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호 교수의 명가의 와인] 두르뜨(Vignoble Dourthe)

2018.07.17 09:20:55

전 세계 레드 와인 생산자들의 모범이 되는 곳,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동경과 관심을 받는 곳, 자연과 빈티지의 끊임없는 도전과 평가를 받는 곳, 바로 프랑스 보르도(Bordeaux)다. 그 위대한 와인 산업 공간에 발을 디딘 한 메종(Maison)을 7월의 와인 명가로 골랐다.


보르도 와인 산업의 든든한 기둥, 비뇨블 두르뜨
12만ha의 포도밭을 가진 보르도는 세계 최대의 고급 와인 산지다. 8000여 개 이상의 샤또(Chateau)와 400여 개의 네고시앙(Negociant)이 보르도 와인 산업을 지탱하고 있다. 샤또는 일정한 농지와 건물을 가진 농장으로서 개별 가족 안에서 영농이 이뤄지고 있는 독립형 단위 와인 생산체다. 규모가 그리 크지 않기에 포도밭 관리와 와인 생산에 최대한 주의를 기울일 수 있어 지역색이 뚜렷한 와인이 만들어진다. 또한 세대를 거듭하면서 생산 철학과 노하우를 전수해 가기에 샤또는 가장 전통적이며, 가장 ‘보르도스러운’ 생산 단위다. 네고시앙은 본래 와인 도매상으로부터 출발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개별 양조 시설을 갖추지 못한 포도 재배 농가의 포도를 구입해 자사의 양조 시설에서 생산하고 숙성시켜 병입하는 라인을 갖추게 됐다. 이후 네고시앙은 보르도 전 지역 와인을 유통시키는 도매 업무와 와인 생산 업무를 겸하게 됐다. 20세기에 들어서 도시화와 농촌 고령화의 영향으로 유산 상속이 가족 안에서 이뤄지지 못하는 샤또들이 매물로 나오자 재력 있는 네고시앙들이 이를 구입하게 됐다. 이제는 네고시앙 회사들이 샤또 와인까지 생산하게 됐다. 전 세계 와인 소비자들을 향한 무한 마케팅과 진정한 와인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곳, 보르도에서 네고시앙으로서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 바로 그 현장에 ‘비뇨블 두르뜨’가 있다.


2007년 International Wines&Spirits Competition에서 ‘프랑스 최고의 와인 생산자’로 선정됐고, 2010년에는 Wine Enthusiast지로부터 ‘와인스타 어워즈’를 수상한 회사다. 영국 Decanter지는 ‘두르뜨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모던한 생산자다.’라고 치켜세웠고, Guide Parker des Vins de France 7판에서는 ‘두르뜨는 최상급 레드 보르도 생산자다.’라고 소개했다. Ginestet, Cordier, B&G 등 거대 네고시앙 회사들과 경쟁하며 보르도 모던 와인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는 두르뜨 양조장을 찾았다.


묵묵히 성장해 온 작은 거인, 두르뜨
보르도 남쪽의 작은 마을에서 호텔 일을 하던 피에르 두르뜨(Pierre Dourthe)가 1840년 보르도시에 작은 와인 가게를 열은 것이 이 회사의 기원이었다. 가게는 번창해 1870년 그의 장남 쟝(Jean)이 사업을 이어 받으며 보르도에 정착했다. 1929년 4대 째인 호제(Roger)와 앙드레(André)형제는 물리스 지역에 있는 샤또 모까이유(Château Maucaillou)를 구입했다. 테루아에 기반을 둔 완전히 새로운 생산 방식을 추구하면서 향후 발전을 위한 초석을 놓은 것이다. 1979년 두르뜨는 그랑크뤼 클라쎄 샤또인 벨그라브(Chateau Belgrave)의 토지보유권을 구입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오랜 숙원이었던 고급 와인 생산자 반열에 오르게 됐다. 이후 두르뜨의 확장 정책은 계속돼 25년의 기간 동안에 8개의 샤또를 추가로 소유하게 됐다. 이로써 보르도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AOP 지역의 다양하고도 고유한 테루아를 표현한 와인을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총 9개 샤또는 하나의 회사에 소속돼 있으면서도 각 샤또의 문화적 차이와 전통을 존중하면서 경영하고 있다. 총 500여 ha의 포도밭은 보르도 AOC 중요 지역 전역에 뿌리를 박고 보르도의 전통 품종을 블렌딩하는 와인을 생산해 오고 있다.


특이한 것은 대부분의 거대 보르도 네고시앙 회사들이 와인회사들의 샹젤리제 격인 유명한 ‘께 데 샤르트롱(Quai des Chartron)’가에 위치한 반면, 두르뜨는 회사를 메독 지구의 한 가운데 본부를 마련한 점이다. 그만큼 현장을 파악하고 현장 생산자들과의 대화와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창립 이후 180여 년 간 보르도의 명망 있는 4개의 가문이 모여 현재의 와인 그룹을 형성했으며, 2007년에는 샴페인 명가 티에노(Thienot) 가문이 합류했다. 개인의 판단으로 운영되는 개별 샤또 와인과는 구별되는 합리주의적 전문 경영 방식으로 전 세계에 보르도 와인을 홍보하고 있다. 현재 두르뜨사는 그룹 CEO인 패트릭 제스텡(Patrick Jestin)과 수석 와인메이커 프레데릭 본나푸(Frederic Bonnaffous)가 경영과 품질을 각각 책임지고 있다.


대중적 하이패션 와인에서 그랑크뤼 전통 샤또 와인까지
1988년 두르뜨사는 새로운 스타일의 보르도 드라이 화이트 와인을 창출했다. 파트너 포도 재배자들에게 두르뜨의 포도 재배 체계와 신 개념 와인 양조 기술을 전파했고, 그 결과물인 ‘Dourthe 뉘메로엥 No. 1’은 보르도 드라이 화이트의 새로운 기준이 됐다. 소비뇽 블랑의 민트, 풀 향과 함께 레몬의 섬세함과 자몽의 이국적 라인이 깊이 있게 각인된 신선한 향과 산미가 주는 구조감이 입안에서까지 멋진 풍미로 이어진다. 100% 소비뇽 블랑 품종으로만 양조한 드라이 화이트가 고급스러움을 갖게 되기는 쉽지 않은데, 여기에는 세계적인 화이트 와인 양조 전문가인 드니 뒤부르디유(Denis Dubourdieu)의 컨설팅이 있었다. 결국 두르뜨 넘버 원(불어 발음 뉘메로엥)은 좋은 포도와 껍질 침용, 저온 발효, 6개월 앙금 배양 등 두르트사 만의 고유한 노하우가 결집된 대중적 와인이다. 화이트의 성공에 힘입어 로제와 레드 와인까지 생산해 라인업을 완성시켰다. 국내에서도 2~3만 원대의 보르도 와인으로서는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다. 올 여름 바캉스 식탁을 책임질 와인들이다. 바닷가 해산물과는 화이트 넘버 원, 산의 캠핑장 바비큐 파티에는 레드 넘버 원, 주말 가정에서의 가벼운 치킨, 피자 등 배달 음식에는 로제 넘버 원! 더욱이 2018년 올해는 ‘넘버 원’ 브랜드 탄생 30주년이 되는 해다.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와인 애호가들을 즐겁게 할 다채로운 행사를 기다린다. 


‘뉘메로엥’의 성공으로 두르뜨는 좋은 포도를 재배하는 것이 뛰어난 와인을 생산하는데 가장 중요한 근본임을 입증하고, 자신의 포도원을 관리함으로써 포도 재배를 더욱 발전시킬 의지를 밝혔다. 두르뜨는 까베르네 프랑과 쁘띠 베르도 품종을 특히 잘 사용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까베르네 프랑은 향신료 와 꽃향기 같은 터치를, 쁘띠 베르도는 진한 타닌과 강인한 이미지를 와인에 각인시킨다. 두 품종 모두 와인 생산자들에게는 매우 까다로운 조심스러운 품종들이니 두르뜨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개척자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두르뜨사는 그랑 크뤼 클라쎄 포도원인 샤또 벨그라브를 시작으로 뛰어난 떼루아를 갖춘 포도원들을 매입하기 시작해서 현재 보르도 각 지역에 9개의 샤또, 총 500ha의 자가 포도원을 직접 관리하고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그리고 이 자가포도원에서 가장 뛰어난 포도로 양조한 와인을 블렌딩해 세계적인 최고급 와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최상급 수퍼 보르도 와인이자 두르뜨의 마스터피스인 에썽스(Essence)까지 생산하고 있다. 그럼 두르트의 명품 콜렉션의 문을 열어 보자.


샤또 벨그라브 Chateau Belgrave



샤또 벨그라브’ 이름처럼 아름다운 자갈밭에 석회석으로 지어진 단아한 샤또 건물이 매우 평안한 인상을 준다. 루이 15세 때 매우 유명했던 왕가의 사냥터였으며, 이러한 역사적인 사실은 사냥에 이용했던 흰 족제비와 왕관으로 와인 레이블에 표현되고 있다. 1855년의 메독 그랑크뤼 클라쎄 시스템에 의해 5등급에 위치해 있다. 오 메독 AOP 구역에 있지만, 생 쥴리앙 AOP 구역의 샤또 라그랑쥬와 인접해 있어 생 쥴리앙적 스타일을 보인다.


상부토인 자갈밭이 와인에 섬세함과 우아함을 주고, 하부토의 진흙이 와인에 힘을 보태 준다. 아마도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한다면 생 쥴리앙 와인이라고 생각할 듯하다. 60ha의 포도밭에는 메를로 품종이 절반이며, 까베르네 소비뇽 44%, 그리고 4%의 까베르네 프랑과 2%의 쁘띠 베르도가 심어져 있다.


필자가 테이스팅한 2012년 샤또 벨그라브 와인은 까베르네 소비뇽 65%, 메를로 35%가 블렌딩돼 생산됐다. 프랑스산 오크 배럴에서 12~14개월간 숙성했으며, 그 중 33%는 새 오크 배럴을 사용했다. 블랙 커런트와 흑자두, 바닐라와 정향이 교묘하게 어우러지며 서로를 보듬어주고 있다. 숙성의 초입에 접어들어 매우 안정적인 질감과 산미 밸런스를 연출하는 와인이다. 미디엄 레어로 익힌 순한 안심 스테이크나 광양 불고기 같은 고슬고슬한 구이류와도 아주 좋게 어울렸다.                 

           

Price : 16만 원대


샤또 라 갸르드 Chateau La Garde  


 

아~! 샤또 라 갸르드! 이렇게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이유는 바로 필자가 초창기 와인을 공부할 때 양조 실습생으로서 근무했던 곳이 바로 이 샤또 랴 갸르드기 때문이다. 필자는 1999년 봄부터 가을까지 이 샤또에 머물면서 포도 재배법과 양조 실습을 배웠다. 약 50ha의 포도밭 이랑 하나하나 모두 기억이 난다. 이랑 사이에 핀 자연산 민트들을 밟고 지나갈 때 마다 맡았던 민트향도 기억이 나며, 비를 맞으면서 우비를 입고 포도를 수확했던 기억도 있다. 점토가 많아 장화에 흙이 엄청 두껍게 묻어나서 발을 떼기도 힘들었다. 아, 그 모든 기억들이 서려있는 이 와인을 시음하다니.


뻬싹 레오냥 AOP 구역은 그라브 지방에서도 가장 뛰어난 떼루아를 가진 곳이다. 지하 4m까지 자갈로 이뤄진 특별한 토양 조건과 구획에 따라 점토 등 다양한 토양이 혼합돼 있어 복합미 있는 와인을 생산하기에 이상적인 포도 재배 환경을 갖춘 곳이다. 이곳의 잠재성을 알아본 두르뜨는 1990년 이 포도원을 매입했고, 이후 20명이 넘는 두르뜨 연구팀에 의해 각 구획의 토양과 미세 기후에 따라 가장 적합한 품종을 찾아 포도나무를 식재했다. 50ha에는 메를로, 까베르네 소비뇽, 까베르네 프랑, 쁘띠 베르도를 생산하고 3.2ha의 포도밭에서는 소비뇽 블랑, 세미용, 소비뇽 그리와 같은 청포도 품종을 재배한다.


2015년 빈티지 화이트 와인은 소비뇽 블랑 76%, 세미용 14%, 소비뇽 그리 10% 를 블렌딩했다.  저온의 스테인레스 탱크에서 발효를 하고 효모 앙금과 함께 프랑스산 오크 배럴에서 10개월간 숙성시켰다. 신선한 꽃 향과 부싯돌 향, 은은한 민트와 과일향이 매우 고급스럽다. 입안에서는 신선한 산미와 미네랄, 동시에 묵직한 농축미와 알코올의 힘이 뒷받침된 최상급 화이트 와인의 면모를 연출한다. 샤또 라 갸르드의 화이트 와인은 소비뇽 블랑을 주 품종으로 생산해 깔끔하고 향기가 좋으며 청량감이 뛰어나다. 마치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의 화사함에 루아르 소비뇽 블랑의 무게감을 함께 담아냈다고나 할까? 여기에는 세 가지 특별한 마법이 있다. 우선 세미용 품종의 역할이다. 세미용은 유연함과 부드러움, 무게감을 자아내며, 소비뇽 블랑의 날카로운 모서리를 닦아냈다. 다음은 샤또 라 갸르드 만의 비장의 무기, 소비뇽 그리 품종의 역할이다. 마치 알자스의 피노 그리처럼 은은한 방향성을 띠며, 향신료 풍미와 이국적인 화려함을 준다. 두르뜨사 만이 규칙적으로 이 품종을 사용하는데, 샤또 라 갸르드 포도밭의 약 15% 정도가 소비뇽 그리 품종이다. 이렇게 각 포도원마다 약간은 다른 품종 선택이 보르도 와인의 다채로움에 큰 기여를 한다고 본다. 마지막 신의 한 수는 매우 신중한 오크통 사용에서 온다. 샤또 라 갸르드의 메인 화이트 와인은 약 5~10% 가량을 프랑스산 새 오크통에 숙성시키는데, 오크에서 오는 알싸한 유제놀 성분과 스위트한 바닐라 풍미가 곁들여지며 이 와인의 고급스러움에 화룡점정을 찍는다. 부라보, 두르뜨!          

          

Price : 14만 원대


샤또 그랑 바라이 라마르젤 피쟉 Chateau Grand Barrail Lamarzelle Figeac



보르도시에서 동북쪽으로 달려 도르도뉴 강을 건너면 메독 지방과는 다른 풍경과 토질이 나타난다. 구릉이 거의 없는 평지성의 지형과 자갈밭이 특징인 메독(Medoc)과는 달리 뚜렷한 능선을 가진 구릉이 나타나며, 지대가 높아지고 풍부한 석회암 지대가 드러난다. 메독을 좌안(Left Bank)지구라 한다면 이곳은 우안(Right Bank)이라고 부른다. 석회 점토질 토양에 최적인 메를로 품종이 이곳을 지배한다. 메를로 품종은 과일 풍미가 가득한 즙 같은 매혹적인 레드 와인을 생산한다. 여기에 까베르네 프랑이 소비뇽을 대신해 와인의 구조를 잡아 주고, 힘줄을 보태 준다. 꽃향기와 허브의 시원함, 피망의 매콤함 등이 까베르네 프랑이 베풀어 주는 혜택이다.


샤또 그랑 바라이 라마르젤 피쟉은 두르뜨사가 2005년부터 책임을 맡아 관리하고 있다. 저명한 그랑 크뤼 클라쎄인 샤또 피쟉(Figeac)과 슈발 블랑(Cheval Blanc)이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하고 있다. 50년 이상 버텨온 포도나무로부터 구조감이 있고 우아함과 섬세함을 고루 갖춘 와인을 생산해내고 있다.


2012년 빈티지 와인은 메를로 80%에 까베르네 프랑 20%가 블렌딩돼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12개월 숙성시켰다. 30%의 오크통을 새 것으로 사용해서 메를로 품종의 눅진함을 오크가 주는 삼나무 피톤치드 풍미로 고양시키는 현명함을 보여 준다. 진한 자두와 블랙 베리 풍미가 가득하고 타닌은 매우 부드러우니 살치살이나 안창살 등 특수 부위 소고기를 구워 함께 한다면 최적이다. 여름에 마시기에도 부담 없는 레드 와인이다.   


Price : 16만 원대


에쌍스 Essence



마침내! 두르뜨가 일을 냈다. 보르도 각 테루아에 9개의 샤또를 야금야금 구입하더니만 그 중 최고의 금수저 테루아에서, 최고 빈티지 해에만, 최고 품질의 상품 포도만 모아서, AOP의 경계를 넘어선 한 와인을 탄생시켰다. 더 베스트 오브 베스트, 이른바 슈퍼 보르도(Super Bordeaux) 와인이다.


두르뜨의 소유 샤또 중 상위권인 샤또 벨그라브(오-메독), 샤또 라 갸르드(뻬싹 레오냥), 샤또 르 보스크(쌩떼스테프), 샤또 그랑 바라이 라마르젤 피쟉(쌩테밀리옹)의 포도밭 중에서 각 2ha의 선별된 최상의 구획에서 생산된 포도로 양조한 와인을 블렌딩하는 획기적인 시도로 생산된 와인이다. 마지막 블랜딩 단계 이전까지 각 4개의 샤또에서 개별적으로 새 오크 배럴 에서 12개월간 숙성시키며, 블랜딩 후 1년 사용한 오크 배럴에서 10개월간 최종 숙성을 거쳐 병입된다.


이렇게 두르뜨가 보유한 상위권 샤또의 엄선된 포도만 모았기에, 이름도 에쌍스(영어의 에쎈스)다. 그러나 와인 등급은 조촐한 ‘보르도(Bordeaux) AOP’인데, 이는 보르도의 4대 AOP 지구의 포도를 모아 만들었으니 단일 마을 단위 AOP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보르도 AOP 체계의 규정을 넘어선 초월적 와인, 두르뜨의 마스터피스 아이콘 와인이다. 와인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은 필자가 시음한 2010년 빈티지 와인에 95점을 줬다. 


2010년 에쌍스는 까베르네 소비뇽 62%, 메를로 32%, 쁘띠 베르도 6%를 블렌딩했다. 블랙 커런트의 강렬한 유칼립투스 터치, 민트와 마른 흙 내음, 토스트, 스모키를 동반한 커피 향에 약간의 시가 박스의 이국적 향이 담겨 있다. 정향과 아니스, 제비꽃이 마지막 꽃을 피우고, 입안으로 인도한다. 시가 박스의 감미로운 풍미 속에 부드럽고 고급스런 타닌감과 바닐라의 스위트한 풍미, 마지막까지 인상적인 긴 여운을 주는 풀 바디 와인이다. 동대문 메리어트 BLT 레스토랑의 미디엄 템포의 T본 스테이크와 황금 궁합!  


Price : 45만 원대



진호 / 중앙대학교 와인강좌 교수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역사학 박사를 했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와인의 매력에 빠져, 와인의 길에 들어섰다. 1999년 이후 중앙대학교에서 와인 소믈리에 과정을 개설하고, 이후 17년간 한국와인교육의 기초를 다져왔다. 현재 <손진호와인연구소>를 설립, 와인교육 콘텐츠를 생산하며, 여러 대학과 교육 기관에 출강하고 있다. 인류의 문화 유산이라는 인문학적 코드로 와인을 교육하고 전파하는 그의 강의는 평판이 높으며, 와인 출판물 저자로서, 칼럼니스트, 컨설턴트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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