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신사동에 오픈했던 류니끄가 2021년 잠시 문을 닫고, 올 5월, 청담에 새롭게 재탄생한다. 새로운 류니끄는 메뉴에서든, 공간에서든 기존과 비슷하면서도 매우 다른 모습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의 류니끄가 국내 특정지역 제철 식재료에 집중해왔다면, 새로운 곳에 자리 잡은 류니끄에서는 기존의 노하우에 최대한 미니멀하며 정제된 모습의 파인 다이닝을 만나 볼 수 있다. 그동안의 류니끄, 그리고 코로나19, 새롭게 선보이는 류니끄까지 류태환 오너셰프에게서 직접 류니끄의 지난 10년과 앞으로의 스토리를 들어보자.
예산은 2016년도 예산에서 키워진 돼지고기와 사과를 주재료로 한 요리를 선보여 왔다. 예산의 돼지 항정살을 먹는 순간 육즙이 팡팡 터지면서 깨끗한 돼지기름이 흘러 나왔다. 돼지는 기름 맛으로 먹는다고 하지만 사과먹인 돼지는 지방이 너무 깨끗했고 수분으로 가득 찼으며 예산 사과의 향긋함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사과와 돼지의 직관적 조합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Yesan Apple Salad, New Onion Egg Plan 예산 사과 샐러드, 햇양파 계란찜 예산 사과를 2% 소금물에 일주일간 발효시킨 뒤 마요네즈와 마늘, 딜을 넣고 함께 섞은 뒤 소금 간을 한다. 단호박을 쪄내고 믹서기에 곱게 갈아 이소말트 파우더를 넣은 후 직사각형모양으로 펴 바른다. 그리고 오븐에 말려 동그란 몰드에 말아 실린더 모양의 칩으로 만든 뒤 사과 샐러드를 채운다. 생크림과 계란, 우유를 섞은 다음 진하게 우려낸 고기 국물을 넣고 후추간을 하고 찜통에서 천천히 익힌다. 양파를 슬라이스한 뒤 후라이팬에 약한 불에서 천천히 볶아주면 카라멜화된 양파가 탄생한다. 물과 함께 갈아준 뒤 채에 걸러내고 젤라틴을 넣은 다음 굳힌다. 남은 찌꺼기는 건조기에 넣고 말린 뒤 갈아서 파우더로 만든다,
5년 전 ‘KBS 대식가들’이라는 로컬 식재료 프로그램에서 예산과 남원의 돼지고기를 비교한 적이 있었다. 한국 돼지고기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어떠한 돼지고기라도 국산 돼지고기는 모두 좋다고 생각을 해서 부위별 맛에만 신경을 썼다. 돼지고기에 대한 인식이 바뀌게 된 때가 있었는데 바로 예산에 직접 가서 돼지를 키우는 환경을 보고 돼지고기를 보는 관점이 변하게 했다. 돼지고기에 대한 이야기는 추후에 얘기하기로 하고 예산을 리서치하면서 이곳 주민들에게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곳이 예당저수지다. 근대시대 전 생활 터전은 저수지를 주변으로 발전이 이뤄졌다. 담수를 끌어와 논에 물을 대고 곡식을 키웠다. 즉 생활의 필수요소였다. 돼지고기와 사과 예산읍에 위치한 지돈가를 처음 방문했을 때 이런 시스템을 처음 접해서 깜짝 놀랐다. 예산은 사과가 유명한데 돼지 농장 옆 광활한 사과밭에서 사과를 키우고 빨갛게 무르익은 사과는 사료와 함께 교반기에 돌려 발효 시킨 뒤 돼지에게 먹인다. 사과로 만든 사료를 먹은 돼지의 분뇨는 자체 운영하는 분뇨차에 실어 다시 사과밭에 뿌려진다. 이렇게 친환경 농법(Eco-Friendly)이 예산의 지돈가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이러한 시스템을 만
2011년부터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식재료에 대한 오마주는 시그니처 디시로 표현된다. 수많은 고민과 노력을 통해 만들어진 같은 재료 다른 형태의 버전은 10년 동안 수많은 디시로 탄생됐다. 지역은 수많은 식재료와 먹거리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고 재료도 풍부하며 지역에 맞는 음식의 옷을 입는다. 지역요리의 재해석은 각 지역이 가지고 있는 전통음식을 기반으로 기후와 지역의 총체성을 표현하는 작업이다. 풀어내는 방식은 ‘한국요리’와 ‘한식’의 모호함을 정리한다는 것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한식’은 ‘和食(일식)’처럼 한국식, 한국 스타일을 표방한다. ‘한국요리’는 ‘日本料理’와 같이, 보다 총체적 개념으로 요리의 근본과 지역의 근간 역사의 고증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를테면 ‘한식’으로 음식을 풀어내자면 밥과 국 그리고 반찬의 형태가 있어야 하며 코스의 마지막에 반상의 모습이 나타난다. 비록 메인 전의 디시가 현대적 프렌치 스킬이 들어간 모습일지라도 말이다. 처음부터 한식을 배우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일본요리의 기본과 프렌치의 기본에 오랜시간 집착해 왔었다. 그러나 할머니의 김치와 어머니의 탕국을 잊지 않고 있다. 처음부터 퓨전과 현
서천에서 고기를 찾지 못했다. 서천에서의 영감을 요리로 풀어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바다의 보물들이 많은 그곳은 나를 매혹시키기엔 충분했으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코스에 육고기로 만든 스테이크가 있어야 만족하기 때문이다. 한참을 고민했다. 닭고기, 돼지고기, 쇠고기... 아무리 찾아봐도 그곳엔 없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원물의 성질을 바꿔놓을 순 없는 것. 어쩔 수 없이 내놓은 대안은 서해안에 한우가 유명한 곳을 찾기로 했다. 그리고 서산, 홍성 중 홍성의 한우를 선택했다. 이로써 메뉴 구상은 끝이 났고 순조롭게 1주일간의 테스트에 몰입할 수 있었다. Amuse 쁘띠 마량포구, 블랙 쉬림프와 전어초밥 Petit Maryangpogu,Black Shrimp and Gizzard Shad Sushi 서천 중 가장 많이 방문한 마량포구를 표현하고 싶었다. 마량포구 앞에서 방파제를 보고 있노라면 수많은 배와 생선을 실어 나르는 차들로 붐빈다. 테트라포드에 부딪히는 파도와 그물로 마량포구를 표현했다. 대하를 껍질을 벗긴 뒤 내장을 제거한 후 오징어 먹물과 튀김가루를 섞고 160도에서 천천히 튀긴 다음 기름을 190도로 올려 한 번 더 튀겨내 여분의 수분을 날려 바
서천의 발견 2016년으로 기억한다. 새로운 식재료의 탐구가 한창일 때 봄 제철 식재료를 찾는 중 산채나물과 잘 맞는 자연산 대형 도미와 넙치가 필요했다. 모르면 물어보라 했던가? 한국에서 요리를 한 적이 없고 오랜 떠돌이 생활에 딱히 선후배 없이 홀로 다닌 시절이라 당연히 인터넷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마량포구라는 곳을 찾았는데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서해안은 어종이 풍부하고 뻘이 있어 어패류와 해조류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히 마량포구는 인구가 얼마 안되는 아주 작은 항구지만 봄에는 자연산 넙치와 참돔, 여름에는 농어 등 어마어마한 대어가 잡히는 곳이다. 리서치팀과 서해대교를 건너 한산면과 특화시장 및 소곡주와 모시떡, 모시를 경험했다. 모시는 누구나 알만한 유명한 특산물이지만 직접 가보고 느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량포구로 가는 입구는 광활한 뻘로 펼쳐져 있었고 검은 얼굴로 우리를 반겼다. 도착한 그곳은 작은 어촌마을로 우리나라에 교회가 처음 들어온 곳이라고 해서 배로 만든 기념비가 있었고 그 앞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마량포구에서 반겨준 씨푸드월드의 신경식 대표는 마량포구의 구석구석과 홍원항까지 가이드를 해주며
장기화된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이동이 제한되고 물류가 중단되면서 전 세계 식재료 공급망이 위협받고 있다. 수입 식재료에 기반을 두고 있는 레스토랑들은 수급 불안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국내에서 수급 가능한 로컬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증폭되고 있다. 이에 로컬 식재료를 활용해 다채로운 시도를 선보이고 있는 레스토랑들이 주목받고 있다. 2020 라 리스트 자연 특별 부문에서 수상을 한 류니끄의 류태환 셰프. 그는 로컬 식재료 여행을 다니며 우수한 로컬 식재료를 발굴하고 연구해 류니끄만의 지리적 표시제를 만들기도 했다. 류태환 셰프의 요리 철학과 로컬푸드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호텔앤레스토랑> 매거진 10월호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