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에 있어 숫자는 매우 중요하다. 때로는 장황한 설명보다 몇 개의 숫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명시해주고,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이번 달 기사를 쓰면서 유독 힘들었던 부분이 기사에 힘을 실어줄만한 데이터를 찾기 힘들었다는 점이다. 레스토랑 서비스는 현재 워낙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그렇다 해도, 호텔도 크게 다를 바 없었다. 하루 반나절을 꼬박 숫자를 찾아 인터넷을 헤맸던 적도 있다. 찾고 싶은 내용이 조금이라도 포함된 논문이 있다면 열어보고, 검색창에 마치 해시태그를 걸 듯 유관 단어들을 열심히 나열해봤지만 무용지물이었다. 간혹 눈에 들어오는 자료들은 이미 몇 년의 시간이 지나 시의성을 잃어버린 것들이었다.
물론 방법이 잘못됐을 수 있다. 어딘가에 파묻힌 자료를 찾아내지 못했다면 나의 한계겠지만, 쉬이 접근할 수 있는 통계가 부족하다는 것은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연구는 필요에 의해 주도되기에, 그만큼 호텔과 레스토랑 서비스에 대한 비중이 어필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업계에서는 호텔의 지속가능한 발전도, 레스토랑 서비스의 체계화도 필요하다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시대적인 흐름과 들려오는 업계 이야기가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운영자를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소비자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상황에 업계는 소비자의 니즈가 가시적으로 확인되지 않으면 선뜻 먼저 나서기 힘들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레스토랑 서비스의 경우 서비스 종사자를 일컫는 용어라든지, 외식업에 대한 분류라든지, 개념이 명확하지 않아 주제를 잡고 연구를 진행함이 막막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한식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아 한식의 세계화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업계의 관심이다. 계속해서 관련 이슈들이 회자돼야 한다.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나 문화관광연구원, 유관 협회에서는 관련된 연구 통해 업계가 새로운 방향성을 설계해나갈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시해줘야 한다. 산·학·연·관의 협업이 필요한 이유다.
호텔앤레스토랑에서는 호텔을 테마로 한 소비자 리서치를 기획 중에 있다. 단행본을 내고 기사에 활용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가이드가 필요한 업계의 목마름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주기 위해서다. 호텔도, 레스토랑도 유의미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 업계에 대한 보다 다양하고 깊이 있는 연구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