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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6 (금)

호텔&리조트

[Hotel DNA] 브랜드에 생명력 불어넣는 슬로건, 고객의 기억 속에 맴도는 호텔 이미지 남기다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라는 낭만적인 문구로 여행과 숙박의 새로운 경험을 강조하며 매력적인 마케팅을 펼친 에어비앤비는 2014년 1월 한국지사를 설립한 이후 놀라운 성장 속도로 숙박업계를 긴장하게 했다. 그리고 살아보는 여행을 그린 에어비앤비 광고는 그동안의 여행에 대한 인식을 확실하게 바꿔놓았고, 에어비앤비는 단숨에 여행과 숙박업계를 모두 아우르는 대표 기업이 됐다.


이처럼 ‘슬로건(Slogan)’은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가치와 비전을 고객과 직접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한 전략적인 마케팅 도구로 활용된다. 불특정 다수의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하나의 문구로 강렬하게 표현함으로써 브랜드를 모르는 소비자들에게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알리고, 이를 인지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면에서 슬로건은 단순히 마케팅 툴을 넘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즉 ‘브랜딩’ 요소로 주요한 기능을 한다. 그런데 브랜드 이미지가 곧 대체불가한 명성으로 이어지는 호텔에 있어 브랜딩은 호텔의 차별화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활동이 아닐 수 없다. 브랜딩을 이끄는 슬로건과 호텔에 요구되는 브랜딩, 그 접점에 있는 슬로건은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이끄는 슬로건


브랜드를 대변하는 표어이자 이미지 메이킹의 좋은 수단으로 활용되는 슬로건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상징하고 대중적 이미지, 그리고 친밀도를 높인다는 측면에서 브랜딩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잘 만든 슬로건 하나가 열 개 광고 부럽지 않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슬로건은 성공적으로 브랜드와 어우러졌을 때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는 마케팅 수단이기도 하다. 이에 인지도가 낮고 마케팅 비용 확보가 어려운 스타트업에서 슬로건을 통한 PR, 혹은 마케팅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제로 ‘직장인 라이프 플랫폼’을 지향하는 ㈜벤디스는 대한민국 최초로 종이 식권을 모바일로 전환한 푸드테크 플랫폼 ‘식권대장’ 서비스를 2014년 론칭, 2017년에 ‘밥값 하는 직장인을 위하여!’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발표했다. 해당 슬로건은 ‘밥값’의 의미가 ‘실제로 밥을 먹는 데 드는 값’ 외에 ‘밥을 먹은 만큼의 일의 대가’라는 의미로도 해석되는 중의적 표현을 재치있게 살렸고, 직장인 라이프에서 중요하면서도 식권을 구매하고 영수증을 챙겨야 하는 귀찮고 번거로운 과정을 해소시켰다. 그런 의미에서 ‘밥값 하는 직장인을 위하여!’라는 문구는 직장인을 타깃으로 맞춤형 편의와 유용한 혜택을 제공하고자 하는 그들의 기업 비전과 식권대장의 서비스가 잘 맞아 떨어진 것이었다. 그렇게 식권대장의 브랜드 인지도는 나날이 높아졌고, 이는 배달대장과 복지대장 브랜드를 속속 론칭시키는 마중물이 됐다. 이후 식권대장은 점심시간 이외에도 직장인의 라이프 전반에 걸친 범위로 그들의 서비스가 확장되자 ‘임직원이 매일 경험하는 복지’로 슬로건을 교체, 보다 넓어진 사업목표에 대한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슬로건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경영 방향과 사업목표를 분명하게 드러내준다. 두산백과에 따르면 슬로건이란 ‘대중의 행동을 조작하는 선전에 쓰이는 짧은 문구’로 본래 스코트랜드에서 위급할 때 집합 신호로 외치는 소리를 ‘슬로검(Sluagh-Ghairm)’이라고 부른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한편 네이버 지식백과에는 ‘어떤 단체의 주의, 주장, 강령 등을 간결하고 명료하게 나타낸 짧은 어구’라고 정의, 기업 브랜드 슬로건의 경우 일반적으로 캠페인이나 광고를 이끌어가는 표어처럼 쓰이거나 PR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

 

기업의 비전과 미션 실행시키며
담고 싶은 메시지에 따라 변주하기도 해


그런데 슬로건이 경영 방향과 사업목표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브랜드를 움직이게 하는 핵심 동력인 비전, 미션과 혼동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비전과 미션, 슬로건의 상관관계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는데, 먼저 비전은 브랜드가 달성하고자 하는 수준, 지향점, 목표, 즉 브랜드가 ‘되고 싶은 것’을 의미한다. 한편 미션은 브랜드의 존재적 의미 또는 사명으로 브랜드가 ‘해야 하는 것’을 말한다. 정리하면 브랜드가 고객에게 제공해야 하는 가치는 슬로건에 담고, 이 슬로건을 바탕으로 브랜드가 추구해야 할 미래상은 비전이며, 이러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브랜드가 우선적으로 수행해야 할 역할과 사명이 미션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슬로건은 브랜드의 이미지와 비전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각오나 경영목표를 세울 때마다 슬로건도 함께 바뀔 수 있는 반면, 비전과 미션은 상대적으로 변하지 않는 핵심 가치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삼성전자의 비전은 ‘미래에 대한 영감, 새로운 미래 창조’이고, 미션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지속가능한 미래에 공헌하는 혁신적 기술, 제품, 그리고 디자인을 통해 미래 사회에 대한 영감 고취’며, 이를 바탕으로 2020년부터 ‘이제는 가전을 나답게’라는 통합 슬로건을 선언했다.


브랜딩 전문 컨설팅 브랜닷츠 정성연 대표(이하 정 대표)는 “기업에서 대개 프로모션이나 캠페인의 표어로 활용하는 슬로건은 지향하는 바와 담고 싶은 메시지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슬로건의 변천사를 살펴보면 브랜드의 스토리가 보이는 이유”라고 설명하며 “슬로건을 짓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대부분 브랜드의 특성이나 성향, 가치 혹은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을 담고, 우리 브랜드를 봤을 때 직관적으로 떠오르게 하고 싶은 이미지를 투영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그렇게 기업 브랜드가 추구하는 비전과 미션, 즉 정체성의 톤앤매너를 지키며 시대나 트렌드에 따라 조금씩 변주해가는 것이 슬로건”이라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맥도널드의 경우 맥도널드의 심볼인 골든 아치를 알리기 위한 최초의 슬로건 ‘Look for the golden arches’에서 시작해 브랜드가 알려지기까지 ‘The closest thing at to home’, ‘You deserve a break today’ 등으로 슬로건이 바뀌었고, 이후 패스트푸드가 정크푸드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패스트푸드지만 완전한 식사를 제공하겠다는 ‘We do it all for you’,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하는 성인까지 타깃을 확장시키고자 ‘It’s a good time for the great taste of McDonald’s’, ‘It’s what I eat and what I do’ 등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다양한  슬로건이 적용됐다. 그렇게 맥도널드의 슬로건이 변주를 거듭하다 2003년의 슬로건이었던 ‘I’m lovin’ it’이 *태그라인으로 고착화 됐고, 추후에도 프로모션 및 캠페인으로 인해 새로운 슬로건들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태그라인_ ‌기업, 기관, 브랜드 등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함축적 단어나 짧은 문구를 말하는데, 슬로건과 유사한 개념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차이점은 태그라인은 표어 형태로 조직명이나 브랜드 로고 등과 함께 노출되는 반면, 슬로건은 광고나 캠페인을 통칭하는 간결한 어구로 독립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슬로건과 태그라인의 활용법과 사례는 이어질 브랜닷츠 정성연 대표의 칼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담겨야 하는 브랜드 요소


슬로건을 보면 기업이 보인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처럼 단순한 표어로 보일 수 있는 슬로건이 브랜드 스토리를 담을 수 있는 이유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아야 하는 기본적인 브랜드 요소 중에 슬로건이 있기 때문이다. ‘목표있는 네이밍, 희망파는 슬로건-소비자의 머릿속에 이미지를 심어라(황부영, 2013)’ 리포트에 따르면 브랜딩이란, ‘기업이 정한 브랜드의 가치나 의미(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소비자에게 잘 전달, 왜곡 없이 이미지(브랜드 이미지)로 받아들여지는 과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일컫는다. 즉 브랜딩은 우리 브랜드를 봤을 때 떠올리게 하고 싶은 것(브랜드 아이덴티티)과 실제 소비자에게 인식되는 것(브랜드 이미지)을 일치하게 하는 작업이다. 한편 브랜드를 구성하는 요소에는 브랜드 네임, 심벌과 로고, 캐릭터, 패키지, 그리고 슬로건이 있다. 그중 슬로건은 브랜드의 방향성을 직접적으로 나타내기 때문에 슬로건에는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담겨있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대표적인 브랜드 슬로건 사례를 살펴보면, 리포트의 저자이자 브랜다임앤파트너즈의 황부영 대표 컨설턴트는 필립스 슬로건을 ‘잘 만든 정도를 넘어 명작’이라 소개했다. 그는 “세계에서 기술 특허를 많이 내는 전자제품 기업 중의 하나인 필립스는 기술 개발에 끊임없이 노력하는 기업으로 소비자들이 자신을 봐주길 원했다. 이에 필립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무슨 종류든 기술의 구현 수준이 다른 전자제품을 만드는 곳’으로 설정했고, ‘Let’s make things better’이라는 슬로건으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인식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 슬로건은 특히 국내에서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듭니다’라는 절묘한 의역으로 빛을 발했던 사례”라고 설명하며 “슬로건은 ‘멋진 카피’에서 나아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는 가장 중요한 요소며 브랜드의 의미와 상징을 각인시켜주는 주요 수단이다. 따라서 슬로건에는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명확히 반영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슬로건으로 견인하는 호텔 브랜드 이미지


내용이 이해하기 쉽고 표현이 단순하지만,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브랜드 이미지로 견인하는데 효과적인 슬로건은 대중의 태도가 동요적이고 미확정적일 때일수록 호소력이 크다고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미지 산업이라고 불리는 호텔은 슬로건을 활용해 호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차별점을 어필하기에 효과적이다. 더욱이 글로벌 체인의 경우 그룹별, 그룹 내 컬렉션별 하위 브랜드가 많고, 브랜드명만으로는 브랜드의 특성, 가치, 방향성, 성격을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브랜드를 어필할 수 있는 슬로건을 적극 활용해왔다.

 


정 대표는 “글로벌 체인 호텔의 슬로건을 살펴보면 크게 호텔의 특성이나 혜택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슬로건, 브랜드명을 강조하는 슬로건, 등급별로 차등을 두는데 초점을 둔 슬로건으로 나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콘래드의 경우 힐튼, 파크하얏트의 경우 하얏트 브랜드 중 가장 상위 컬렉션에 위치해 있어 럭셔리 서비스를 강조한 점이 눈에 띄며, 20여 년 전 헤븐리 베드(Heavenly Bed)를 선보인 이후 호텔 고객에 숙면의 가치를 새롭게 전달한 웨스틴은 그들을 각인시킨 ‘Heavenly’를 꾸준히 키워드로 삼고 있다고 한다.


브랜드명을 강조한 사례로는 그랜드 호텔은 장엄, 웅장함을 표현하는 ‘Grand’를 호텔에서의 경험에 투영, 보다 위엄있고 확장된 서비스로 연상시키게 했으며, 르네상스 호텔의 경우 보다 직관적인 슬로건을 차용해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대표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의 성격과 그들이 지향하는 여유, 휴식의 가치를 슬로건에 담았다. 또한 친환경, 지역사회공헌 등 책임감 있는 기업 이미지를 강조하는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Intercontinental Life’를 슬로건의 핵심으로 둬 지속가능한 가치에 동의하는 이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한편 같은 컬렉션 내에도 브랜드에 따라 등급 간 서비스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에 의미를 더하고자 슬로건을 활용한 사례도 있다. 홀리데이 인과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는 두 브랜드 모두 IHG의 4개 컬렉션 중 비즈니스급의 ‘Essential’에 포함, 둘 다 가성비를 강조한 브랜드지만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가 보다 바쁜 비즈니스 여행객, 단기체류객들에게 제한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Smart’라는 표현을 슬로건에 담았다. 정 대표는 “같은 컬렉션 안에서도 미묘한 차이가 있는 브랜드 성격을 슬로건으로 잘 표현한 사례”라고 소개하며 “홀리데이 인과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모두 비즈니스호텔로 제한된 서비스를 하지만, 더 가격이 저렴하고 오직 투숙만을 목적으로 간소화된 호텔이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다. 그런데 저렴하고 제한된 서비스를 슬로건에 강조할 수 없으니 가성비 좋고 저렴한 호텔에서 투숙하는 것이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Smart’하기 때문이라는 인식을 투영했다.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를 이용하는 고객을 합리적이고 똑똑한 이로 만들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의 ‘Stay Smart’ 슬로건은 2014년부터 디지털 캠페인을 통해 그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PR하는데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합리적인 소비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호텔의 경쟁력 강조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해


한편 국내 호텔 슬로건의 경우 공간 및 서비스 가치와 지리적 위치를 강조하는 특징을 보였다. L7은 고객과 경계 없이 어우러지며 함께 만들어가고 경험하는 공간이라는 가치를 ‘여정(Journey)’로 표현했고, 최고의 가성비로 고객이 머무는 모든 시간, 그리고 공간이 기쁘고 만족스러운 호텔을 지향하는 글래드 호텔은 고객이 경험하는 모든 순간에 글래드가 있을 것이라며 ‘Every Glad Moment’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또한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의 경우 한옥호텔이라는 차별점을 강조하고자 한옥을 연상케 하는 ‘비움과 사색의 공간’을 슬로건으로 하고 있다.


서비스 혜택을 나타낸 슬로건으로는 신라스테이가 대표적인데 비즈니스호텔이지만 호텔신라의 프리미엄을 계승한 호텔이라는 점을 어필, ‘신라호텔의 가치를 담아’로 슬로건을 지었다. 업스케일 라이프 스타일 호텔 라이즈 오토그래프 컬렉션은 ‘A beacon of good taste’라는 문장으로 홍대의 거친 스트리트 문화를 현대적으로 해석, 다양한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을 존중해주는 호텔의 서비스 마인드를 드러냈다.


지리적 위치를 중요시하는 호텔업계의 특성에 따라 호텔이 자리한 지역, 접근성을 슬로건으로 강조한 곳들도 있었다. 그랜드 플라자 청주 호텔은 올해 슬로건으로 ‘심장으로 듣고, 심장으로 말한다’를 선포, 중부권의 중심지 청주에서 유일한 5성 호텔의 자존심을 지킬 것이라는 포부와 임직원들의 최선을 ‘심장’이라는 단어를 중복 사용해 의미를 더했다.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코엑스에 위치해 관광은 물론 MICE 접근성까지 좋은 지리적 이점을 가진 호텔이다. 이에 호텔에서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을 충족시킬 수 있음을 ‘One Roof’에 함축시켜 호텔은 물론, 주변 인프라도 좋고 동시에 MICE를 개최하기에 매력적인 장소라는 점을 슬로건으로 풀었다.

 


국내 호텔 중 슬로건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호텔은 홀리데이 인 광주호텔이다. 홀리데이 인 광주호텔은 ‘Art in Voyage’라는 슬로건 아래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 전시뿐만 아니라 지역 청년 작가 ‘설박’의 작품을 엽서로 제작해 전 객실에 비치, 나전칠기자개 보석함을 활용한 애프터눈 티 세트를 판매하는 등 호텔의 고객 경험을 아트로 창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홀리데이 인 광주호텔 양문선 총지배인은 “홀리데이 인 광주호텔은 호텔 본연의 기능은 충실하되, 미술관급 아트 컬렉션을 비롯해 다채로운 컬처(Culture) 프로젝트 진행을 통해 광주·호남지역의 대표적 복합문화공간으로 손꼽히고 있다.”고 전하며 “홀리데이 인 광주호텔은 오픈 이래 꾸준히 진행해왔던 지역 청년 예술가 지원 및 컬래버레이션과 각종 문화예술 전시 등 아트스페이스 호텔로서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Art in Voyage’을 슬로건으로 삼았다. 앞으로도 문화 수도 광주를 여행객들에게 소개하고 지역민들에게는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아트 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스토리 담긴 슬로건, 시대 불문하고 사랑받아

 

 

슬로건은 시대의 요구나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변하면서 스토리를 담기도 하지만, 그 자체적으로 스토리를 품고 있는 슬로건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이미지로 자연스럽게 이어주기 때문에 시대의 영향을 받지 않고 대표 슬로건으로 정착하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에어비앤비의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라는 낭만적인 슬로건은 2014년 한국지사 론칭 이래 지금까지도 에어비앤비를 가장 잘 나타내는 문구로 각인되고 있다. 게다가 슬로건 하나로 여행과 숙박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트리며 여행과 숙박 시장에서 그들만의 독보적인 영역을 확보했다. 이는 ‘Live there, even if just for a night’라는 에어비앤비 본사의 슬로건이 한국어로 번역된 결과물이었고, 슬로건에 담겨있는 스토리를 풀어낸 광고는 사람들의 인상에 강렬히 남기에 충분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한달살기’와 같은 콘텐츠가 없었을 때였기 때문에 단지 로망이었던 해외 라이프의 꿈을 에어비앤비에서는 이렇게나 쉽게 실현시킬 수 있다는, ‘별일’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이처럼 스토리라인이 명확한 슬로건은 간단한 문장 하나로도 브랜드의 정체성을 어필할 수 있고, 그 자체가 마케팅은 물론 세일즈 요소로도 활용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정 대표는 “슬로건은 결국 브랜딩을 위한 것으로 스토리를 갖춘 브랜드는 슬로건에 다양한 의미를 더할 수 있다. 특히 이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갖춰져 있는 호텔은 더욱이 스토리라인을 맞춰놓고 슬로건을 짓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하며 “그렇게 슬로건이 정해지면 슬로건에 기반을 둔 스토리, 호텔이 어필하고자 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따라 직원들이 만들어내는 조직문화와 서비스, 그리고 의사소통 등 호텔 시설을 포함한 감각적인 요소까지 이를 뒷받침 해줌으로써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줘야 한다. 브랜딩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라고 강조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확립이 핵심 전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바탕으로 한 이미지, 경영목표와 핵심 가치, 그리고 스토리 등 슬로건이 담을 수 있는 무수한 것들은 결국 브랜딩을 위한 것이고, 브랜딩은 고객과 직접 커뮤니케이션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호텔의 경우 고객과의 접점이 다양, 전체론적 관점의 브랜딩에 더욱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브랜드가 살아있음을 슬로건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어필하는 것이 경쟁력 강화의 전략이 될 수 있다.

 

정 대표는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인 브랜딩을 할 때 고려해야 할 것은 브랜드 아이덴티티,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브랜드 이미지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브랜드 이미지의 약자가 모두 BI이기 때문에 둘을 포괄하는 의미로 브랜드 이미지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브랜딩에서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브랜드 이미지의 선행조건이자 브랜딩의 시작점”이라고 설명하며 “따라서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명확히 정립돼 있어야 다양한 채널을 통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고, 기업이 의도한 바에 따라 브랜드 이미지가 구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슬로건이 브랜딩의 도구로 제대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명확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메시지를 설정해야 하는 것이다.


브랜다임앤파트너즈 황부영 대표 컨설턴트는 그의 리포트에서 “소비자와 소통을 게을리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브랜드는 죽기 시작한다. 소비자와의 소통에서 실패해 소비자에게 의미나 상징이 아닌 ‘제품’으로 보이게 되면 그 브랜드는 생명력이 다했다고 보면 된다. 네이밍과 슬로건이 제대로 돼 있지 않다는 것은 소통을 게을리하는 것이 아니라 소통하려는 노력조차 아예 없다는 말”이라고 이야기했다. 

 


‘당신의 삶을 디자인하라’, ‘사람이 미래다’, ‘맛있게 맵다’, ‘Just Do it’, ‘Think Different’…. 짧고 단순하지만 읽자마자 브랜드가 바로 떠오르는 이러한 슬로건들은 슬로건 자체가 브랜드를 대변해주기도 한다. 때로는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슬로건이 브랜드를 더욱 친근하게 만들고, 그 친근감이 기업 신뢰도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호텔을 떠올렸을 때 각인된 문장, 혹은 슬로건을 보고 호텔의 이미지가 연상된다면 이미 고객의 마음엔 다음 여행지의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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