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다이닝에서 2018년 한해를 달궜던 키워드가 한식, 가성비, 스몰 럭셔리 등이었다면 2019년에는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온 인공지능을 넘어선 데이터지능, 뉴트로, 밀레니얼 패밀리, 국경없는 요리, 호텔 외주화, 지속가능성 등이 호텔 다이닝을 빛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데이터 지능, 뉴트로, 콘셉팅 등
다양한 신조어가 떠오르면서 올 한해도 호텔업계에 신선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2018 다이닝 결산
푸드코트로 꽉 차있던 빌딩과 몰에 셀렉다이닝이 들어서더니 감각적인 공간으로 변했다. 셀렉 다이닝은 전국 맛집을 한 곳에 밀집시켰을 뿐 아니라 굳이 맛집을 찾아 멀리 떠나지 않아도 돼 트렌드 세터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셀렉 다이닝은 아니지만 호텔에서는 셀렉 다이닝처럼 뷔페 레스토랑이 변신을 거듭하면서 인기를 얻었다. 즉 호텔 뷔페레스토랑에 각 식음업장의 시그니처 메뉴와 라이브 스테이션을 둬 신선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했다. 이러한 콘셉트로 르 메르디앙 서울의 셰프 팔레트, 더 플라자의 세븐 스퀘어, 롯데호텔 라세느 등이 인기를 얻었다.
한식의 인기도 여전히 높았다. 새롭게 발표된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9에서도 한식당이 스타 레스토랑의 절반을 차지하며 그 인기를 증명했고 신라호텔 라연이 3년 연속 별 3개로 톱클래스를 유지했다. 호텔 한식당에서도 새로운 감각의 메뉴들을 탄생시키거나 재료, 조리법등을 연구하며 우리음식의 뿌리를 찾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는 등 호텔 한식의 가능성을 재확인시켰다. 특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단연 냉면의 인기가 돋보였다. 냉면을 메뉴에 둔 호텔마다 매출이 최고점을 찍었을 정도인데 그 비중이 40%를 넘나들었을 정도다.
또한 호텔 업계는 가치소비를 하는 스몰 럭셔리족을 위해 ‘경험’을 강조했다. 호텔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레스토랑, 음식에 담기위해 스토리를 만들고 해외 미쉐린 셰프 초청 갈라디너, 국내 미쉐린 셰프와의 컬래버레이션 이벤트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SNS의 마케팅의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사진 촬영을 위한 프리젠테이션, 조명, 분위기(전망)에 집중하며 딸기 뷔페, 디저트, 애프터눈 티 등의 메뉴가 다이닝 전면에 부각됐다.
이 밖에도 세계적인 스타 셰프들의 한국 진출도 이어졌다. 피에르 가니에르의 레스토랑이 롯데호텔서울에 새단장을 마친 뒤 문을 열었으며 야닉 알레노의 스테이가 시그니엘서울에 오픈한 지 1년 만에 미쉐린 별 하나를 획득했다.
2019 다이닝 전망
밀레니얼 패밀리
1980년대 이후 태어나 가정을 이룬 세대를 밀레니얼 패밀리라고 한다. 이들은 기존 세대와 달리 가족의 여가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합리적인 소비를 이끈다. 자식을 위해 무조건적으로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도 소중하지만 나도 소중하다는 가치관에서 비롯된다. 최근에는 밥 잘 사주는 예쁜 엄마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밀레니얼 패밀리에서 엄마는 밥을 해주기보다 사주고 남는 시간은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경향이 짙다. 소비의 주축이기도 한 밀레니얼 패밀리 고객은 소비에 있어서도 합리적이다. 한 곳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정보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호텔업계는 올해도 밀레니얼 패밀리를 겨냥한 키즈 프로그램 및 패키지를 다양하게 홍보하는 한편 밀레니얼 패밀리를 주 타킷으로 점차 가족형(리조트형)호텔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과 다이닝의 양극화
2019 키워드로 빠질 수 없는 것이 인공지능이다.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등에 부담을 느낀 외식업계는 점차 인력을 대신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으로 선회하고 있다. 한편 고객 접점에서 발생하는 서비스에 강점을 가진 호텔 다이닝에서는 기기가 대신할 수 없는 휴먼 터치를 더욱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예약, 주문, 고객관리 등에 있어서 인공지능을 넘어선 데이터 지능(Data Intelligence)으로 전개될 여지가 높다. 가령 고객들의 데이터가 모인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타입별 고객에게 메뉴를 추천하는데 용이하고 이를 토대로 메뉴 개발, 마케팅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지속가능성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은 글로벌 이슈이다. 이제는 친환경이 아닌 필(必)환경 시대로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이 됐다. 에코마일리지, 로컬푸드, 무항생제 등이 식재료를 고르는 기준이 되고 있으며 레스토랑에서도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재생시켜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특히 폐플라스틱, 비닐 등 환경오염으로 폐사된 고래, 생선, 거북이 등이 잇따라 발견됨에 따라 생선 및 해산물에 있어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대게는 친환경 재료의 사용으로 건강을 부각시켰다면 이제는 환경을 우선순위에 둔 식문화가 형성돼야 한다.
식음업장의 외주화
경제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호텔 다이닝에도 외주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호텔에서는 다이닝의 외주화가 자칫 호텔 이미지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공개를 꺼리는 경향이 있지만 최근에는 명성과 실력을 갖춘 스타 셰프들의 대거 등장으로 호텔에서도 식음업장의 외주화를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는 미국의 BLT steak와 로열티 계약을 맺어 운영은 호텔에서 하되, 품질관리와 레시피는 미국 본사의 관리를 받고 있다. 호텔에 입점된 식음업장은 시그니엘 서울의 비채나, 라이즈 호텔의 롱침,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의 홍보각, 르 메르디앙 호텔 서울의 랩24와 엘리멘츠를 비롯해 최근 노보텔 서울 강남 호텔에는 일식당 슌미의 표길택 헤드 셰프가 오너 셰프로 바뀌었으며 이 중 대다수가 미쉐린에도 이름을 올려 역으로 호텔 홍보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 최근에는 호텔 내 스타 셰프의 레스토랑을 입점시키기 위해 러브콜을 보낼 정도로 호텔업계에도 식음업장의 외주화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경없는 요리
지난해 한식이 대세를 이뤘다면 이제 국경없이 요리 간에 교류가 활발히 전개되며 이노베이티브, 컨템포러리 등의 레스토랑 콘셉트가 확산되고 있다. 가령 간장, 된장 등의 한식 소스를 양식요리에 사용한다든지, 서양의 조리기법인 분자요리를 한식에 적용하는 등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세운 다양한 시도가 2019년에도 고객들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같은 맥락에서 애스닉 푸드, 다양한 허브와 향신료의 인기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호텔 다이닝이 정통성을 강조하거나 다양성을 강조하는 형태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콘셉팅
마케팅을 넘어 선 콘셉팅이 강조되는 분위기다. 콘셉팅은 콘셉트와 마케팅의 합성어로 개성 넘치는 스토리가 있어 콘셉트가 명확한 마케팅을 일컫는 신조어다. 최근에는 호텔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함에 따라 공용공간이었던 로비를 미술관으로 바꾼다거나 도서관을 만들어 고객에게 새로운 문화경험을 선사하고 있고 유명 디자이너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다양한 작품을 전시, 판매하기도 한다. 이제 호텔에서도 미술관에서 식사하는 분위기가 연출되거나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뉴트로
새로움(New)과 복고(Retro)의 합성어인 뉴트로가 최근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레트로가 과거를 추억할 수 있는 향수인 반면 밀레니얼 세대에게 레트로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신선함을 느끼게 한다. 이들에게 레트로의 새로움을 경험하게 하는 뉴트로 열풍이 다이닝 업계 전반에 걸쳐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70~80년대를 연상시키는 인테리어는 물론 소품, 다양한 메뉴에 이르기까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신선함을 경험케 한다.
2019 외식소비트렌드
뉴트로 감성, 비대면 서비스화, 편도족 확산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12월 13일에 개최된 2019 외식소비 트렌드 발표대회를 통해 2019년 키워드를 ‘뉴트로 감성’, ‘비대면 서비스화’, ‘편도족의 확산’으로 선정했다. 이번에 발표된 2019 외식 트랜드의 키워드는 소비자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2018년의 외식소비행태를 분석하고 전문가 20인과의 인터뷰를 거쳤다.
‘뉴트로 감성’은 익숙하지 않은 옛것(아날로그 감성)들이 젊은 세대에게 신선하고 새로운 것으로 느껴져 인기를 끌고 있는 현상을 의미한다. 뉴트로는 음식에 제한되지 않고 간판, 디자인,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특성을 반영했다. 대표적인 현상으로 골목상권에 대한 관심증가를 꼽는다.
‘비대면 서비스화’는 패스트푸드나 편의점, 대형마트 등에서 사용되는 무인주문 및 결제시스템의 확산을 의미한다. 무인화·자동화의 확산에 따른 배달앱, 키오스크, 전자결제 등의 발달로 외식 서비스의 변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 형태가 영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외식분야에서 ‘비대면’의 의미는 사람 중심의 서비스에서 기계중심의 서비스로의 이동으로 대표되고 있으나, 외식업계에서는 사람중심의 고급화된 서비스와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로 양극화가 이뤄질 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산업구조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편도족의 확산’은 식사의 해결 방식이 다양해지고, 편의점에서 HMR제품을 사먹는 것도 소비자들이 외식으로 인식하는 현상이 확산되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편도족은 편의점 도시락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사람을 말하나, 2019 외식 트렌드에서 나타나는 편도족의 확산은 단순히 HMR의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편의점이 서비스 및 음식섭취의 공간으로 식당을 대체하게 되는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을 의미한다.
외식소비행태는 월평균 외식 13.9회,
27만 3000원 지출
이번 발표에서는 전국 외식 소비자 3000여 명 대상으로 진행된 2018년 외식소비행태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월평균 외식 빈도는 13.9회로 지난해 비해 월 1회 정도 줄었으며(`17, 14.75회), 월평균 외식지출 비용 또한 27만 3000원으로 지난해 30만 4000원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 이용 음식점은 한식(59.0%), 구내식당(7%), 패스트푸드(6%)순이며, 평균 비용은 방문외식의 경우 1만 1066원, 배달은 1만 4709원, 포장 외식에서는 9945원을 소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혼밥의 경우, 월평균 3.45회 정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남성이 4.39회로 여성의 2.47회 보다 빈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20대 5.09회, 지역별로는 서울 4.74회가 가장 높았고, 평균 지출비용은 월 3만 8928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호텔 다이닝은 호텔 콘셉트에 맞는 특화된 메뉴를 따라야”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 진승재 부총지배인
2018년 다이닝 업계에 주목할 만한 이슈는 무엇인가?
과거에는 호텔에서 다이닝의 흐름을 주도했지만 지금은 다양한 개성을 가진 셰프들이 있는 로드숍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호텔 다이닝이 트렌드를 이끌 수 있었던 데에는 글로벌 체인호텔의 외국인 셰프들이 요리에 대한 그들의 감성을 잘 표현해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음식을 맛으로만 먹는 시대는 지났으며 오감을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수요가 확산되는 데 있어서 로드숍에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고 고객들은 이것에 대한 진가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벌어지는 대세를 호텔업계로서도 피할 수는 없다. 즉, 경험이 중요해진 시기가 온 것이다. 이제는 호텔의 문턱도 많이 낮아졌고 더 많은 고객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편하고 즐거운 장소가 돼가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런 시장이 확산되는 과정은 맞지만 자리잡았다고 보기에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셰프가 하나의 요리를 완성하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은 상당한데 비해 고객들이 다이닝이 제공하는 경험적 가치를 받아들이고 기꺼이 지불할 수 있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요리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레스토랑도 눈에 띤다. 대기업에서 오픈하는 매장들이 과거 중저가 위주로 구성됐다면 최근에는 현지화 된 외국요리가 아닌 본토의 맛을 강조하는 정통 레스토랑으로 선회하는 모양새다.
특별히 호텔 다이닝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땠나?
호텔에서도 트렌드를 눈여겨보지만 외국인 고객과 늘 선호하는 음식을 찾아 호텔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수요도 많기 때문에 호텔이 이런 니즈를 무시하고 트렌드를 다 쫓아갈 수는 없다. 또한 이런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려면 누가 보더라도 수긍할 수 있는 기본에 충실한 요리를 내야한다. 따라서 호텔 다이닝은 각자 호텔의 콘셉트에 맞는 특화된 메뉴를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보텔의 경우라면 프랑스의 아코르 그룹의 대표적인 브랜드이므로 호텔의 철학에도 프랑스의 품위나 콘셉트가 반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디저트를 업그레이드했는데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만이 가진 색깔과 브랜드의 감성을 반영시켜 우리 고객들이 좋아하는 것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했다. 가령 호텔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크로와상, 브리오쉬, 에끌레어 등 프랑스가 기반이 되는 메뉴에 있어서 고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또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 호텔의 2018년, 2019년 식음분야의 변화와 계획은?
2018년은 기본을 강조하는 한 해였다. 기본은 정성이다. 고객을 정확히 파악하고 고객을 위한 태도, 마음가짐, 요리에 있어서 정성을 담았다. 특히 고객들이 이곳에서 프랑스의 감성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 2019년에도 노보텔 만의 감성이 담긴 것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갈 계획이다.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 감성적인 터칭, 브랜드 네트워킹을 활용한 해외 셰프 초청 음식 프로모션 등 기본이 튼튼하되, 우리만의 철학과 감성이 담겨진 시리즈를 일관성 있게 선보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계절 메뉴는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만의 감성이 느껴질 수 있도록 차별화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