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에서 고기를 찾지 못했다. 서천에서의 영감을 요리로 풀어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바다의 보물들이 많은 그곳은 나를 매혹시키기엔 충분했으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코스에 육고기로 만든 스테이크가 있어야 만족하기 때문이다. 한참을 고민했다. 닭고기, 돼지고기, 쇠고기... 아무리 찾아봐도 그곳엔 없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원물의 성질을 바꿔놓을 순 없는 것. 어쩔 수 없이 내놓은 대안은 서해안에 한우가 유명한 곳을 찾기로 했다. 그리고 서산, 홍성 중 홍성의 한우를 선택했다. 이로써 메뉴 구상은 끝이 났고 순조롭게 1주일간의 테스트에 몰입할 수 있었다. Amuse 쁘띠 마량포구, 블랙 쉬림프와 전어초밥 Petit Maryangpogu,Black Shrimp and Gizzard Shad Sushi 서천 중 가장 많이 방문한 마량포구를 표현하고 싶었다. 마량포구 앞에서 방파제를 보고 있노라면 수많은 배와 생선을 실어 나르는 차들로 붐빈다. 테트라포드에 부딪히는 파도와 그물로 마량포구를 표현했다. 대하를 껍질을 벗긴 뒤 내장을 제거한 후 오징어 먹물과 튀김가루를 섞고 160도에서 천천히 튀긴 다음 기름을 190도로 올려 한 번 더 튀겨내 여분의 수분을 날려 바
서천의 발견 2016년으로 기억한다. 새로운 식재료의 탐구가 한창일 때 봄 제철 식재료를 찾는 중 산채나물과 잘 맞는 자연산 대형 도미와 넙치가 필요했다. 모르면 물어보라 했던가? 한국에서 요리를 한 적이 없고 오랜 떠돌이 생활에 딱히 선후배 없이 홀로 다닌 시절이라 당연히 인터넷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마량포구라는 곳을 찾았는데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서해안은 어종이 풍부하고 뻘이 있어 어패류와 해조류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히 마량포구는 인구가 얼마 안되는 아주 작은 항구지만 봄에는 자연산 넙치와 참돔, 여름에는 농어 등 어마어마한 대어가 잡히는 곳이다. 리서치팀과 서해대교를 건너 한산면과 특화시장 및 소곡주와 모시떡, 모시를 경험했다. 모시는 누구나 알만한 유명한 특산물이지만 직접 가보고 느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량포구로 가는 입구는 광활한 뻘로 펼쳐져 있었고 검은 얼굴로 우리를 반겼다. 도착한 그곳은 작은 어촌마을로 우리나라에 교회가 처음 들어온 곳이라고 해서 배로 만든 기념비가 있었고 그 앞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마량포구에서 반겨준 씨푸드월드의 신경식 대표는 마량포구의 구석구석과 홍원항까지 가이드를 해주며
로컬푸드 이야기, 요리로 구현하다 로컬푸드 여행을 5년째 지속 중인 류 셰프는 지난 2019년 프랑스 정부가 주관하는 2020 라 리스트 자연부문 특별상을 수상하면서 전 세계에 국내산 로컬 식재료를 알리는데 기여했다. 류 셰프는 “로컬 식재료만의 매력에 대해 속초하면 오징어를 말리고 있는 모습, 장흥하면 넓게 펼쳐진 평야, 평택하면 쌀을 경작하는 모습 등 많은 풍경들을 자연스럽게 연상시킨다.”면서 “식재료가 자라난 환경과 지역의 스토리를 알아 간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고, 요리를 하는 데 있어서도 큰 영감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특히 류 셰프는 로컬 식재료 여행을 통해 만나게 된 생산자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난 8월 22일, 23일 양일에 걸쳐 류니끄에서는 기존 봉화 은어 페스티벌이 코로나19로 개최되지 못한 아쉬움을 담아 여름철 봉화의 식재료를 활용한 코스, ‘봉화 인스퍼레이션’을 진행했다. 봉화의 은어, 한약우, 생강대 등 로컬 식재료만을 사용한 코스는 봉화의 홍주선 생산자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계기로 마련된 자리며, 봉화군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 성황리에 마쳤다. 이에 류 셰프는 “이번 기회를 통해 봉화와 봉화의 우수한 식재료를 알릴 수 있는
장기화된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이동이 제한되고 물류가 중단되면서 전 세계 식재료 공급망이 위협받고 있다. 수입 식재료에 기반을 두고 있는 레스토랑들은 수급 불안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국내에서 수급 가능한 로컬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증폭되고 있다. 이에 로컬 식재료를 활용해 다채로운 시도를 선보이고 있는 레스토랑들이 주목받고 있으며 지금까지 새로운 시도에 대한 부담과 유행에 민감한 식문화로 획일화된 식재료를 사용해 온 레스토랑들이 보다 다양한 로컬 식재료를 발굴하고 활용하는 것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코로나19 속 안정적인 먹거리 확보와 다양한 식재료 보장을 위한 방법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로컬푸드. 로컬푸드 활성화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갈수록 다양한 식재료 사용 환경 요구되는 외식업계 안정기에 접어드는 줄 알았던 건 잠시, 전 세계는 또다시 무섭게 퍼져나가는 코로나19의 확산세에 허우적거리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우리 삶에 가져온 많은 변화 중 하나는 면역성 등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특히 믿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수요는 식재료 소비의 대부분을 국내로 집중시키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식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