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_ 노혜영 기자의 세상보기] 태양은 지고, 다시 뜬다.
지난해 12월 31일자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테이블 34가 문을 닫았다. 간간이 테이블 34가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도 아쉬움보다는 호텔 전체 리뉴얼 공사를 위한 잠시의 휴식일 것이라 생각해 왔던 터라, 새로운 모습의 근사한 프렌치 공간이 다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의 끈도 놓지 않았다. 하지만 우려는 현실이 됐다. 호텔에 프렌치 레스토랑이 하나 둘 사라져 갈 때도 굳건히 지키고 있던 테이블 34인데 17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큰 충격을 줬다. 테이블 34는 31년 전 호텔 오픈 당시 바론즈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오랜 경력의 프랑스 셰프들이 상주했으며 진귀한 재료로 만든 음식과 와인, 화려한 스킬을 선보이는 파인다이닝의 표본이었다. 게다가 고급 요리로 분류되던 프렌치 음식을 맛보려면 호텔을 찾아야 했으니 2000년대 초반까지 프렌치의 전성기였다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호텔 다이닝은 고객들에게 특별한 공간이다. 미식의 기능을 넘어 고객들에게 오랜 추억이 서려있는 공간이므로 더욱 특별하다. 70대 노인이 자식에 손주의 손까지 이끌어 오면서 누군가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는 곳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부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