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초, 베트남 역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일전에도 기술한 적이 있지만 그로부터 두 달 뒤 오너사와 경영진의 판단으로 리조트를 잠정적으로 닫기로 하고, 외부로의 외출이나 여행도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여러가지 규제와 비행편의 제약으로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러던 중 연말의 바쁜 시기가 잠시 지나고, 올해 1월초 다낭으로 휴가를 다녀오게 됐다. 7~8개월 만에 처음 타는 비행기이기도 했고, 베트남에 와서 비로소 개인휴가를 다녀오는 기분이라 들뜬 마음으로 준비했다. 푸꾸옥에 오는 손님들에게 코로나 검사나 호텔 예약 등 여행 관련해 답변을 해준 적은 많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그 과정이 얼마나 불편하고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직접 하나하나 확인해볼 수 있었다. 이번 호에서는 조금 개인적으로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할까한다.
예상보다 간단한 국내 여행
현재 베트남은 1~3단계로 도시와 지역을 구분하고, 1단계는 안전한 지역으로 구분해 지역 간 이동에 큰 제약이 없다. 감사하게도 푸꾸옥은 안전지역으로 구분돼 다낭을 방문하는 데 코로나19 검사조차 필요하지 않았다. 이번에 숙박하게 된 곳은 노보텔 다낭과 인터컨티넨탈 다낭 선 페닌슐라였는데, 두 곳 호텔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사전에 예약부서를 통해 재차 확인을 해서, 편안한 마음으로 코를 혹사 시키지 않고 여행을 계획할 수 있었다.
출발할 때도 푸꾸옥 공항에서 백신 접종 관련 내용(QR코드나 백신 접종서)을 보여주고, PC-Covid라고 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건강상태 체크를 하는 것으로 준비를 완료했다. 항공사 데스크에서 체크인 카운터를 지나 보딩하기까지 추가적인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다낭 공항에 도착해 호텔에 도착한 이후 역시 PCCovid 애플리케이션 확인 후 바로 체크인이 가능했다. 베트남에 매일 1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온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의 경험이었다. 도착한 날 노보텔 다낭에서 1박을 하고, 나머지 2박은 인터컨티넨탈 다낭에서 숙박했는데, 마찬가지로 백신 접종 관련 내용과 PC-Covid 앱 확인 후 바로 체크인이 가능했다. 아내도 베트남에 온 후 처음하는 여행이라 긴장했었는데, 금세 그 긴장도 풀리게 됐다.
한산한 다낭의 호텔들
2021년 4월 출장으로 다낭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다낭의 호텔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비교적 한산한 느낌이었다. 이번에 재방문했을 때 느꼈던 다낭은 더 한산하고 죽은 도시 같았다. 노보텔과 인터컨티넨탈 호텔 모두 아침식사 시 조식당에는 비교적 많은 손님들이 있었지만, 호텔 로비나 리조트 내에서는 숙박하는 손님들을 많이 볼 수 없었다. 현재가 다낭의 비수기이기 때문이다. 푸꾸옥과 다낭은 정반대의 기후로, 푸꾸옥이 비가 잘 오지 않는 쾌청한 날씨라면, 다낭은 언제 비가 와도 이상하지 않을 우기에 속해있다.
필자도 3박 4일을 다낭에 있었는데, 3, 4일째는 계속 비가 오고 흐린 날씨가 지속됐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비교적 추운 날씨는 아니지만, 20℃ 전후의 기온은 베트남 현지인들이 느끼기에는 충분히 쌀쌀하다. 푸꾸옥에 있는 베트남 직원들도 이 시기에는 다낭을 포함해 북쪽의 하노이의 여행은 날씨로 인해 꺼려한다고 한다. 이로 인해 다낭의 많은 호텔들이 현재 영업 중이지만, 10% 미만의 객실 점유율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수기 다낭의 모습들 앞서 언급한 것처럼 1월의 다낭은 우기로 인해 비수기이고, 현재 한국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전혀 방문할 수 없으므로(최근 다낭에서 지정 호텔에서만 숙박이 가능한 관광 상품으로 특별 전세기가 입국하긴 했다.) 많은 상점과 식당들이 운영하지 않고 있다. 실례로, 다낭 현지 여행업에 종사하는 분을 통해 소개 받은 한식당도 구글에 영업 중으로 표시돼 있어 호기롭게 방문했지만 불행히 운영하지 않고 있었다. 방문한 날이 금요일 저녁임을 감안하면 다낭에서 그만큼 장사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아내와 저녁에 다낭 시내를 걸어봤는데, 대부분의 호텔들이 어둡고 침침한 분위기였고, 몇몇 바나 식당들도 좀처럼 손님을 찾아볼 수 없었다. 다낭에 사는 직원이 12월과 1월은 유령 도시 느낌이 난다고 설명해 줬는데 이제야 좀 납득이 갔다.
또한, 2021년 4월에 다낭을 방문할 당시 건설 중이던 몇몇 호텔과 빌딩들이 잠정적으로 건설을 멈춘 것을 보면, 여행업을 포함해 여러 산업군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이는 2022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시국의 베트남 여행 장단점
다낭 여행은 개인적으로 아주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다. 베트남에 온 이후로 가족과 함께 처음으로 여행할 수 있는 기회였고, 연말의 바쁜 시간이 지나고 짧게나마 여유를 가질 수 있어 좋았다.
객관적으로 코로나 시국의 다낭 여행의 장단점을 생각해 봤다. 우선 비수기니 만큼 호텔이나 비행편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예약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비수기면서 코로나로 인해 다낭의 관광객이 적어 아주 여유있는(?) 리조트 여행이 됐다. 또한 코로나 상황에서 붐비지 않는 여행은 여러 면에서 편안함과 안전함을 느끼게 했다.
단점이라고 하면, 한적한 만큼 많은 가게들과 상점들이 영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호텔에서 나와 식사나 장을 보러 나와도 갈 곳이 마땅치 않았다. 리조트에서도 사람이 많지 않아 느낄 수 있는 여유로움도 좋았지만, 해변이나 수영장에 손님이 너무 없어서 직원들의 모든 관심을 받게 된 것도 어색하면서 색다른 경험이었다(아내는 따가운 시선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다낭을 포함해 베트남의 모든 관광지들이 하루 빨리 국내외 여행객으로 가득 차는 상상을 하면서 푸꾸옥으로 복귀했다. 또한 코로나19 걱정 없이 베트남의 해변에서 휴가를 보내는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