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앤레스토랑 뉴스레터 신청하기 3일 동안 보지 않기 닫기

2024.03.28 (목)

홍주석

[홍주석의 MICE Guide] MICE, 콘텐츠 마케팅


2000년대 들어 SNS의 발달에 힘입어 콘텐츠 마케팅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전에도 콘텐츠 마케팅이 존재하고 진행되고 있었지만, 최근 몇 년간 도시마케팅기구들이 더욱 활발히 콘텐츠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콘텐츠 마케팅은 TV광고나 지면광고보다 훨씬 더 많은 스토리를 담을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온라인 플랫폼의 활성화로 누구나 손쉽고 빠르게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어 수요자 또한 손쉽게 자주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콘텐츠 마케팅의 영향력은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스토리를 품고 콘텐츠가 된 브랜드

콘텐츠 스토리를 담은 제품 사례는 무수히 많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담배 중 하나인 말보로(Marlboro)는 가난한 MIT 학생과 지방유지의 딸의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말보로라는 이름이 여기에서 유래됐다. “Men Always Remember Ladies Because Of Romance Only(남자는 흘러간 로맨스 때문에 항상 사랑을 기억한다)”. 지방유지는 둘 사이를 반대해서 딸을 멀리 보내고, 훗날 두 사람이 다시 만났을 때 여성은 자신이 곧 결혼한다고 말하고, 남자는 담배 한 대만 필 동안 곁에 있어 달라고 했다. 하지만 담배 한 대를 피는 시간은 너무 짧았다. 훗날 여기에 착안해 아이디어를 얻었는지, 남자는 필터가 있는 담배를 개발하고 이 기술로 재벌이 됐다. 후에 여성의 남편이 죽고 그녀 또한 병을 얻어 빈민가에서 외롭게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가 다시 사랑한다고 청혼하게 되지만, 다음날 싸늘한 시신의 그녀를 발견하게 된다.


  

  


유명한 마스카라 브랜드인 메이블린 또한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1915년 메이블이라는 여성은 남자친구 채트의 바람둥이 기질 때문에 골머리를 앓다가 채트의 이상형이 깊은 눈매의 여성임을 알고 오빠 토마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토마스는 바셀린에 석탄 가루를 섞어 메이블의 속눈썹에 바르게 했고 결국 메이블은 채트의 마음을 사로잡아 결혼까지 성공하게 됐다. 토마스는 여동생의 이름 메이블에 바셀린을 합성해 ‘메이블린’이라는 브랜드명 상표권을 등록하게 됐다.


칸, 오스카영화 시상식, 럭셔리 파티에 항상 등장하는 샴페인, 모엣&샹동은 나폴레옹이 전쟁에서 승리할 때마다 마셨던 술로, 그에게 두려움을 떨쳐내고 자신감을 고취시켜주며 정신적 위로가 돼줬다고 한다. 모엣&샹동 임페리얼(Imperial)에 적힌 임페리얼은 나폴레옹을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힘들게 다다른 승리의 달콤한 순간이 모엣&샹동 브랜드의 강력한 스토리가 된 것이다(탐나는 프리미엄 마케팅, 최연미).


레시피를 중심으로 한 푸드 콘텐츠 미디어 ‘아내의 식탁’은 잘 만든 콘텐츠가 어떻게 쇼핑의 기회를 만들어내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모바일 콘텐츠 스타트업인 컬쳐히어로가 카카오스토리의 요리 레시피 콘텐츠로 시작했으며, 2016년 초 모바일 앱을 선보이며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내의 식탁은 카카오스토리, 네이버 밴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SNS를 통해 14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거대 플랫폼이 됐다(맥락을 팔아라, 정지원, 유지은, 원충열).


도시 브랜드의 가치를 배가하는 콘텐츠

콘텐츠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 개발과 유통이다. 위의 스토리에서 보듯이 콘텐츠 개발에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며 잘 만들어진 콘텐츠는 그 영향력이 매우 크다. 도시브랜딩에 있어서도 콘텐츠를 접하는 MICE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도시 브랜드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콘텐츠 개발에 있어서 도시가 자랑할 만한 문화유산, 기업, 유명인사와 관련된 콘텐츠를 적극 활용해야 하며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시각 미디어를 활용해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MICE 기획자들 또는 해당업계가 관심가질 만한 4차 산업, 킬러콘텐츠를 제공하면 그 효과가 배가 될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좋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공유해 나가면 소비자와의 신뢰도를 구축할 수 있으며, 도시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콘텐츠의 유통에 있어서는 공식 홈페이지, 공식 SNS, 포털 사이트의 검색 최적화를 활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업계 또는 관련 산업의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특히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최근 웬만한 연예인 못지않게, 또는 그보다 더 높은 홍보효과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본인이 하나의 미디어가 되기도 하며 이들 중 일부는 브랜드가 모셔가야 하는 신뢰도가 높은 전문가가 된 사람도 있다. 무엇보다 해당 콘텐츠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내부 직원들의 SNS계정을 통해 홍보하는 방법도 그 효과가 작지 않다. 또한 MICE 전문잡지뿐만 아니라 여행 잡지인 기내지, 비즈니스 잡지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도시를 일으키는 힘, 콘텐츠 마케팅

효과적인 스토리텔링으로 도시홍보효과를 극대화한 도시 사례들을 보자. 영국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류스 도시는 유명한 종교도시였다. 중세시대에 세인트앤드류스의 뼈를 묻은 곳 위에 세인트앤드류스 대성당이 세워졌으며, 이 성당은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큰 성당이었다. 세인트앤드류스는 북유럽에서 종교적으로 가장 중요한 도시였고, 유럽전역에서 순례자들이 몰려들어 세인트앤드류스 항에 300척의 배가 정박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 시기에 도시는 번성했으며 성당은 스코틀랜드 정부보다 많은 돈을 썼다고 한다. 하지만 종교개혁시기에 성당은 잿더미로 변했으며, 많은 스코틀랜드인이 개신교가 됐다. 인구는 1500년대 1만 4000명에서 1793년 2854명으로 줄었다.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번성하던 도시가 몰락한 것이다. 




무너진 도시를 다시 살린 건 골프였다. 당시 국왕이던 윌리엄 4세는 세인트앤드류 골프코스에서 경기하는 것을 즐겼는데 이를 계기로 1834년 이 골프클럽은 이름을 ‘세인트앤드류 왕립 골프 클럽(The Royal and Ancient Golf Club of St. Andrews)’으로 바꿨다. 오래된 전통과 왕권의 권위가 더해지면서 이곳에서의 골프 운영과 관련된 각종 규정들을 전 세계의 다른 곳에서도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또한 세인트앤드류스는 가장 오래된 골프대회인 디 오픈 챔피언십 개최권을 가지게 되면서 골프의 성지로 자리매김했다. 프로골퍼 잭 니클라우스는 “골퍼라면 골프의 고향인 세인트앤드류스에서 우승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골프의 성지인 세인트앤드류스는 골프, 종교 외에도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이 세인트앤드류스대학교에서 재학하면서 만난 곳으로도 유명해졌다.


유럽 덴마크의 코펜하겐은 2009년 UN 기후변화회의를 개최, 4만 5000명의 참가자를 기록했으며 코펜하겐을 유럽 최고의 녹색도시로 이미지 정립하게 했다. 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UN회의는 코펜하겐의 국제적인 인지도를 끌어올렸고 친환경 도시로 자리매김하게 해줬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처럼 스토리가 많은 도시도 없을 것이다. 바르셀로나는 스페인의 천재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도시라고도 불린다. 세계 곳곳에서 가우디의 건축물을 보러 바르셀로나를 방문하는 인구만 해도 매년 3000만 명이 넘는다. 바르셀로나에는 가우디가 건축한 미로와 같은 구엘공원, 구엘교회의 제실 등이 유명하며 그중에서도 사그라다 파밀리아성당은 그의 역작이다. 바르셀로나는 또한 축구의 도시라고도 불린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문 축구 구단 FC 바르셀로나의 연고지며 축구천재 메시로 그 유명세가 더해졌다. 이에 더해 Mobile World Congress(MWC)의 개최지로 또 하나의 스토리가 입혀졌다. MWC는 2006년 바르셀로나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 매년 11만 명 이상의 관람객과 전 세계에서 3000여 개 업체가 참가하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CES)와 함께 글로벌 전시회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다. 




대한민국 전라북도의 임실군도 인구 3만 명의 작은 군이지만 임실치즈라는 지역브랜드와 한국 치즈의 원조란 명성을 가지고 있다. ‘임실치즈’는 1931년 벨기에에서 태어난 디디에 세스테벤스 신부가 1964년 임실에 정착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쏟아 부으며 만들어낸 치즈라는 감동 스토리를 바탕으로 지역브랜드로 자리매김됐다. 임실군은 2010년까지 모두 672억 원을 투자해 치즈체험 테마파크 조성과 치즈밸리 육성을 통해 임실을 한국치즈의 메카로 만들었고, 지금은 치즈체험의 메인 관광지로 해마다 많은 방문객들이 찾아오고 있다. 




2014년에 영화 ‘반지의 제왕’을 패러디해 만든 에어뉴질랜드의 기내 안전 안내 영상은 대자연을 배경으로 스토리텔링을 펼치면서 코믹요소까지 가미해 유튜브 누적 조회 수 2100만 회 이상을 기록, 에어뉴질랜드와 뉴질랜드를 다시 한 번 각인시키는 효과를 누렸다.  


대한민국의 여러 도시들도 각각의 스토리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 부산, 제주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도시들도 전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쌓고 있는 현재, 더욱 풍성한 콘텐츠 마케팅으로 대한민국의 인지도를 한층 더 제고했으면 좋겠다.


홍주석

(재)수원컨벤션센터 팀장 

경기관광공사에서 해외마케팅 및 MICE 업무를 담당했으며, 현재는 (재)수원컨벤션센터에서 국제회의 유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14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Hotel&Dining Proposal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