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호 교수의 명가의 와인] Jaume Serra

2021.10.10 09:02:34

 

여름 모기~? 아니죠~? 가을 모기~!! 여름 장마~? 아니죠~? 가을 장마~!! 여름 스파클링~? 아니죠~? 가을 스파클링~!! 스파클링 발포성 와인은 언제 마셔도 사랑스럽다~! 하지만 선선한 가을에 마시는 스파클링은 여름에 마시는 것보다 더욱 부드럽고 온화한 것이 좋겠다. 그래서 10월에는 스페인 스파클링 까바를 소환한다.
풍성한 가을 한식 상차림에 두리둥실 잘 어울리는 까바는 완벽한 분위기 메이커다.

 

세계 3대 스파클링 명칭, CAVA 
프랑스의 샹파뉴(Champagne), 이탈리아의 프로세코(Presecco)와 더불어, 세계 3대 스파클링 명칭(Appellation)인 스페인의 까바~! 샹파뉴의 미네랄과 프로세코의 향긋함을 동시에 가졌으면서 가격대는 매우 합리적이어서 애호가들의 사랑을 담뿍 받고 있다. 19세기 후반, 프랑스로부터 ‘병입 2차 발효’ 방식의 전통적 스파클링 생산법을 받아들인 스페인은 까딸루냐 지방어로 ‘지하셀러’를 뜻하는 ‘Cava’라는 단어를 스페인 스파클링명칭으로 채택했다.

 

스페인 전역 8곳의 지방에서 생산되지만, 총 생산량의 95%는 까탈루냐 지방의 페네데스(Penedes)에서 생산된다. 2019년 통계로, 약 3만 8000ha의 포도밭에서 연간 약 4억 병의 까바가 생산되고 있다. 까바 생산에 사용되는 스페인 전통 품종은 마카베오(Macabeo), 차렐로(Xarel-lo) 빠렐야다(Parellada), 3종이다. 마카베오는 기분좋은 향미를, 빠렐야다는 산미와 섬세함을, 마지막으로 약간량 첨가되는 차렐로는 힘과 구조감을 만들어낸다. 1986년부터는 국제 품종 샤르도네를 사용해, 깔끔하고 우아한 맛을 추구할 수 있게 됐다.

 

로제 타입이 없는 프로세코와는 달리 까바는 적포도 품종으로부터 ‘로사도(Rosado)’를 생산한다. 까딸루냐 지방 토착 품종인 트레빠(Trepat)와 가르나챠(Garnacha)가 주로 사용되는데, 1998년부터는 국제 품종 피노누아(Pinot Noir)도 블렌딩할 수 있게 됐다.

 

그러면, 까바의 스타일은 어떨까? 프랑스 북부에 있는 샹파뉴 지방보다 기온이 높고 일조량이 풍부한 지중해 연안에서 생산되는 까바는 보다 부드러운 산미를 갖고 있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토착 품종들로부터 생산되기에, 레몬껍질, 허브, 야생화, 미네랄 풍미가 강한 고유한 프로필을 갖는다. 당연히 모든 까바는 병입 2차 발효 방식으로 생산되고, 최소 9개월 이상, 효모 잔해위에서 숙성되기에, 구운 빵 향이나 이스트 향이 구수하게 담겨있게 된다.

 

대부분의 까바는 ‘브륏(Brut)’ 스타일로 생산되는데, 다소 부드럽고 약한 감미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물론 현대적 추세에 따라 보다 더 드라이한 ‘브륏 나뚜레(Brut Nature)’나 ‘제로 도자쥬(Zero Dosage)’ 같은 표현을 붙인 까바가 늘고 있다. ‘세미 세코(Semi Seco)’가 가장 스위트한 스타일로서 디저트 스파클링으로 사용된다.

 

이러한 풍미를 가진 까바는 어떤 음식과 잘 어울릴까? 필자는 특별히 다양한 채소 샐러드와 함께 까바를 즐긴다. 치커리, 루꼴라, 적상추 등이 바탕이 되고, 페타 치즈나 올리브 조림 등이 올라가 있는 그릭 샐러드나, 케이퍼가 곁들인 훈제 연어 샐러드가 최고다. 물론 담백한 치킨 샐러드와 타르타르 소스를 입힌 연어 스테이크도 좋고, 버터 소스의 랍스터, 짭쪼름한 조개 구이, 해산물 빠에야도 빼놓을 수 없다. 요리 음식을 준비할 수 없다면, 인근 편의점에서 구입 가능한 스낵과자 고래밥이나 새우깡과도 즐길 수 있는 편하디 편한 스파클링이 바로 까바다.


품질과 명성의 까바 요새, Jaume Serra
하우메 세라 양조장 본부는 바르셀로나 인근의 빌라노바 일라 헬트루(Vilanova I La Geltru) 마을, 지중해를 향해 완만하게 내려 가는 경사지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사진에서 보듯이, 1647년에 건립된 수수하고 투박하면서도 장엄한 성벽형 건물로 유명하다.  ‘엘 파드루엘 (El Padruell)’이라고 불리는 이 성벽형 구조물은 바닷가의 전통 요새형 건축물의 전통을 따랐으며, 중세 때 바다로부터 공격해오는 침입자들을 방어하기 위해 지어졌던 ‘요새농장(Masia-Fortaleza)’의 유적을 보호하기 위해 건설됐다.

 

양조장 이름 ‘Jaume Serra’는 1943년 알레야(Alella) 동네에 한 양조장을 설립한 카딸루냐 출신의 양조학자 ‘하우메 세라 구엘 경(Don Jaume Serra Güell)’에서 유래했다. 그는 양조장을 짓고 자기 이름과 성을 붙였던 것이다. 역사학자인 필자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하우메(Jaume)’는 13세기의 스페인 아라곤과 까탈루냐의 왕 ‘정복왕 하우메 1세(Jaume Ier the Conqueor)’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그는 바르셀로나 백작으로서, 스페인 ‘영토회복기(Reconquista)’에 이베리아 반도의 동부와 지중해의 섬, 그리고 프랑스 랑그독 루시용 지역까지 통치했던 지략가며 용맹한 왕이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광개토대왕’쯤 되겠다. 그런데, 이 똑똑하고 선견지명있는 왕의 이름을 가진 양조가 하우메 경은 와이너리를 오래 지속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10년이 채 못돼 양조장은 손바뀜을 하게 된다.

 

1956년 요새 성채 ‘엘 파드루엘’을 구입한 Rato 가문은 1975년에 알레야 마을에 있는 하우메 세라 경의 농장도 구입하게 됐는데, 이 농장의 땅이 좁아서 확장이 불가능하자, 1984년에 빌라노바 일라 헬트루 마을의 현 본부 장소로 이주했다. 이곳에서 양조장을 신축하고 포도밭을 식재해 1986년에 완공을 봤다. 그러니까, 하우메 세라 양조장이 현재의 지역에서 자신의 역사와 정체성을 확립하고 출발한 것은 1986년부터 되겠다.

 

이 양조장은 20세기를 넘기기 직전에 다시금 손바뀜이 일어나게 되니, 1997년 현재의 소유주인 가르시아 까리온 그룹(Grupo Bodegas García Carrión)이 매의 눈을 번득이며 이 멋진 알짜배기 브랜드를 낚아채 인수, 오늘에 이르게 된다. GC 그룹은 1890년 설립된 가족 기업으로서, 스페인 중동부 무르시아(Murcia)주 후미야(Jumilla)에 본부를 두고 있다. 주스 및 청량음료 브랜드 ‘돈시몬(Don Simon)’으로 유명한 기업이다. 참, 발음 문제 한가지 짚고 넘어가자. 스페인어의 ‘J’는 ‘ㅎ’로 발음되기에 ‘하우메’로 발음한다. 하우메 세라~!

 

스페인 까바 세일 넘버원, Jaume Serra
현재 농장은 125ha에 달하는 포도밭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템프라니요, 샤르도네 품종이 식재돼 있어, 일반 스틸 와인도 생산한다. 몇 개 동으로 이뤄진 복합 건물 안에는 현대적인 5000톤 생산의 양조 설비와 2000만 병을 숙성시킬 수 있는 지하 셀러가 있다. 또한 3500여 개의 미국산 및 프랑스산 오크통을 보유하고 있어 질 좋은 크리안자(Crianza), 레세르바, 그란 레세르바(Gran Reserva)와 같은 숙성된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다. 지하층에는 스파클링 까바를 생산하는 설비가 있는데, 면적이 4ha(1만 2000평)로서, 스페인에서 가장 큰 까바 와이너리 중 하나다.

 

연간 6000만 병의 까바를 생산하며, 모두 완전히 자동화돼 있다. 엄청나게 큰 공장에 사람은 몇 명 없다. 원료 주입부터, 숙성, 효모 모으기 공정, 크라운캡 오픈 및 재봉입, 패키징, 트럭선적까지 컴퓨터에 의한 자동화 라인을 자랑한다. 첨단 센서와 네비게이션 장치가 설치된 기계가 정교하게 일을 모두 혼자서 해내는 것이 매우 신기하다. 이런 자동화 관리 덕분에 하우메 세라 까바는 고품질을 유지하면서도 매우 매력적인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우메 세라의 까바 와인은 현지 출신 양조학자 마르타 포나날스(Marta Fonanals)가 1987년부터 진두 지휘하고 있다. 약 10여 종의 까바를 생산하며, 가장 드라이한 브륏 나뚜레부터 스위트한 까바까지 생산한다. 패키지도 매우 다양해, 하얀색, 검정색 클래식한 레이블 디자인에서부터 화려한 꽃다발 부께를 그린 통레이블까지 럭셔리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또한 환경 친화적인 철학으로 까바 와인을 담는 병(Bottle)의 무게를 다른 양조장보다 100g 정도 줄인 800g 병으로 출시하고 있다. 이는 업장에서 소믈리에들이 서빙할 때도 덜 무거워 매우 스마트한 선택인 듯 싶다.

 

여성 소믈리에들은 더욱 하우메 세라를 선택할 듯~! 하우메 세라는 코도르니우(Codorniu), 프렛시넷(Freixenet)과 함께 스페인 국내 판매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최대업체 중 하나다. 2018년에는 뉴욕국제와인품평회(NWC)에서 ‘올해의 까바 생산자상’을 수상했다. 앞으로 까바는 하우메 세라다~!

 

 

 

까바, 브륏 Cava, Brut 
가장 기본형 까바다. 어느 회사건 기본형을 마시면 그 회사의 까바 스타일을 알 수 있다. 고급품은 누구나 다 신경써서 잘 만들기 때문이다. 하우메 세라는 뻬네데스 도의 여러 포도 재배자들과 장기 계약을 맺고, 양질의 포도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다. 이는 수백 만 병의 뀌베를 만들어야 하는 까바 양조장으로서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납품된 포도를 각 품종의 특성에 맞게 분리 양조해 추후 하우스 스타일에 맞게 블렌딩한다. 기본형 까바는 까탈루냐 지방의 전통 품종인 마카베오, 차렐로, 빠렐야다 품종을 1/3정도씩 균형되게 블렌딩해 생산한다. 당미 스타일은 브륏으로서, 까바 규정상 브륏은 잔여 당분 6~12g/L인데, 본 제품은 약 8g/L로 맞췄다. 샹파뉴 기본 스타일과 유사하나, 산미가 약해 약간 더 부드럽게 느껴진다. 빈티지가 명시되지 않은 기본형 스파클링은 구입 후 최단 시간에 소비하는 것이 가장 좋다. 밀짚색을 띤 연한 노란색조에 풍성한 기포가 올라온다. 청사과향과 레몬 풍미에 구수한 뉘앙스가 깃들여 있으며, 기포가 입안을 부담스럽지 않게 자극하며 톡톡튀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생햄, 참치 샐러드 등 간편한 음식이나 안주와 함께 쉽게 마실 수 있는 스타일이다.

Price 3만 원대

 

 

까바, 브륏 나뚜레, 매그넘 Cava, Brut Nature, Magnum 
상급 까바로서, ‘Brut’ 보다 더욱 드라이한 ‘Brut Nature’ 스타일이다. 규정은 잔당 0~3g/L인데, 이 제품은 잔당이 2~2.5g/L 정도다. 드라이한 정통 스파클링의 맛을 느낄 수 있다. 혹시 부드러운 맛의 스파클링을 선호한다면 위의 ‘브륏’ 스타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원료포도가 좋아야 단맛이 거의 없는 브륏 나뚜레를 만들 수 있기에 스타일이 품질을 말해주는 정보기도 하다. 포도 품종은 지역 전통 품종 삼총사를 고루 블렌딩해 까바 전통 풍미에 충실했으며, 12개월 병 숙성으로 매우 복합적인 풍미를 담았다. 이 제품의 가장 특별한 점은 그 병 사이즈에 있다. 375mL와 보통 병의 두 배 용량인 1.5L들이 ‘매그넘(Magnum)’ 병이 수입되고 있다. 반병 용량은 1인 나홀로 소비가 많아지는 최근 경향을 담았다. 스파클링 와인 소비 트렌드를 보면, 대부분 모임의 축하용이거나 식사 아페리티프용으로 사용한다. 이 때 매그넘 병 스파클링을 구비하면, 일단 그 위용있는 병의 크기가 분위기를 압도하며 고조시킨다. 그리고 10여 명 정도의 모임이라면, 일반 병 두 병은 소비될테니, 이왕이면 매그넘 병을 선택한다면, 분위기와 실용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스마트한 선택이 될 것이다. “묻고 따블로~!!”

Price 8만 원대

 

 

까바, 브륏 나뚜레, 레세르바, 빈티지 Cava, Brut Nature, Reserva, Vintage 
최상급 까바로서, 브륏 나뚜레 스타일이면서, 포도 품종은 지역 전통 품종 삼총사에 국제 품종 샤르도네가 30% 정도 블렌딩됐다. 샤르도네는 세계적인 입맛을 가지고 있으며, 보다 섬세하고 복합적인 풍미를 전달해준다. 포도 자체의 구입가도 높기 때문에 샤르도네가 들어가면 가격 상승 요인이 된다. 까바도 숙성 등급이 있다. 기본 9개월을 넘어, 15개월 이상 숙성시키면 ‘레세르바(Reserva)’ 등급을 부여한다. 그만큼 효모 잔해와 함께 장기 저온 숙성함으로써 고도의 복합미를 갖게 된다. 따라서 본 제품은 레이블의 두 가지 표현, ‘Brut Nature’와 ‘Reserva’를 눈여겨 봐야 한다. 특별한 품질 표현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가지 더 추가되는 것이 ‘Vintage’라는 표현이다. 여러 해 원액을 섞은 것이 아니라, 단일 수확분만을 가지고 만들었다는 뜻이다. 필자가 시음한 2017년 와인은 영롱한 황금빛 뉘앙스를 가진 연한 노란색조 속에 미세한 기포가 보다 지속성을 가지고 올라온다. 아몬드 향을 동반한 너트류 풍미가 고소하게 전반부에 떠오르며 갓 구운 신선한 빵내음이 먹음직스럽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며 배와 복숭아, 레몬류 향이 나타난다. 입에서는 부드럽고도 수려한 미감에 높은 산미와 또렷한 미네랄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짭쪼름한 조개구이나 싱싱한 굴과 찰떡궁합이다.

Price 4만 원대

 

까바, 브륏, 오가닉 Cava, Brut, Organic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포도만 특별히 선별해 만든 스파클링이다. 스파클링도 오가닉이 대세다. 유기농 포도를 소량으로 생산하기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수백 만 병의 까바를 생산할 만큼 대규모로 유기농법을 진행하기는 쉽지 않다. 품종도 매우 특별하게 마카베오 단품종 100%로 생산됐다. 마카베오는 까바를 생산하는 최대 품종으로서 만생종이기에 봄 서리 피해입기 쉬운 지역에서 주로 재배한다. 리오하 지역에서는 비우라(Viura)라고 부르는 품종으로서, 까바 블렌딩의 최대 베이스 품종이다. 유기농 포도는 과일 특성이 순해지기에, 양조법 역시 포도의 순한 특성을 살리기 위해 가능하면 자연스럽게 양조하게 된다. 따라서 와인도 매우 순한 느낌의 와인이 된다. 밀짚 톤을 가진 밝은 노란색조에 풍부한 기포를 가졌다. 잘익은 이국적 과일향, 사과와 레몬, 꽃향기, 그린 아몬드, 베르가모트, 까모마일 등 허브 향도 풍긴다. 잔당이 7g/L 정도로, 담백한 미감과 산뜻한 산도, 둥근 이미지의 볼륨감이 원만하게 느껴지는 우아한 스파클링이다. 친환경 콘셉트로 페어링한 감자전이나 메밀묵, 파전 등 토속 음식과 진심 잘 어울린다.

Price 3만 원대

 

 

까바, 로제, 튤립 부께 Cava, Rosé, Bouquet
하우메 세라의 야심작 '부께' 시리즈는 맛과 분위기, 모두를 만족시키는 멋드러진 까바다. 빨간 장미 꽃다발 디자인의 부께 까바는 화이트 타입으로서, 기본형 까바의 프레스티지 뀌베로, 모임의 시작에 사용하면 좋을 듯하다. 우아한 튤립 꽃다발 디자인의 로제 부께 까바는 식사의 마지막에 입가심용으로 마감하면 최적이다. 장미와 튤립의 부께 꽃다발 그림으로 병 전체를 둘러싼 통 레이블은 식탁을 한없이 우아하게 장식해 준다. 병 윗부분과 아랫부분의 굵기가 다른데도, 전혀 울거나 구겨지지 않고 말쑥하게 붙여 감싸낸 기술도 그저 놀랍기만 하다~! 까바 로제는 전통적으로 트레빠(Trepat) 품종을 중심으로 생산된다. 대개 100% 트레빠로 생산되나, 이 제품은 국제 품종인 피노누아를 20% 가량 블렌딩했다. 피노누아의 품질과 가격이 높으니, 그만큼 품질에 신경 쓴 부분이다. 최소 12개월 이상 숙성시켰으며, 총산량 5.3g/L에 잔당이 10g/L 정도되기에, 새콤하고도 부드러운 당미 균형감이 빼어나다. 멋진 핑크 색조가 진하게 펼쳐진 튤립 글라스 안에서는 미세한 기포가 올라오며 만들어내는 연한 핑크빛 거품이 수면에 아롱거린다. 딸기와 석류 풍미가 전반에 나타난다면 후반에는 아몬드와 버터향이 등장하며 향의 실루엣을 완성한다. 우아한 거품이 입안 내부를 자극하며 과일 풍미를 전달하고, 크림 질감의 미디엄 보디 몸집에 신선한 산미와 감미로움이 조화된 우아한 피니시로 마감된다.

Price 4만 원대

 

 

까바, 브륏, 피노누아, 로제 Cava, Brut, Pinot Noir, Rosé 
프랑스 샹파뉴를 제외한 세계의 다른 스파클링 와인 생산지역에서는 각기 토착 대표 품종을 가지고 와인을 생산해 고유성을 확보하려 한다. 까바의 까탈루냐 삼총사 품종이나 이탈리아 프로세코의 글레라(Glera)가 그것들이다. 그러나, 자기 브랜드의 품질을 세계적으로 비교해 알리는 고품질 스파클링을 생산할 때는 표준 품종인 샤르도네나 피노누아를 많이 사용한다. 하우메 세라도 회사의 최고급 로제로서는 피노누아를 100% 사용해 특별판(Cuvée especial) 빈티지 뀌베를 만들었다. 필자가 시음한 로제는 2016년 빈티지로서, 최소 16개월 숙성시켰으며, 잔당은 10g/L다. 독자들도 눈치챘겠지만, 대부분의 상용화되는 까바의 알코올 도수는 11.5%vol인데, 이 알코올 도수에서 까바의 정체성이 가장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산딸기와 체리, 레드 커런트향이 수수하게 등장했다가 기포의 방출과 함께 증폭되며 피노의 DNA를 나타내고, 레몬과 사과 풍미는 미감에서 신선미를 고조시켜 준다. 이어 고소한 아몬드와 헤즐럿, 건초와 미네랄이 깔끔하게 등장하다가, 산딸기잼같은 세련된 피니시로 마감되는 근사한 로제다. 레이블 디자인은 스페인의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작품 ‘Casa Batlló’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이너 마누엘 오르닥스(Manuel Ordax)가 곡선미를 우아하게 그려낸 디자인이 무척고급스러워 눈에서 떠나지 않는다.

Price 5만 원대

제공_ 동원와인플러스(T.1588-9752)

 

손진호 
중앙대학교 와인&미식인문학 교수
인류의 문화유산이라는 인문학적 코드로 와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와인 출판물 저자, 칼럼니스트, 컨설턴트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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