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키즈 고객들의 영향력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전부터 키즈 마케팅은 불황을 모른다고 할 정도로 자녀에 대한 소비 규모가 갈수록 증가해왔지만 최근 가파른 저출산·고령화 시대로 접어든 국내의 경우 한 자녀만을 둔 가정이 확대, 하나뿐인 자녀를 최고로 키우려는 부모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왕자와 공주처럼 귀하게 자라는 외동아이를 일컫는 신조어 ‘골드키즈’까지 탄생한 가운데 이제 골드키즈를 향한 소비는 ‘식스포켓’, ‘에잇포켓’을 넘어 주변 지인들까지 가세한 ‘텐포켓’으로 넓어지는 추세다.
한편 우리 아이를 위해서는 비용을 아끼지 않는 소비 행태에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의 여유까지 찾을 수 있는 호텔은 골드키즈 트렌드의 최적의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그렇다면 호텔에 골드키즈를 유입시키기 위한 마케팅 전략은 어떻게 모색되고 있을까? 갈수록 세분화되는 키즈 고객의 니즈 와 이들을 대상으로 소구력을 높이기 위한 프로모션, 마케팅은 어떻게 전개해야 할지 살펴보자.
불황을 모르는 VIB 마케팅
명품 브랜드에서도 핵심 시장으로 떠올라
골드키즈, 예스키즈, VIB, 텐포켓, 키캉스, 키즈테인먼트, 키즈 비즈니스, 엔젤 비즈니스…. 키즈를 겨냥한 마케팅 용어들이 갈수록 세분화되고 있다. 키즈 마케팅이란 일반적으로 0~14세의 영유아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어린이 관련 사업을 총칭한다. 국내에서는 2010년 초반부터 활발해지기 시작, 주로 어린이 관련 의류나 장난감 등 용품을 판매하는 유통업을 중심으로 활성화되다가 외식, 숙박, 교육, 오락 등 서비스 등 범위가 확장돼 복합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호텔은 ‘VIB(Very Important Baby) 서비스’라는 용어의 등장으로 키즈 마케팅이 본격화됐다. 대표적으로 롯데호텔 제주가 2012년 여름, 최고급 스토케 유모차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스토케 패키지’를 한시 판매했는데 엄마들에게 엄청난 호응을 얻어 가을시즌에 맞춰 앵콜을 진행한 것이 VIB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본격적으로 키즈 명품 브랜드들이 등장한 것도 2012년부터다. VIB 트렌드가 열풍을 일면서 한국 유아동 용품 시장이 글로벌 업체들의 격전지로 변모한 것. 유모차나 기저귀, 젖병 등 외국에서나 볼 수 있었던 키즈 명품 브랜드들이 대거 한국 시장을 진출하기 시작, 키즈 프리미엄 마케팅 전략이 속속 모색됐다. 당시 아시아경제 보도에 의하면 유통가는 VIB 마케팅은 아이를 적게 낳는 저출산 문화와 내 자식은 부족한 것 없이 키우겠다는 한국인의 가족주의가 결합하면서 등장한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으며, 특히 아빠들이 느끼는 죄책감도 VIB 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게 된 배경으로 꼽았다. 바쁜 직장일 때문에 아이들을 자주 돌보지 못한다는 미안한 마음에 자녀들에게 더 비싼 것, 더 좋은 것을 사주려는 심리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속적인 경기 침체와 불황이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지만 지난해 루이비통이 영유아를 위한 베이비 컬렉션을 론칭했고, 구찌, 샤넬, 버버리, 몽클레어 등 내로라하는 명품 브랜드들도 아동복 전문 매장들을 잇따라 오픈했다. 그런데 반면, 국내 대표 아동복 기업인 제로투 세븐이 2021년 아동복 사업을 철수하는 등 가성비 브랜드로 각광받던 제품군들이 경쟁력을 잃어가는 중이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저출산이 심화할수록 아동 소비재 시장은 양극화될 것이라는 중론이다.
VIB, 골드키즈 겨냥에 최적화된 호텔
키즈 마케팅을 바라보는 관점은 아이들을 그 자체의 소비자로 보는 경우와 소비의 대상자가 아이들로 그 주체는 부모가 되는 경우로 나뉜다. 대개 프리미엄, 명품, 프리미엄 시장은 후자의 관점으로 마케팅이 진행되는데 호텔도 그 흐름에 올라 키즈 마케팅 전략이 점점 더 고도화되는 중이다.
잘 가꿔진 야외 정원으로 도심 속 자연 친화적인 호텔이자 가족고객 타깃 프로모션이 특화돼 있는 메이필드호텔 서울의 마케팅팀 이선우 실장(이하 이 실장)은 “키즈는 세대를 관통하는 라이프 사이클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중요도 높은 고객으로 보고 있다. 키즈 고객에게 특화된 호텔 마케팅과 브랜딩은 시즌별, 이슈별 콘텐츠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유입을 통해 라이프 사이클을 고려한 고객 관계 형성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귀띔하며 “키즈 고객의 경우 어린이날, 여름과 겨울 방학, 추석, 설날, 크리스마스 등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하는 다채로운 콘텐츠를 기획하고 선보일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유입을 끌어낸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성 고객’ 창출이 가능하다. 긍정적인 경험을 했던 진성 고객은 다음 여행 시 재방문으로 연결, 주위 지인에게 호텔을 추천하고 방문을 권유하는 일종의 홍보대사의 역할도 서슴지 않기 때문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고객”이라며 호텔에 있어 키즈 마케팅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편 브랜드 마케팅 컨설팅 기업 라인피알의 문가현 대표(이하 문 대표)는 “통계적으로 영유아 인구가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지만 호텔업계에는 이러한 현상이 고무적일 수 있다. 내 아이가 소중할수록 더욱 특별한 장소와 특별한 경험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골드키즈 마케팅이 살아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을 타깃으로 하든 프리미엄 수요는 존재하고, 본인이 가치를 두는 일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세대들이 현재 부모세대의 반열에 들어 선 덕분”이라고 이야기하며 “다만 기존에 호텔에서 진행해왔던 키즈 시설 확충, 키즈 용품 컬래버레이션 정도의 프로모션으로는 프리미엄까지 붙이기 어려운 추세가 됐다. 가족을 겨냥하는 호텔이라면 보편화된 기획이기 때문에 이제는 달라진 키즈 니즈에 맞춰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여야 할 때다. 특히 상품의 소구력을 높이기 위해 둘 이상의 매체를 활용하는 ‘미디어믹스’가 무엇보다 전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키즈 공략 위해서는
체험에 중점을 둔 프로그램 요구
그렇다면 단순한 키캉스를 넘어 골드키즈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문 대표는 키즈 마케팅의 경우 단순한 유인책보다 ‘체험’에 중점을 둔 프로그램 기획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전반적으로 키즈 마케팅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호텔, 특히 가족단위 고객의 비중이 높은 경우 한두 가지의 키즈 친화 시설들을 구비해놓는 추세다. 따라서 더 이상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는 공간은 큰 메리트가 없다. 보다 프리미엄 고객을 타깃으로 한다면 키즈 체험을 특화시켜야 한다. 단순히 여가를 즐기는 것 뿐 아니라 무언가 교육적인 목적, 혹은 가족과 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경험이나 취미 프로그램과 같이 체험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고 전하며 “특히 생태교육이나 쿠킹 클래스, 야외 체험학습과 일상 속에서 같이 따로 시간을 내거나 프로그램 참여가 어려운 체험들이 호텔 프로그램으로 매력적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일찍이 키즈 고객의 수요를 파악해 2만여 평의 정원과 애니멀팜, 키즈라운지, 플레이 그라운드, 글램핑 등의 다채로운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켄싱턴호텔 평창은 다양한 키즈 브랜드와의 제휴를 통해 객실, 라운지, 액티비티, 클래스 등 자녀 동반 고객에게 새로운 콘텐츠들을 다채롭게 선보이고 있다. 켄싱턴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켄싱턴호텔앤리조트는 지점별로 특화된 키즈룸, 라운지, VIB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아이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키즈 전용 체크인부터 전문 액티비티팀 ‘케니’와 함께 야외 및 실내 키즈 라운지에서 할 수 있는 쿠킹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이어 “지리적 이점을 살려 동물 먹이 주기 체험, 모래놀이, 그림 그리기 등 다양한 야외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 반응이 좋다. 또한 단순히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고객의 24시간 여정을 고려해 큐레이션한 내용을 소개, 고객 만족도를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는 중”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외 키즈 타깃의 이색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서울신라호텔이 지난 여름 의미있는 방학을 위해 외국인 강사와 함께하는 ‘프로맘킨더 영어 아트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36개월부터 9세에 한해 참여 가능한 프로그램은 현대 미술 작품을 감상 후 미술사 이야기를 듣고, 자유롭게 토론하며 나만의 작품을 만드는 시간으로 준비했다. 보드게임을 통해 영어에 보다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 것이 특징이다.
한편 위(WE)호텔 제주는 ‘펀빌리티’와 함께 미술 체험 프로그램 ‘숲 속 미술관’을 마련했다. 청정한 숲에서 자연을 그대로 느끼는 동시에 핑거 페인팅 놀이를 통해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주는 콘텐츠였다. 해당 프로모션은 6세에서 13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루에 총 4번 진행됐으며, 7월에는 제주 여름의 열정을 닮은 접시꽃, 8월에는 산방산과 사계 바다를 주제로 하는 등 스토리와 테마가 있는 기획으로 눈길을 끌었다.
연령별, 맞춤형으로
세분화되는 콘텐츠 각광
골드키즈가 프리미엄 수요로 각광받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키즈라는 카테고리 안에 타깃할 수 있는 연령대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키캉스 프로그램은 참여 대상의 연령대를 구분해놓고 있다. 0세부터 14세까지 워낙 연령 구분이 다양하다 보니 각자 소구할 수 있는 포인트들이 다른 것.
이에 연령대별로 프로그램을 특화하는 기획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레고랜드 호텔은 △0.6m의 야외 수영장 ‘워터 플레이’ 조성(유아), △동물 안경과 바람개비 만들기(5~7세), △에코백 칠하기(5~13세), △등대 만들기(8~13세) 등의 체험 콘텐츠를 제공했으며,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는 레고 브릭을 활용해 다양한 조립법을 배울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워크숍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신화월드가 어린이를 위해 오픈한 ‘키즈앤패밀리 라운지’는 신화관 1층에 위치한 다목적 공간으로 인터랙티브 북, 미디어 콘텐츠 및 유아 교구로 채워졌다. 창의력 발달에 도움을 주는 어린이 도서가 연령대별로 나열돼 있는 메인 라운지, 시청각 자료를 감상할 수 있는 영상 미디어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신화 액티비티’로 아이들의 신체, 정서, 인지 및 언어 발달에 도움을 주는 체험 수업을 전문 인스트럭터들과 함께 맞춤형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만약 신화 액티비티가 처음이라면 육아 전문 서비스 ‘그로잉 맘’을 통해 아이의 기질에 따른 프로그램 추천도 받을 수 있다.
문 대표는 “일찍이 키즈 프로그램들이 발달돼 있는 해외 휴양 리조트의 경우에는 키즈 고객의 수용력을 높이기 위해 연령대별, 맞춤형 기획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자연과 가까운 리조트일수록 생태교육, 야외 체험학습의 선택지가 많고, 부모의 여가시간도 고려한 키즈 케어 프로그램도 잘 돼 있다.”고 이야기하며 “키즈의 경우 연령대별 맞춤형이 이뤄지면 한번 만족한 고객의 재방문 유도도 수월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하고 마케팅 측면에서도 핵심 키워드를 연령대별로 구분해 타깃을 정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키캉스,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의 만족도도 중요해져
한편 키즈 마케팅의 경우 아이의 만족이 최우선이지만 궁극적인 소비 주체인 부모, 특히 ‘맘(Mom)’들에 어필할만한 세일즈 포인트도 중요하다. 앞서 문 대표가 이야기 한 것처럼 키즈 케어링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로, 호텔이 쉼을 위한 공간인 만큼 부모도 잠시 숨을 터놓을 수 있는 여가 시간이 확보해 주는 것이다. 켄싱턴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켄싱턴호텔은 VIB 서비스의 일환으로 젖병 소독기, 분유 포트, 키즈 어메니티, 키즈 텐트 등 키즈 동반 여행 시 부담이 될 수 있는 키즈 용품을 상시 구비해둬 부모 고객들의 짐을 덜어주고 있다. 키캉스의 주된 소비자는 아이들이긴 하지만 최고의 가족 여행은 아이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를 만족시키는 여행이 돼야 한다. 이에 키즈 프렌들리한 시설과 서비스를 기본으로 체험 중심의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부모도 자유의 시간과 휴식을 가질 수 있도록 패키지를 구성하는 편”이라고 이야기하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이의 만족이 곧 부모의 만족이라 여기고 아이 중심의 혜택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부모와 조부모님들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올인원 콘텐츠와 상품 개발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문 대표는 “최근 진행됐던 키캉스 프로모션 중에 인상 깊게 봤던 것이 메이필드호텔 서울의 ‘차박 인 더 가든’이었다. 아이와 함께하기에 부담일 수 있는 캠핑을 세팅된 차박존에서 바비큐 석식을 즐기고, 투숙은 편하게 객실에서 하도록 했다. 아이는 물론 부모까지 편안하고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충분했다고 본다. 무엇보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서울 시내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던 상품”이라고 이야기하며 “차박 프로모션처럼 본격적이지 않아도 키즈 어메니티를 미리 챙겨준다든지, 일정 시기에는 아이에 대한 추가 요금을 받지 않거나 조식을 무료로 주는 등의 사소한 프로모션으로도 엄마들은 후킹(Hooking)이 된다.”며 귀띔했다.
정확한 타깃팅과 목표 설정이
온라인 키즈 마케팅의 핵심
소구력있는 콘텐츠가 기획됐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홍보, 마케팅이 필요한 차례. 키즈 마케팅도 온라인 채널을 활용하는 것이 핵심으로 맘과 키즈 인플루언서를 통해 그 전략이 고도화되고 있다고 한다. 단순히 인플루언서의 콘텐츠로 노출시키는 정도가 아닌 마케팅 기획 단계부터 제2, 제3의 확산을 시킬 수 있는 미디어 믹스를 제대로 세우는 것이 중요해졌다.
문 대표는 특히 키즈 마케팅의 경우 정확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우리 호텔이 공략하고 싶은 타깃에 집중해야 구매 전환율이 높아진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지금까지 다양한 온라인 마케팅 컨설팅을 해왔는데 많은 마케팅 담당자들이 착각하고 있는 부분이 자사 브랜드 체널, 즉 공식 채널에 프로모션을 홍보하면 알아서 바이럴이 될 것이라 여기는 것”이라고 꼬집으며 “그런데 막상 공식 채널에 들어가 보면 구독자 수가 바이럴이 될 만큼 절대적으로 많지 않은 경우는 물론, 설령 많다고 하더라도 로그를 분석해보면 비활성화돼 있는 곳들, 즉 유령 계정이 대부분이다. 팔로워의 포지션도 중구난방이라 메시지가 전달이 무의미하거나, 팔로워에 대한 인사이트를 담당자가 모르는 곳들도 많아 애초에 온라인 마케팅의 시작점부터 잘못 꿰져 있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키즈 마케팅도 결국 콘텐츠 기획 단계부터 마케팅의 영역을 염두 해두고 바이럴 될 만한 이슈를 만들어야 한다. 맘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전개할 예정이라면 인플루언서를 섭외할 때부터 육아에 집중하는 맘이 아닌 주기적으로 호캉스와 여행을 즐기는 이들에 접근,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동경하는 소비자들을 공략해야 훨씬 적은 시간과 노력대비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키즈를 중심으로
넓어지는 마케팅 세계관 기대돼
키즈 마케팅은 키즈를 대상으로 하지만 결국 소비의 주체는 부모라는 점에서 궁극적으로 충성고객과 잠재고객을 동시에 겨냥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특히 이제는 주머니가 열 개씩 열리는 텐포켓(부모와 조부모, 이모, 삼촌 등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 지인들이 합세해 한 명의 자녀를 위해 소비하는 현상) 시대다. 시야를 넓혀본다면 키즈 마케팅을 통해 다양한 고객들의 소비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만큼 골드키즈의 마케팅 파워가 세지고 있는 가운데 켄싱턴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에잇포켓을 넘어 텐포켓 트렌드가 불고 있는 키즈 시장에서 모든 기준이 상향평준화되고 있고, 키즈 시장도 프리미엄화 돼가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 부모들은 다양한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육아 정보, 여행 트렌드 등 활발한 정보 공유가 이뤄지는 데다 과거와 다른 육아 패러다임이 정립돼 직접 광고를 하지 않아도 입소문을 통해 소비로 이어지고 있는 시대가 됐다.”고 이야기하며 “앞으로는 키즈 마케팅이면서도 비단 키즈만을 공략하는 것이 아닌 에잇포켓, 텐포켓까지 흡수할 수 있는 올인원 콘텐츠와 상품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마케팅 비전을 전한다.
한편 이 실장은 “메이필드호텔 서울은 자연과 가족 친화적인 콘텐츠에 주안점을 두고 프로모션을 지속 개발해나가고 있다. 이에 키즈 마케팅이 호텔의 주된 마케팅 전략이고, 현재 우리 호텔이 목표로 삼는 라이프 사이클을 아우르는 멤버십 구축과 확대 비전에 키즈 마케팅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년시절을 우리 호텔에서 보낸 아이들은 그들의 주요 이벤트, 생일이나 각종 기념일, 상견례와 결혼, 이후 다시 돌잔치 등을 향수를 가지고 있는 호텔에서 진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결과적으로 이러한 멤버십 서비스는 ‘록인(Lock-In)’ 효과를 발생시켜 호텔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뿐만 아니라 고객에 더 많은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이처럼 고객으로 키즈는 미래에 대한 투자이자 프리미엄을 소비하기에 불황에도 큰 반응이 없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게다가 호텔은 이미 키캉스라는 유일무이한 콘텐츠가 자리잡혔고 이를 어떻게 고도화하느냐에 따라 마케팅 시너지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루이비통이 명품 브랜드 중 최초로 영유아 컬렉션을 선보였을 때 신생아를 위한 제품은 브랜드와 고객 사이의 정서적 연결을 강화한다고 이야기했다. 상징적인 순간 하나하나가 평생의 기억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호텔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추억이 될 만한 여지가 많은 공간이다. 앞으로 키즈 고객이 호텔에 어떠한 파급력을 더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라인피알에서 진행해온 PR 및 마케팅 협업 이력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키즈와 관련해서는 주로 어떤 프로젝트를 담당했나?
라인피알을 운영하기 전 근무했던 직장이 IT 기업으로, 1999년도에 입사해 웹 기획을 맡았었다. 당시가 웹기획 1세대였고 해당 직무 경력을 바탕으로 라인피알은 공공기관 지자체 대기업의 디지털 분야에서 통합 홍보 마케팅과 콘텐츠 제작, 브랜딩 컨설팅을 하고 있다. 호텔 마케팅으로는 반얀트리호텔,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서울드래곤시티 등에서 국내·외 인플루언서 팸투어와 셀럽 오픈파티 행사 등을 진행했으며 키즈와 관련해서는 대표적으로 여행 테마로 동두천시 놀자숲과 자연휴양림, 국가어항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 기획, 태안 안면도 가족 팸투어 등을 기획했다.
기업 키즈 마케팅으로는 함소아한의원, 함소아제약, 프레쉬벨의 통합커뮤니케이션과 광고 및 온라인 통합마케팅을 진행했고, 올해는 ‘책 소풍’을 테마로 북스타트코리아의 20주년 행사와 G밸리산업박물관에서 ‘G구오락실 버블버블 DAY!’ 이벤트 등을 기획, 담당하기도 했다. 프레쉬벨의 경우 온라인 마케팅 이후 매출이 10배 이상 신장했을 정도로 효과를 톡톡히 본 사례로, 요즘 시대는 온라인 마케팅이 대세긴 하지만 키즈 타깃에도 온라인 마케팅이 주효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키즈 마케팅은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 앞서 인플루언서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이에 대해 설명한다면?
키즈 마케팅도 다른 마케팅과 마찬가지로 콘텐츠의 콘셉트와 테마를 잘 잡고 타깃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다른 시장과 다르게 키즈 마켓은 맘들을 중심으로 한 바이럴이 홍보와 마케팅의 핵심이 된다. 따라서 많은 업체에서 키즈 마케팅 시 인플루언서와 셀럽을 섭외해 마케팅을 진행한다. 이때 인플루언서와 셀럽은 아이가 될 수도 있고 그 아이의 부모, 대개 맘들이 주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사랑스러운 아이가 직접 노출이 되면 후광효과가 있기 때문에 키즈 인플루언서와 셀럽을 선호하는 편이다. 하지만 요새는 이들에게 투자되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 터라 추구하는 방향성과 기대하는 효과를 명확히 설정해두고 접근하는 것이 좋다.
키즈 인플루언서와 셀럽 마케팅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한데?
키즈 마케팅의 핵심은 ‘바이럴’이기 때문에 바이럴에 강한 SNS, 특히 인스타그램을 통해 활성화되고 있다. 여전히 몇몇 기업에서는 블로거 마케팅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확실히 요즘 추세는 인스타그램, 그 다음으로는 유튜브가 영향력이 높다. 또한 콘텐츠의 경우 사진이나 동영상보다 릴스나 숏츠를 선호하고 있으며, SNS는 관계성이 중요한 터라 우리가 원하는 타깃을 아우르는 인플루언서와 셀럽을 섭외하는 것이 관건이다. 앞서도 이야기 했듯 프리미엄 키캉스를 어필하려고 하는데 육아나 살림 콘텐츠에 특화된 맘 인플루언서는 기대했던 것 이상의 파급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다. 한편 키즈 인플루언서의 경우 비용적인 부분이 부담이 된다면 자체 키즈 모델 콘테스트를 개최하는 것도 방법이다. 호텔의 키즈 앰배서더도 찾고 이들을 통해 바이럴을 기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키즈 마케팅에 접근할 때 전제돼야 할 것이나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무엇인가?
우선 마케팅의 핵심은 이슈다. 홍보 및 확산될 수 있는 타깃을 명확하게 잡고, 그 타깃들이 좋아할만한 콘셉트를 잡아 이슈를 만들어야 한다. 한줄의 메시지가 전달해주는 광고, 이미지, 인플루언서의 사진 한 장이 파급력을 갖게 되면, 이슈가 되는 것은 공감,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서 회자되는 것이다. 따라서 타깃이 원하는 테마가 액티비티인지, 쉼인지, 호텔 뷔페나 카페의 식도락인지 소구점에 따라 정확한 콘셉트와 스토리를 잡아야 한다.
한편 주의해야 할 것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특히 키즈 인플루언서나 셀럽을 통해 마케팅할 경우 너무 상업적인 면을 강조하면 안 된다. 오히려 반감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다. 아이가 릴스나 숏츠에 등장했는데 진심으로 즐기는 모습이 아니라던가, 자연스럽지 못한 모습이 비춰지면 곤란해진다.
마지막으로 키즈 마케팅을 진행하는 호텔들에 조언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앞서 SNS 마케팅에 대해 설명했으므로 다른 전략을 이야기한다면 체험단이나 팸투어도 적극적으로 시도해봤으면 좋겠다. 팸투어는 관광 마케팅의 일환이고 새로운 테마를 적용했을 때 오픈 전 시뮬레이션해보는 개념으로 접근하기에도 괜찮은 마케팅 방식이다. 정확한 타깃의 인플루언서를 초대해 직접 체험토록 하면 상품에 대한 유의미한 피드백도 들을 수 있다. 최근 인바운드가 재개되면서 해외 키즈를 대상으로 프로모션하고자 하는 호텔들도 많을 텐데 이 경우에도 비용 부담이 있다면 해외 인플루언서보다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가족들을 초대하는 것도 방법이다.
절대적인 키즈 인구는 줄어들고 있지만 그럴수록 가능성이 더 큰 시장이 키즈 시장이다. 적절한 콘텐츠 기획을 시작으로 온라인 마케팅의 마무리까지 촘촘한 기획을 통해 키즈 마케팅, 그중에서도 프리미엄 마켓을 장악해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