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행렬의 처리는
Capacity Control 문제
호텔에서 대기행렬(Queue, Waiting Line)은 체크인, 체크아웃이 집중되는 시간에 프런트데스크에서 매일 관찰된다. 또한 런치와 디너를 제공하는 호텔레스토랑에서도 고객의 대기는 발생한다. 호텔 밖에서도 버스를 타기 위해 줄서고, 극장표를 사기 위해서도 줄을 선다. 이처럼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줄을 대기행렬(Queue)이라 한다. 호텔에서는 이러한 대기행렬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수익이 크게 달라진다. 실제로 프런트데스크의 창구를 몇 개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레스토랑에 줄 서 있는 고객을 위해 몇 시에 오픈하고 웨이팅의 수준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호텔에서 매일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다. 심지어 화장실 변기의 수를 몇 개로 결정하느냐의 문제도 대기행렬과 관련이 있다. 이것은 수익경영의 Capacity Control의 문제다. 가끔 어느 호텔을 가보면 체크인으로 바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프런트데스크의 창구를 1개만 오픈해 대기행렬의 길이가 매우 긴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아마도 고객은 이러한 기다림을 매우 지루하게 느껴며 호텔의 서비스 수준이 낮다고 마음 속으로 평가할지도 모른다. 인력을 적게 투입해서 발생하는 문제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 이런 경우는 효율적인 운영을 생각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서비스 실패인 것이다.
대기행렬 모형이란?
바쁜 일상에서 현대인은 기다림에 익숙해져 있다고는 하나 ‘호텔에서의 기다림’은 다소 불편하게 느낀다. 호텔에 들어서는 순간 고객은 서비스의 대한 심리적 기대수준을 높이기 때문이다. 기다리는 것은 단지 개인적인 불편함이나 불쾌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기다림에 소비되는 모든 것은 막대한 사회적 낭비를 초래하며, 고객 이탈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제한된 인력이나 설비로 기다림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대기행렬시스템을 잘못 설계하면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져 상당히 불편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고객을 화나게 만들 수도 있다. 대기행렬 시스템을 잘 설계하려면 그 시스템에서 요구하는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한다. 자주 사용하는 대기행렬 시스템의 성능에는 첫째, 대기행렬에서 고객이 기다리는 평균대기시간, 둘째, 서비스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평균고객수, 셋째, 서비스를 받기 위해 도착한 고객이 즉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기다려야할 확률 등이 있다. 우리는 이러한 값들을 계산한 결과를 호텔 수익경영 목적에 이용할 수 있다.
대기행렬 시스템의 구성요소는 <그림1>에서 보는 바와 같이 도착과정, 대기, 서비스 과정의 3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고객들이 고객집단에서 서비스를 받기 위해 대기행렬 시스템의 도착하는 것이 가장 먼저다. 이를 도착 과정(Arrival Process)이라 한다. 도착한 고객들은 하나 또는 그 이상의 대기행렬에서 규칙에 따라 서비스를 받기 위해 대기한다. 이는 대기 과정(Waiting Process)이다. 차례가 되면 고객은 서비스 과정(Service Process)을 통해 서비스를 받고 시스템을 떠난다.
이를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그림 1> 서비스 창구가 3개인 대기행렬 시스템
호텔에서의 대기행렬 사례
1명의 프런트 직원이 있는 경우 평균고객수는 5명이지만, 2명의 프런트 직원이 있는 복수채널 시스템이 되면 평균고객수는 2.5명이 아니라 1명 정도가 된다. 여기에서 호텔경영자는 1명의 직원을 더 두고 복수채널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 좋을 것인가 아니면 다소 고객이 불편하더라도 1명의 직원으로 프런트를 운영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이것은 호텔이 서비스 수준(Service Level)을 올릴 것인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서비스 수준을 낮출 것인지를 결정하는 문제이다. 과연 최적 솔루션은 무엇인가? 호텔경영자가 고민할 중요한 문제다.
고객의 대기행렬과
서비스 수준의 결정
호텔에서 일정 체크인·아웃시간에 고객이 몰리긴 하지만 대부분의 고객은 프런트, 레스토랑 등에 불규칙하게 도착한다. 불규칙하게 도착한다는 것은 관리의 필요성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인간이 구상해 낸 서비스 시스템 중에는 고객이 규칙적으로 도착하는 것도 있다. 예를 들어, 어느 식품공장에서 생산직 한 사람이 1분에 10개씩 만두를 만든다고 하자. 즉 제조시간은 사전의 동작연구와 시간연구에 의해 평균치가 6분, 표준편차가 0에 가깝도록 설계한 것이다. 1분에 10개를 만들 수 있지만 쉬지 않고 계속 일을 해 생산성이 떨어지거나 만두 제조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므로 평균 6분과 표준편차 0으로 설정했다. 이에 따르면 6초마다 1개의 만두가 생산되는 셈이다. 이러한 경우 만두를 만드는 생산자는 일이 없어 쉬게 되는 시간이 없으며, 일이 밀려 쌓이는 경우도 없다. 왜냐하면 합리적인 표준 작업시간을 설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런트데스크처럼 불규칙한 도착이라는 불확실성이 개입되는 경우에는 쉬게 되는 시간(직원이 일이 없는 시간)이 존재하게 된다. 사실 호텔 입장에서는 이렇게 쉬게 되는 시간도 고스란히 비용을 지불돼 손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고객이 북적거리는 것은 온전히 이익인가? 그렇지도 않다. 서비스 실패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문제는 고객의 많아 서비스 제공이 밀리는 시간과 일이 없는 시간이 상쇄되지 못하는 데 있다. 그러나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비용과 서비스 수준의 상충관계를 고려한 대기행렬 모형을 설정해 적정 직원수 즉 프런트데스크 창구의 수를 결정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레스토랑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프런트데스크 창구를 많이 열어 서비스 수준을 높일 것인지 아니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창구를 최소한으로 운영할 것인지를 호텔경영자는 결정해야 한다. 레스토랑의 경우 밖에서 고객이 기다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들은 적정 시간 이상 기다려 주지 않으며, 이로 인한 고객 이탈은 매출에 마이너스의 영향을 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수요예측과 직원의 효율적 배치, 메뉴 제공의 효율성 등이 필요하다. 정확한 수요예측으로 예측생산을 시행하고, 서비스의 속도를 빠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에 따라서는 좌석배치 변형, 매장크기의 확대, 추가직원의 채용, 영업시간의 변경 등도 고려할 수 있다. 초과수요에 따른 마케팅믹스의 변화도 생각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다양한 방법들을 시행하고도 매장 밖 대기고객이 존재한다면 대기행렬 모형을 이용해 기초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작은 노력이지만 대기시간이 몇 분인지 알려줘야 하며, 편하게 대기 할 수 있는 장소도 마련해야 한다.
대기행렬 모형을 통한 웨이팅의 문제해결은 비교적 쉽게 도입할 수 있는 호텔 수익경영의 사례다. 서비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도,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Capacity Control의 방법인 것이다.
최규완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Hospitality
경영학부 교수/관광대학원 부원장
현재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최 교수는 삼성경제연구소(SERI) 금융증권실, 경제동향실, 경영전략T/F팀에서 연구와 기업컨설팅을 수행했고, Great Human Software Co. Ltd. COO, CFO를 역임했다. 관심분야는 Business Analytics, Revenue Management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