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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 (금)

칼럼

[강규원의 Hotel Music] 호텔 음악 컨설턴트를 만나다

MUSICSTYLING 아시아지사 Jef Cheah 크리에이티브 대표

 

<호텔앤레스토랑>을 통해 본 지면에 1월호부터 두번의 칼럼을 게재하고, 주변 독자들에게 ‘호텔 음악 컨설턴트’라는 직업에 대해 질문을 많이 받았다.


“호텔 음악 컨설턴트라는 직업이 있었어?”, “그냥 스트리밍 서비스에 등록돼 있는 플레이리스트 똑같이 카피해서 음악 틀어주면 되지 않아?”, “호텔 음악 컨설턴트가 되려면 전문적인 음악 지식이 있어야겠네?” 등 호텔에서 트는 음악이 그냥 나오는 음악이 아닌, 전문가의 손길을 거친 음악들이라는 사실도 너무 신기한데, 그 전문가들은 어떤 사람이고, 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할 것이다. 필자는 음악을 전문적으로 공부했고. 음악이 공간에 대입되는 매력에 매료돼 이 일을 시작했지만, 사실 같은 동료 중에는 문학을 공부했던 사람, 경영을 공부했던 사람 등 음악과 전혀 관련 없는 백그라운드를 가진 이들이 몇 있다. 호텔 음악 컨설턴트는 음악 전문지식이 필요한 게 아닌, 음악을 호스피탈리티에 접목시킬 때 생기는 중요성을 아는 것부터 시작한다. 대표적인 이야기를 담고자, 회사 동료 중, 아시아 전 지역 Jef Cheah 크리에이티브 총괄 대표를 인터뷰했다.

 

 

안녕하세요? Jef Cheah 대표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DJ Cheah입니다.” 저는 항상 주변 친구들에게 저를 이렇게 소개하곤 합니다.


지금까지 40년째 음악과 共生(공생)하는 생활을 하고 있어요(거의 제 인생 전체의 시간 동안이네요). 어릴 때 아버지가 운영하는 레코드 회사에 따라가 라디오를 통해 음악을 청취하게 된 것을 시작으로 현재 MUSICSTYLING 아시아 지역의 크리에이터 디렉터 선임 컨설턴트에 오기까지 평생 음악과 함께였어요. 아버지는 말레이시아 출신의 중국인이셨고 어머니는 네덜란드 출신이며 저는 홍콩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상하이에서 10년 이상을 살았죠.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나고 다양한 지역에서 지내다 보니 각 나라 문화의 색깔이 묻어나는 음악을 많이 접했던 것 같아요. 이제 와 생각해 보면 ‘이런 환경에서 태어나 자란 게 음악 컨설턴트가 돼야 하는 타고난 운명이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호텔 음악 컨설턴트가 되기까지 재미있는 과정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저는 사실 캐나다에 있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어요. 졸업하고도 일반 회사에 들어가는 계획을 세우고 직장인이 될 생각이었죠. 졸업 후 가족들이 있는 중국 상하이로 돌아와 잠깐 파트타임으로 클럽 DJ로 일하면서 동시에 영어 방송국 라디오에서 일을 했어요. (계획과는 다르게) 꽤 오랜 기간 동안 라운지 클럽에서 전반적인 음악과 음향을 담당하는 매니저로 일하면서 특정한 이벤트가 있거나 라운지 클럽 운영 시간에 재생되는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디자인하는 일을 했어요. 시간이 흐르고 DJ로서 커리어가 쌓일때쯤, 개인적으로 저를 찾아주는 이벤트 담당자분들이 생기고, 대부분 호텔에서 열리는 이벤트에서 디제잉을 하곤 했습니다. 한 번은 상하이에 있는 Hyatt On The Bund에서 열리는 James Bond 프리미어 상영회 파티에서 디제잉을 하고 있었는데, 이벤트 담당자가 급하게 저에게 달려오더니 “어떤 손님이 제프를 찾아요!”라고 하더군요. ‘아 뭔가 음악에 컴플레인이 들어왔나?’라는 걱정이 먼저 들었어요. 왜냐하면 음악은 무척 주관적이어서 모든 사람들 마음에 100% 들 순 없는 거니까요. 걱정된 마음으로 그 손님께 다가가니, 음악 선곡이 너무 재미있고 특이하다, 중국 전통 라운지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줄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니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고 묻더군요. 그가 MUSICSTYLING의 창립자, Axel Jennewein이였어요. 이벤트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칭찬 받은 적은 많았지만, 회사 스카우트를 받는 적은 처음이라 고민이었습니다. ‘회사를 들어가 본 적이 없는 내가 잘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 때문에요. 오랜 고민 끝에 스카우트 자리를 수락했고, 저는 바로 아시아지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됐습니다. 그때 MUSICSTYLING이 아시아 전 나라에 사업을 확장하고 있던 터라 Axel이 저를 발견했던 그 시기와 맞아 떨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Jef Cheah 대표님은 아시아지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며 많고 다양한 나라의 호텔을 다녀 봤을텐데 기억에 남는 공간이 있었나요?
기억에 남는 공간을 딱 한곳만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어려워요. 제 기억엔 모든 나라의 호텔들이 화려하고 감명 깊었거든요. 그래도 지금 딱 하나만 이야기 하자면 베트남의 Ninh Van Bay에 있는 Six Senses라는 휴양 리조트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휴양지의 로컬 문화가 잘 스며져 있었거든요. 로컬의 문화가 담겨 있는 호텔을 또 이야기하자면, 상하이의 The PuLi 호텔과 베이징의 The Opposite House도 기억에 남습니다. 스타일리시한 어반 시티의 그림을 잘 담아낸 대표적인 호텔이라 생각이 들어요. 또 마카오의 MGM’s Hotel & Casino 내부의 극장 시설이라든지 엔터테인먼트한 시설들이 정말 화려해요. 고객의 시선으로는 건축물들이 화려한 호텔들이 기억에 많이 남지요. 하지만 호텔 음악 컨설턴트로 호텔들을 방
문했을 때는 디자인한 음악들이 공간과 잘 어울리는지를 확인하며, 수정돼야 하는 공간은 없을까, 음악이 문화적 특성에 어울리게 잘 디자인돼 있을까라는 고민들로 가득 차있어요.


각 호텔들의 브랜드가 각 나라의 로컬의 특성을 반영하듯, 음악도 로컬의 특성에 어울리도록 디자인이 돼야 하죠?
네, 맞아요. 특히 아시아는 각 나라마다 문화적 특성이 아주 뚜렷해요. 그리고 아시아 호텔들은 그런 문화적 요소를 호텔 안에 인테리어, 가구 등의 비주얼 측면의 브랜딩을 반영하고요. 예를 들어 긴 역사와 국제적인 색갈이 담겨있는 상하이의 호텔들은 눈에 띄는 중국 전통적인 건축물로 이뤄져 있는 곳이 많아요. 이러한 문화적인 색깔들을 더 돋보일 수 있도록 잘 짜이고 디자인된 음악이 분명히 필요하답니다. 그리고 이런 일들이 제 임무기도 하고요.

 

호텔 음악 컨설팅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었나요?
제가 참여했던 프로젝트들은 거의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호텔 그랜드 오픈 후에도 저는 ‘완벽히’ 마친 프로젝트가 없다고 말해요. 음악의 트렌드가 바뀔 때마다 호텔에도 트렌드를 반영을 해야 하니까요. 가장 소중하고 깊이 기억하는 프로젝트들은 제가 호텔 경영진들과 좋은 관계를 맺게 되고 친구인 될 때를 말해요, 그리고 그중에 하나가 베트남 푸꾸옥의 JW 메리어트 푸꾸옥 에메랄드 베이 호텔 앤 리조트였어요. 이 프로젝트는 음악이 건축적인 시선으로 재해석돼야 하는 (어려운) 프로젝트였거든요. 무척 신경을 많이 썼어요, 시간도 많이 걸리고, 음악을 통한 공간 해석에 대해서 저 또한 많이 배웠던 프로젝트였어요. JW 메리어트 푸꾸옥은 오래된 대학 건축물을 리노베이션한 것처럼 디자인돼 있는데, 콘셉트 반영을 위해 1920년대의 오래된 유물을 새로 복원하며 건축을 진행했어요. 관련 전문대학 빌딩들과 아 캠퍼스의 스포츠 팀들의 이야기를 건축에 담았었죠. 흥미로운 서사가 담긴 프로젝트였답니다.


호텔 음악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일까요?
제가 확실히 대답을 드릴 수 있는 건, 과학적인 연구 결과에서도 증명이 된 이야기인데, 우리가 겪은 경험 안에서 ‘음악’은 기억을 촉발 시키는 강력한 것 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저는 음악 컨설턴트로서는 공간을 방문하는 사람(고객)들이 ‘기억’할 수 있는 음악 트랙을 디자인하는 것이고요. 그 후 몇 년이 흐르고, 어떠한 특정한 음악을 들었을 때, 이 음악을 들었던 공간과 상황을 상기시키는 게 저희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은 감각을 일깨울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어요. 듣는 음악을 통해, 학교를 가는 버스에서 어디에 앉아있었고, 학교로 가는 여정이 어땠고, 그 버스에는 누가 탔었는지… 이런 로맨틱하고 귀여운 기억도 불러일으킵니다. 호텔에 접목시켰을 때, 음악을 통한 기억을 통해, 저희는 최상의 호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도와드리는겁니다.

 

마지막으로 <호텔앤레스토랑>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음. 가끔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답답할 때가 많아요. 음악이 호스피탈리티 서비스에서는 많이 과소평가가 돼있거든요. 예를 들어 많은 호텔들이 콘셉트의 차별화를 두기 위해서는 인테리어와 소품 하나하나에 수백만 달러를 쓰며 투자하죠. 비주얼을 위해 투자를 하는 것에 비해 음악과 청각의 중요성은 아직 크게 인지가 되지 않고 있어요. 하지만 게스트의 경험을 생각할 때 저희가 아주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호텔과 기업들이 손님들이 보는 값비싼 복도에 있는 그림들처럼 음악에도 투자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훌륭한 호스피탈리티는 손님의 경험에 있어서 음악을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강규원
MUSICSTYLING 
호텔 전문 음악 컨설팅 회사 한국 대표
보스턴 버클리 음대에서 퍼포먼스와 비즈니스를 전공했다. 공간 콘텐츠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있으며, 국내 호텔 오픈 프로젝트에 BGM 컨설턴트로 참여했다. 공간 안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의 효과, 중요성, 임팩트에 대해 널리 알리려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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