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도시는 규모에 상관없이 전 세계 도시들을 상대로 경쟁하고 있다. 도시 지도자들은 해당 도시가 관광, 거주, 투자, 유학에 있어 매력적인 장소로 인식되도록 도시의 이미지 및 평판을 관리하며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도시브랜딩은 다수의 이해당사자가 연관돼 있으며 다차원으로 구성돼 있어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를 브랜딩하는 방법과는 차이가 있다. 도시 브랜드를 구성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경관적 요인(랜드마크), 행정적 요인(도시행정), 역사·문화적 요인(문화유산, 축제), 인지적 요인(로고, 스토리, 홍보), 경험적 요인이 그것이다
(<도시 브랜드 형성요인에 관한 개념연구> - 권지혜·박승훈).
성공적인 도시브랜딩 사례
성공적인 도시브랜딩을 통해 관광객 유치 및 투자유치 효과를 가질 수 있으며 국내 및 국제 정치적 영향력도 신장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시민들의 자부심 고취, 지역화합 효과를 가질 수 있다.
- 영국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에딘버러는 스코틀랜드의 수도며 런던에 이어 영국의 두 번째 관광도시다. 시내 중심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고, 첫 번째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학도시며 영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휴가지 중 한곳으로 국제회의 유치 순위에 있어서도 손꼽히는 도시다. 하지만 에딘버러는 현실에 안주할 수 없다고 자각하고 에든버러 시 마케팅 협의체를 구성, ‘영감을 주는 수도 에딘버러’ 브랜드를 개발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한 결과 관광ㆍ투자ㆍ거주ㆍ유학에 있어 도시의 경쟁력 순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 네델란드 헤이그
네덜란드의 도시 헤이그는 국제 평화와 정의의 도시로 포지셔닝하는데 성공한 케이스다. 1988년부터 네덜란드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국제 행사 개최의 중요성과 이점을 인식하고 국제기구의 본부를 유치하기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 결과 여러 국제기구를 유치, 헤이그에 실질적인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였으며 헤이그의 외교, 장소브랜딩, 네트워크에 기여했다.
-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쿠알라룸푸르는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를 도시 브랜드의 아이콘으로 활용, 쿠알라룸푸르의 활기, 진보와 잠재력 요소를 입증하는 상징으로 삼았다. 쿠알라룸푸르는 다른 도시와 비교해 독특하고 특색 있는 지역의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주민, 관광객과 기업에게 감동을 줄 수 있도록 민간과 공공부문 간의 긴밀한 협력으로 국제적인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한 성공적인 사례다.
-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류스
영국 스코틀랜드에 위치한 자그마한 도시 세인트앤드류스는 인구 1만 7000명의 도시지만 골프의 고향, 영국 왕자와 왕세손비의 러브스토리, 중세의 종교중심지라는 스토리를 잘 엮어 유럽의 많은 관광객들을 유인하고 있다.
- 미국 뉴욕
가장 성공적인 도시브랜딩의 예로는 당연 뉴욕의 I♥NY이다. 뉴욕은 1965년 세계 박람회 개최로 정점에 도달한 후 뉴욕의 방문자 수는 급격하게 감소했고, 비즈니스 여행객 수도 줄었다. 미디어/광고/홍보 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산업이 상황이 나빴고, 1970년대 중반의 석유 위기로 시의 경제는 악화일로를 달리고 있었다. 뉴욕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I♥NY 로고와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진행, 뉴욕을 다시 한 번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도시로 만들었다.
성공적인 MICE 개최를 통한 도시 브랜딩 사례
도시브랜딩은 MICE 유치와도 직결되는데 성공한 도시브랜딩으로 인해 도시가 매력적으로 보이면 MICE 유치에서도 우위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적으로 인지도 있는 도시들에서 MICE가 많이 개최되는 이유다. 그와 반대로 성공적인 MICE 개최를 통해 도시를 브랜딩할 수도 있다.
- 다보스포럼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다보스포럼이다. 실제 포럼명은 세계경제포럼으로 매년 1~2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국제민간회의로 전 세계 저명한 기업인, 경제학자, 정치인 등이 참여한다. 1971년 시작됐으며 이 포럼에서 논의된 사항은 세계무역기구(WTO), G7 등 국제 경제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 매년 스위스의 작은 도시 다보스에서 개최되어, 흔히 다보스포럼이라고 불려진다. 이 포럼을 계기로 스위스의 작은 도시 다보스는 전 세계가 인지하는 도시로 변모됐으며 포럼개최로 인한 도시로의 경제파급효과는 어마어마하다.
- CES(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 세계가전전시회)
MICE로 유명한 또 다른 도시가 미국의 라스베이거스다. 라스베이거스는 카지노와 유흥의 도시로 유명하였지만 지금은 세계적인 MICE 도시로 더 유명하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대표적인 행사가 바로 CES다. CES는 매년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제품 박람회로 2018년 전시면적은 278만㎡며 참가업체는 4473개, 총 참가자수 18만 2198명, 해외 참가자는 6만 3784명이었다. 매년 CES가 개최되는 때면 라스베가스의 호텔은 예약하기가 힘들 정도로 몇 개월 전부터 행사장 주변은 사전예약으로 꽉 차고, 남은 객실들 또한 그 가격이 몇 배로 치솟는다. 호텔과 함께 전 세계에서 라스베가스로 향하는 항공편 또한 일찍이 풀 부킹된다.
- MWC(Mobile World Congress, 세계이동통신박람회)
라스베이거스와 함께 세계적인 전시가 열리는 곳이 바로 바르셀로나다. 바르셀로나는 가우디의 도시로 유명하며 매년 해외관광객 방문지 상위순위를 랭크하고 있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가 건축한 사그라다 파밀리아성당 및 구엘공원에는 매년 수천만 명의 관광객이 유입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많은 비즈니스 관광객을 유입하는 행사가 있는데 바로 MWC다. MWC는 라스베가스의 CES와 함께 글로벌 IT 전시회로 2017년 기준 전체참가자 10만 8000명, 해외참관객이 8만 6400명을 기록했다. 참가업체 또한 2200개였다.
국내에서도 매년 수많은 국제회의와 전시회가 개최되는데 이를 통해 대한민국 및 개최도시들이 홍보된다. 대표적인 예가 2000년 ASEM 회의, 2005년 APEC 회의, 2010년 G20 회의, 2012년 핵안보 회의다. 이 회의들은 대한민국 서울을 전 세계에 홍보했을 뿐만 아니라 경쟁력 있는 국제회의 개최지로서도 자리매김하게 해줬다.
호텔, 도시경쟁력의 주요 요소
이처럼 세계의 여러 도시들이 MICE 개최를 통해 해당 도시를 브랜딩하고 있다. 도시브랜딩을 형성하는 주요 요소가 MICE인 도시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서 호텔은 도시경쟁력에 주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는 싱가포르의 랜드마크로서 자리 잡았으며 싱가포르 MICE의 핵심을 담당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의 벨라지오 호텔 또한 라스베이거스의 랜드마크 중 하나며 마카오의 여러 호텔들도 숙박뿐 아니라 MICE 유치 및 지역 관광인프라에 핵심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에서는 인천에 위치한 파라다이스시티가 대표적인 예로, 숙박·컨벤션·카지노·테마파크 등을 모두 아우르고 있는 복합리조트로 인천의 MICE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글로벌 시대, 도시경쟁력에 있어 필수요소인 도시브랜딩을 통해 대한민국 모든 도시들이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도시들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
홍주석
(재)수원컨벤션센터 팀장
francisco8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