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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1 (목)

호텔&리조트

[Hotel HR] 인재 활용의 선순환 구조 만드는 겸임교수 - 취업을 위한 산학연계 중요성 요구돼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쿵푸팬더>의 4번째 시리즈가 지난 4월 한국에서 개봉했다. 주인공인 팬더 ‘포’가 새로운 후계자를 찾는 여정을 그린 이번 시리즈에는 스토리를 관통하는 하나의 대사가 있다. “모든 씨앗은 큰 나무의 꿈을 품고 있다.” 

 

누구나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훗날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호텔 취업 기피’ 현상이 팽배한 업계의 오늘, 좋은 인재를 길러내도 다른 업계에 빼앗기는 현실에 직면한 업계인들에게 생각거리를 안겨주는 대사가 아닐까 싶다. 

 

대학에서 겸임교수들이 하는 역할이 어찌 보면 ‘포’의 미션과도 비슷하다. 큰 꿈을 품고 있는 씨앗과 같은 미래 인재를 발굴하고, 현장이라는 땅에서 무사히 싹 틔우도록 이끄는 것이 이들의 ‘미션’이다.  이번 호에서는 인력난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겸임교수 운영 현황을 짚어봤다.

 

 인재 양성의 선순환 위한 겸임교수 운영 
 활성화 필요한 이유는? 

 

 

대학기관의 교원은 전임교원과 비전임교원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교육통계서비스에서 배포한 자료에 의하면 전임교원에는 총(학)장, 교수, 부교수, 조교수, 전임강사가 포함되고, 비전임교원에는 시간강사, 겸임교수, 명예교수, 객원교수, 대우교수, 초빙교수, 기타 등이 포함된다. 이중 겸임교원은 「고등교육법」 제17조 및 「고등교육법시행령」 제7조 제2호와 「대학설립·운영규정」 제6조 제4항에 의해 다음의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조사기준일 현재 본교에 재직 중이어야 하며 △「대학교원 자격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한 교원의 자격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또한 △근무기간을 1년 이상으로 정해 계약된 교원(단, 「고등교육법」 제14조의2 제1항 각 호, 제17조 제3항 각 호에 해당하는 경우 1년 미만으로 임용 가능)이자 △대학에서의 교수 및 연구내용이 원소속(본직)기관의 직무 내용과 유사해야 한다. △원소속(본직)기관에서 상시적으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근무경력(원소속기관에 소속되기 전에 유사한 분야에서 근무한 경력 포함)이 3년 이상인 사람에 한하며 △겸임교원 제도의 도입 취지에 따라 순수 학술이론 과목이 아닌 실무·실험·실기 등 산업체 등의 현장실무 경험을 필요로 하는 교과를 교수하게 하기 위한 교원이어야 한다. 


지난 2021년 6월 29일 월간 <대학저널>에 게재된 기사에 따르면 수도권의 한 대학 관계자는 “대학에 초빙교수와 겸임교수 등은 비용 절감과 교원확보율을 높일 수 있는 일종의 다목적 카드”라고 표현했다. 실무를 중요시하는 호텔이나 다이닝 업계에서는 현직에 몸담고 있는 겸임교수들의 교육이 절실하다. 이들의 전문성과 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학생들로 하여금 향후 업계에 첫 발을 내딛을 수 있는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싶어하고 실제로 호텔업계에는 겸임교수로 활동하는 현업 종사자들이 상당 수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이 취업규칙에 겸직제한조항을 두고 있어 ‘알음알음’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그렇지만 ‘N잡 시대’에 직원들이 겸임교수 활동하는 것을 호텔에서 엄격히 금지할 수도 없다.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교육과 실무의 간극을 최대한으로 줄여주는 징검다리가 되기 때문이다. 겸임교수 경력이 있는 한 호텔리어는 “국내 교육 현실 상 ‘호텔에서 일을 하고 싶으면 반드시 이 학교에서 공부를 해야겠다.’고 할 수 있는 교육 기관이 많지 않다. 그마저도 호텔리어를 정말로 하고 싶어서 들어온다기 보다 점수에 맞춰 오는 학생 비율이 높다. 호텔리어로 살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친절을 베푸는 자세가 몸에 배어 있어야 하고 서비스 마인드가 기본적으로 세팅돼 있어야 하는데, 그 테스트를 해주는 것이 겸임교수나 시간강사의 역할이다. 학생들마다 자기가 자신있는 업장이 있고 반대로 자신없는 업장이 있기 마련이다. 겸임교수는 학생들이 실제 필드에서 무엇을 가장 잘 할 수 있는지 알려줄 수 있는 위치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기업에서는 겸직을 하면 일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데, 관련 학과에서의 겸임교수 활동은 인재 양성과 인력 수혈을 위한 선순환에 기여할 수 있을뿐더러 개인의 역량까지 성장하는 기회로 작용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양여자대학교 호텔관광과 이순구 교수는 겸임교수 운영의 중요성을 꾸준하게 설파하는 업계인 중 하나다. “대학은 산학일체형이 돼야 전공에 따른 이론과 현장에서의 실무가 매칭돼 발전할 수 있다.”고 말한 그는 “대학교수들에게 산학 연수 제도가 있긴 하지만 활용 가능성이 낮고, 시간이 지날수록 현장과 괴리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현업 종사자를 겸임교수로 대학에서 적극 활용한다면, 이론 학문 강습에서 벗어나 실무 중심의 교육이 이뤄지는 동시에 일자리 미스매칭 문제 또한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체계가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 역시 필요하다고 이순구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나서 산업체 실무진을 교육계로 보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시간강사에 집중된 정부 정책을 산업체 겸임교수 활성화 정책으로 기조를 바꾸고, 대학에서도 적극 활용 방안을 강구하게 한다면 바로 해결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대학 내 전공관련 겸임교수 비율을 높이고, 산업체에서는 대학 겸임교수 파견에 대한 혜택을 주고, 직원들에게는 대학과 연계해 강의할 수 있는 여건을 공식화해 권장한다면 선순환 구조가 마련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학생들의 멘토가 되는 겸임교수들 
 취업 연계의 교두보 역할도 해 

  
현업 종사자들의 겸임교수 및 시간강사 활동 등을 통해 업계는 어떤 이점을 얻을 수 있을까? 포시즌스 호텔의 찰스 H. 최아란 부매니저(이하 최 부매니저)는 현재 한양여자대학교 호텔관광과에서 시간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실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강의를 통해 해줄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은 그는 “이론적인 부분을 배우고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시점의 호텔업계 동향, 직접 고객과 대면하고 서비스하면서 경험하는 다양한 일들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실제로 그 학생들이 실습 혹은 취업을 통해 업무에 투입됐을 때 보다 빠른 이해를 도울 수 있다는 부분이 가장 메리트 있다. 강사 자신에게는 학생들을 가르치며 이론적인 부분을 한번 더 배우고 익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 부매니저는 “학생들이 겸임교수나 시간강사가 근무 중인 호텔에서 실습하거나 채용됐을 때 멘토로서 단단한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강의실에서 이론으로 가르친 부분의 연장선으로 실무에서 직접 보여주고 시도해보며 가르쳐 줄 수 있고, 업무에 보다 빠른 적응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대략 1-2년 동안 본 학생들이다 보니 개인의 특성을 잘 알고 교육할 수 있어 트레이닝이 훨씬 원활하게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겸임교수나 시간강사의 주요 역할 중 하나는,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실제 어떠한 일을 하는지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이를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의 진로를 생각해볼 수 있도록 멘토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과는 따로 면담도 하며 학생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을 현업종사자로써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고 최 부매니저는 말했다.


한편 최 부매니저는 “보다 나은 강의를 위해 스스로 공부를 하며 배운 점도 많이 있다. 오랜 기간 동안 실무만 하다보면 이론적인 부분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부분을 메꾸는 좋은 기회가 되며 업무 환경에서도 직원들을 교육하는 데에 있어 큰 도움이 된다. 학교에서 가르쳤던 학생들을 현업에서 만나면 더욱 뿌듯한 마음이 든다. 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 더 노력하게 되는 동기부여의 기회 또한 생긴다.”고 덧붙였다.


8년 연속 미쉐린 1스타를 유지 중인 한식 다이닝 비채나는 직원들의 겸임교수 활동을 허용하고 있다. 본래 경력직 사원만 채용하던 규정을 바꿔 겸임교수의 제자들을 인턴으로 데려와 직접 트레이닝시키고, 이들이 좋은 인재로서 업장에서 활약하도록 선순환 구조를 마련한 선례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비채나에서 근무 중인 서제헌 주니어 소믈리에는 “4년제 대학교에서는 현장 교육을 접하기가 쉽지 않은데, 겸임교수를 통해 필드의 현실뿐만 아니라 외적인 요소들, 즉 실제 레스토랑에 사용되는 와인 페어링의 중요성이나 서비스에 필요한 자세나 스킬 등을 배울 수 있어 좋았다. 소믈리에 대회 참가를 준비하며 많은 멘토링을 받기도 했고, 현실적인 부분에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던 게 가장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겸임교수를 통해 소믈리에로의 진로를 생각하게 된 그는 “내 꿈에 가까운 사람이 겸임교수로 있을 때 업계 진출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채나의 이은비 리셉셔니스트 또한 “정해진 커리큘럼 내에서만 공부하다 보면 실무에 대한 감을 익히기 어렵다. 겸임교수가 학교에 있으면 보다 개방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외부적으로 활동함에 있어 학생들에게 기회를 많이 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사회에 던져졌다면 정말 많은 숙제가 생겼을 법도 한데, 근무하는 데 있어서 흡수가 잘 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오랜 기간 일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하며 “업장에서 어떤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고, 또 이 업장이 어떤 회사인지에 대해서도 굉장히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겸임교수를 통해 한 번도 내다보지 못한 분야로 시야를 넓힐 수 있어 좋았다.”고 밝혔다. “많은 학생들이 업장에서의 일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두려워하고 인턴 신청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겸임교수가 많아지면 이런 학생들에게도 시도해 볼 용기를 줄 수 있고 실제로 업계로 크게 견인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딜 때 정말로 큰 도움이 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비채나의 前 총괄셰프이자 現 가온 소사이어티의 김병진 부사장은 “외국의 경우 16~17살부터 현장에 투입돼 일을 시작하지만, 우리나라는 20대 중반부터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헤드 셰프가 되기까지 10~15년이 걸린다고 하면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어지기 마련이다. 학교에서도 이런 부분을 인지해 빠르게 사회생활을 시작하게끔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취업 연계를 위한 실습보다 학점 이수가 중요한 실정이다. 직원이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높은 잠재력을 품은 학생들을 업장으로 인도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검증된 인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해, 기업에도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김 부사장은 “요즘 젊은 세대들은 직장을 ‘직장인’으로 대하지 않고 ‘직업인’으로 대한다. 자신의 업에 있어 어떤 기술을 연마하고 이를 발전시켜 주체적으로 일하기를 원하는데, 학교에서 또한 이런 부분을 충족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산학 연계가 활발하게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 아쉬운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래서 인턴 제도를 꾸준히 시행하고 있다. 물론 좋은 인재가 오기도 하고 간혹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지만 우선은 사람이 많이 유입돼야 그 안에서의 경쟁을 통해서라도 성장할 가능성이 생겨난다. 하지만 학교 측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곳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의 취업 연계를 위한 대학의 다양한 노력들 
 활성화 어려운 이유는?  

 

겸임교수 제도 말고도 학생들의 취업 연계를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숭의여자대학교(이하 숭의여대)는 2022년부터 ‘우수호텔 취업 드림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숭의여대 호텔관광과 이근수 교수는 “호텔에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을 따로 선발, 취업에 특화된 교육을 집중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실제로 호텔에 취업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계획했다.”고 밝혔다. 호텔에서 일하려면 호텔을 이론적으로 뿐만 아니라 실제 경험을 통해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특강 및 견학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한 것이다. 이근수 교수는 학생들의 호텔 취업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도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학생들을 취업시키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하고, 또 그 의지에 발맞춰 취업하고자 하는 학생들도 많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요즘은 학생들의 지원률이 높지 않아 운영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고 전했다. 한편 이근수 교수는 “타 대학의 경우지만, 학교와 호텔이 업무 협약을 맺어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을 선발해 해당 호텔에 특화된 교육을 1년 간 시키고 졸업 후 채용을 확정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흔히 반도체 분야에서 운영하는 ‘계약학과’와 비슷한 제도로 대학과 기업이 계약을 통해 현장에서의 실무 역량을 갖춘 인력을 양성하는 학과인데 호텔관광 관련 학과에서도 이런 교육과정들이 활성화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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