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중국에 온지도 이제 햇수로 5년이 됐다. 2013년도에 와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중국의 특별함은 아무래도 11월 11일에 전국의 쇼핑광들에게 천국인 光棍节(광쿤지에)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의미는 솔로데이라고 번역하는 게 맞을 듯 하지만 언젠가 부터 11월 11일은 1년 중 가장 많은 쇼핑몰과 웹사이트에서 할인과 프로모션이 많은 날이 됐다. 우리나라에서 빼빼로데이라 일컬어 제품 판매를 촉진시키는 것과 비슷한 동기로 시작됐지만, 이제 중국인들에게는 절대 놓칠 수 없는 ‘쇼핑데이’가 됐다. 중국의 한 매체에 따르면, 2009년에 시작한 티엔몰과 타오바오의 매출액을 집계해 보니 2009년 5000만 위엔에서 2016년 1207억 위엔으로 6년만에 2400배가 넘는 매출액 성장을 기록했다. 일전에도 몇번 소개한적이 있는 알리바바의 마윈이 이끄는 중국 1위의 모바일 플랫폼 쇼핑몰에서기록한 매출액 수치이다. 참고로 이 수치는 11월 11일 하루에 발생한 매출액이라는것으로 볼때 상상을 초월하는 매출액이라고 볼 수 있다. 2016년도 매출액은 한화 기준으로 대략 20조 3017억 원에 달한다.(2017년 11월 10일 기준 1위안=168.2원으로 계산) 이러한 변화로 인해 호텔업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불어왔다. 2013년 필자가 중국에 처음 근무하던 해만하더라도 호텔 상품은 이러한 프로모션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상상할 수도 없는 많은 소비자들이 11월 11일에만 구매를 기다리고 있기에 호텔에서도 단기간 판매를 증진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는 것. 이제 중국 대부분의 호텔들이 11월 11일 패키지를 매년 새롭게 만들고 있고, 여러 웹사이트와 채널을 통해 객실 및 호텔 식음료 상품 판매 증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단순히 한 모바일 쇼핑업체의 발상에서 시작한 것이 이제는 중국 전역에 걸쳐 쇼핑대란을 만들어낸 것이다. 특별히 중국에서 모바일 판매의 파급력이 큰 이유 중 가장 큰 요소는 바로 모바일 결제의 간편성에 있다. 한국처럼 공인인증이나 기타 결제 과정이 까다롭지 않아서(물론 한국도 예전보다 간편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 모바일 기반 쇼핑몰의 경우 발전 속도가 빠른 편이다. 결국 모바일 플랫폼과 모바일 결제 수단의 결합이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10억이 넘는 중국인 중 즈푸바오(알리페이, 중국 모바일 결제 1위 업체)에 실명으로 등록돼 사용하고 있는 인구는 2016년 기준 4.5억 명이라고 한다. 아직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인구가 모바일 쇼핑이나 지불대신 현금 등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중국의 모바일 플랫폼 기반 쇼핑은 블루오션이라고 봐도 무방한 이유다. 개별 호텔들이 모바일 위주의 광고와 프로모션에 집중해야 되는 이유가 아무래도 명백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