가격대는 매우 합리적이어서 애호가들의 사랑을 담뿍 받고 있다. 19세기 후반, 프랑스로부터 ‘병입 2차 발효’ 방식의 전통적 스파클링 생산법을 받아들인 스페인은 까딸루냐 지방어로 ‘지하셀러’를 뜻하는 ‘Cava’라는 단어를 스페인 스파클링명칭으로 채택했다. 스페인 전역 8곳의 지방에서 생산되지만, 총 생산량의 95%는 까탈루냐 지방의 페네데스(Penedes)에서 생산된다. 2019년 통계로, 약 3만 8000ha의
9월은 북반구에서 대다수 포도가 수확되는 계절이다.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시기,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망태기를 지고 포도를 따던 유럽에서의 추억이 새록새록하다. 폭염은 지나갔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의 폭거는 여전히 남아 있어 불안한 9월, 그래도 한가위 추석 명절이 있으니, 집콕하며 맛난 음식과 와인을 즐겨 보자. 이 달에는 한가위 음식에 잘 어울리는 스페인 와인을 소개한다. 풍요로운 와인 역사, 스페인 와인 기원전 3세기, 한니발 전쟁으로도 불리는 제2차 포에니 전쟁 이후, 이베리아 반도는 로마의 땅이 된다. 히스파니아로 새롭게 명명된 이 땅에서 난 식자재가 로마로 흘러 들어갔으니, 그 중 최고는 포도주였다. 그 후 로마 제국의 번영과 함께 스페인의 포도주는 지중해와 유럽 곳곳으로 퍼져 나갔다. 그러던 8세기 북아프리카의 무슬림인 무어족이 지중해를 건너 상륙, 단 7년만에 이베리아 반도를 점령해 버렸다. 이후, 1492년까지, 이슬람 종교의 영향으로 반도에서는 포도주 문화가 고전을 면치 못했고, 16세기의 짧은 영광 이후, 스페인의 힘은 강하지 못했으니, 현재 와인 산업의 위계질서로 보면 이탈리아와 프랑스 다음의 자리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21세기는
폭염의 8월 찜통 더위를 피할 길은 없다, 적어도 북반구에서는. 그렇다면, 비행기를 타고 남반구로 가면 어떨까? 지금이 한 겨울인 곳, 시원한 호주로 피서를 떠나보자. 메타버스가 별건가? 에어컨 틀어놓고 칠링된 호주 리슬링을 마시며 회 한 점 떠먹으면 호주 메타버스 와인 체험이다~! 남극 르윈 해류의 선물, 호주 와인 끼웃거리기만 하면 내 땅이 될 수 없다. 포르투갈이, 네덜란드가 끼웃거렸지만, 정작 깃발을 꽂은 나라는 후발 주자인 영국이 었다. 그래서 호주가 영국령이 됐다. 북유럽 잉글랜드 섬에서 출 발해 브라질과 아프리카를 거쳐 호주 신대륙에 이르는 수 개월 간의 여정은 그야말로 죽음의 항해였다. 가장 무서운 것이 괴혈 병이었는데, 비타민C가 부족해서 생기는 병이었다. 당시 호주에 이민 오면서 이 현상을 목격한 한 의사는 선원과 이민자들에게 포도주를 처방했다. 신선한 포도로 만든 와인에는 비타민도 함 유돼 있기 때문이었다. 이후, 포도밭은 넓어져 갔고, 지중해성 기후인 호주 대륙에서 와인 생산은 매우 중요한 산업이 됐다. 물론 처음에는 유럽까지의 긴 운송 기간에 견디기 위한 알코올 강화 와인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2차 세계 대전 당시, 유럽의 전장에
여름 더위를 피하기 위해 주말에 동해안에 가서 바다에 발을 담궜다가 깜짝 놀랐다. 물이 아주 찼다. 기온은 30℃인데, 수온은 15℃ 정도다. 더워도 물이 차서 못 들어가는 아이러니다. 찬 바다 생각을 하니, 칠레 와인 산지가 떠올라서 그 날 저녁은 칠레 와인을 마셨다. 7월에는 뜨거운 대기를 시원하게 식혀주는 자연 에어컨이 작동하는 곳, 칠레 앞 바다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찬 바다의 선물, 칠레 와인 와인 양조용 포도는 24브릭스(Brix, 당도 단위) 이상의 천연 당도 를 가져야, 가당하지 않고 표준 알코올 도수의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다. 칠레는 지중해성 기후의 전형을 띠고 있으니, 여름, 가을에 고온 건조해 고당도 포도 생산에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런데 와인 은 알코올이 다가 아니다. 다채로운 향과 신선한 산미가 충분한 균형을 이뤄줘야 고급 와인이 된다. 이 부분에는 다소 시원하고 선선한 기후가 도움이 된다. 서늘한 기후로부터 산이 보존되기 때 문이다. 칠레의 낮기온은 상당히 뜨겁지만, 밤이 되면 기온이 급 강하해, 다음날 아침까지 선선한 온도가 유지된다. 이러한 기후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찬 바다다. 칠 레의 서해안은 광
6월호 원고를 쓰는 5월 중순에 서울 기온이 벌써 30도를 넘었다. 6월은 또 얼마나 더울까? 이 걱정에 갑자기 시원한 독일 와인이 생각나서 가벼운 리슬링 한병 칠링시켜 놓고 한잔씩 마시며 글을 쓴다. 유럽 대륙 와인 산지 중에서 가장 위도가 높은 서늘한 기후 지역에서 생산되는 독일 와인은 이처럼 땡볕에 마시면 시원하게 해갈할 수 있어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독일 와인에 대한 수많은 선입견들은 대개 부정적인데, 이번 호에는 착하디 착한 효자같은 독일 와인 브랜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독자 여러분, 6월엔 독일 화이트 와인을 마셔 보세요~! 북위 50도, 포도 재배의 북방 한계선에서 와인을 만나다 세계의 모든 와인 산지는 남·북반구의 위도 30~50˚사이, 연평균 기온이 10~20℃사이의 온대성 기후 지역에 위치한다. 독일의 경우는 그야말로 포도 재배의 최북방 한계선에 위치해 있는데, 이는 독일 와인 산지의 특수한 지형과 국소 기후의 영향으로 가능하다. 대서양 중미 카리브해에서 기원하는 걸프 난류의 영향을 받아 높은 위도에도 불구하고, 겨울 추위가 심하지는 않고, 서유럽의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는다. 온화한 여름 날씨와 짧은 가을의 영향으로 그동안 비교적 알코올
필자는 오래 전부터 삼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는데, 주변 지인들은 삼성폰보다 아이폰을 선호한다. 둘 다 최고의 스마트폰이지만, 삼성폰은 대중적인 이미지, 아이폰은 다소 ‘컬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와인에도 이런 세계가 있다. 컬트 와인은 범접하기 힘들고 고가다. 그래서 필자는 대중적이면서도 훌륭한 맛을 가진 맛있는 와인을 좋아한다. 바로, 삼성 명품폰 같은 와인, 이 달의 주인공이다. 티레노해의 테루아를 품다 이탈리아 마렘마 Maremma 한반도 주변의 바다가 서해, 남해, 동해로 나뉘어 불리듯이, 수천 년 지중해 신화와 역사가 공존하는 이탈리아 주변의 바다도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다. 이탈리아 반도의 서북쪽은 Mar Ligure, 중서부는 Mar Tirreno, 동부는 Mar Adriatico, 본토 남부는 Mar Ionio로 불린다. 이 중에서 이 달의 와이너리가 위치한 지역이 티레노 바닷가의 마렘마 지구다. ‘Maremma’라는 말은 ‘습지’를 뜻하는 ‘Mare’에서 유래했는데, 중세 메디치가가 토스카나를 통치할 때부터 간척이 시작돼 농토로 활용된 역사적 지역이다 북으로는 볼게리(Bolgheri)부터 남으로는 라찌오(Lazio) 지방에까지 이른다
지구상 최고의 슈퍼 파워국 미국~! 영어와 달러, 군사력, 과학 등 모든 것을 다 가지고도 모자라 이제는 와인까지 세계 최고를 넘본다. 와인은 자연과 경륜의 산물인데 이 두가 지를 모두 가지고 있으니 당연한 귀결. 그 큰 땅덩어리 모두에서 와인은 생산되나 그래도 품질 와인은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되는데, 우리가 늘 듣는 진판델, 까베르네 말고 새로운 스타일의 우아한 와인들이 최근 대세다. 은근 궂은 날 많은 4월을 북돋워주는 싱그러운 와인을 찾아 간다. 캘리포니아 소노마 카운티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미국에서도 가장 이른 시기에 품질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한 곳이다. 18세기에 멕시코를 거쳐 남부 캘리포니아에 상륙한 포도 재배는 19세기 초반이면 북부 캘리포니아까지 이른다. 유럽 대륙에서는 나폴레옹의 군대가 러시아 침공에 실패하고 모스크바에서 퇴각할 시기인 1812년 즈음 소노마(Sonoma) 지역에까지 포도 재배가 전파된다. 소노마 카운티는 샌프란시스코 시티에서 금문교(Golden Gate Br.)를 건너 직진하면 도달하는 지역이다. 왼편에는 광활한 태평양이 펼쳐져 있고, 바로 내륙으로 300~600m 높이의 해안 산맥이 남북으로 달리고, 그 다음이 좁은 밸리 평
와인과 관련된 질병으로 가장 파괴적이고 광범위한 질병이 ‘포도나무의 흑사병’으로 불리는 ‘필록세라(Phylloxera)’다. 그런데 전 세계에 퍼진 이 병충해가 미치지 못한 유일한 국가가 있으니, 바로 칠레다. 그만큼 국토가 특수한 지형 요건으로 고립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칠레에도 코로나19는 상륙했으니, 21세기의 이 골치 아픈 바이러스를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해결한 묘안을 칠레 와인을 마시며 풀어나 볼까? 고품격 칠레 와인의 태동 ‘DOMUS AUREA’ 칠레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지형 조건을 갖고 있다. 동쪽으로는 6000m가 넘는 만년설의 안데스 산맥, 서쪽으로는 광활한 태평양, 북쪽으론 건조한 아타카마 사막, 그리고 남쪽으로는 혹한의 빙하지대로 둘러싸여 있어 외부 병충해가 침범할 수 없는 자연적인 보호막이 형성돼 있다. 19세기 후반에 전 세계를 강타한 이래 현재까지도 살아있는 위협인 무시무시한 필록세라 병충해도 칠레만큼은 침범하지 못했다. 물론 최근의 새로운 칠레 포도밭들은 예방 차원에서 접목(Grafting)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어쨌든, 이것이 자랑 아닌 자랑이 돼, 칠레 와인 생산자들이 자국 와인 마케팅에 가
최강의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이번 겨울에 태양의 온화한 열기가 그리움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니, 이번 달은 그리운 온기의 나라 이탈리아로, 따사로운 햇볕이 배인 지방, 뿔리아로 가본다. 지중해 세계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 포도주와 올리브 등 풍부한 식품이 생산되는 곳, 뿔리아~! 그 곳의 많은 와이너리 중에서, 사진에서도 보는 바처럼, 따뜻한 색감의 대명사인 자메이카 옐로우 색깔 간판에 이글거리는 태양의 로고를 새긴 곳, 바로 트룰리 농장이 2월의 와인이다. 이탈리아의 곡물 창고, 뿔리아 뿔리아 지방은 장화처럼 생긴 이탈리아 반도 남동부 끝단 구두 뒷굽 부분에 위치해 동편의 아드리아해와 남서편의 이오니아해를 구분하는 지정학적인 위치에 있다. 산지가 많은 이탈리아에서는 드물게도 평지 비율이 절반을 넘는 뿔리아는 지평선이 보이는 흔치 않은 이탈리아 지방이다. 역사 덕후라면 기원전 216년에 벌어진 역사적인 깐나에(Cannae) 전투를 기억할 것이다.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이 파죽지세로 밀고 내려와 로마를 풍전등화의 위기 상태로 몰아낸 유명한 전투가 바로 이 지방에서 벌어졌다. 그러나 와인 덕후인 우리에게는 지역 토착 품종으로 만든 맛깔난 대중성 있
악몽 같은 코로나19로 얼룩진 2020년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했다. 1월 한 달 만큼은 새로운 해의 희망을 담아 춤도 추고 싶고, 노래도 부르고 싶다. 코로나19를 쫓아낼 살풀이 춤이라도 한판 추고 싶다. 마침 필자의 이러한 소망을 담은 정말 특이한 레이블 디자인의 와인을 발견했으니, 이 와인은 단연 1월 이 달의 와인이 될 운명이리라. 이름도 멋진 ‘인트린직’과 그 레이블을 소개한다. 리틀 캘리포니아, 워싱턴주 와인산지 2만 2700ha의 포도밭 면적을 가진 미국 2위의 와인 산지, 워싱턴주~! 미국 북서부 최북단에 위치하며, 캐나다와 국경을 이룬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스타벅스의 도시 시애틀이 주도다. 워싱턴주의 기후는 캐스케이드 산맥을 가운데 두고 동서가 매우 다르다. 시애틀이 있는 서쪽은 태평양으로부터의 강수량이 매우 많고 서늘하지만, 산맥 이면의 동편은 펜 현상에 의해 매우 고온건조한 기후가 형성돼 사막성 기후 특성을 보인다. 연간 강수량이 150~250mm 정도로, 콜럼비아 강의 관개 수로망에 의존해 농사를 짓는다. 하루 최대 17시간의 일조 시간을 자랑하는 워싱턴주는 세계에서 가장 일조량이 풍부한 곳 중 하나다. 게다가 사막성 기후니, 낮과 밤
어느 덧 12월~! 연말이 되면 부쩍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바다를 보며 역동적인 한 해를 시작했다면, 높은 산 정상에서 장엄하게 한 해를 마감하려는 뜻일까? 고요하고도 웅장한 산은 생각의 깊은 원천이며 삶에 대한 경외심을 잃지 않게 한다. 그리고 산의 가장 높은 곳에서 새해의 새로운 태양을 맞는다. 이 즈음이니, 필자는 이 달에 산의 와인을 소개하려 한다. 지구상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와인산지에서 생산되는 와인, 안데스 산맥의 와인, 아르헨티나의 파이로스(Pyros)다. 멘도사를 대체하라, 산 후안 San Juan 1554년 스페인 이민자들에 의해 첫 포도밭이 식재된 아르헨티나는 현재 약 22만 3000ha의 포도밭을 가진 세계 5위권의 와인 대국이다. 자국 내 와인 소비가 세계 7위로 수출 비중은 칠레보다 낮아 우리나라에서는 칠레 와인보다 덜 알려져 있다. 이런 아르헨티나가 뛰어난 자연 조건과 충분한 생산량에 힘입어 남미 와인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안데스 산맥의 높은 해발 고도에서 풍부하게 쏟아지는 햇살과 높은 일교차로 품질 좋은 포도를 얻을 수 있는 아르헨티나는 최근 프랑스나 이탈리아, 미국 등 와인 강국의 러브콜을 받으며 잇단 기술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