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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4 (수)

전복선

[전복선의 Hospitality Management In Japan] 하이웨이 호텔, 하타고야(旅籠屋)

 

아무것도 하지 않는 호스피탈리티


일본에서는 고속도로의 휴게소에 이른바 하이웨이 호텔이 등장해 장거리 운전자들과 가족 여행객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미국의 로드 트립 중에 만나게 되는 모텔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일본의 하이웨이 호텔은 서비스를 최대한 배제하고, 숙박이라는 기본에 충실해 여행 중 부담 없이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로드 모텔을 벤치마킹


최근 일본에서는 한국의 고속도로 휴게소에 해당하는 서비스에리어(SA)와 파킹에리어(PA)에 생긴 하이웨이 호텔, 하타고야가 주목 받고 있다. 일본의 첫 하이웨이 호텔 브랜드인 하타고야는 창업자인 카이 마코토(甲斐真)가 미국식 모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고 한다. 

 


카이 마코토는 대학 졸업 후 지인이 소개해 준 주택 건설회사에 들어갔다. 10년 이상 열심히 직장을 다니던 어느 날 카이는 친구의 초청으로 미국으로 여행을 떠나게 됐는데, 처음 방문한 미국의 여러 지역을 자세히 경험해 보기 위해 친구와 자동차로 여행을 했다. 여행 중 카이는 매일 길가에 위치한 모텔에 묵었는데 다양한 모텔을 경험할수록 매력에 빠져 들었다. 

 

 

모텔에 묵으면서 생각해보니 일본 호텔들의 단점이 눈에 들어왔다. 예를 들면, 일본의 비즈니스 호텔은 쾌적함과는 거리가 멀었고, 고급 호텔들은 고객들에게 무엇 하나라도 더 해 주려고 난리였다. 하지만 미국의 모텔은 방과 침대를 제공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카이의 눈에 미국의 모텔은 “너가 좋아하는 것만 하다가 떠나. 우리는 방만 제공해 줄테니.”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카이는 이러한 일본 호텔과는 다른 특성의 미국 모텔처럼 기본에 충실한 숙박시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고, 퇴직금과 모아뒀던 돈을 쏟아 부으며 하타고야 1호점을 창업했다.

 


일반적으로 일본에서 비즈니스의 정석은 부가가치를 올려 매출을 늘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카이는 하타고야를 설립한 후 이와는 정반대로 부가가치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즉, 하타고야는 숙박공간과 최소한의 어메니티 이외에는 어떤 것도 두지 않았고, 숙박객들이 ‘슬리퍼와 칫솔을 뒀으면 한다’, ‘매점을 만들어 물건을 살 수 있게 해 주었으면 한다’는 등의 다양한 요구가 나오더라도, 부가가치를 줄이는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해 나갔다. 


그렇다면 카이는 왜 이렇게 부가가치를 줄이는 비즈니스 모델을 고집하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하타고야는 편의점이나 우편함처럼 부담 없이 저렴하게 숙박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존재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즉, 숙박공간의 서비스가 많아지면 여행의 기억 속에 남아야 할 ‘지역의 가치’ 부분이 숙박 공간에 빼앗기 때문에 카이는 숙박 공간에 대한 기억을 배제하고, 최대한 여행객에게 지역의 기억으로 가득 채우기 위해 하타고야를 만들었다. 

 

 

하이웨이 호텔, 하타고야


하타고야는 어느 점포이든 모두 같은 디자인과 구성으로 돼 있다. 먼저 호텔 디자인은 미국의 모텔을 모방하고 있는데, 건물 외견만 보면 마치 미국의 모텔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미국의 모텔처럼 객실은 차를 주차한 곳에서 쉽게 짐을 옮길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호텔 내부로 들어가 보면, 프런트에는 벽난로가 있어서 항상 따뜻한 분위기로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호텔의 복도는 넓고, 객실도 창문이 양쪽으로 나 있어서 통풍이 잘된다. 객실은 모두 25㎡의 사이즈로 일본의 일반적인 비즈니스 호텔의 싱글 룸보다 약 2배 이상의 크기며, 침대는 폭 154cm의 킹사이즈  2개를 둬 가족이 같이 묵더라도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돼 있다. 뿐만 아니라, 객실의 비품에 있어서도 슈트케이스를 둘 수 있는 선반, 테이블, 책상, 옷장 등의 가구는 기본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이 외에 객실 공간에서 공을 들인 부분은 바로 욕실과 화장실이다. 일본의 일반적인 비지니스 호텔의 경우 화장실과 욕실이 합쳐진 ‘유닛배스’를 두고 있는데, 하타고야는 두 공간을 분리했고, 어린이와 같이 들어가서 발을 뻗고 쉴 수 있을 정도로 큰 사이즈의 욕조를 갖추고 있다. 그야말로 하타고야는 하이웨이 호텔이면 캡슐호텔처럼 작은 공간일 것이라는 예상을 벗어나, 비즈니스 호텔보다 나은 반전 매력으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또 한 가지 더, 하타고야는 객실 중의 하나를 휠체어나 몸이 불편한 고객도 쾌적하게 숙박할 수 있도록 단차가 없는 ‘배리어 프리 룸’의 형태로 준비해 두고 있다. 


그렇다면 하타고야는 가장 기본적인 숙박 공간을 제공하는 것 외 서비스에 어떤 특징들이 있을까? 앞서 말한 대로 최대한 서비스를 절제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서비스라고 할 것은 없지만, 유일하게 제공되는 서비스로 분류하면 바로 ‘식사’다. 하타고야의 식사 서비스는 호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뷔페가 아닌 빵과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으로 대체하고 있다. 즉, 숙박객이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출발할 수 있도록 가장 기본적인 식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호스피탈리티의 의미


하타고야는 현재 고속도로 휴게소의 호텔뿐만 아니라 지역 곳곳에 똑같은 디자인, 객실 구성 그리고 조식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즉, 40여 곳이 넘는 곳을 모두 똑같은 디자인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하타고야는 일본의 호텔이 가진 지나친 서비스 문화의 정반대에 서 있다. 하타고야는 지금 호스피탈리티의 의미를 고객을 위해 무언가라도 해야하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반대되는 시점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한 호스피탈리티의 하나라는 것을 보여주는데 주력하고 있다. 

사진 출처_ www.hatagoya.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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