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
위의 속담을 한국에서 살면서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안 보이거나 전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잘 알려진 관용어로, 음식의 맛은 물론 중요하지만, 인간이라는 생물은 음식을 입으로만 먹지 않고 눈과 코도 이용하여 음식을 맛있게 섭취하려고 한다. 이때 음식이 사람들에게 맛있음을 어필하는 또 하나의 요소가 바로 시각적인 비주얼이다. 그렇다면 음식점에서는 어떤 요소를 통해 사람의 시선을 확 끄는 비주얼의 음식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음식을 예쁘게 담는 플레이팅도 중요하지만, 또 하나 중요한 요소가 바로 음식을 비추는 조명이다.
조명 대충 고를 것이 아니다!
조명은 인테리어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며 아무리 멋들어진 인테리어를 꾸민다고 하더라도 분위기와 컨셉에 맞지 않는 조명이 비출 경우에는 그 멋이 전해지지 않고, 반대로 언뜻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는 인테리어라도 어떤 조명을 비추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사뭇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조명은 잘 꾸며진 인테리어 공간을 판매하는 사람들에게는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의 고된 일과를 마치고 휴식 및 잠을 취하게 되는 장소인 집 안의 침실과 그러한 공간을 판매하는 호텔과 같은 숙박시설에서는 이용자들이 충분한 수면을 취해 다음 날을 온전한 컨디션으로 보낼 수 있도록 조명을 설치한다. 그래서 침실은 사람이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노란색이나 주황색 같은 따뜻한 느낌의 색, 흔히 전구색이라고 부르는 색깔의 조명을 활용하여 꾸미게 된다.
또한 아이들이 공부하는 공부방, 독서실이나 책을 읽는 도서관, 회사원들이 업무를 하는 사무실과 같은 공간에서는 이용자들의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대부분 이러한 공간에서는 하얀색이나 약간 푸른색의 강렬한 느낌이 드는 색을 활용해 공간 곳곳을 환하게 비추도록 밝은 느낌의 조명을 설치한다. 이러한 색은 흔히 주광색이라고 불리는 빛으로 주광색과 같은 강렬한 느낌의 조명은 사람들의 뇌세포를 활성화해 집중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조명은 공간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이용자들의 생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음식점이나 카페를 운영하게 될 경우 특히 조명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음식점이나 카페는 손님들이 머무르는 공간을 판매하는 역할을 수행하지만, 그 이외에도 음식을 판매하여 사람들이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때 조명은 사람들이 음식을 먹을 때 음식의 비주얼에도 확실히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점에서의 조명 선택, 반드시 알아보고 고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음식점 조명 계획 시 주의사항
그렇다면 음식점을 막 시작하고 싶은 외식업 입문자에게는 어떤 조명이 어울릴까? 답은 정해져 있지 않다. 조명은 여러 요소가 종합적으로 어우러진 공간에서 마지막 마침표를 찍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조명을 계획할 때는 내가 어떠한 업종을 고를 것인지, 어떠한 컨셉의 점포를 운영할 것인지, 어떠한 메뉴를 판매할 것인지 등 수많은 요소에 의해 수많은 선택지가 존재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정답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내가 운영할 가게에 딱 맞는 조명연출을 계획하기 위해서는 어떤 사항을 고려해야 할까?
첫째, 조명의 위치(형태)
조명은 위치선정부터 중요하다. 우리가 일상처럼 볼 수 있는 조명의 위치는 셀링 라이트, 다운라이트 형태의 조명으로 햇빛이나 달빛처럼 위에서 아래쪽으로 빛을 비추는 형태다. 태양 빛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가장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고 그렇기에 평범하다는 기분을 느끼기 쉬운 조명 위치이기도 하다. 이러한 형태는 빛을 통해 사람의 시선을 빛이 비추어지는 곳에 끌어내는 역할을 해준다.
반면 벽에서 비추는 벽부등의 경우에는 사람들의 시야에 위치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적은 빛으로도 밝게 비추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직접 빛을 비추는 형태의 전체조명보다는 장식을 겸하는 형태의 조명이 많다.
그리고 아래에서 조명을 비추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형태의 조명은 풋라이트라고 부르며 보통 바닥에 가깝게 조명을 설치해 빛을 비추는 조명으로 흔히 계단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조명이다. 일반적으로 세련된 느낌을 제공하고 주거 공간보다는 상업 공간에서 활용한다.
둘째, 조명의 밝기
조명의 밝기 역시 내가 어떤 형태의 매장을 운영할지에 따라 다르게 고려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빠르게 주문하고 빠르게 먹고 빠르게 나가는 푸드코트나 패스트푸드점 같은 점포를 운영할 경우에는 조명의 밝기는 밝고 환하게 비추는 느낌을 줘야 한다. 밝은 느낌의 조명은 보통 활기찬 느낌을 주지만 사람들이 쉽게 피로해지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자리를 빠르게 채우고 비워야 하는 패스트푸드 점포에 특히 많이 활용된다.
반면 사람들이 오래 머무르며 천천히 식사하게 되는 고급 레스토랑의 경우에는 레스토랑의 콘셉트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고객이 머무는 동안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조명의 밝기는 너무 밝지 않고 은은한 분위기의 조명을 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셋째, 직접 조명과 간접 조명
조명의 경우 빛을 비추는 방식에 따라 직접 조명, 간접 조명, 반직접 조명, 반간접 조명 등의 형태가 존재하지만, 여기에서는 기초적인 내용을 우선으로 다루기 위해 직접 조명과 간접 조명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직접 조명의 경우 말 그대로 광원에서 나오는 빛이 바로 비치는 조명으로 음식을 돋보이는 것을 중요시하는 레스토랑의 경우 음식에 빛을 직접 비춰 강조 효과를 줄 수 있는 조명을 활용하면 더욱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보여주실 수 있다.
간접 조명의 경우에는 빛이 직접 비추는 형태보다는 빛이 벽이나 천장에 반사돼 그 반사광을 활용, 주변을 비추는 방식으로 부드럽고 아늑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인테리어를 특히 중요시하는 카페와 같은 장소에서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을 때 사용하기 좋은 조명입니다.
넷째, 조명 연출 방법
조명은 여러 공간에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연출 기법들이 존재한다. 조명 연출 기법들을 통해 내가 원하는 공간, 물체에 다양한 느낌을 연출해 내가 생각하는 음식점에 맞는 연출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강조법(Accent)
특정 한 부분을 강조하여 고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킬 때 이용하는 조명 연출 방법
-후광 조명(Back Lighting)
천이나 종이 등 빛이 투과되는 투과성 소재를 이용하여 재료의 질감을 빛으로 표현하는 연출 방법
-빔 플레이(Beam Play)
조명이 시간이 지날 때마다 빛의 색이나 형태를 다양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는 조명을 통해 생동감을 연출하는 방법
-스파클(Sparkle)
주로 어두운 장소에서 조명 자체의 빛이 반짝거리는 것을 보여주는 연출 방법으로 화려한 느낌을 보여주고 싶을 때 사용
-월 워싱(Wall Washing)
다양한 느낌의 벽면을 위나 아래에서 빛으로 쓸어주는 느낌을 선사해 시각적으로 공간이 확대된 느낌을 주도록 하는 연출 방법
메뉴별 추천 조명의 색은?
사실 위의 요소들이 인테리어에서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조명의 주의사항이라면, 음식점의 경우 특히 중요한 조명의 요소는 단연 색깔을 꼽을 수 있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음식점에서 조명은 가게 전체 인테리어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또한 음식점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음식 그 자체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크기 때문이다. 각 메뉴에 어떤 조명이 비춰지냐에 따라 그 음식에 대한 욕구 자체가 달라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그렇다면 음식별로 어떤 조명 색깔의 조명을 활용해야 그 음식이 더 먹음직스럽게 보이게 될까? 그래서 메뉴별 어떤 조명이 어울리는지 간단하게 알아보자.
1) 등 푸른 생선
고등어, 꽁치, 갈치 등의 등 푸른 생선, 특히 구이용으로 많이 활용되는 등 푸른 생선의 경우에는 어떤 색의 조명이 어울릴까? 이들이 가장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색깔은 바로 이들이 가진 고유의 푸른 색깔을 더욱 새하얗고 푸른 느낌으로 강조할 수 있는 푸른빛의 조명이다. 푸른 빛의 조명이 생선들의 신선도를 더욱 신선하게 느끼게 만들어 고객이 느끼기에는 더욱 맛있어 보이는 생선들로 보이게 된다. 반대로 따뜻한 느낌의 노란색과 비슷한 색채의 조명은 등 푸른 생선의 푸르고 흰 느낌을 반감시켜 오히려 생선이 신선하지 않게 느껴지게 될 수 있다.
2) 생선회
생선회의 경우 흰색 살과 붉은색 살 생선회가 일반적으로 쉽게 볼 수 있는 생선회의 색깔이다. 그렇다면 어떤 조명을 비춰야 생선회들이 먹음직스럽게 보일까? 흰색, 붉은색의 생선회는 푸르고 붉은색의 개성 있는 조명보다는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백색의 조명을 비춰주면 더욱 먹음직스러운 생선회를 보여줄 수 있다.
3) 스테이크나 바비큐 등 고기구이
스테이크 및 바비큐 등 구운 육류들은 익게 되면 노릇노릇한 갈색의 빛을 띠게 된다. 이런 색깔과 잘 어울리는 조명의 색은 바로 오렌지색으로, 따뜻한 느낌이 드는 색채의 조명이 잘 구워진 육류의 먹음직스러운 브라운 컬러와 잘 조화를 이루면서 갓 구워진 듯한 느낌을 잘 살려준다.
4) 바게트나 크루아상과 같은 빵류
바게트나 크루아상, 식빵 등은 우리가 흔히 접하게 되는 빵류는 오븐에서 높은 온도로 구워주게 되면 노릇노릇한 황갈색의 빛깔을 띠게 된다. 이러한 빛깔에는 위에서 언급한 육류 구이와 마찬가지로 따뜻한 느낌의 색채를 가진 노란색이나 주황색 계열의 조명(전구색 조명)을 사용해주면 만들어진 음식이 갓 구워져 따뜻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 더욱 먹음직스러운 모습으로 만들 수 있다.
5) 각종 채소 및 과일을 활용한 샐러드
각종 채소와 과일들을 활용한 샐러드들은 보통 알록달록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지만 보통 흰색, 녹색, 적색 등의 재료들로 구성돼 있다. 이런 경우에는 재료 본연의 색깔을 더욱 돋보이도록 하기 위해 우리가 평소에 가장 접하기 쉬운 태양 빛과 비슷한 조명인 주광색, 즉 백색의 조명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6) 돈까스, 치킨 등 각종 튀김류
튀김은 일반적으로 고기, 생선, 채소 등 각종 재료를 밀가루, 계란, 빵가루 등으로 튀김옷을 입혀서 높은 온도로 달군 기름에 튀기는 음식으로 튀긴 음식들은 노릇노릇한 튀김옷을 가지기 때문에 튀김옷의 색깔을 더욱 강조할 수 있는 색인 전구색, 즉 노란색의 조명을 활용하면 더욱 윤기가 흐르는 튀김옷을 보여줄 수 있다.
마무리하며
사실 이 짧은 글에 조명에 대해 다루기에는 많은 무리가 있다. 위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이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음식점, 음식점마다 다양한 컨셉의 인테리어를 가지고 있으며 각 음식점은 수많은 종류의 메뉴를 가지고 있다. 각 점포가 제일 자신이 있는 메뉴도 물론 다를 것이다. 그 하나하나에 적합한 조명을 이야기하기엔 수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이 글을 통해서 인테리어에서 조명의 중요성에 대해 파악하고 내가 운영하고 있는, 운영하고 싶은 음식점에 적합한 조명이 과연 어떤 조명인가 곰곰이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면 이 글은 그 목적에 걸맞은 일을 멋지게 수행했다고 생각된다.
향후에 조금 더 전문적인 정보를 다루는 글을 통해 더욱더 자세한 조명 지식을 배우게 된다면 내가 목표로 하는 음식점에 가장 걸맞은 멋진 조명을 활용해 최고로 멋있는 인테리어와 최고로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보여주는 일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