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의 Coffee Break] PIGAFETTA
Prologue # 1만m 상공을 시속 870km로 비상하는 비행기는 오늘 따라 유독 심한 난기류와 만났습니다. 불안감을 달래보려고 애써 잠을 청해보지만, 기체가 흔들릴 때마다 느껴지는 오싹한 느낌은 놀이기구의 짜릿함과는 다른 무엇이 있습니다. 실제로 그것이 큰 위협이 아니란 사실을 이성적으로 직관한다 할지라도 말입니다. 유년시절에는 멋지게 푸른 창공을 가로지르는 비행기를 타는 것이 그렇게도 소원이었는데, 이토록 바라던 것이 현실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상상하던 것과 실재하는 것의 간극은 때로는 말하기 섭섭한 무엇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뜨거운 온탕에 들어가서 ‘시원하다~’라고 하는 아빠의 말에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탕에 따라 들어가 ‘지옥 불’ 같은 뜨거움을 맛보고 나서야 어른들이 사용하는 그 ‘시원함’이란 중의적 표현을 몸소 배우는 아이들의 여정처럼 말이죠. Scene 1 # 한국에서 열리는 Coffee and Talks의 행사에 참여하기 위한 여정 중에 기내에서 자판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시선에는 ‘워커홀릭’처럼 비춰질 수 있겠지만, 시간을 쪼개야만 하는 처지, 한편으로는 열 한 시간 이상을 비좁은 공간에서 무료함과 사투를 버리는 과정 보다는 글을
- 전용 칼럼니스트
- 2018-07-24 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