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東京)는 일본의 중심이지만, 교토(京都)는 일본의 자부심이다. 교토는 미국의 유력 여행 잡지의 독자 투표에서 2년 연속 인기 도시 1위를 획득하는 등 명실공이 세계적인 관광 도시로 평가받고 있으나, 넘치는 관광객에 비해 부족한 숙박시설이 항상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에 대해 교토시는 ‘양보다는 질’이라는 전략을 세우고 럭셔리 호텔 유치, 관광 콘텐츠 상품화에 팔을 걷고 나섰고, 이처럼 교토가 현재 안고 있는 문제 해결책을 대변하듯 등장한 호텔이 바로 ‘스이란(翠嵐) 럭셔리 컬렉션 호텔 교토’다. 세계 유산과 역사적 건축물의 만남 교토(京都)아라시야마(嵐山)의 호주카와(保津川)에 인접한 스타우드 호텔 & 리조트의 최고급 호텔 브랜드 ‘스이란(翠嵐) 럭셔리 컬렉션 호텔 교토’는 2015년 3월 오픈했다. 스타우드는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호텔 운영사로 약 100개국에서 1200개의 호텔을 소유 및 운영하고 있다. ‘세인트 레지스’, ‘웨스틴’, ‘쉐라톤’ 등 우리에게도 친숙한 호텔 9개의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최고급 클래스로 자리매김한 ‘럭셔리 컬렉션'을 세계 30개국에 85개 이상을 보유 중이며, ‘스이란’은 일본 제 1호 럭
일본에 살다 보면 도쿄 한복판에 고래등 같은 집이 오랫동안 빈집으로 방치된 것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이 빈집들은 자제들이 상속세를 내지 못해 골칫거리로 전락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런 문제는 도쿄뿐만 아니라 시골의 경우 더 심각하다. 상속세 문제에 시골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이 더해져 빈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완전히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한 사례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고민가 호텔 프로젝트’. 빈집을 일본의 생활 방식과 문화를 경험 할 수 있고, 시공을 초월한 역사적인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재해석했으며, 이를 통해 지역 발전까지 도모하게 된 이 프로젝트는 가히 매력적이다.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빈집의 증가 빈집은 저출산 고령화의 급속한 진행, 도시에 집중되는 인구 이동 등으로 계속해서 증가 중이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013년 일본 총무성의 주택·토지 통계 조사에 따르면 일본 전국의 빈집 수는 820만 개에 이르며, 총 주택 수에서 차지하는 빈집 비율은 13.5%에 달해 약 8개 중 1개는 빈집인 상황이다. 특히 매매나 임대가 될 수 없을 정도로 가치가 떨어진 318만 채의 빈
어린이가 있는 가족여행객은 관광수요층 중 최대 세그먼트지만, 관광업계에서는 지금까지 외면당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료칸에서 조용히 보내는 것도 어렵고, 호텔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2인 1실 형태의 객실을 이용하기도 불편하다. 그래서 최근 호텔 업계에서는 어린이 동반 가족을 위한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저출산을 해소하려는 국가 정책과 함께 가족 고객 중심 호텔은 어떤 의미에서 블루 오션 시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어린이 동반 외국인 관광객의 존재를 생각하면 시장 확대의 가능성이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된다. 웰컴베이비 숙박시설 프로젝트란? 한국의 아기 엄마들에게도 인기 있는 일본 유아동 브랜드인 ‘미키하우스’. 바로 이 ‘미키 하우스 육아 종합 연구소 주식회사’는 2008년 3월 1일부터 ‘미키하우스’가 정한 인증 기준을 충족시키는 각지의 숙박 시설을 ‘웰컴 베이비의 숙소’로 인증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매일 육아에 쫓기는 엄마들이라면 누구나 ‘리프레시하고 싶다!’, ‘일상에서 벗어나 색다른 체험을 하고 싶다!’,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경험을 하고 싶다!’등 집을 떠나 비일상적인 시간을 갖고 싶어 한다. 육아에 지친
자전거를 타고 하는 여행은 젊고 건강하지만, 동시에 힘들고 불편하다. 하지만 라이더를 위한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호텔에서의 여정이 추가된다면 어떨까? 최근 일본에서는 자전거를 탄 채로 호텔에 체크인을 할 수 있는 HOTEL CYCLE이 오픈했다. 원래는 해운창고였던 건물을 개조해 자전거 중심의 호텔을 비롯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어 낸 것. 라이더들 또는 이색적인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의 필수 코스가 될만한 이곳을 소개한다. 꿈의 자전거 도로 히로시마현(広島県) 오노미치시(尾道市)와 에히메현(愛媛県) 이마바리시(今治市)를 연결하는 ‘시마나미카이도(しまなみ海道)’는 자전거로 세토우치(瀬戸内)의 크고 작은 섬을 즐길 수 있어 국내·외에 ‘자전거 타는 사람들의 성지’로 알려져 있다. 교량과 섬이 바라다 보이는 절경은 미국 CNN의 여행 정보 사이트에서 ‘세계 7대 자전거 도로’ 중 하나로 소개된 바 있을 정도다. 따뜻하고 화창하며 강우량이 적은 이 곳의 기후 역시 자전거 타기에 좋은 조건을 제공한다. 잔잔한 파도가 밀려오는 해변과 섬들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바닷바람과 일체가 될 수 있는 환상적인 사이클링이 가능한 꿈의 자전거 도로가 생기게 된 것은
현재 일본의 관광지와 대도시에서 건설 중인 호텔, 리조트는 약 100여 건에 이른다. 이 중에는 특히 최고급 호텔이 많은데, 2020년 도쿄올림픽 때까지 도쿄역 부근에만 최소 7곳의 대형호텔이 건설될 예정이다. 이처럼 세계 호텔 브랜드의 각축장이 되고 있는 도쿄에서 호텔들이 살아 남기위해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의 구축이 시급해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라이프스타일 호텔’이라는 콘셉트의 안다즈 도쿄(Andaz Tokyo Tranomon Hills)는 색다른 운영 콘셉트로 주목할 만하다. 도심재생사업 2020년 올림픽을 앞두고 도쿄 도심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아베 정부가 도쿄를 ‘세계 최고의 국제 비즈니스 도시’로 만들겠다며 특구로 지정하고 지원책을 발표한 이후 미쓰이, 모리빌딩 등 부동산 개발회사들이 대규모 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이른바 ‘도쿄 대개조’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초고층 복합빌딩 ‘도라노몬힐스(虎ノ門ヒルズ’)’가 있다. ‘롯폰기힐스’를 지은 일본의 부동산 개발회사인 모리빌딩이 도쿄도로부터 도로건설 예정지 1만 7068㎡ 땅을 받아 지하에 도로를 내고 그 위에 52층의 건물을 지은 것이 바로 도라노몬힐스
언제나 1년 후까지 모든 객실이 예약돼 있어 이용하기 힘든 료칸(旅館)으로 유명한 이와노유라는 곳을 소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와노유의 취재과정에서 이곳은 수년 전에 다녀간 한국 단체 숙박객들에 대한 악몽으로 단체 관광객이나 한국인 고객은 받고 있지 않기 때문에 취재에 응할 수 없다는 낯부끄러운 이야기를 듣게 됐다. 필자는 그런 이야기까지 게재해서 일본 료칸 문화가 제대로 알려지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한 후에야 취재를 계속할 수 있었다. 당장의 수익 보다 료칸을 이용하는 매너를 아는 고객과 같이 료칸다운 료칸을 만들어 가는 것이 일본 문화의 마지막 정수라고 생각하는 곳, 고객만족(Customer Satisfaction)만큼 직원만족(Employee Satisfaction)이 중요하다는 신념으로 직원과 직원 가족에 정성을 쏟는 곳, 이와노유 이야기가 시작된다. 직원과 직원의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경영 겨울이 가기 전에 일본의 료칸을 소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일본에는 료칸이 정말 많다. 이 중에서 하나를 고른다는 것은 고문에 가까웠다. 그래서 몇 가지 가이드라인을 정해 추려나가기 시작했다. 자본력이나 규모로 이름 난 케이스가 아닐 것, 일본의 가치를 담고 있을 것
삿포로 하늘의 관문인 신치토세 공항(新千歳空港)에서 자동차로 약 3시간 소요되는 거리에, 홋카이도(北海道)의 후지산((富士山)이라고 불리는 요테이산(羊蹄山)을 바라보는 지역이 있다. 이곳이 바로 이번 목적지인 ‘니세코(ニセコ)’다. 최근 이 지역에 가면 슈퍼마켓 직원이 자연스럽게 영어로 응대할 정도로 많은 외국인이 방문하고 있어 이곳이 일본인지 외국의 한 지역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니세코를 방문하는 외국인 중 중 절반 이상은 호주인이라고 한다. 필자도 외국인이지만 니세코만큼 외국인이 많은 일본의 지역을 본 적이 없다. 왜 이렇게 많은 외국인들이 이 지역을 방문하고 머무는 것일까. 시키니세코 ‘시키니세코(四季ニセコ)’는 2014년에 오픈한 이후 니세코 지역의 대표적인 콘도로 주목 받고 있는 곳이다. 말레이시아의 부동산 회사 로우얏 홀딩스가 소유하고 있으며, 도큐리조트(東急リゾート) 서비스(도쿄·시부야)가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운영 형태는 소유자가 사용하지 않는 기간 동안 일반 대중을 위한 숙박 시설로 객실을 제공하는 것으로, 겨울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장기 체류하는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여름에는 국내 관광객의 이용을 유도한다. 총 6층 규모에 객실은 67개
우리나라 호텔의 역사도 100년을 넘었고, 세계적인 브랜드의 호텔들이 하나 둘 국내에 선보이면서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지고 있지만, 아직 해외에 나가야만 경험할 수 있는 호텔브랜드가 수없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가까운 일본에 먼저 문을 연 세계적인 호텔을 통해 어떻게 일본이라는 문화적 코드와 접목됐는지, 그들의 경영 노하우는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에 이번 호에서는 올해 12월 오픈 1주년을 맞이하는 ‘아만도쿄’를 소개하기로 한다. 유명 인사들에게 사랑받는 최상의 리조트 - 아만 1988년 태국의 아름다운 푸켓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아만리조트(Aman Resort) 제 1호 아만푸리(Amanpuri)가 오픈했다. 당시 바닷가 리조트는 수 백여 개의 객실을 갖춘 대규모 호텔이 주류였는데, 아만푸리의 객실은 겨우 30실에 불과했다. 그러나 건물 한 동을 통째로 쓰는 빌라식, 객실당 115㎡라는 규모, 빌라 1동에 7명의 직원이 배정되는 등 획기적인 서비스는 전용기로 세계를 여행하는 부유층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면서 아만은 누구나 동경하는 아시안 리조트가 됐다. 지금은 찾아가기 힘든 오지의 비경에 자리 잡은 호화 리조트가 많지만,
2015년 10월 13일 도쿄국제포럼에서 호시노리조트의 하반기 프레스 발표회가 개최됐다. 호시노리조트에 관한 개요와 콘셉트 등은 지난 호에 게재한 적이 있지만(2015년 6월호 참조), 일본의 호스피탤리티를 대표하는 기업답게 이번 발표내용이 업계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해 줄 것이라고 생각돼 국내에 소개하고자 한다. 천하의 절경이 펼쳐지는 언덕에 성냥갑을 꽂듯 초고층 건물을 짓고, 당장의 내 손님만 즐기면 된다는 심산으로 자연을 훼손하는 기업들에게 ‘베어독’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고, 중국 관광객이 늘어난다고 콘셉트 없는 비즈니스 호텔들이 난립되는 상황에 국내 고객에게 집중하고자 하는 호시노리조트의 식견을 들려주고 싶기도 하기 때문이다. 호시노 요시하루 사장의 프레젠테이션 중에는 무대에 개가 출연하기도 했고,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호시노야 발리와 스카이프로 연결해 현지 매니저의 설명이 이어지기도 했다. 재기발랄하면서도 섬세하며, 역동적이면서 미래지향적인 호시노리조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자연과 사람을 지켜내는 호시노야의 ‘베어독(Bear Dog)’ 필자도 잠깐이지만 한때는 산악회 회원이었고, 주변에 산을 타는 사람이 많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 곰을 만난
안타깝게도 필자가 경험해본 가장 좋은 기차는 KTX 특실이나 신칸센의 특실 정도였다. 반면 럭셔리 크루즈에 관해서는 팸투어를 해본 경험도 있고, 관련 배경지식도 남달라 언젠가 한 번쯤은 크루즈 드레스 코드를 제대로 갖춰서 영화 같은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로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 서점의 여행 코너에서 발견한 한 장의 사진은 교통수단으로만 인지했던 기차에 관한 선입견을 럭셔리 크루즈 트레인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로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나나츠보시.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이 기차는 이제 필자에게도 새로운 로망이 됐다. 1인 15~95만 엔의 크루즈 트레인 크루즈 트레인은 차내에서 최상의 시간을 즐기면서 관광지에 들러 지역마다 최고의 환대를 체험하는 여행의 형태다. 쉽게 말해 호화 여객선의 육지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나나츠보시 인 큐슈(이하 나나츠보시)라는 이름은 일곱 개를 의미하는 ‘나나츠(七)’와 별을 의미하는 ‘호시(星)’가 합쳐져서 일곱 개의 별을 의미한다. 이 별은 특급호텔이나 레스토랑을 평가하는 용도로서의 별이 아니라 큐슈가 일곱 개의 현으로 구성돼있는 데서 유래했다. 큐슈의 현을 빛나는 ‘별’이라고 비유한 것은 실로 큐슈라는 지역에 대한 사랑을
지난 7월 일본에 이상한 호텔이 문을 열었다. 호텔 이름이 문자 그대로 ‘이상한 호텔’일 뿐만 아니라, 로봇이 직원을 대체해 손님을 맞는 운영시스템 등 특이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이 호텔을 단지 ‘이상함’으로 차별화를 둔 곳이라고 단순히 말할 수만은 없다. 일본어 ‘헨(変)’에 ‘변화’의 의미가 포함돼 있듯, 호텔의 슬로건이 ‘변화하는 것을 약속하는 호텔’이라는 것은 이 호텔이 ‘이상함’을 넘어서 ‘미래지향적’인 목표를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환경의 변화와 기술의 진보를 조금 더 일찍, 그리고 능동적으로 받아들인 이 이상한 호텔은 어쩌면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남아야 하는 현재 호텔업계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고, 훗날 보편화돼 있을 호텔서비스산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현재 조금 이상한 이 호텔을 들여다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세계 최초의 LCH(Low Cost Hotel, 저가형 호텔) HIS그룹의 사와다 히데오(澤田秀雄) 회장은 오픈 이후 적자가 계속되고 있던 하우스텐보스를 인수해 창업 이래 사상 최고치의 매출과 경상 이익을 달성시켜 화려하게 재생시킨 장본인이다. 그는 이미 오래 전 LCC(Low Cost Ca
칼럼 연재를 시작하기 전부터 필자의 머릿속에는 일본의 ‘나오시마(直島)’라는 선망의 지역이 있었다. 가보고 싶었고, 더 자세히 알고 싶었던 곳이었기에 이곳을 칼럼의 소재로 선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취재자료를 요청한 필자에게 돌아온 담당자의 답은 ‘매거진의 특성 때문에 취재를 거절한다.’는 내용이었다. 자신들은 호텔이라기보다 미술관과 지역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춘 사업이기 때문에 호텔 소개에 중심을 둔 맞춘 본지의 콘셉트와 차이가 있다는 것이 요지였다. 당황스러웠지만 이해가 됐다. 사실 이 곳을 선택한 것도 그러한 문화 예술적 특성이 가장 큰 이유였기 때문에 기사의 방향을 수정하겠다는 약속을 하고서야 취재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따라서 이번 호의 내용은 숙박시설로서의 호텔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문화예술과 지역프로젝트에 비중을 둔 내용이라는 것을 미리 밝혀두고자 한다. 산업 폐기물 처리장에서 예술의 섬으로 나오시마는 낙도의 독특한 문화와 경관을 유지하면서 현대 미술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개발이 이루어진 섬이다. 오래 전부터 해운업과 제염업으로 생계를 유지해 왔던 나오시마는 1917년 미쓰비시 광업(현재 미스비시 메트리얼
일본이라는 애증(愛憎)의 나라. 덮어 놓고 미워할 수도, 사랑할 수만도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처럼 필자에게도 일본은 그런 나라였다. 하지만 막상 이곳에 살면서 몇 가지 생각이 바뀐 것이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호텔이나 레스토랑 같은 서비스에 관한 부분이다. 예전에는 과도한 친절과 제스처, 심지어 콧소리 나는 목소리로 응대하는 서비스마저도 경험할 때마다 손가락이 오그라들 것 같았다. 편하지만 편하지 않은 묘한 느낌을 받곤 해서 과도한 서비스에는 손사래를 치던 필자가 이에 익숙해지니 이제 다른 나라에 가서 웬만한 서비스를 받아도 뭔가 부족함을 느끼게 된 것이다. 실로 일본의 서비스는 대단하다. 이 칼럼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여기에서 시작됐다. 정교함과 기발함이 어우러진 최고의 호스피탤리티를 한국에 소개하고 싶었다. 우리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최고라고 꼽을 수 있는 곳의 이야기를 담거나, 한국에도 이미 유명한 곳이라면 보다 생생한 경영 노하우를 전하게 된다면, <월간 호텔&레스토랑>의 독자들에게 영감을 주거나 작은 팁이라도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기적의 공간 - ‘천공의 숲’ 가고시마 공항에서 택시로 20분, 인구 7400명의 작
2015년 4월 15일 도쿄국제포럼의 한 홀에서는 일본 호텔업계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 중의 하나인 호시노리조트의 프레스발표회가 개최됐다. 호시노 요시하루 사장과 각 지역의 매니저들은 활기찬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호시노리조트가 앞으로 무엇을 지켜나가고, 어떤 것을 리드할 것인지, 또 어떻게 변화해 나갈 것인지 야심차게 보여줬다. 일본 자본의 국제적인 호텔&리조트 운영회사인 호시노리조트가 앞으로 보여 줄 Hospitality Innovator로서의 행보가 기대되는 시점이다. 전략적 계승의 100년 스토리 초대 경영자 호시노 쿠니츠구는 별장지로 발전하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카루이자와 온천이 중요한 휴양지의 명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1914년 호시노 온천 료칸을 개업했고, 이것이 호시노리조트의 시작이 됐다. 1974년 2대 경영자인 호시노 요시마사는 ‘생태’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시대에 생태계 보호 활동을 전개해, 국가로부터 ‘카루이자와 야생 조류의 숲’을 지정받았다. 그리고 이 시기에 가이드가 함께 새를 보는 투어를 시작해 생태 관광을 전개하게 된다. 1991년 취임한 3대 경영자인 호시노 요시하루는 기존 사업의 틀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성장을 계속해 관광
“저 아줌마 진짜 특이하다!” 꽃인지 모자인지 분간이 안가는 커다란 모자, 짙은 화장, 미인의 범주에 들기 힘든 이목구비, 부담스러운 액세서리까지……. 모토야 후미코(元谷芙美子) 대표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실린 APA 호텔 지하철 광고를 본 필자의 반응이었다. 호텔의 사장이라는 사람이 호텔의 안티로 보일 정도로 비주얼이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여기까지가 바로 나 같은 범인(凡人)들이 생각할 수 있는 수준이었고, 모토야 후미코 대표는 그 다음 수를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 별난 아줌마의 특별한 경영은 일본 비즈니스 호텔을 주름잡는 성공신화가 됐다. 별난 광고의 전략 APA 호텔의 대표이사인 모토야 후미코가 일약 유명해진 것은 1994년 사장 취임 직후부터다. 당시 “제가 사장이에요.”라는 광고 문구와 화려한 모자에 꽃무늬 정장을 입고 미소 짓는 그녀의 얼굴이 전국의 모든 신문을 일면을 장식했다. 신문광고에 이어 전철과 지하철 안까지 이 광고로 도배를 했다. 덕분에 본사에는 그 광고 빨리 집어치우라는 항의 전화가 쇄도했다. 하지만 모토야 후미코 대표는 전혀 굴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런 반응은 광고에 대한 주목도가 높은 것을 보여 주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필자는 얼마 전 애프터눈 티를 마시기 위해 테이코쿠 호텔(帝国ホテル, Imprerial Hotel, 제국호텔)을 방문한 적이 있다. 마침 같은 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방문해 로비는 다소 부산스러웠지만, 라운지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국빈의 방문에도 변함없이 침착하게 미소를 짓는 직원의 공손한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이 호텔의 내공을 실감한 순간이었다. 일본에서 처음 애프터눈 티 서비스를 선보였다는 17층 라운지에 도착해 둘러보니, 평일임에도 예약을 하지 않고는 티 한잔 즐기기도 쉽지 않은 그 곳에는 한껏 멋을 내고 시간을 내서 찾은 듯한 고객들이 많아 보였다. 테이코쿠 호텔에는 이처럼 평생 한 번쯤은 이곳의 서비스를 경험해 보고 싶어서 찾는 사람들도 많지만, 매일 아침 이 호텔의 조식을 즐기는 고객이나, 3대를 이어 이곳의 고객이 된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이렇게 125년 동안 변함없이 사랑받으며 일본 호텔의 역사와 자존심이 돼 온 테이코쿠 호텔의 비법이 무엇일까 궁금해 하던 필자가 찾은 답은 바로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 정성을 담은 환대) 정신이다. 도쿄 올림픽 정신=오모테나시=테이코쿠 호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에서 유행하는 말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