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창에 ‘호캉스’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수많은 검색 결과값이 나온다. 고객은 OTA나 호텔 사이트에 업로드된 사진보다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에 게시된 사진을 확인하며 저마다의 니즈를 찾는다. 하지만 우리 공간의 장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호텔에서 고객에게 더욱 재미있고, 참신하게 호텔 곳곳을 소개하는 것은 어떨까? 이미 여러 호텔에서 다양한 기업과의 협업으로 선보이고 있는 ‘메타버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버추얼 휴먼’이라고 불리는 가상 인간이 호텔을 즐기는 콘텐츠를 선보이는 등 새로운 기술과 접목시킨 무한한 마케팅의 시장이 지금 열리고 있다.
*가상 인간, 버추얼 인플루언서, 버추얼 휴먼 등 수많은 단어가 있는 관계로 본 지면에서는 버추얼 휴먼으로 통일합니다.
*Hotel DT는 호텔의 디지털 전환, 신 사업을 다루는 지면으로서 1월호를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연재됩니다.
Hello, Virtual World!
바야흐로 IT기술을 마케팅에 빼놓을 수 없는 시대다. SNS는 기본이며, 이제는 메타버스와 버추얼 휴먼을 활용한 마케팅을 해 나가고 있는 추세다. 특히 메타버스는 지난 코로나19 시기 여러 호텔에서 다양한 모델 및 기업과의 협업을 선보이며 영역을 개척하는 중이며, 버추얼 휴먼을 활용한 마케팅 또한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많은 전문가들은 MZ세대 뿐만 아니라 2010~2024년에 태어나 로봇, AI 음성 기능과 가깝게 살아온 알파세대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메타버스와 버추얼 휴먼을 활용한 마케팅이 필수적이라고 이야기한다. 호주에 위치한 매크린들연구소 애슐리 펠(Ashley Fell) 자문이사는 지난 10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Z세대 초입에 해당하는 이들은 스마트 기기나 소셜 플랫폼이 없던 시절도 기억한다. 발면 알파세대는 테크놀로지와 소셜미디어가 없는 세상을 전혀 알지 못한다. 또한 알파세대는 디지털 세대라기보다는 가상 세대다. 이들은 이미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같은 메타버스의 프로토타입에 익숙하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즉 MZ세대와 더 나아가 알파세대는 현실과 가상을 오가는 플랫폼에 친근함을 느끼며 기성세대가 메타버스를 비롯한 버추얼 휴먼과 같은 공간을 ‘아바타 세계’라고 생각했다면, 이들은 이미 일상생활에 AI음성이나 SNS에 등장하는 버추얼 휴먼에 이미 ‘과몰입’된 상태다.
2021년 대학내일20대연구소에서 조사한 ‘메타버스 4대 플랫폼 중 인지도 1위는 어디?’ 결과에 따르면, MZ세대의 73.3%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1가지 이상 들어본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52.4%, 제페토가 21.1%를 기록하며 이미 일상 속에서 스며들고 있는 모습을 확인해볼 수 있다. 더불어 마찬가지로 2022년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현재 가상 인간을 몇 명이나 알고 있나요?’의 물음에 1~2명이라고 답한 MZ세대가 59.7%로, 3~4명이 20%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버추얼 유튜버,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을 추산해볼 수 있었다. 이는 MZ세대가 자주 찾는 플레이스가 돼 가고 있는 호텔로서는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셈. 특히 이러한 기술들은 블로그 후기에서 찾아볼 수 있는 2D 이미지 뿐만 아니라 직접 호텔을 둘러볼 수 있는 체험을 메타버스로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기도 하고, 현재 핫한 비추얼 휴먼이 직접 탐방해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효과를 보다 확대해서 누릴 수 있게 만든다. 기존에는 대면 서비스를 중점으로 호스피탈리티를 선보였다면, 이제는 보다 나은 대면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일견 접점이 없어 보이는 메타버스, 버추얼 휴먼 마케팅의 고도화 또한 당연해졌다. 이처럼 중요해진 호텔의 DT 마케팅, 어떻게 시도해야 효율적으로, 또 차별적으로 구성할 수 있을까?
메타버스는 무한히 확장한다
메타버스는 어디에서나 화두를 모으고 있는 단어다. 1992년 SF 작가인 닐 스티븐슨이 발표한 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서 3D 가상공간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용어로, 당시 인간이 프로그래밍된 아바타로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3차원의 가상공간을 뜻했다. 당시에는 소설의 한 설정에 불과했지만, 현재 메타버스는 실질적으로 많은 이들의 삶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페토처럼 또 다른 아바타를 꾸밀 수 있는 공간처럼 유니티소프트웨어, 로블록스 등 게임 소프트웨어로 활용되기도 하며 부동산 플랫폼을 통해 가상 공간에서 수익을 창출해내기도 하는 등 저마다의 분야에서 메타버스를 활용 중에 있는 것. 대체로 제페토와 게더다운처럼 아바타를 만들어 꾸미거나 더 샌드박스처럼 게임에 초점을 맞춘 플랫폼을 생각하는 가운데 메타버스의 종류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의 비영리 기술 단체 ASF(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에 따르면 메타버스는 증강과 시뮬레이션,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의 축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증강현실이다. 현실공간에 2D 또는 3D로 표현한 물체를 통해 상호작용하는 환경을 의미한다.
카메라 등으로 흔적을 촬영하면 디지털로 구축할 수 있는 질이 증강현실의 일례이며, 가상 공간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실제와 근접하게 만들어 나간다. 부동산 플랫폼이 이와 같은 모델을 견인한다. 두 번째는 라이프로깅이다. 텍스트, 영상, 사운드 등으로 모든 순간을 캡처한 후 내용을 서버에 저장, 이를 정리해서 사용자들과 공유하는 방법으로 가장 흔한 라이프로깅은 SNS를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거울 세계와 가상세계가 손꼽힌다. 거울세계는 실제 세계를 가능한 사실적으로 편집하되 확장된 세계를 일컫는다. 예컨대 구글 어스나 네이버 지도의 주기에 따라 사진을 업데이트 후 시시각각 변화하는 데이터를 남겨놓는다. 실제의 기록이 지속적으로 더해질 수록 거울세계는 현실세계에 근접해 나가는 것. 가상세계는 현실과 유사하거나 완전히 다른 대안적 세계를 디지털 데이터로 구축한다. 현실세계에서의 경제적, 사회적인 활동과 유사한 활동을 한다는 특징으로 롤플레잉 게임 등 3차원 컴퓨터 그래픽에 해당한다. 로블록스나 여러 메티버스 게임이 이에 속하며, 최근에는 상호 연결되는 멀티버스 플랫폼도 생겨나는 등 그 세계관은 가면 갈수록 확장, 멀티버스 시대가 도래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호텔에서도 조금씩 메타버스를 활용해 마케팅을 선보이는 중이다. 지난 3월부터 제페토에 메종 글래드 제주 및 글래드 여의도의 루프탑 글래드 스카이 등을 꾸준히 론칭하고 있는 글래드 호텔은 공간 곳곳을 메타버스로 보여주며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지난 9월에는 글래드 여의도 웨딩 월드를 론칭, 많은 예비 부부들에게 특별한 모습의 웨딩홀을 체험케 했다. 글래드 호텔 마케팅팀 최정현 매니저는 “메인 포토존, 신부 대기실, 버진 로드, 웨딩홀 전면 미디어 홀 등 예비 부부가 가장 궁금해하는 장소를 실제로 동일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미디어월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 가상공간에서 특별한 웨딩을 진행할 수 있었다.”면서 “오픈 이후 연회 예약실에 많은 문의가 있었다고 전달 받았으며, MZ세대 부부들에게는 새로운 결혼 준비를 제안하는 부분이 신선하다는 이야기를 건네 듣기도 했다.”고 알리기도 했다.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은 객실에서 메타버스 VR을 체험하며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윈터 원더스 패키지를 출시했다. 연령대에 맞는 맞춤형 문화 콘텐츠가 내장됐으며 다양한 게임, 애니메이션을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
시작은 했고
이제 플러스가 필요한 메타버스 전략
그러나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특히 메타버스를 주력 사업으로 미는 곳이 아닌 호텔은 다양한 메타버스 세계관을 보여주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세계 최초 전국 단위 공간 메타버스 플랫폼 트윈코리아의 허은솔 대표(이하 허 대표)는 “메타버스는 보여주는 것을 넘어 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그 안에서 살펴보고 즐길 수 있는 문화 활동, 사람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회 활동, 유저들끼리 판매하거나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경제활동이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호텔은 현재 공간을 보여주는 것이나 메타버스 게임 등 콘텐츠를 들여놓는 것 외에도 어떠한 전략을 구성할 수 있을까?
호텔 개발기업인 CitizenM은 지난 4월 메타버스 플랫폼 더 샌드박스에 가상 호텔을 세울 것이라고 발표했다. 신진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디지털 NFT 예술품 제작 또한 염두에 두고 있으며, 이곳에서 판매되는 NFT를 할인권이나 무료 음료쿠폰 등과 연계시켜 실제 공간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끔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스페인의 호텔 그룹인 리우 사는 마드리드 스페인 광장 호텔 지점을 메타버스 상에 구현했다. 실제 직원이 메타버스 내에서 매일 24시간 근무하고 있으며, 호텔 로비와 객실, 루프탑 등 호텔 내부를 살펴볼 수 있는 동시에 메타버스 내에서 실제 호텔의 결제로도 이뤄지는 구조를 견인하고 있다.
아직 메타버스 내 결제 시스템을 만들기 어렵거나 NFT를 활용하기까지 시기상조라고 생각 된다면, 메타버스 속의 콘텐츠를 생성하는 방법도 있다. 허 대표는 “메타버스 안에서 공간을 소개하는 것 외에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콘텐츠나 체험 콘텐츠를 삽입한다면 그 게임을 하기 위해서라도 고객들은 새로운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된다.”면서 “관건은 체류 기간이다. 한 번 방문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이곳에서 재미있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 재방문 확률은 무수히 올라간다.”라고 이야기했다. 허 대표의 말을 통해 보자면 메타버스 속에 호텔만의 콘텐츠를 담은 게임이나 이벤트를 만들고, 시즌마다 새롭게 패치하면 호텔의 홍보가 저절로 될 뿐만 아니라 방문자 수가 많아질 시 부분 유료화로 돌려 다른 수익 모델을 모색하는 방향으로도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식신 주식회사에서 트윈코리아 서비스를 만든 것으로 안다. 소개 부탁한다.
트윈코리아는 현실 공간의 상점 정보를 담은 공간 메타버스 플랫폼 서비스다. 외식 상점들을 가상 메타버스 공간 속에 구현, 유저들이 활동 후 받은 리워드를 거꾸로 현실 세계 상점에서 쓸 수 있도록 실물 경제와 연동이 되는 서비스를 선사하고 있다. 실제를 이해할 수 있는 3D 공간과 정보를 제공, 오너는 다양한 콘텐츠 활동을 통해 수익을 얻고, 유저는 리뷰 작성 및 콘텐츠 체험, 영수증 인증 등 다양한 액티비티 참여를 통해 보상을, 상점은 온라인 판매와 광고 홍보 등 다양한 판촉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현재는 베이커리, 편의점, 네이버 페이 등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로 수익을 전달하고 있다.
호텔과 외식 분야에서 메타버스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면?
호텔은 이미 MZ세대와 알파 세대들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이 세대들은 무엇보다도 커뮤니티가 중요한 세대로, 자신이 하는 것을 공유하고 다 같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태어나면서부터 SNS로 커뮤니티 활동을 비롯한 소셜한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제페토, 틱톡과 같은 플랫폼을 필수적으로 하고 있는데, 이들의 독법으로 다가가야 승산이 있다고 봤다.
더불어 제조업과 달리 호스피탈리티업계는 경험이 중요한 산업이다. 많은 고객들이 더욱 좋은 경험을 위해서 블로그와 리뷰를 살펴 본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실제로 갔을 때의 느낌은 다를 수 밖에 없는데, 메타버스 속 세계는 구조와 뷰, 사진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동선마저 그려낼 수 있는 세계다. 조식 장소는 객실에서 얼마나 먼지, 수영장과 탈의실은 얼마나 가까운지, 레스토랑에서 피트니스는 동선이 어떻게 되는지 하나씩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경험의 퀄리티를 다르게 만든다. 재미있는 예시를 들어보자면, 호텔은 프로포즈 명소다. 로비까지는 갈 수 있다고 하더라도 로비에서 복도로, 복도에서 객실로, 객실에서 테이블이나 침대 등으로 이어지는 동선은 사진과 동영상으로 파악할 수 없이 내가 느껴봐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시뮬레이션이 되는 효과가 있다.
메타버스에서 주안점을 둬야하는 부분은?
커뮤니티, 현실 경제 연동성, 유료 체험 콘텐츠 등의 수익 창출 모델이다. 현장에서 결제가 가능해지는 모델이 궁극적이라고 본다. 현장 예약, 현장에서 디퓨저 등 상품을 구매하게 만드는 것. 커뮤니티는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이곳의 메타버스를 방문하게 만드는 이유를 만들어 줘야 한다. 예쁘게 꾸미거나 재밌게 만들어서 MZ세대나 알파세대들이 공유할 수 있게끔 제작하는 것이다. 더불어 현재 메타버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지 시간이 꽤 지난 터라 4050세대 또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UI, UX적인 측면에서 간소화하거나 간편화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 나중에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도 있다.
호텔이 메타버스 마케팅을 확대할 수 있는 전략이 궁금하다.
목적성을 분명히 해야한다. 메타버스 공간 제작은 비용이 적게 드는 사업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의 타깃이 멤버십 커뮤니티를 강조해 기존의 고객을 더욱 끌어들이고 싶은 건지, 게임을 통해 리워드를 줘서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고 홍보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온라인 채널로 두되 브랜딩을 노출시켜 부가적인 수익창출을 원하는 것인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본다. 생생한 3D로 공간을 입체화 시킬 수 없다면 아예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공간을 만들어 유저들이 플레이 개념으로 들어와 놀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럭셔리 호텔은 역발상이 될 수도 있고, 홍보를 극대화할 수 있기도 하다.
더불어 호텔 레스토랑은 항상 인기가 많은 공간이다. 최근에 RMR을 많이 내고 있는데 만약 내가 사는 곳이 부산이라고 친다면, 가고 싶었던 서울의 호텔 레스토랑을 방문해 보고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레스토랑의 느낌을 살펴본 뒤 RMR 제품을 구매하게 될 확률이 높다.
향후 메타버스 비전과 트윈코리아의 계획은 무엇인가?
메타버스 세계는 무한하게 확장하고 있다. 현실에서도 그렇지만, 가상 공간에서도 한정적인 공간은 먼저 선점해야 그 세계가 활성화 됐을 때 단순히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주도적인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다. 전통적인 시장에서 벗어나 고객이 찾아오는 것이 아닌 고객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하고, 그게 메타버스가 가질 수 있는 장점이라고 본다. 또한 트윈코리아는 제휴와 파트너십을 넓혀 갈 것이다. 현재 제작된 가상 건축물들이 실내 공간을 제대로 구축해 외식에 특화된 호스피탈리티 서비스를 만들고, 추후에는 호텔업계와 같은 숙박업계에도 진출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바란다.
Virtual Human
메타버스의 친구, 버추얼 휴먼
메타버스 플랫폼을 더욱 확장시키는 방법이 있다. 메타버스가 하나의 세계관이라면, 지금부터 소개할 버추얼 휴먼은 그 세계관을 종횡무진하는 주인공과 같다.
요즘 수많은 업계에서 위시하는 단어, 바로 ‘버추얼(Virtual)’이다. 가상이라는 뜻을 함의한 단어로 영원히 통합될 수 없을 것 같은 ‘Human’과 합쳐져 ‘버추얼 휴먼’이라고 불리는 가운데, 이는 3D 그래픽과 인공지능 기술이 결합하고, 음성 인식 기능도 포함해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는 기술이다. 이들은 실제로 만나볼 수는 없지만 SNS나 영상물, 사진을 통해 실제 인간처럼 팬들과 소통하고 모델로 활동한다. 시장 마케팅 업체 하이프오디터의 2021년 조사에 따르면 2020년 당시 버추얼 휴먼의 시장 규모는 2조 4000억 원이었으나 2025년에는 14조 원으로 6배가 늘어날 것이라 예상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지도가 높은 버추얼 휴먼은 2016년 미국에서 탄생한 ‘릴 미켈라(Lil Miquela)’다. 미국에서 살고 있는 브라질계 가수라는 콘셉트로 앨범과 뮤직비디오도 발표했다. 미켈라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293만 명으로, 샤넬과 디올 등 명품 브랜드 모델로 활동했으며 연간 수익은 1170만 달러(약 140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영국의 슈두(Shudu Gram), 일본의 이마(Imma)가 널리 알려졌으며 이들은 버추얼 모델로서 여러 패션 화보와 포르쉐, 페라가모 등의 뮤즈로 활동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21년 로커스 엑스가 탄생시킨 ‘로지’가 널리 알려져 있다. 로지는 15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으며 신한라이프, 아메리칸 투어리스터, GS리테일 등의 광고모델로 나서는 중이다. 이들은 탄생한 국가, 혹은 주 타깃층인 젊은 세대가 선호할 만한 외형을 하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취미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로지는 22세로 활발한 성격이며, 여행, 서핑, 스케이트보드 등의 취미 활동을 즐긴다. 환경에 관심이 많아 제로 웨이스트 챌린지를 비롯한 다양한 업사이클링 캠페인을 SNS에 공유하고 있다. 로지의 제작사인 로커스 엑스 김진수 이사(이하 김 이사)는 “로지를 만든 팀의 주 연령층이 2030이다. 성격이나 외형, 관심사 또한 팀원들이 실제로 좋아하는 것들, 관심 있는 지점들을 자연스레 녹여내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면서 “로지는 22세로 20대의 가치와 문화, 트렌드를 대표하는 버추얼 휴먼이니 만큼 실제로 현장에 있는 MZ세대들의 가치관을 담아내기 위함이었다. 때문에 컨펌 절차도 간소화하거나 아예 줄였다. 기성세대들이 환경이라는 단어를 느끼는 것과 현재 MZ세대들이 느끼는 환경의 가치는 서로 다르다. 지구가 망가지는 것을 보는 마지막 세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더라.”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CES 2021에서 버추얼 휴먼 ‘김래아’를 소개했다. 서울에서 지내는 23세 여성으로, 딥러닝을 통해 음성 발화 및 자연어 학습을 할 수 있다. LG전자는 미스틱스토리 엔터테인먼트와 MOU를 체결하고 곧 관련한 음반을 출시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예측 가능한 면이 매력
영원히 사는 이들
버추얼 휴먼은 호텔 뿐만 아니라 관광업계 및 유통업계의 마케팅 업계에 진출하며 많은 이들의 시선을 그러모으는 중이다. 포항시는 지난 6월 버추얼 휴먼 ‘아일라(AILA)’를 소개했다. 해안 도시인 포항의 깊은 바다 속에 사는 인어를 현실세계로 소환한 콘셉트로, 포항 바다의 몽환적인 느낌을 표현한 ‘In a Day’를 뮤직비디오를 통해 볼 수 있으며 포항의 새로운 관광 명소인 스페이스워크, 이가리닻 전망대 등 주요 관광지를 여행한 아일라의 모습을 담아냈으며 SNS에서도 아일라의 모습을 확인해볼 수 있다.
호텔업계에서는 롯데호텔이 유일하다. 지난 12월 롯데홈쇼핑과 협업해 ‘루시’를 선보였다. 루시는 이미 10만 명의 팔로워 수를 보유한 롯데홈쇼핑 속 메타버스 플랫폼의 인플루언서로, 롯데호텔에서 제안한 을지산책을 거닐며 롯데호텔 서울 내부의 백태원, 한봉호, 박선기 작가 등의 작품을 즐기는 방식이다. 또한 로커스 엑스에서 탄생한 호곤해일 남매가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의 수영장을 방문한 SNS 이미지도 이슈를 모았다. 김 이사는 “따로 마케팅을 전개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 로지나 호곤해일 남매의 타깃층 MZ세대가 선호하는 호캉스를 보여주고자 하는 목적이었다.”라고 설명하며 의미를 밝혔다.
이전에도 인플루언서를 기용한 마케팅 및 현재에도 수많은 블로거들과 마케팅을 진행하는 호텔, 지자체 또한 수없이 많다. 그렇다면 수많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블로거 등 인플루언서를 두고 굳이 가상 인플루언서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물리적인 한계를 뛰어넘는 브랜딩, 스캔들이나 여러 잡음 없이 마케팅 해나갈 수 있는 예측가능성을 일컫는다. 김 이사는 “어떤 상품이 있다고 쳤을 때, 모델 계약은 1년, 2년씩 하는 프로세스가 대부분이지만 버추얼 휴먼은 그렇지 않다. 또한 기술의 발전과 함께 기업 자체에서 브랜딩을 담은 모델을 직접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 괄목 할만 하다.”면서 “현재 잘 나가는 셀러브리티와 비교했을 때 로지가 더 잘 나가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NO’다. 그러나 로지는 영원히 22살일 것이기 때문에 늘 새로운 타깃층을 맞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잘 만든 유아용 콘텐츠가 무수한 시간이 지나도 늘 8살, 10살들에게 하나의 교두보 같은 역할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라고 이야기하며 의미를 전달했다. 실제로 많은 인플루언서들이 일신상의 문제가 생겼을 때 기업이 받는 타격은 무시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버추얼 휴먼의 예측가능성이란 매력적인 지점이다. 또한 당시 브랜드의 콘셉트에 맞는 모델을 섭외하는 방법도 있지만, 아예 버추얼 휴먼과 협업을 하거나 제작한 뒤 공교하게 커스텀마이징한다면 적재적소에 어울리는 만능 마스코트가 될 수도 있다.
누가 먼저 선점하나
앞으로 달려 나가야할 때
아직 호텔은 메타버스의 다양성을 위시하고, 버추얼 휴먼을 활용해 마케팅을 선보이는 곳이 적은 상황. 그러나 앞서 언급한 듯 MZ세대 뿐만 아니라 알파세대를 타깃하고 싶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들이 선망하고 또 친숙한 플랫폼을 통해 접근하는편이 좋다. 중요한 지점은 탄탄한 세계관을 확립하는 것이다. 버추얼 휴먼은 단순한 아바타가 아니라 가상과 현실을 오가는 인간이다. 눈, 코, 입 뿐만 아니라 피부의 질감이나 솜털을 재현하고 표정 근육과 옷 또한 현실감이 넘치게 만들고, 인간과 섰을 때도 이질감이 없어 보이도록 만드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인간은 성격이 있고 성향이 있다. 버추얼 휴먼 또한 성격과 취미, 관심사를 공교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즉 하나의 버추얼 세계관을 잘 구성해야 성공적인 마케팅을 선보이게 되는 것이다.
김 이사는 “호텔에서 탄생했다고, 또 컬래버레이션을 했다고 늘 그곳에 관한 이야기만 할 수는 없다. 광고 같이 보이면 관심도가 떨어지지 않나?”면서 “실제 인플루언서들도 다른 게시글에서는 다른 이야기,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버추얼 휴먼도 이러한 개념으로 생각했으면 한다. 그때 타깃층이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를 면밀히 관찰, 의견을 종합해서 버추얼 휴먼을 놀게 만들면 된다. 호텔에 가게 된 이유도 직원들이 ‘요즘은 호캉스가 유행이니 가고 싶다.’라고 이야기해 섭외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렇듯 새롭기 때문에 더욱 신경 쓸 부분이 많지만,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농후해 더이상은 빠뜨릴 수 없는 메타버스, 버추얼 휴먼 마케팅.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국내의 메타버스 시장과 버추얼 휴먼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도 커다란 시장이라고 이야기 한다. 기술은 해외에서 먼저 성공시켰지만, 요즘은 국내로 제휴 문의 및 제작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 편이라는 게 김 이사의 이야기다. 이렇듯 IT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국내 마케팅 선점을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스타트 라인인 현재임이 당연해 보이는 시장이다.
로지를 탄생시킨 회사로 알려져 있다. 로지를 만들게 된 계기와 과정이 궁금하다.
모기업인 로커스는 회사는 국내에서 가장 큰 3D 콘텐츠 회사다. CGI, VFX, 애니메이션 기술을 바탕으로 영상 콘텐츠 제작을 해나가고 있다. 아직도 광고사업부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회사인데, 로지를 탄생시키기 전에는 너무나도 많은 레퍼런스가 넘쳐나는 광고업계에서 어떤 부분을 개척할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로지를 선보이게 됐다. 본사의 3D 능력에 우리의 마케팅 능력을 결합한 결과물인 셈이다. 미국의 릴 미켈라를 보고 영감을 받아 제작했고, 실제로 많은 게임 캐릭터나 3D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구현을 하게 됐다.
로지는 다른 버추얼 휴먼과 비교했을 때도 세계관을 많이 가지고 있는 아이인데, 동시대 MZ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정서, 문화를 바탕으로 한다. 예들 들어 환경 보호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 등이 그것이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이뤄진 팀의 의견을 중심으로 그들이 원하는 것을 로지가 해보이는 것이다.
버추얼 휴먼과 함께하는 마케팅이 실제로 얼마나 도움이 된다고 보나?
많은 기업들이 금액이 부족해서 버추얼 휴먼을 만들지 못했던 게 아니라, 각 기업마다 주력 사업이 있고 집중해야 할 부분이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하나의 일에만 몰두하기 보다는 기업의 브랜딩을 강화할 수 있는 활동을 다양하게 펼쳐야 할 때다. 브랜드의 가치와 홍보는 브랜드 내부 담당자들이 가장 잘 이해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브랜드의 모델을 영구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버추얼 휴먼은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기존에는 금액을 지불하고 광고를 만들고, 영화 협찬이나 셀럽을 기용하는 활동 등이 마케팅 전략이었다. 그러나 셀럽은 유한성이 존재하고, 기술의 발달로 어느 기업이나 브랜드만의 모델을 가질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버추얼 휴먼은 늙지 않고 죽지 않는다. 스타트 라인에 선 지금 어떻게 키워나가느냐에 따라 1년, 2년 계약이 아니라 10년, 100년 기용할 수 있는 자산이 될 수 있는 셈이다.
마케팅 시 아쉬운 점도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느낀 것은, 많은 셀럽들이 사랑 받는 이유는 그들이 팬들에게 줄 수 있는 새로운 가치, 예컨대 음악이나 연기 등 다양한 문화 활동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공유해 나간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체로 버추얼 휴먼과 함께하는 마케팅은 너무 해당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만 하고 해당 브랜드가 운영하는 곳만 간다. 홍보 대사가 되면 해당 장소에만 방문하고 그 이상의 활동 변경을 보기가 어렵다. 이렇게 된다면 너무 광고의 느낌이 강화돼 타깃이 좁아지는 것 이전에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된다. 타깃들이 원하는 것을 상세히 살펴 세계관을 확장 시켜 오히려 탄탄한 팬층을 만든다면 그 버추얼 휴먼이 마케팅하고 홍보하는 모든 것을 재미있게, 그리고 주의 깊게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
버추얼 휴먼과 호텔이 함께 해볼 만한 전략은 무엇이 있을까?
사실 버추얼 휴먼과 실제 인간의 마케팅 전략이 크게 다르지 않다. 버추얼 휴먼을 인간처럼 여겨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 듯 버추얼 휴먼 마케팅은 영구적이며 예측 가능하다는 점에서 제대로 만들어 놓을 시 리스크가 적다는 점인데, 대신 자사의 것이기 때문에 계약서 필요 없이 응용할 수 있는 부분이 늘어난다.
지금까지는 그 호텔의 수영장이 좋다, 그 호텔의 객실이 좋다 등 정보를 보여주는 것이었다면, 버추얼 휴먼은 자신의 삶에 그 호텔이라는 콘텐츠를 집어넣을 수 있다. 자연스레 호텔을 거닐고 호텔에서 쉬고 노는 것을 노출하면 자연스레 관심을 모으게 된다. 실제 인플루언서처럼. 더불어 호텔은 미관이 훌륭한 공간이 많으니 호텔에서만 보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예를 들어 버추얼 휴먼이 음원을 낸다고 치자. 호텔의 로비 등 한 공간에서 그 음원의 라이브를 들을 수 있도록 만들어 보기도 하고, 마찬가지로 그림 작품 등 공간을 활용해 전시를 하는데 버추얼 휴먼의 SNS와 연동해 재미있게 보여주는 방법도 있겠다.
해외에서 버추얼 휴먼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
패션 모델이나 동영상으로 보여주고, 로지처럼 SNS 기반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에서 탄생한 버추얼 휴먼이 전 세계의 70%에 해당할 정도로 많다. 우리나라에만 150명이 생겨났는데, 해외에 가면 버추얼 휴먼이 무엇인지 하나씩 설명해줘야 하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만큼 SNS와 디지털 콘텐츠, 디지털 기술에 민감한 나라도 드물다. 외부에서도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 잘한다는 것이 전 세계적으로 잘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아직은 가야할 길이 많다. 오히려 가상처럼 보이게 만드니 기술력 문제라는 지적을 받기도 해서 더욱 실사화처럼 만들기도 하는 등 이 시장 자체는 완전히 초기 단계다.
향후 계획에 대해 말해달라.
현재 로지는 해외 진출 중에 있다. 얼마 전에 뉴욕패션위크도 초청 받아 다녀왔다. 글로벌한 버추얼 휴먼 커뮤니티에도 조금씩 이야기가 올라오고 있는데, 코로나19와 함께 K-컬처의 위상이 높아져서기도 하다. 여태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한국적인 정서를 담은 버추얼 휴먼을 기획하고 더욱 완전하게 관리해서, K-컬처에 이바지 하려고 하니 많은 기대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