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은 사계절 내내 인기 있는 여행지로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경포대와 경포해변, 강릉커피거리, 오죽헌,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 허균과 허난설헌, 평창동계올림픽 등 떠오르는 이미지도 다양하다. 이율곡(李栗谷)이 태어난 오죽헌(烏竹軒) 바로 인근에 위치한 ‘강릉오죽한옥마을’은 강릉의 대표 이미지를 체감하며 하룻밤 쉬어갈 수 있는 한옥체험 숙박시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한옥은 한국인의 전통적인 주거공간으로서 선조들의 삶과 정취가 서린 공간이며 1960년대까지 한국인들의 주된 생활공간이었다. 그러나 급격한 산업화·경제발전·도시재개발 등을 거치면서 아파트와 같은 서구식·현대식 주거건축물로 대체됐다. 1980년대에 이르러 한옥마을의 공공적 가치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문화재보호의 차원에서 한옥마을의 보전을 위한 제도가 마련되기 시작했다.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북촌한옥마을, 전주한옥마을 등은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따른 도시계획에 의해 보전되게 됐다. 2000년을 전후한 시기부터 각 지방자치단체는 본격적인 한옥지원정책을 추진했고, 지구단위계획에 의거한 종합적인 관리체계가 마련되기도 했다. 2014년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한옥마을의 보전을 위한 새로운 지원체계가 제공됐다. 이러한 정책의 영향과 더불어 한옥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높아지자 한옥마을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급증하기 시작했다.
‘강릉오죽한옥마을’은 강릉시에서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의 전통 가옥인 한옥을 전 세계에 알리고 한옥체험을 통해 한국의 전통 주거 문화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한옥마을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숙박시설로 현재 강릉관광개발공사에서 위탁, 운영하고 있다. 2014년 8월 전국 최초 신한옥 인증단지 조성사업 공모에 선정돼 국토교통부 및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과 업무 협의를 거쳐 강릉 오죽헌 인근 부지에 2016년 1월부터 1단계 공사를 시작, 2016년 12월 7일 준공하고, 시범 운영을 거쳐 같은 해 12월 22일 개관했다. 전통 공법에 따라 한옥을 짓고 내부에는 현대식 편의시설을 적절하게 조화시켰다. 일반 한옥부터 누마루형(樓抹樓形, 다락처럼 높게 만든 마루), 복층형(復層形) 등 한옥 형태도 다양하다. 태양열을 활용해 전기를 자체 생산하는 실험 한옥과 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완비한 한옥도 특별하다. 한국의 전통적인 공법으로 제작돼 우리나라 전통가옥 고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했고, 특히 전통한옥 양식에 현대식 편의시설이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또한 강릉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강릉 오죽헌과 연계해 전 세계인에게 한옥의 우수성과 전통성을 알리는 대표적인 관광 상품이자 문화 공간으로 조성됐다. 부지 면적은 1만 2300㎡, 연면적은 1417.14㎡다. 시설 면적은 1,249.56㎡로 객실타입은 보급형, 일반형, 고급형(독채, 단층, 복층), 최고급형, VIP, 미래형 시험 가옥으로 구분돼 있다. 미래형 시험 가옥은 태양열을 활용해 에너지 절약형으로 지어졌다. 부대시설은 167.58㎡로 관리동과 정자인 휴심정이 있고 숙박동 19동과 관리동, 휴심정을 포함해 총 21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율곡 이이(李珥, 1536~1584)가 저술한 <격몽요결(擊蒙要訣)>에서 따온 객실명(독서(讀書), 입지(立志), 지신(持身), 접인(接人), 사친(事親), 거가(居家))을 붙인 숙박동의 객실 수는 모두 32실로 최대 수용 인원은 143명이다. 이 사업은 국비를 포함해 총 80억 원이 투입됐다.
‘강릉오죽한옥마을’은 지난해 3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시행하는 ‘한국관광 품질인증제’를 획득했다. ‘한국관광 품질인증제’는 그동안 자치단체와 공공기관 등이 개별 운영하던 관광분야 인증제를 단일 품질인증제로 통합한 것으로, 체계적 인증기준과 절차를 적용해 관광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차원에서 도입됐다.
강릉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2019년 관광특구 활성화 지원 공모사업’에 오죽헌 일대 외국인 관광객 전통체험단지 조성 사업이 최종 선정돼 올해 1년 차 사업비로 총 8억여 원의 예산을 확보하고, 2년 차 사업비는 올해 말 약 8억 원을 확보할 예정이며 오죽헌과 오죽한옥마을 일대에 전통문화체험장 조성을 완료해 체류형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김선일
호텔앤레스토랑 강원·영동 자문위원
한국폴리텍대학 강릉캠퍼스 호텔관광과 교수고용노동부 산하 국책특수대학 교수로 양한 학회 및 협회 활동과 각종 국가자격 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