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호 교수의 명가의 와인] Bodegas Trapiche(트라피체)

2017.12.14 10:15:14




영화에 나온 슈퍼맨이 우리나라의 땅속을 수직으로 뚫고 들어가 지구의 핵을 지나 그 반대편으로 나온다면 어느 나라로 나오게 될까?
바로 아르헨티나다. 지리학에서는 이 개념을 ‘대척점’ 이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지구 반대편의 와인 산지는 어떤 모습일지를 상상하며 필자가 아르헨티나를 찾은 것은 2000년도 중반이었다. 비행기로 날아가도 비행시간만 하루가 꼬박 걸렸다. 그 고생을 하고 도착한 멘도사(Mendoza) 라는 지방은 베이지색 집들과 파란 하늘, 그리고 멀리 안데스 산맥의 억센 굴곡이 보이는 낯설고 생경스러운 곳이었다.


안데스의 위용이 만들어낸 아르헨티나 와인

5000~6000m급 고담준봉들이 즐비한 안데스 산맥 인근에서는 어디에서건 높은 산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이미 포도밭의 자체 고도가 높다. 안데스 산지에서 고도는 포도의 아로마, 맛과 농도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대개의 뉴월드 산지들은 여름 기간에 매우 덥기 때문에 밤에는 그나마 차가운 바다의 기운을 받을 수 있는 곳에서 고품질 포도가 생산된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의 안데스 산맥 지역은 근처에 바다나 호수가 없기 때문에 고도 효과에 의한 온도 하강 현상에 기댈 수밖에 없다. 즉 남위 30~35도의 저위도상에 위치해 있는 불리함을 비교적 높은 해발고도에 포도밭을 조성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 고지대의 밤은 그래도 선선한 편이어서 포도가 충분히 산도를 유지하며 신선한 향을 간직할 수 있게 해 준다. 밤낮의 기온차가 거의 20도 가까이 된다. 더불어 강수량이 연간 300~400mm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안데스 고산에서 내려오는 눈 녹은 물이 없었다면 아르헨티나의 포도밭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1900년대에 들어와 안데스 산맥의 빙하가 녹은 물과 지하수로 관개 급수 시스템 발달하면서 아르헨티나의 와인 산업은 양적으로 급속히 확대되기 시작했다. 또한 건조한 바람 덕분에 병충해가 상대적으로 드물어 친환경 농법이 발달해 있다. 결국 아르헨티나 와인의 품질과 개성은 안데스 산맥이 빚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르헨티나 와인의 선두 주자, 트라피체
15세기 후반 스페인을 떠난 크리스토퍼 콜럼부스는 서인도 제도에 상륙했고 뒤이은 정복자들은 중미와 남미의 고대 문명을 파괴하며 거대한 대륙의 식민지화를 시작했다. 이 때 침략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이 그리스도교의 선교였고 자연스럽게 포도 재배와 와인 생산이 남미 대륙에도 전파됐다.

16세기 중반에는 아르헨티나까지 포도 재배가 전래됐다. 이후 근 300여 년간 기후적인 열악함 속에 답보 상태에 있었던 아르헨티나 와인 생산은 19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근대화되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아르헨티나의 와인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인물이 나타난다. 바로 유명한 정치가 티부르시오 베네가스(Tiburcio Benegas)다.

멘도사 주지사직을 역임하고 후일 상원의원까지 지낸 그는 멘도사 은행을 설립하는 등 아르헨티나의 근대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또한 그는 수출 품목으로서의 와인의 가치를 알아보고 와인 산업에 큰 관심을 가졌다. 그는 1883년 멘도사 주의 ‘엘 트라피체(El Trapiche)’라고 불리는 포도밭을 매입해 트라피체(Trapiche) 와이너리를 설립한다. 당시 주지사이기도 했던 그는 와인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유럽으로부터 차관을 들여와 멘도사 은행을 설립하고 댐과 관개 수로를 건설하게 된다. 그는 프랑스 보르도에서 까베르네 소비뇽 등 묘목을 수입하고 양조학자들을 초빙했으며, 오크통과 새로운 양조설비들을 도입하는데도 적극적이어서 사실상 오늘날 아르헨티나 와인이 국제적인 명성을 얻는데 초석을 닦은 사람으로 평가되고 있다. 트라피체 양조장의 등장과 함께 늘어나는 농업 생산량과 수출의 증가로 아르헨티나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게 됐다. 또한 새로 유입된 이탈리아와 스페인 이민자들에 의해 새로운 품종의 포도나무와 재배 기술, 진보된 양조 기법들이 전해지게 됐다. 안데스 산맥의 눈을 이용한 관개 농업은 유럽인들이 도착하기 이전부터 원주민들에 의해서 시작됐으나 이민자들은 황량한 사막에 그들이 원하는 농업을 일으킬 만큼 충분한 수자원확보를 위해 체계적인 운하시스템을 건설했다.


명품 와인의 산실, 트라피체
1883년 설립된 트라피체는 내수, 수출 물량 1위로써 명실공히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와이너리다. 매해 연평균 7%씩 성장하고 있는 트라피체를 위해 국가에서 관세청 지점 사무소를 설치해 와이너리의 행정 업무를 지원하고 있는 만큼 국가 대표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 멘도사 주 중심부에 위치한 엘 트라피체라는 작은 포도밭에서 시작된 트라피체는 130년이 지난 오늘날 약 1250ha 면적의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으며, 300여 개의 장기 계약 농가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최대 와인 회사다.

현재 전 세계 79개국에 수출하면서 세계적인 와인을 생산하며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미국의 유명 경제전문지 <임팩트 매거진>에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Hot Brands’로 다섯 차례 선정됐으며, <드링크 인터내셔날>에서는 ‘가장 존경받는 아르헨티나 와인 브랜드’로 세 차례(2014년, 2015년, 2017년)선정됐다. 뿐만 아니라 <인터내셔날 와인 & 스피릿 대회>에서 ‘올해의 아르헨티나 와이너리’ 트로피를 4회 수상하며 품질과 대중성 모든 부분에서 뛰어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트라피체는 아르헨티나의 아이콘 품종 ‘말벡’ 열풍의 선도자로서 프랑스 보르도 출신의 세계적 와인 양조 컨설턴트인 미쉘 롤랑과의 합작을 통해 ‘이스까이(Iscay)’를 출시해 아르헨티나 떼루아의 잠재력과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렸다. 또한 자체 독자적 기술로 탄생한 와인 ‘싱글 빈야드 말벡 시리즈’ 는 첫 빈티지인 2003년부터 <와인 스펙 테이터> Top 100대 와인에 선정되는 등 아르헨티나 말벡 와인의 위상을 드높였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600만 병 이상의 판매량을 자랑하는 ‘오크 캐스크(Oak Cask)’와 같이 합리적인 가격대의 대중적인 와인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많은 사랑과 지지를 받고 있는 와이너리다.
1992년에는 아르헨티나 제2의 와인 생산지인 ‘산 후안(San Juan)’지방에 약 1200ha 규모의 제2양조장을 건립했다. 이름은 핀카 라스 모라스Finca Las Moras. 기존 고정 관념에서 탈피해 새로운 모험을 즐기는 청춘 세대를 위해 탄생된 모기업 (Grupo Peñaflor)의 차세대 와이너리다.






최근 세계 시장에서 아르헨티나의 와인이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양적인 부분보다 질적인 부분에서 더욱 그렇다. 아르헨티나 와인은 프랑스, 이태리, 스페인, 미국에 이어 세계 5~6위의 와인생산국이다. 그 엄청난 생산규모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도 외부에 별로 알려져 있지 않았다. 그것은 국내 소비량이 워낙 많아서 지금까지 거의 수출이 없었던 것에도 기인한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와 이웃 칠레 와인과 더불어 ‘밸류 와인’ 시장의 강력한 경쟁자로서 등장하고 있다.
대학생들의 입맛에서부터 장·노년층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맛깔스런 과일 풍미와 깔끔한 타닌과 여유로운 알코올이 주는 아르헨티나 와인의 매력을 뿌리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세계 와인산업의 흐름 속에서 아르헨티나 와인의 홍보 대사격인 트라피체 와인이 국내 시장에 수입되는 것은 행운이라 하겠다. 미국 와인의 품질과 호주 와인의 개성, 칠레 와인의 가격 경쟁력을 고루 갖춘 아르헨티나 와인, 가장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마노스, Manos
말벡의 이상을 보여주다. ‘마노스Manos’는 ‘손’을 뜻하는 스페인어로 이는 마노스 와인의 탄생에 기여하는 ‘트라피체 사람들의 손과 정성’을 뜻한다. 지난 수 세기 동안 트라피체 와인을 함께 만들어왔던 모든 포도 재배 농부들과 양조 기술자들의 ‘손’에 헌정 된 와인인 것! 원료 포도는 멘도사 지방에서도 가장 프리미엄 산지로 일컬어지는 우꼬Uco 밸리에서 자란 포도다. 포도를 엄선해 손으로 수확하고 20kg의 작은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아 와이너리로 옮겨진다. 보다 아름답고 강렬한 컬러와 부드러운 질감, 폭발적인 풍성한 향을 얻기 위해 수확량의 ⅓만 재 선별해 최상급 포도만이 마노스에 사용된다. 마노스는 아르헨티나의 천혜의 자연, 국가 대표 품종 말벡, 그리고 트라피체 사람들의 열정과 노력의 산물이다. ‘그들의 손’이 완성한 최고의 명작으로 트라피체의 이상과 철학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뜻 깊은 역작을 담아내는 병 또한 특별하다. 볼륨감 풍부한 병 디자인에 종이 레이블 대신 사용된 두터운 은판 디자인이 압권이다. 안데스 산맥을 배경으로 수학하는 농부의 두툼한 팔뚝과 손, 그리고 수확 바구니의 포도와 이파리 디자인이 와인의 이름인 ‘Manos’와 오버랩 되면서 일치감을 느끼게 해 준다. 트라피체 양조장의 역사의 무게를 느끼게 해 주는 두툼한 금속제 은판은 가톨릭 프란시스코 교황의 성배를 만든 세계적인 은세공 장인, 후안 카를로스 팔라롤스가 만들었다고 한다. 와인도 맛있었 거니와 시음하는 내내 ‘이 두터운 은판을 어떻게 병에 고정시켰을까?’ 하는 것이 또 다른 궁금증이었다. 한 해 3000병 정도만 한정 생산되는데 필자가 시음한 와인은 2013년 빈티지의 총 3716병 중 2108번째 병이었다. 말벡 와인은 짙은 색상으로 유명하다.
이 색상과 이 풍미는 블루베리의 짙고 농염한 이미지 그대로다. 여기에 오크의 바닐라와 모카향이 잘 배어 있으며 두툼한 타닌은 아직은 빳빳하기에 10여 년 정도의 숙성을 기대할 수 있게 해 준다. 15%vol에 육박하는 알코올은 12월 추위를 녹이기에 부족함이 없다.

Price : 22만 원대


테루아 시리즈 싱글 빈야드 말벡, Single Vineyard Malbec
다양한 밭을 섞어서 블렌딩을 하면 전체적인 지역의 정감이 어린 균형감이 드러난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넓게 보고 폭넓게 끌어안은 표현이다. 반대로 한 밭의 포도만을 가지고 와인을 생산하면 해당 밭의 구체적인 특성을 강조할 수 있다. 몇 미터 차이를 두고 분명하게 갈리는 흙의 맛이 나타난다. 고유한 흙의 미네랄 향과 질감이 더욱 세련되게 표현될 수 있다. 트라피체의 싱글 빈야드 시리즈는 여기에 한 가지 요소가 더해져 있다. 바로 안데스 산맥의 고도 효과다. 각 싱글 빈야드는 고도가 다르기 때문에 그에 따른 향의 풍미 또한 개성에 담뿍 담겨져 있다. 그래서 필자는 트라피체의 싱글 빈야드 시리즈를 더 비싼 다른 와인보다 더 높이 평가한다.
이번에 시음한 싱글 빈야드 시리즈는 ‘라스 피에드라스(Las Piedras)’ 밭이다. 스페인어로 돌, 바위라는 뜻을 가진 포도밭 이름에서 유래됐다. 이 와인의 레이블에는 바위와 돌밭, 그리고 오랜 수령의 야생 호두나무 서식지가 혼재돼 있는 ‘라스 피에드라스’ 포도밭의 전경이 동양적인 묵화 기법으로 잔잔하게 표현돼 있다. 레이블도 와인처럼 참 세련됐다. 코리아 와인 챌린지 2012년 참가 와인 중 ‘최고의 레드 와인’ 트로피를 수상했다. 발효 후 18개월간 새 프랑스 오크통에서 숙성해 얻어진 다채로운 향과 부드러운 질감이 인상적이다. 양념된 갈비구이와 아주 잘 어울렸는데 손을 호호 불며 마련하는 겨울의 바비큐 파티에도 아주 좋을 듯하다. 알코올 도수는 무려 15%vol~! 위장도 따뜻해지겠다.

Price : 8만 원대


이스까이, 말벡 까베르네 프랑 Iscay, Malbec Cabernet Franc
세계적인 플라잉 와인메이커 미셸 롤랑과 트라피체의 수석 와인메이커 다니엘 피의 합작으로 완성된 이스까이는 출시와 함께 아르헨티나 떼루아의 잠재력과 특별함을 전 세계에 알린 대표와인으로 호평 받았다. 잉카어로 ‘둘, 쌍둥이’라는 뜻을 가진 이스까이는 두 가지 품종의 블렌딩을 뜻함과 동시에 전통과 혁신이라는 트라피체의 철학을 담았다. 처음에는 포도 품종 블렌딩이 ‘말벡 50%+메를로 50%’였다. 아르헨티나의 대표 품종 말벡과 미셸 롤랑이 즐겨 사용하고 보르도 우안을 상징하는 메를로 품종을 섞어서 국제 합작의 강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래서 당시 필자는 이 와인을 ‘M&M(초코릿 브랜드 연상)’ 와인으로 소개했었다.
그런데 이스까이 2008년 빈티지부터는 다니엘 피와 트라피체의 포도밭 관리자 ‘마르셀로 벨콘테’의 합작으로 기존의 말벡과 메를로 블렌딩에서 말벡과 까베르네 프랑으로 품종의 변화를 시도했다. 유연한 메를로 보다는 보다 개성이 강한 까베르네 프랑을 선택함으로써 강인한 남성적인 스타일의 와인으로 보다 긴 숙성잠재력과 함께 ‘이스까이의 새로운 진화’라는 평가를 끌어냈다.
필자가 시음한 2011년 ‘Iscay M-CF’ 는 말벡 70%에 까베르네 프랑을 30% 블렌딩했다. 해발 1250m 고지대의 로스 아르볼레스밭(Los Arboles Vineyards) 말벡 품종과 라스 팔마스 밭(Las Palmas Vineyards) 까베르네 프랑 품종이다. 각각 유산 발효 과정을 거친 후 프랑스산 새 오크통에서 12개월간 1차 숙성을 진행했다. 그리고 최종 블렌딩 후 합쳐진 상태에서 다시 추가적으로 6개월 동안 프랑스산 새 오크통에서 2차 숙성을 진행했다. 그러고도 모자라 병입 후 다시 1년 정도의 병 숙성을 진행한 후 시장에 출시했다.
알코올은 14.5%vol 다. 짙은 적자색의 화려한 색감과 미려한 타닌이 말벡에서 왔다면 강한 구조감과 시원한 허브 드라이 뉘앙스는 까베르네 품종의 전매특허다. 로즈마리 한 잎 얹힌 미디엄 템포 채끝 등심을 권한다.

Price : 10만 원대



이스까이, 시라 비오니에, Iscay, Syrah Viognier
초기 이스까이 와인의 탄생 스토리는 앞의 와인에서 설명했다. 이제 트라피체는 이스까이를 시리즈화 하기로 결심했나 보다. 두 번째 시리즈를 만들어 냈다. 합작 상대는 다니엘 피의 친구이자 캘리포니아의 유명 와인메이커인 조이 텐슬리(Joey Tensley)였다. 조이 텐슬리는 시라 품종의 열렬한 애호가로서 1998년 산타 바바라(Santa Barbara) 카운티의 미개척지에서 시라만을 생산하는 Tensley Wines 양조장을 설립한 사람이다. 이 두 명이 의기투합해 약 2년여의 공동 작업으로 두 번째 이스까이 시리즈를 선보였다. 옆 동네 칠레에서는 몬테스나 에라수리스 등을 통해 괄목할만한 품질과 명성의 시라 와인이 이미 나오고 있었지만, 사실 아르헨티나에서는 아직 미개척 분야다. 그런데 첫 빈티지가 로버트 파커의 잡지로부터 ‘25년 이상 숙성이 가능한 유혹적인 시라’라는 극찬을 받았다. 물론 이러한 고평가에는 시라 전문가로서의 입지가 탄탄한 텐슬리의 명성도 많이 좌우했을 것이라 추측해 본다.
양조 과정도 한번 들여다보자. 1250m 고지대의 로스 아르볼레스 밭(Los Arboles Vineyards)의 시라 품종을 선택했다. 자칫 긴장도를 잃을 수 있는 남반구 시라의 특성을 잘 알기에 고도가 주는 생기와 힘을 불어 넣은 듯하다. 여기에 청포도인 비오니에 품종을 약 3%정도 소량 블렌딩했다. 프랑스 북부 론의 명품 꼬뜨 로티(Cote-Rotie) 와인의 전통을 계승하고자 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겠다. 실제로 시음 결과는 비오니에의 화사한 꽃향기가 시라의 제비꽃향과 기가 막히게 잘 어울렸다. 프랑스산 새 오크통에 넣어 15개월간 숙성을 진행했다. 살루미와 알리오를 곁들인 핏자와 시음했는데 살짝 그을린 피자 도우와 살루미의 부드러운 육즙이 이 와인과 절묘하게 어울렸다. 독자 분들은 또 다른 멋진 궁합을 찾아보기를 권한다.

Price : 10만 원대



진호 / 중앙대학교 와인강좌 교수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역사학 박사를 했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와인의 매력에 빠져, 와인의 길에 들어섰다. 1999년 이후 중앙대학교에서 와인 소믈리에 과정을 개설하고, 이후 17년간 한국와인교육의 기초를 다져왔다. 현재 <손진호와인연구소>를 설립, 와인교육 콘텐츠를 생산하며, 여러 대학과 교육 기관에 출강하고 있다. 인류의 문화 유산이라는 인문학적 코드로 와인을 교육하고 전파하는 그의 강의는 평판이 높으며, 와인 출판물 저자로서, 칼럼니스트, 컨설턴트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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