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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 리조트

[류근수의 Hospitality Design] 메트로 파리지앙, 오텔 드 넬 Hotel de Nell


‘메트로 파리지앙Metro-parisien’은 국제적(메트로폴리탄)이면서도 국지적(파리지앙)이라는 뜻으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일본 젠스타일의 차분함과 파리의 시크함을 잘 버무린 인테리어,
지중해의 원초적인 음식과 프렌치 오트 퀴진Haute Cuisine 사이에 자리하는 비스트로 퀴진Bistronomie을 선보이고 있는 부티크 호텔, 오텔 드 넬의 성격을 잘 드러내는 말이다.



부티크 호텔Boutique Hotel
부티크 호텔은 1980년대 이안 슈라거Ian Schrager와 스티브 루벨Steve Rubell이 필립 스탁Phillip Starck의 디자인으로 지은 일련의 모건Morgans호텔에서 시작됐다. 국내에서는 디자인만 좀 튀면 가져다 붙이는 흔한 상술이 돼버렸지만 상하이 the Waterhouse,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코스트Costes 형제들의 호텔과 대부분의 신생호텔들이 따라하는 에이스 호텔Ace Hotel, 덜 알려진 멕시코의 그루포 하비타Grupo Habita, 스리랑카의 파라다이스 로드Paradise Road와 같은 부티크 호텔들의 특징은 한마디로 ‘의외성’에 있다. 이런 호텔이 있을 것 같지 않은 장소에 자리한다든가 주변 지역, 혹은 건물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인테리어 디자인을 보여주거나 정형화된 매뉴얼만을 따르지 않는, 기대하지 않았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외성이야말로 한 호텔을 부티크냐, 아니냐로 판단하게 할 것이다. 거기에 더해 그저 그런, 디자인 잘된 호텔에서 제대로 된 부티크 호텔이 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상호 관련이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부티크 호텔에서 중요한 것은 디자인과 같은 유형의 요소에, 입지와 서비스라는 무형의 요소가 있고 더 중요한 것으로는 국내 호텔업계에서 간과하고 있는 호텔의 고유한 철학이다. 자신만의 철학을 담은 시설을 통해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것, 그런 주역Protagoniste이야말로 진정한 부티크 호텔이 가져야 할 성격이라고 하겠다.


캡션 : 파리시를 코믹하게 묘사한 지도, 중심은 고기만 먹는 지역, 부자들Richoux이 사는 지역, 아무 것도 볼 게 없는 곳ennui total, mort, 한 잔 하기 좋은 곳Boire des coups, 힙스터들Hipsters, 담배 사러가는 동네Clopes pas cher, 애 키우기 좋은 곳Poussette land, 관광객들이 많은 곳과 길 잃은 관광객들이 많은 곳Touristes perdus을 표시 (출처_ 온라인)


Charm 1: 장소성lieu
오늘날 파리의 왼쪽은 오래된 상류층들이 오스만Hausmann풍의 주택에 주로 살며 정치적으로 우파라면, 오른쪽은 이민자들이 들여온 외래문화와 섞인 힙스터들이 좌파를 지지한다. 양쪽을 가르는 중간지대는 우파와 좌파가 반반으로, 파리 전체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 1970년대에 최초로 시작된 지역이기도 하다. 호텔이 있는 9구가 여기에 포함된다.
9구는 지역 전체를 가로지르는 대로(불바르 상라자르St.Lazarre, 불바르 라마르틴Lamartine)를 경계로 아래의 평지와 위의 구릉지로 나뉘는데 아래의 평지에는 파리의 대표적인 백화점인 프랑탕Printemps(남성복 매장 전체를 빌모트사가 디자인 중이다.)과 라파예트Lafayette, 시타디움Citadium이, 상류문화의 대표적인 장소인 오페라 갸르니에르Garnier, 서울에도 볼 수 있는 그레방Grevin 박물관, 드루오Drouot 경매장, 유럽에서 가장 큰 2800석의 렉스Rex 영화관, 파리소셜클럽, 영화감독 데이비드 린치의 실렌시오Silencio 등 파리의 명소들이 늘어서 있고 북쪽의 구릉지에는 물랑 루즈Moulin Rouge와 같은 카바레, 1893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올랑피아Olympia, 라시갈La Cigal 등의 대중 음악 홀들이 18구와의 경계가 되는 불바르에 늘어서 있어 파리의 밤문화Paris by night를 위한 핫 플레이스다.
또한 네모난 9구를 다시 네 개 지구Quartier로 나누면 오른쪽 아래의 포부르 몽마르트르Faubourg Montmartre 지구에 호텔이 자리하고 있는데 포부르Faubourg는 옛 성곽도시Bourg의 바깥Fau에 자리한 마을을 일컫는 용어로 성곽들을 걷어내고 들어선 대로가 지금의 불바르Boulevard며 상기한, 9구를 가로지르는 대로(구성곽)의 너머에 호텔이 위치해 있다.
즉 호텔은 왼쪽의 고급상권(프랑탕, 라파예트)과 오른쪽으로 이웃한 10구의 포르트 상 드니Porte St.Denis에서 시작되는 대중상권, 위로는 18구의 유흥가, 아래로는 1구의 루브르박물관, 오페라가로로 대표되는 상류문화의 한복판에 있어 관광에 최적화된 입지에 있다.


Charm 2: 디자인 by 빌모트Wilmotte
쟝 미셀 빌모트는 모래 빛의 차분한 기운과 검푸른 빛을 대조되게 사용한 인테리어에 LED의 띠로 포인트를 주는 것을 디자인의 큰 원칙으로 삼았다. 벽체의 돌 장식, 원목마루, 거친 대리석, 시멘트 타일, 복도를 덮은 두꺼운 카펫 등 그 어느 하나 허투루 고른 것이 없다. 빌모트 인더스트리의 주문가구, 아르테미데Artemide의 조명기구, 1841년에 세워진 로카셰르Rocacher의 원목마루를 포함해 72개 분야의 대부분을 이 프로젝트만을 위해 특별히 디자인해서 만들어냈고 그 목표는 손님들이 호텔에 들어서는 순간에 바로, 그리고 쉽게 포근함을 느끼는 것이었다.



오래된 두 개의 건물을 합쳐서 만든 건물의 모퉁이는 레스토랑이고 살짝 비켜서 섬세하게 장식된 철문이 9번지의 호텔 입구임을 알려준다. 오텔 드 넬의 로비는 쉼과 만남의 공간이다. 중정을 덮어 만든 로비의 천창 아래로 이 공간을 위해 디자인한 여유로운 소파와 큰 창으로 둘러싼 따스한 분위기는 주변지역의 밝은 건물색과 대조돼 편안함을 준다. 맑은 파리의 하늘 아래에서 아침식사, 간식, 아페리티프 혹은 미쉐린 3스타인 기 사부아Guy Savoy의 다과까지도 홀로 혹은 여럿이서 즐길 수 있도록 공간과 서비스가 준비돼 있다.



이제 흑백의 대조와 간접조명을 은은하게 비춘 복도의 두꺼운 카펫을 밟는다. 바깥으로부터의 모든 번잡함을 내려놓고 방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가자. 시원하게 뚫린 여섯 개의 창과 발코니를 통해 맞은 편 은행, 교회 그리고 유명한 국립 음악학교(콩세르바투아르)의 아름답게 장식된 지붕을 볼 수 있고 그 창으로부터 쏟아지는 빛은 65㎡의 스위트를 가득 채운다.



대리석 통석을 깎아낸 일본식 욕조는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자리한다. 돌 빛을 머금은 벽을 따라 밝은 미송Oregon Pine 계단을 밟고 올라가 욕조 속에 몸을 담그고 디자이너가 의도한 방향으로 시선을 보낸다면 빌모트사가 만든 한 편의 극 속에서 주연배우Protagoniste가 되고 그 경험은 미니멀리즘 속에 담은 럭셔리 서비스의 절정이라 하겠다. 아르테미데와 콜라보를 통해 만들어진 침대머리의 등을 켜고 위생처리된 XL사이즈의 침대와 경도를 고를 수 있는 베개에 몸을 맡기고 내일의 쇼핑을 차분하게 계획하도록 하자!



Charm 3: 맞춤 서비스Service à la carte
밤 10시에 마사지를 신청할 수도 있다. 방에서도 가능하지만 이왕이면 깜짝 놀랄 지하 살롱으로 향해보자. 세심하게 고른 최고의 제품들이 준비돼 있다.
만약에 갓 결혼한 신혼부부라면 ‘1950년대’를 주제로 한 패키지를 선택해 빈티지자동차에 몸을 싣고 몽마르트르 언덕을 거쳐 샹젤리제 거리를 누비다가 요트에 올라 저녁식사를 즐기며 시테Cité섬, 고풍스런 다리들, 에펠탑을 스치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다음날은 12시에 느긋하게 일어나 파리 시내를 내려다보면서 거실에서 혹은 로비에서 아침식사를 즐겨도 된다. 불타는 밤을 위해 한 번쯤은 피트니스 코치를 예약해서 가볍게 몸을 풀어주자.
피에르 가니에르Pierre Gagnaire를 거친 셰프, 브루노 두세Bruno Doucet는 아무런 영혼도 따스함도 없는 그저 번쩍이는 국제적인 호텔 레스토랑이 아니라 9구만의 비스트로, 라 레갈라드 콩세르바투아르La Régalade Conservatoire를 만들어 냈다. 두세는 말한다. “가까운 지역으로부터 얻은 좋은 제철재료를 완벽히 다듬은 후 필요한 것은, 정확하고 숙달됐으며 되풀이되는 기술”이라고. 체크무늬의 바닥이 깔린 바에서 베르나르도Bernardaud의 그릇에는 맛깔나는 테린 한 조각과 잘 익힌 프로방스산 아스파라거스와 셰프 버섯을 곁들이자. 또한, 버터와 허브로 구운 가리비 한 조각을 크리스토플Christofle의 식기로 즐길 수 있다.



가볍게 한 잔을 하고 싶다? 여느 대도시의 바에서 마실 수 있는 뻔한 것들만 기대하지는 말자. 라 레갈라드와 콩키에르 부녀가 특별히 고른 와인과 칵테일 메뉴들이 준비돼 있다. 몇몇이서 조용히 즐기고 싶다면 오너 부녀가 직접 고른 아트북들로 둘러싸인 코지한 공간도 있다.



무형의 서비스에 담긴 철학은 투숙객에게는 보이지 않는 부분에도 담겨있다. 예를 들어 건축, 인테리어는 물론 위생, 취사를 위해 어쩔 수 없는 플라스틱 제품들마저 유럽에서 가장 엄격한 친환경 기준을 지켰고 100% 재생과 생분해가 가능한 제품들을 쓰고 있다.


리고 다시 주역들Et les Protagonistes sont…
이미 현대미술에 열정을 가지고 있고 향수와 고급기성복산업은 물론 Very Oath사를 통해 레스토랑사업을 운영하는 등 럭셔리 산업에 익숙한 쟈크 콩키에르Jacques Konckier와 그의 딸 리자 아브라Lisa Abrat는 호텔산업에 흥미를 느끼고 2003년 챰 앤 모어Charm & More를 설립했다. 1970년대의 부티크 호텔, 80년대의 디자인호텔의 유행을 지켜보며 부녀는 인간적인 규모의 개성있는 시설에 팔라스급의 서비스를 담고자 했으며 2006년 지중해의 상트로페즈St. Tropez, 알프스 산자락의 메제브Megève 그리고 부티크 호텔, 리조트를 만들었고 파리에서의 모험을 위해 쟝 미셀 빌모트에게 손을 내밀었다. 빌모트사의 토탈 디자인, 영혼이 담긴 열정이 녹아 들어 유럽 대도시의 그저 그런 하룻밤이 파리 9구만의 유일무이한 경험으로 바뀌게 됐다. 국제적인 명성이 있는 디자인 호텔스The Design Hotels는 그런 열정을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
이제 진정한 부티크 호텔, 토탈 디자인을 경험하고 싶다면 적어도 파리에서는 가야할 곳이 분명하지 않은가?


Hôtel de NELL
Add_ 7-9 rue du conservatoire - 75009 Paris
Tel_ +33 (0)1 44 83 83 60
Fax_ +33 (0)1 48 00 84 38
33개의 객실(1개의 주니어 스위트, 2개의 BF 장애인용 포함)
60명을 받을 수 있는 비스트로La Régalade du 9ème
바·로비, 와인셀러, 마사지 살롱


류근수
빌모트 에 아쏘씨에 한국지사 대표

대구 출신으로 지난 20년간 서울, 파리 그리고 오포르투의 여러 건축회사에서 건축 관련 실무경험을 쌓았다. 2009년부터 파리 소재 빌모트사에서 근무하며 니스 축구장 복합 개발, 오를리 CBD 개발, 튀니지 리조트 호텔 등의 도시/건축사업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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