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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9 (금)

칼럼

[Global Networks_홍콩] 홍콩의 이직 성수기

설레는 마음으로 맞이한 2017년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홍콩 호텔들의 1월과 2월 실적은 구정 설 연휴가 언제인지에 따라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연휴가 오면 호텔도 성수기일거라 생각하지만, 휴양지가 아닌 도시에 있는 호텔에서는 휴가 시즌이 상대적으로 비수기다. 회사 돈으로 투숙하는 출장과 달리 휴가는 본인 주머니에서 돈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결국 호텔 숙박비 지출에 야박해진다.
만약 설이 2월 중순에 있다면 2월 비즈니스는 크게 기대할 수 없는 분위기다. 그나마 구정 연휴가 1월 말이나 2월 초에 있으면 줄어든 수요가 두 개 달로 분산된다. 구정 연휴는 또 다른 측면에서 호텔 운영에 영향을 끼친다. 구정 연휴가 지난 후에 이직하는 호텔리어가 많아서다.
홍콩 호텔들은 구정 연휴 전에 연간 보너스를 발표한다. 중화권에서는 한국과 같이 Chinese New Year라고 불리는 구정을 새해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보통 보너스는 최소 한 달치 월급에서 4개월 치를 받기도 한다. 오너에 따라서 같은 호텔 체인이라도 보너스 정도는 다르다. 같은 오너여도 각 호텔 성취도에 따라서 지급 수준이 달라진다. 여러 글로벌 호텔 체인 중에서 최고 보너스율을 자랑하는 브랜드는 ‘샹그릴라 호텔 그룹Shangri-La Hotels and Resorts’이다. 전 세계 샹그릴라 호텔 80%이상을 모기업 케리 그룹Kerry Group이 소유하고 있어 자본 회전율이 좋아서인지는 몰라도 중화권에서는 항상 타 브랜드에 비해서 후한 보너스를 준다. 비즈니스가 잘 풀릴 때는 4달 반 치 보너스를 받을 때도 있다는 사실. 
이렇듯 적지 않은 보너스 때문에 4사분기부터는 사람 구하기가 정말 쉽지 않다. 지금 필자가 일하고 있는 그랜드 하얏트 홍콩에서도 9월에 세일즈 매니저 두 명이 나갔는데, 괜찮은 후보를 발견하지 못해서 남은 인원들이 일을 나눠 바쁘게 일하고 있다. 모순적으로 필자는 만다린 오리엔탈 홍콩에서 그랜드 하얏트 홍콩으로 11월에 이직했다. 주변에서는 두어 달만 버티면 보너스 시즌인데 왜 그새를 못 참고 이직을 하느냐고 했지만, 지인이 떠나는 자리에 후임자로 지원한 자리였고 전임자가 꼭 11월에는 떠나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직에는 적절한 타이밍이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후회하지는 않는다. 아무리 지원자 비율이 낮다고 해도 그 기회가 나를 설 보너스 시즌 이후까지 기다려주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직 성수기라 해도 중간 매니저급 이상인 사람들은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다. 아무래도 직원, 주임, 대리급 이직률이 조금 더 높은 탓에 연쇄 이동이 상대적으로 활발하지만, 과장급 이상부터는 각 호텔들에서 외부 영입보다 내부 승진 대상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이다. 이런 트렌드는 홍콩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나 일어나는 비슷한 현상이라고 본다. 홍콩 호텔시장이 한국 호텔 시장에 비해서 글로벌 체인 호텔 수나 다양한 럭셔리 호텔 브랜드들이 많기 때문에 커리어 초기에 이직하는 게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실정이다. 호텔리어 9년차, 두 번의 이직. 보너스 시기가 다가오면서 필자도 자연스레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 시점이다.


송창훈
그랜드 하얏트 홍콩
시니어 세일즈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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