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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2 (목)

투어리즘&마이스

[Inbound Inside] 관광 국가경쟁력 제고와 미래 성장 동력의 핵심, 카지노 - 해묵은 사행산업 인식, 이제는 떨쳐내야 할 때

 

인바운드 빗장이 풀리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물밀 듯 들어오면서 카지노업계에도 가뭄에 단비 같은 고객이 돌아오고 있다. 코로나19 이후로 연일 갱신되는 입국자 수에 일견 카지노에도 다수의 관광객들이 발길을 재촉하는 듯 보인다. 그런데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각종 보도를 통해 외국인 카지노가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만 실질적인 매출 회복까지는 상당한 갭이 있다는 것. 


더 큰 문제는 단순히 벌어진 격차보다 카지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약한 복합리조트 경쟁력, 카지노산업의 정책 및 규제 등 국내 카지노업만의 어려움이 코로나19 기간 동안 가중, 이를 단시간 내 좁힐 수 없는 현실에 있다는 후문이다. 그동안 카지노업계 관계자들은 카지노의 산업적 카지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코자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온 터. 


그러나 다 된 밥에 드라마 <카지노>가 재를 뿌렸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이미 국내 관광산업 내에서는 유독 카지노업계의 산업적 지반이 문드러지고 있다. 하지만 카지노가 관광산업에서 창출하는 부가가치와 각 업계와의 시너지, 게다가 산업 발전 측면에서도 미래 캐시카우로서 비전이 상당한 만큼 카지노의 산업적 접근이 무엇보다 요구되는 때다.

 

 

갬블링에서 복합리조트로

의미 확장돼 온 카지노


세계 카지노산업은 단순한 ‘갬블링(Gambling, 도박)’을 넘어 리조트, 테마파크, 컨벤션, 공연, 쇼핑 등의 기능과 더해져 토털 엔터테인먼트산업으로 진화고 있다. 그러나 국내 카지노의 경우 아직까지 도박과 직결되는 사행산업으로 규정돼 있어 한국 관광산업 발전과 국가 경쟁력 제고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정부가 규정한 사행산업이란 ‘우연에 의해 이용자에게 제산상의 이익과 손실을 주는 행위를 하는 산업’으로 현재 카지노, 경마, 경륜, 경정, 복권 등이 포함돼 있다.


현재 국내 카지노는 총 17개로 외국인 전용 16곳, 내국인 모두 출입 가능한 1곳의 카지노가 있다. 그런데 사실상 강원랜드의 경우 지리적 위치나 인지도 상 카지노 이용객의 99%가 내국인이다. 카지노 운영의 주요 목적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외화획득에 있다는 점에서 인바운드와 직결되는 업장은 실지로 16개인 셈. 그런데 내외국인을 구분한 카지노는 국내 사례가 유일한데다 대부분의 카지노 정책이나 행정이 내국인 카지노를 위주로 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외국인 카지노의 경우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이다.


그 과정을 살펴보기 전에 한국의 카지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국내 최초의 카지노는 1967년 8월 개장한 파라다이스그룹의 인천 올림포스관광호텔 카지노로, 전 세계적으로 한국이 알려지지 않았던 시기에 외국인 관광객 유치는 물론 많은 외화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지대한 역할을 했다. 이후 1968년 3월, 동양 최고의 워커힐 카지노가 서울 최초로 오픈했으며, 연이어 1969년 12월 제주에도 서귀포관광호텔 카지노가 들어섰다. 그렇게 외국인 카지노가 성행하자 2005년 1월에는 준시장형 공기업인 그랜드코리아레저(이하 GKL)가 ‘세븐럭(Seven Luck)’을 운영하면서 카지노 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한편 2006년 2월에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제주특별법)’이 제정, 별도의 주권을 가지고 운영되는 형태로 분리됐다.


카지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리조트형 카지노, 즉 복합리조트(IR, Integrated Resort)의 개념은 2000년대 초반부터 논의됐다. 국내의 카지노가 관광호텔 등의 일부 공간을 이용하는 형태였기 때문에 이를 다목적 관광시설과 연계된 복합리조트로 확장, 카지노를 단순히 갬블링 시설이 아닌 관광산업의 주요 인프라로서 인식하면서 국가적 경쟁력 제고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이에 따라 2017년 4월 파라다이스시티가 동북아시아 최초의 카지노 복합리조트로 관심을 모으며 개장했고, 제주신화월드 랜딩카지노와 제주드림타워 카지노가 뒤를 이었다. 한편 올해 10월에는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가 대대적인 오픈을 앞두고 있어 다시금 카지노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다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을 통해 관광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사행산업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각고의 노력 지속해 왔지만…


국내 카지노의 역사가 근 60여 년 가까이 돼 가는 과정에서 음지에 있던 카지노를 양지로 이끌려는 다양한 노력이 이뤄졌다. 정책적으로 보면 최초의 카지노 올림포스관광호텔카지노는 ‘복표발생현상기타사행행위단속법’을 근거로 설립, 1969년에는 개정을 통해 내국인 출입을 금했다. 그러기를 약 20여 년, 1991년 해당 법이 ‘사행행위 등 규제법’으로 바뀌고 1994년에 들어서 관광진흥법에 의한 관광사업으로 규정됐다. 더 이상 카지노를 사행산업, 즉 처벌의 대상이 아닌 관광산업의 일환으로 여기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2000년 12월에는 강원랜드가 국내 유일의 내국인이 출입 가능한 오픈 카지노를 운영, 지금의 복합리조트 개념은 없던 당시였지만 강원랜드가 관광 인프라를 통해 지역 경제 생태계를 바꾸는 모멘텀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2017년에 연재됐던 본지 HR 연중기획, ‘국내 복합리조트 발전 방안 4회 – 복합리조트로서 강원랜드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따르면 당시 카지노를 포함해 골프장, 스키장 이외 통상적인 타 리조트에 비해 특별한 콘텐츠가 부족했던 강원랜드는 카지노를 중심으로만 부각됐다. 이에 강원랜드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 실적이나 지역 경제 활성화, 세계 최고 수준의 실적 달성 등의 긍정적인 역할보다 도박의 사행성이 돋보이는 이슈들이 강조되면서 카지노의 인식이 편향적으로 치우치게 됐다.


한 카지노업계 관계자는 “카지노를 위해 태어난 라스베이거스가 도박 도시가 아닌 관광 명소가 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카지노를 포함해 휘황찬란한 볼거리와 먹을거리, 즐길거리와 공연 문화까지 뛰어난 종합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의 라스베이거스도 강원랜드와 같이 카지노 위주의 영업 전략으로 성장해 온 케이스”라고 설명하며 “라스베이거스와 같은 복합리조트로의 도약은 각 리조트의 몫이겠지만 복합리조트하면 카지노, 카지노하면 도박으로 연결되는 한국만의 편중된 프레임이 관광업계 종사자로서 상당히 유감스럽다. 애초에 내외국인을 구분한 것 자체가 카지노에 기대했던 역할과 관점이 첫 단추부터 잘못 꿰진 듯하다. 관광산업을 육성할 목적으로 특별법까지 만들었으면 국가에서 책임지고 비단 카지노가 아니라 강원랜드 자체를 관광산업으로 인식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했다고 본다. 같은 사행산업으로 규정하고 있는 경마나 경륜은 외화벌이의 경쟁력도 없을뿐더러 카지노보다 접근이 쉽다. 무엇이 더 위험하고 덜 위험하고를 논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 병폐를 이끄는 부정한 행태는 양산하지 않도록 분명 책임은 모두가 다해야 할 것이지만 유독 카지노만 규제의 대상으로 잣대를 들이미는 현실이 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어 답답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카지노가 주요 재원인 관광진흥개발기금
하지만 카지노산업 육성 지원은 전무


전 세계적으로 카지노가 관광산업 발전의 핵심이자 복합리조트의 성장 동력, 캐시카우로 추앙받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기본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오락과 엔터테인먼트를 제공, 관광 매력도를 높일 수 있고 카지노뿐만 아니라 연계돼 있는 각종 서비스들로 창출되는 부가가치가 크다. 또한 다수의 관광객들을 모객하는 만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바도 큰 산업이다. 게다가 무엇보다 카지노업계가 부담하고 있는 ‘관광진흥개발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국내 관광산업 발전에 있어 기여도가 상당히 높다. 현재 외국인 카지노는 국세, 지방세와 함께 영업이익에 상관없이 매출의 10%를 관광진흥개발기금으로 납부하고 있다. 내국인 출입 카지노에도 산정방식의 이슈가 연일 도마 위로 오르고 있지만 매년 상당한 금액의 ‘폐광지역개발기금’을 징수, 관광 진흥과 지역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자체 조례가 적용되는 제주도의 경우 매출액에 흔히 ‘정킷(Junket Promoter)’이라고 불리는 전문모집인 수수료까지 포함돼있어 그 비중이 전체 제주관광진흥기금의 약 80%를 차지할 만큼 막대한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카지노업 관광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카지노가 호황이었던 2018년 국내 카지노 영업장 총 매출액은 3조 200억 원이었으며, 부담된 기금은 4148억 원, 일자리 창출효과는 자동차산업의 2배, 반도채산업의 6배에 육박했다. 또한 국내 카지노 연도별 관광진흥기금 납부액 현황에 의하면 2019년 관광진흥개발기금의 총 수입은 1조 2380억인데, 이 중 카지노업계에서 납부한 금액이 2850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주목할 만한 점은 강원랜드에서만 1476억 원이 징수됐다는 것이다. 이는 나머지 16개 카지노를 합한 1372억 원보다 많은 수치다.


한 제주 카지노업계 관계자는 “카지노산업의 지속가능성은 한국 관광 경제의 생존을 위해 필수적이다. 특히 국내 외국인 카지노의 절반이 위치한 제주도의 경우 카지노가 기금의 주요 재원인 만큼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세금은 꼬박꼬박 징수하면서 정작 카지노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에는 인색한 상황이다. 지원은커녕 도내 홍보를 통한 인식 제고도 이뤄내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하며 “외국인 카지노는 적극적인 해외 세일즈, 마케팅이 이뤄지지 않으면 모객이 불가능한 시장이다. 특히 마카오나 홍콩, 싱가포르와 같은 도시와 달리 지명도도, 접근성도 좋지 않은 제주도는 더욱이 VIP들의 유입을 이끌기 쉽지 않다. 그런데 모객을 하는 데 들어가는 마케팅 비용까지 매출에 포함하라니, 매출이 있어야 세금도 내는 것인데 영업을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다. 카지노와 관광산업의 생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처사”라고 한탄했다. 모객을 위한 세일즈에 기업 자체적으로도 전문모집인 수수료를 투자하는데, 도에까지 이중으로 납부해야 하는 구조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영업이익과는 관계없는 매출액이 기준이 되는 점도 부담이다. 


그는 “카지노 라이센스를 획득하는 데만 몇 천 억이 든다. 라이센스뿐만 아니라 각종 시설이며 서비스며, VIP를 유치하기 위한 세일즈 마케팅 활동으로도 어마어마한 투자가 이뤄진다. 그런데 그렇게 각고의 노력을 통해 얻어낸 실적에서 수익이 나야하는데 덜어가는 세금 비중이 너무 높아 기업들만 계속해서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꼴”이라고 꼬집으며 “기업이 살아야 세금도 내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여실히 느끼지 않았나. 지금의 체제에서는 카지노 기업의 영속성이 불투명하다. 단순히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관광진흥개발기금의 혜택을 주요 재원인 카지노 기업에도 돌아가게끔 지원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 과세의 이유가 납득되지 않는 것이다. 카지노에서 힘들게 벌어들인 돈을 마치 지자체가 응당 받아야하는 혜택인양 여기는 행태가 개탄스러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지역사회공헌 활동 통해
사회적 책임과 의무 다하는 카지노 기업들


관광진흥개발기금뿐만 아니라 지역사회공헌의 측면에서도 카지노업계는 많은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갬블링이라는 속성 자체를 무시하지 못하는 만큼 파생될 수 있는 각종 사회 문제들에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강원랜드는 최근 강원랜드중독관리센터를 통해 이용자 데이터 기반의 ‘저위험 카지노 게임 가이드라인’을 제작했다. 센터는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2022년 한 해 동안에는 카지노 이용자의 도박중독을 예방하고자 조기 개입 상담을 진행, 해당 이용자의 출입 일수, 게임 시간, 게임 지출액을 평균 34.7%까지 줄였다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같은 해 6월에는 그동안 지역 소외계층 복지증진을 위해 활동한 ‘강원랜드복지재단’과 지역경제 활성화 업무를 담당했던 ‘강원랜드희망재단’을 통합, ‘강원랜드사회공헌재단’을 출범시켰으며, ‘하이원 객실 나눔 프로그램’이 전신인 ‘가치충전소’ 사업, 강원 폐광지역 고교 출신 대학생을 대상으로 학업 집중 지원 및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강원랜드 멘토링 장학사업’,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넥스트 유니콘’ 등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신화월드는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행복공작소를 운영하고 있다. 구직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상생 기반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행복공작소는 지난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 급등 등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도 의무 고용률 4.2%를 달성한 바 있다. 같은 기간 국내 민간기업들의 평균 고용률이 2.9%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파라다이스그룹은 파라다이스복지재단, 파라다이스문화재단 등 비영리재단을 통해 청각장애아동과 문화예술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사업장이 위치한 서울, 인천, 부산, 제주 등을 중심으로 지역사회를 위한 폭넓은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 관광학과 교수는 “카지노업계에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 이외에도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실현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 특히 GKL의 경우 ‘대한민국 ESG 경영대상’ 심사위원회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기관일 만큼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에 제대로인 기업이다. 그러나 민심의 ‘카지노’라는 프레임에 갇혀 타 산업 기업들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사회적 시선을 감내해 이익의 상당부분을 사회공헌에 투입하는 카지노가 많다. 홍콩 멜코리조트앤드엔터테인먼트, 호주 아리스토그라트를 비롯한 8개 업체는 MSCI ESG 평가 기준으로 AA등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일간보도를 보면 카지노를 사행산업, 더 나아가서는 ‘죄악산업’이라고 호도, ESG 척도에 맞지 않는다는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확대해석으로 취약한 산업에 편향적인 시각의 정보 제공이 산업을 얼마나 흔들고 있는지 현실을 직시해야하는 때”라고 지적했다.

 

 

전 세계 카지노 VIP에 접근성 좋은 한국 카지노


한편 한국 카지노의 경우 VIP와 Mass(일반고객)의 입장객 비율이 대략 25:75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반대로, 절대다수보다 소수의 VIP 영향력이 강한 시장이다.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도 ‘하이롤러(High Roller)’들이 많은 동북아시아 VIP가 접근하기 용이한 위치에 있는 터라 카지노로 유입되는 외화가 어마어마했다. 한창 성업에 이르렀을 때는 한 달에 3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한 곳이 있을 정도라고. 


한 카지노 관계자는 “국내 카지노시장의 주 타깃은 1990년대까지 일본이, 2000년도에 들어서는 중국 경제가 좋아지기 시작하면서 중국이 주름잡고 있다. 그런데 중국이나 일본, 대만 등 한국 카지노의 주 고객 국가는 여타 국가에 비해 베팅 금액도 그렇고 전반적인 리조트 내 씀씀이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큰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을 위해 프리미엄 항공과 숙박료 정도는 무료로 제공할 정도로 구매력이 상당한 것”이라고 귀띔하며 “문제는 이렇게 소비 잠재력이 높은 VIP를 데려와도 각종 규제로 인해 환대의 제약이 많다는 것이다. 하이롤러들이 돈을 자유롭게 쓰기에 불편함이 커 재방문 유도에 어려움이 있다. 대표적으로 현금을 칩을 교환하는 케이지에서도 그 절차가 복잡하고, 크레딧도 상한선이 일정 금액으로 정해져 있다. 하이롤러들은 기본적으로 한 번 베팅 시 10억 단위로 재미를 느끼는 이들이라 게임 진행이 아쉬울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카지노 VIP들은 씀씀이도 씀씀이지만 대개 실내에서 게임을 즐길 뿐만 아니라 대부분 전세기를 가지고 있어 이동에 제한이 없다. 즉 관광 목적지를 정함에 있어 사드나 메르스와 같은 외부환경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의미”라고 이야기하며 “전 세계적으로도 관광수지를 높일 방법으로 복합리조트가 각광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 자연경관과 관광콘텐츠는 개발될 만큼 개발됐다. 앞으로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거리의 만족을 모두 충족시키려면 결국 복합리조트가 커져야하는데 그 중심에 카지노가 있기 때문에 카지노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재개되는 카지노 시장도 VIP 위주로 회복세가 빠른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드림타워 카지노의 경우 지난해 11월 카지노 이용객이 오픈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인 1만 명을 넘어섰는데, 싱가포르, 일본 직항은 물론 홍콩 카지노 VIP 유치를 위한 단독 전세기를 운영할 정도로 시장이 열리고 있는 것. 글로벌 기업 금융·뉴스 더구루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파라다이스의 카지노 매출이 1352억 6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1% 증가했는데 그 중심에 일본 VIP가 있었다는 분석도 있었다. 특히 3월 일본 VIP 드롭액(현금을 칩으로 바꾼 금액)이 2019년 월평균 대비 85.1% 회복한 것으로 평가, 단기 비자 발급이 제한됐던 한-중 항공 노선까지 확대됨에 따라 상당히 긍정적인 미래를 전망했다.


여기에 GKL이 올해 1월 힐튼 영업장을 공항철도와 연결된 용산의 서울드래곤시티로 이전하면서 외국인 모객이 더욱 수월해진 것은 물론, 10월 대규모 오픈을 앞두고 있는 인스파이어 리조트의 카지노도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라 한국 카지노 시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관광에 대한 인식 부족한 카지노
국가경쟁력은 물론 산업 발전도 저해해


이처럼 잠재력도 성장 가능성도 큰 시장인 카지노. 게다가 업계에서도 카지노가 사회 문화적 파급효과가 크다는 것을 인지, 그들의 역할과 의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늘 저평가되는 시장성에 산업 발전은 물론, 주변 관광 국가와의 경쟁에서 국가경쟁력을 잃어가는 모양새다. 다른 카지노업계 관계자는 “가끔 대학 강의를 나가보면 실제로 카지노에 종사하고 싶어하는 예비 호텔리어들이 많다. 같은 호텔, 리조트더라도 처우도 좋고 아무래도 역동적일 수밖에 없는 환경에 호텔, 리조트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근무하는 후배, 동료들을 보면 막상 카지노에 근무한다는 이야기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업계에서는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하지만 디즈니+ 드라마 <카지노> 방영 이후 카지노가 여전히 범죄와 불법, 도박의 온상이라는 인식이 다시금 조장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한탄하며 “고작 드라마에 흔들리는 위상으로 업계 종사자로서 회의감이 들 때가 있다. 이러한 사회적 인식이 카지노산업의 비전과 꿈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 종사원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현실이다. 인재가 자산인 서비스산업에서 갈수록 인재들의 이탈이 늘어난다. 게다가 지금같이 인력난이 가중되는 시점이라면 기업은 물론 산업적으로도 굉장히 큰 손해임을 인식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전통적으로 카지노산업의 경우 사회 문화적 파급효과가 크다는 특성으로 정부의 영향력이 강한 산업군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그 영향력이 여타의 국가보다 큰 상황이다. 구체적으로는 사업의 허가권 자체를 정부 정책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수익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조세 제도 및 기금 제도가 정부 정책에 달렸다. 또한 카지노 출입, 전문모집인, 양도양수 등 운영에 관한 제도를 정비할 권한도 정부에 있고, 개발 시 토지 매입비 및 토지 임대료 등의 혜택 부여에 관한 권한도 지방정부 혹은 해당 경제청에서 가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경희대학교 호텔경영학과 서원석 교수는 “지금까지 카지노가 정부의 관리, 감독의 대상, 규제의 대상으로 여겨졌다면 이제는 육성의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국내 카지노산업은 아시아에서도 한참 뒤처져 있다. 2019년을 기준으로 보면 2개의 복합리조트를 보유한 싱가포르 카지노 매출이 약 5조 원, 마카오는 48조 5000억 원, 필리핀 약 5조 9000억 원 규모인데 비해 국내는 16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 매출이 1조 4400억 원에 불과하다. 이는 1조 4800억 원 매출의 강원랜드 한 곳에도 못 미치는 규모”라고 꼬집으며 “카지노를 관광산업 차원에서 매력물로 육성하면 관광객을 유치하는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다. 카지노만을 두고 봤을 때 이미 국가경쟁력은 많이 뒤쳐져있는 상황인 만큼 카지노의 형태와 특성을 반영한 법적 가이드라인을 주고 관리·감독, 육성·지원을 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구성돼야 한다. 즉 카지노 전담기구를 토대로 투명하고 지속가능한 카지노산업을 육성,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제는 음지 아닌 수면 위에서
카지노 발전 위한 담론 오가야 할 때


지난 2월 24일, 국내 최초로 카지노산업 발전을 위한 한국카지노관광학회가 출범했다. 이는 카지노를 산업적 측면으로 접근하고자 함으로 국내 카지노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게 됐다는 데 의미가 깊다. 카지노가 시작된 지 어언 반세기가 다 돼가도록 카지노산업 발전에 대한 이렇다 할 담론이 오가지 못한 현실을 학회가 타개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학회는 지금까지 카지노에 대한 연구가 절대적인 수도 적었지만 대부분 도박의 중독성이 중심이 됐던 시선을 카지노업의 경영전략이나 운영 효율화, 프로모션과 마케팅 실무와 함께 카지노가 관광산업에 기여하는 바, 미래의 발전방향에 대한 종합적인 청사진을 그릴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화두를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6월 16일 개최된 한국카지노관광학회의 제1차 정기학술대회는 ‘복합리조트와 카지노산업의 미래’를 테마로 진행, △카지노산업의 패러다임 전환, △복합리조트 인력 양성방안, △카지노산업의 ESG 경영, △제주도민 카지노 인식에 관한 연구, △카지노산업과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의 현황과 미래 등의 주제로 발제가 이뤄졌고, 두 차례의 토론 세션을 통해 국내외 카지노, 관광 분야 학계와 기업, 연구자들의 담론이 이어졌다.


이처럼 앞으로는 음지의 카지노를 양지의 카지노산업으로 이끌어내는 데 업계와 학계, 즉 정부 정책담당자들이 아닌 현업의 목소리가 더욱 커져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 복합리조트 관계자는 “관광의 메커니즘을 모르고 있는 정부 정책도 문제지만 응당 목소리를 내야 할 때에도 쉬쉬했던 업계 관계자들도 문제라고 본다. 특히 PR의 역할은 단순히 매체나 언론을 대상으로 자사 홍보도 하지만, 산업적 측면에서 정부 정책에 어필하고 싶은 부분이나 법안 발의에 있어 업계의 시각도 제시해야 한다. 그렇게 여러 담론들이 지속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와야 변화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문제는 문제라고 의식을 해야 비로소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려는 뚝심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타 업계에서 지켜봐 온 카지노업계의 활동과 학계의 연구는 산업이 나아가는 데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듯하다. 이에 올해 초 발족한 학회에 대한 기대가 크며 앞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끄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관점의 전환
카지노, 관광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육성해야


인바운드 관광이 재개되면서 다수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으로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100%인 외국인 카지노는 더욱이 칠흑 같았던 팬데믹이었을 터, 지금은 Mass, VIP할 것 없이 모든 고객들이 귀하디귀한 상황 속 주변 경쟁 국가를 따라가는 입장인 한국 카지노의 빠른 변화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한 때다. 일찍이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인식지수에서 1위를 차지한 덴마크와 공동 3위인 핀란드와 스웨덴은 ‘i게이밍(스포츠, 포커 및 기타 카지노 게임, 복권 및 빙고와 관련된 온라인 베팅)’ 규제를 2019년도부터 재검토하고 있으며, 유럽의 대표적인 i게이밍 시장인 스웨덴은 2019년에 새로운 도박법을 도입했다고 한다. 또한 필리핀은 업계가 정부에 구제를 요청한 후 오프라인 카지노에 온라인 갬블링을 개방했다. 국민은 온라인 갬블링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하는 한편 심사를 통과한 VIP는 참여할 수 있도록 안전 조치를 마련한 것이다. 복합리조트도 이제는 단순히 카지노뿐만 아니라 종합엔터테인먼트 시설로의 발전이 이뤄지고 있어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에 집중한다면 카지노와의 시너지도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카지노의 가능성과 잠재력, 그리고 기회요소와 실질적인 업계의 노력도 뒷받침되고 있다. 문제가 되는 도박의 중독성을 비롯한 사회적 문제에 관해서는 이미 참고할만한 선진 국가들의 선례들이 있다. 다만 해결돼야 할 것은 카지노에 대한 관점의 변화다. 카지노가 사행산업이라는 해묵은 논쟁에서 벗어나야 한다. 카지노의 설립을 두고 이를 반대하는 수장이 목사가 돼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도박 중독으로부터 자국민은 보호받아야 하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이 경험하는 유희를 즐기지 못한다. 반대로 외국인 관광객은 도박에 노출돼도 괜찮은 것인지도 의문이다. 내외국인을 구분할 것이 아니라 정확한 가이드를 주고 카지노를 관광산업으로 접근한다면 관련한 어떤 문제들도 해결법이 존재한다. 여전히 업계가 바라보는 미래는 냉랭하기만 하지만 카지노 하이롤러들이 곧 인바운드의 큰 손이 됨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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