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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2 (토)

호텔&리조트

[Zoom In] 지역호텔이 살아남는 법 I -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호텔이 되자

 

<호텔앤레스토랑> 매거진의 5월호에서는 ‘Special Forum’을 통해 국내 중소 로컬호텔과 독립호텔의 총지배인들이 모여 글로벌 체인 브랜드 호텔들과 경쟁하며 나름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각 호텔이 위치한 지역 특색에 맞게 생존 전략을 펼쳐오고 있는 이들의 공통된 핵심 논의 중 하나는 ‘지역민’에 대한 문턱이 너무 높다는 것이었다. 호텔은 외국인이나 특정한 부류만 가는 곳이라는 편견이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또 호텔 스스로를 위해, 각자도생이 아닌 상생의 길을 가려면 지역의 호텔들은 어떤 전략을 펼쳐야 할까? <호텔앤레스토랑> 매거진이 이번 호부터 총 3편에 걸쳐 다룰 지역호텔 생존 전략의 첫 번째 대상은 ‘지역민’이다. 

 

 유성호텔 없어진 대전 유성구  


지난 3월 31일 109년의 명맥을 이어온 대전의 ‘유성호텔’이 폐업했다. 2022년 12월 매각 계약을 체결한 뒤 1년 3개월 만이다. 같은 해 10월 31일 유성관광개발은 호텔 자산을 담보로 신한자산신탁에서 수백억 원을 대출한 바 있다. 폐업한 유성호텔의 부지에는 2028년 하반기까지 호텔 1개 동, 주상복합 2개 동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대전일보는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유성구의 한 관계자는 “현재 유성호텔보다 더 큰 규모의 신축 관광호텔이 들어오며 상권이 더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으며, “새로 들어서는 호텔에 대해서는 사업계획 승인 과정에서 변경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지역에서의 호텔은 단순히 외지인들이 잠을 자는 곳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그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고 지역구의 다양한 행사와 모임 장소로 활용되기도 하며, 지역민들이 특별한 기념일을 보내거나 문화생활을 하고, 비즈니스의 장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호텔들이 생존에 어려움을 겪는 데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존재한다. 

 

 

우선, 글로벌 체인 브랜드 호텔과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여기에 국내 자체 브랜드 호텔들이 크게 성장해 브랜드 인지도나 마케팅 자원, 다양한 멤버십 등으로 고객을 끌어모으는 탓에 중소형 호텔들은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다. 운영 비용의 증가도 중요한 요인이다. 인건비, 유지보수비, 세금 등 여러 비용이 증가하면서 작은 호텔들은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상황에서 이러한 부담은 더욱 가중됐다. 실제로 코로나 시기를 겪으며 상당 수의 지역호텔들이 운영을 중단했다. 


한편 고객들은 점점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와 시설을 기대하고 있으며, 대형 체인 호텔들은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중소형 호텔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런 와중에 주요 관광지나 비즈니스 중심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경우, 고객 유치는 더더욱 어려워진다. 접근성이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방문객 수가 줄어들게 될 수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각 호텔마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외지인뿐 아니라 지역민들 또한 서비스 대상에 포함된다. 

 

 지역민에게 인정받는 맛집이 ‘찐’맛집일 확률 99.9%  
 지역민에게 인정받는 호텔이 ‘찐’호텔일 확률 99.9%  


경상북도는 시군마다 특색 있는 호텔과 리조트를 유치하는 1시군 1호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철우 도지사는 “미래의 일자리는 관광 분야에서 많이 만들어질 것이고, 관광객이 오면 쉬고 자고 갈 수 있는 호텔이 시군마다 1개씩은 있어야 지방의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경상북도는 ‘민간투자 활성화 TF 1팀’을 마련, 지역 활성화 투자펀드 등 민간 자본을 활용해 지역 내 호텔·리조트를 유치할 계획이다. 인프라의 활성화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서울편중화’가 심하고 국내에서 여행지도 그나마 가는 곳만 가는 상황에 호텔이 지금보다 많아진들 지역 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어디론가 여행을 갈 때 그 지역 사람들이 진짜 ‘맛집’으로 인정한 식당을 찾아가는 것은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는 좋은 전략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늘 가고자 하는 지역 출신의 지인을 찾아 ‘로컬 맛집 추천해달라.’고 부탁한다. ‘검증’된 맛집을 손쉽게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타지인들이 호텔을 찾아가는 과정에도 이 공식을 똑같이 적용해 보자. 1회성으로 투숙하는 사람들의 평가 말고, 진짜 그 지역 사람들이 인정하는 ‘좋은 호텔’에 찾아가는 것이다. 실패 확률보다 성공 확률이 더 높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 가정에는 큰 허점이 존재한다. 지역호텔에 지역민이 가지 않는다. 왜일까? 


고성에 위치한 르네블루 바이 워커힐(이하 르네블루)의 이찬우 총지배인(이하 이 총지배인)은 “도심지 외 휴양지에 있는 대부분의 호텔은 관광객을 타깃으로 상품을 구성하고, 이에 기반한 가격결정, 홍보·마케팅, 프로모션 등을 진행하다 보니 지역민 이용객들은 자연스럽게 고려사항에서 배제되거나 2차적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휴양지 호텔들의 경우 지역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가격대의 상품 구성이 아니다. 이 부분이 가장 큰 장벽일 것”이라고 말한 이 총지배인은 “주변에 가성비 좋은 지역 맛집들이 많아 그들과의 경쟁 또한 호텔로서는 부담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지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지역호텔들은 다양한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은 제주도 지역민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제주맘’, ‘제주어멍’ 등 제주의 대표 커뮤니티에 호텔 소식을 공유하고, 도민 혜택 및 프로모션을 안내한다. 또한 제주 도내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와 협업해 더블루 뷔페 및 라운지 프로모션을 다양하고 차별화된 콘텐츠로 홍보하고 있다. 


한편 이 총지배인은 “지역민의 의견을 오랜 기간 청취하며 알게 된 것은 이들이 호텔문화에 친숙하지 않은 이질감에서 불편함을 많이 느낀다는 것이다. 또한 상품들이 높은 가격대로 책정돼 있어 소비를 주저한다.”고 말했다. 


이를 타개하고자 르네블루에서는 파격적인 가격대로 호텔의 진입장벽을 낮춰 호텔 이용을 유도하고 호텔이 ‘나와 상관없는 공간이 아닌 내 생활 속의 공간’으로 느껴지도록 가성비 있는 프로모션을 준비했다. 지역민에 한해 중식 한정 3가지 메뉴를 1만 원에 이용할 수 있는 ‘만원의 행복’ 프로모션은 지난해 12월부터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지역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고성·속초 지역민들은 20% 할인된 가격에 객실을 이용할 수 있다. 한편 고성지역에 있는 22사단 소속 군장병들에게는 식음료 22% 특별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호텔 이용 가격이 높아 방문이 쉽지 않다는 지역민들의 의견을 수렴, 지역 상생 차원에서 가성비 있는 특별 메뉴 제공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전한 이 총지배인은 “특히 군청·경찰서·소방서·면사무소·군 부대 등 인근 관공서 관계자들의 재방문율이 높아졌다. ‘만원의 행복’ 프로모션 실시로 2024년 1분기 기준 점식 매출은 전년 대비 188%, 이용객수 측면에서는 298% 이상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직접적인 매출 증가 외에도 가족연, 웨딩 등 부가적인 매출 창출 기회도 주어졌다. 지역민들이 좀더 친숙하게 호텔을 이용하며 심리적인 거리감을 줄여나간 결과다. “장기적 측면에서는 지역 맛집의 하나로 자리잡아 원래의 타깃인 관광객들에게도 프로모션 메뉴 노출 빈도가 높아졌고, 홍보 효과에도 좋은 변화를 가져왔다.”고 답한 이 총지배인은 “지역민들이 호텔도 이용할 만하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지역 맛집과는 또 다른 호텔만의 가성비 좋은 메뉴를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개발, 판매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르네블루의 인기 상품인 치킨 강정을 업그레이드 한 ‘통문어 치킨 강정’ 외 신규 메뉴 10종을 개발해 선뵐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지역과의 상생 꾀하는 지역호텔 
 지역민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캠페인 선봬 


한편 지역호텔들은 본래의 존립 취지에 맞게 지역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또한 진행하고 있다. 지역민들에 대한 문턱을 낮추는 것만으로 끝내지 않고 이들의 삶에 좀 더 녹아들어 공존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이 총지배인은 “지역 내 파급력이 큰 호텔이라는 업종 특성상 사회적 책임(ESG)에 대한 진지한 자세로 지역민의 신뢰를 얻고자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매년 속초경찰서와 정기적인 해변 청소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역 내에서도 지역사회 기여에 대한 인정과 기대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5월 충주시와 함께 반려 문화 및 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켄싱턴리조트 충주는 ESG 경영 일환으로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도록 지역 특산물 사과를 활용한 반려동물 수제 간식을 출시했다.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 또한 지역사회 발전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하는 데에 앞장서고 있다. 제주 화장품 인증을 획득한 제주인디와 협업해 여름 패키지를 구성한 바 있으며, 소상공인들과 협약을 맺어 ‘프로젝트 산지올레’를 지난 3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빈티지숍샵부터 문구점, 헌책방, 독특한 콘셉트의 식당과 요리주점까지 다양한 상점들이 함께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소상공인들은 창업 신념과 운영 노하우를 소개하고, 고객들은 제주의 여러 역사 유적지와 예술공간, 트렌디한 숍과 식당이 공존하는 구도심을 지속해서 탐험하며 특별한 여행을 경험할 수 있었다.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은 가정의 달을 맞이해 지난 5월 15일, 제주시 탑동권(리젠트마린, 오션스위츠, 휘슬락 호텔) 호텔들과 함께 한부모가정을 위한 특별한 식사 초청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는 탑동권 호텔과 지역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함께하는 협력의 결실이었다.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에서는 호텔 뷔페 100인분을 준비했고, 호텔 리젠트마린은 호텔 런치 2인 세미 뷔페 이용권 36매와 숙박권 5매를, 오션스위츠 제주호텔은 신세계 상품권 100만 원권을, 호텔 휘슬락은 서가앤쿡 1만 원권 20매와 2인 조식 포함 숙박권 5매를 기부 차원에서 제공했다.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 한양식 대표이사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부모가정과 지역사회를 위해 사랑과 소망이 넘치는 순간을 함께 만들어 갈 것”이라고 전했다.

 

INTERVIEW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호텔’이 살아남는다”
르네블루바이워커힐 이찬우 총지배인

 

지역 사회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소개 부탁한다. 


르네블루 호텔은 강원도 고성 최북단에 위치한 유일한 호텔로 지역사회와의 관계 유지가 그 어느 호텔보다도 중요하다. 그렇다 보니 지역민들의 관심도가 상당해 지역 행사에 호텔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요청한다. 올해 3월에는 오호리 마을 청년회원들과 일사일촌 자매결연을 맺는 체육대회를 진행, 향후 오호리 마을에서 진행하는 마을축제 및 송지호 해변 정비 등의 교류 활동을 꾸준히 전개해 마을의 발전을 함께 도모하는 상생 협력 관계로 발전하고자 협약했다. 지역 이장단 협의회에서 운영하는 베이커리 카페에서 갓 구워낸 쿠키류는 호텔 객실 어메니티용으로 사용해 자체 운영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고성지역 유일한 고성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도 주기적으로 호텔로 초청, 지역민 및 호텔 고객에게 힐링을 제공하고 있다.

 

지역민 이용객을 호텔로 유치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들의 니즈가 무엇인지를 파악해 지역민 고객 맞춤형 상품 개발을 하는 것이다. 이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가격대는 얼마인지, 또 어떠한 상품 구성이 이들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지를 등을 파악하고자 하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가령 웨딩의 경우, 보통은 생화를 많이 쓰지만 이 지역의 경우 조화 이용율이 높은 편이다. 이런 사항을 고려해 조화의 퀄리티를 높이고 다양한 조화를 구성하면 적절한 지역 맞춤형 상품 구성이 가능해진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인지서비스다. 지역 고객 대상이므로 대부분 지역민들의 소개를 통해 행사가 이뤄지거나 주변 관공서 고객이 자주 이용을 한다. 이들을 상대로 먼저 알아보고 환영하는 서비스 태도를 보인다면 지역민의 호텔 이용률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역민 이용객의 니즈와 관심사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르네블루는 오픈 당시부터 ‘지역 상생을 통한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호텔’을 목표로 삼아왔다. 지역 행사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민들과 교류하고, 특산물을 이용한 메뉴 개발을 진행하며 시식 행사에 지역 유지들을 초청해 피드백을 받는 등 지역민들이 호텔에 관심 갖도록 노력했다.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는 업체(서핑, 꽃집 등)들과 연계해 서핑 패키지나 프로포즈 패키지 등 다양한 상품 개발에 참여토록 해 상생의 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했으며, 인재 채용에도 지역 채널을 활용, 지역민을 우선으로 채용했다. 이에 전체 구성원 중 지역 출신 인재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지역민 이용객 증대를 위해 호텔은 어떤 전략을 펼쳐야 할까? 


일단은 지역과 호텔이 지속가능한 발전과 혁신을 하기 위한 상생 협력의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겠고, 지역 내 행사에 호텔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지역만과 유대감을 형성해야 할 것이다. 한편 지역민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가성비·가심비 평가가 높은 상품 구성에 힘써야 한다. 지역의 특산품 식자재를 활용한 지역 맞춤형 로컬리제이션(Localization) 또한 좋은 전략 중 하나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노력을 지역 내·외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다. 지역민뿐만 아니라 지역 외 더 많은 사람들이 호텔과 지역의 상생 협력에 대해 관심 가질 수 있도록 미디어와 SNS를 통한 지속적인 홍보 또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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