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평창동계올림픽은 강릉 역사(歷史)의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올림픽 때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도록 철도, 고속도로 등 완벽한 교통망을 구축했고 다수의 호텔신축과 최첨단 공연설비를 갖춘 강릉아트센터 건립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강릉역을 중심으로 철도가 강릉 시내를 관통하며 소음과 통행 불편을 주고 있었던 철도를 지하화하면서 소음과 통행불편을 해소시켰고 도시 미관도 변화를 줬다.
강릉역은 1962년 11월 6일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했고, 1979년 경포대역이 폐지돼 영동선의 종착역이 됐다. 무궁화호가 운행되며 여객, 화물, 승차권발매 등의 업무를 담당한 것이다. 60여 년간 강릉도심 지상을 관통한 철도가 2018평창동계올림픽으로 지하화되며 2017년 12월 22일 경강선(서울∼강릉 KTX)이 개통됐다.
강릉시는 올림픽 전인 2016년 11월 1일 도심구간 지하화로 발생하는 철도 유휴부지에 대한 공원화사업을 추진하면서 반세기 동안 강릉도심을 관통해 열차가 달렸던 철도길이 사람과 문화, 과거와 미래를 잇는 명품거리로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명칭을 ‘월화거리’로 확정했다.
‘월화거리’라는 명칭은 강릉 지역의 고유 설화인 ‘무월랑(無月郞)’과 ‘연화부인(蓮花夫人)’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남대천 옆 연화봉 반석 위에 정자(亭子)가 있었는데 신라 29대 태종 무열왕 6세손인 강릉 김씨 시조 명주군왕(溟州郡王)의 아버지인 무월랑의 ‘월’자와 어머니 연화부인의 ‘화’자를 따서 ‘월화정(月花亭)’이라 했다고 한다. 원래의 월화정은 1936년 대홍수로 유실돼 현재는 그 자리에 표지석을 세웠으며, 복원된 월화정이 남아 있다.
강릉시는 거리명칭과 더불어 문화·예술·역사가 접목된 주제 설정을 위해 서울 연남동길, 광주 푸른길, 포항 철도유휴부지 등 많은 곳을 벤치마킹했으며, 이탈리아 베로나(Verona, 로미오와 줄리엣 근거지)가 허구의 소설 속 주인공의 집과 무덤 등을 실제 만들어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 것 등도 참고했다.
‘월화(月花)거리’는 강릉 시내를 관통하는 관광 실크로드의 탄생이며, 시민들의 생활문화 페러다임을 변화시켰고, KTX를 타고 온 관광객들이 강릉 시내 전역을 이 거리를 중심으로 도보로 이동하면서 시티투어의 매력을 즐길 수 있다.
‘월화(月花)거리’의 숲길, 임당광장, 역사문화광장, 생활광장 등은 철길에서 공원으로 바뀌고 현재의 중앙·성남시장, 대학가 골목 등은 편리한 교통여건에 따른 많은 유동인구의 유입으로 새로운 투자와 재도약의 기회가 마련되고 있다. 길을 따라 휴식공간은 기본이고 전설을 간직한 은행나무, 감자전의 풍물상가, 강릉의 생활문화를 만날 수 있는 중앙시장, 강릉의 러브스토리를 간직한 월화정으로 이어지는 다리는 강릉단오장으로 연결된다. 강릉시는 이 지역을 안목 커피거리의 변화처럼 갤러리, 카페, 소공연장, 맛집,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형태의 문화 예술의 공간으로 변모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경포를 비롯해 오죽헌, 선교장, 강릉항 커피거리 등 일부 유명 관광지에만 편중됐던 관광객들이 ‘월화(月花)거리’에서 강릉 도심권 관광을 즐길 수 있어 핫플레이스로 부상하고 있다.
김선일
호텔앤레스토랑 강원·영동 자문위원
한국폴리텍대학 강릉캠퍼스 호텔관광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