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 기사부터는 더 이상 ‘코로나19’, ‘팬데믹’, ‘엔데믹’이라는 용어를 차용하기 겸연쩍을 정도로 지난 한 해 동안 가파른 회복세를 경험했다. 지역 간 편차가 존재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방한 여행과 호텔 수요가 늘어난 덕분에 ADR이 올랐고, 각종 MICE 행사까지 재개되면서 호텔의 부가가치도 완만하게 우상향의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오픈을 앞두고 있었던 호텔들은 속속 영업을 시작해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팬데믹의 공백기를 기회 삼아 재정비에 나섰던 호텔들도 새 단장을 마쳤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긴 터널 속에서 묻어두고 있었던 업계의 불편한 진실들을 마주한 만큼 그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인 낮은 사업 수익성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으며, 이에 따라 공간과 시간의 비즈니스 전략을 재설정하는 모양새다.
한편 호텔과의 협업을 통해 노노멀 시대 관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설계하고 있는 관광벤처 스타트업들은 재기발랄한 아이템들을 선보이는 중이다. 지난해 ‘호텔&레스토랑 산업전’을 통해 만나본 바, 호텔이 보다 적극적으로 스타트업들의 아이디어를 들여다본다면 윈-윈 할 수 있는 컬래버레이션, 혹은 협업이 기대된다. 정부의 외래관광객 3000만 명 비전도 더디긴 하지만 비전을 실현시키고자 나름대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올해는 2000만 유치의 계획을 발표했으니 지난해 아쉬움은 보완하고 연 초부터 공격적인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특히 갈수록 메말라가는 인력풀로 호텔의 콘텐츠도 콘텐츠지만 이제는 인재 싸움이 됐다. 관광 수요도 양적인 팽창은 분명하나 만족도의 측면에서 질적 성장이 이뤄지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호텔만 해도 지역 간 편차가 극명하고 여전히 차량이나 관광통역사와 같이 회복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 영역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가상승세도 꺾이지 않을 전망이라 소비의 위축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기회와 위기가 존재하는 2024년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기세가 좋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매년 진행하는 신년특집 기사에서 살펴본 올해의 소비와 관광 트렌드 중에서 가장 강조된 단어가 ‘나다움’이었다고 한다. 이는 개인의 경험에서 얻는 가치를 더욱 중시하고 분초사회에 피로도가 심한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나다움을 어필하는 과정에서 관광산업에는 독특한 경험과 새로운 체험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한층 짙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를 개인뿐만 아니라 호텔에도 접목해보면 어떨까? 올해의 호텔 운영 전략도 ‘우리 호텔다움’으로 세워보는 것이다. 그동안 스스로 의도하지 않은 외부 환경으로 이리저리 고난의 연속을 잘 버텨왔다. 올해는 보다 호텔의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우리 브랜드가 추구하고자 하는 이상과 나아가고 싶은 방향을 실현시키는, 그런 값진 한 해가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