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호 교수의 명가의 와인] 헨켈 & 세구라 비우다스(Henkell & Segura Viudas)

2019.08.24 09:20:16


이제 최고의 클라이막스가 남아 있다. 여름 복더위의 끝판 왕, 불 볕 더위가 기다리는 8월이다. 작년의 경험 학습치 때문에 공포감마저 엄습해 온다. 커피숍을 거의 안가는 필자도 더위를 피해 하루 종일 스타벅스에서 노트북 펴 놓고 공부했던 게 작년 여름이었으니… 이렇게 뜨거운 8월에는 얼음처럼 차가운 스파클링을 소개할 수밖에 없다. 샴페인은 훨씬 더 복합적이고 우아하니, 이런 무식한(?) 더위에는 일반 스파클링이 훨씬 제 격이다. 그렇게 이 달에 엄선한 4종은 어디서나 살 수 있고, 저렴하게 살 수 있고,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바로 그 브랜드, 독일과 스페인의 스파클링 브랜드다.


수천 만 아이싱 버블의 향연, 스파클링 와인
발효 현상의 결과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부산물인 탄산가스를 병 안에 가두는 방법이 개발되면서 인류는 또 다른 큰 축복의 선물을 받게 된다. 바로 발포성 와인, 스파클링 와인이다. 이 부류에도 압력 단위 3바(Bar) 이하의 세미 스파클링 와인 카테고리와 3바에서 6바 사이의 강한 압력을 가진 일반 스파클링 와인으로 구분된다. 세미 스파클링은 사이다나 콜라 같은 발포성이니, 가볍고 보통 스위트한 스타일인 경우가 많다. 우리가 보는 철사 마개 뮈즐레(Muselet)를 장착한 코르크 마개는 강 발포성용이다. 이 계통에는 프랑스의 샹파뉴와 스페인의 까바, 이탈리아의 프로세코, 독일의 젝트 등이 4대 주자다. 이 중에서 가장 럭셔리한 샹파뉴를 제외하면, 나머지 3개 브랜드는 일반 대중들이 저렴하게 구입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대중성을 갖는 스파클링 와인이다.


스파클링 와인은 냉장고에 최소한 3시간 이상 냉장해 온도를 6°C 이하로 낮췄다가 마시는 것이 핵심이다. 차가운 스파클링의 발포성이 목젖을 타고 넘어갈 때의 그 통쾌함과 짜릿함이란~! 여름의 불 볕 더위를 저만치 쫒아내고도 남는다.


대중적 스파클링 와인의 대명사, 헨켈
독일 와인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모젤(Mosel) 지방이나 라인가우(Rheingau) 지방의 리슬링을 기본으로 연상하게 되는데, 사실 이들 와인들만 해도 꽤나 고급 시장을 대변하고 있는 일반 스틸 와인들이다. 그렇다면, 생산량이나 가격 면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가장 폭넓게 사랑을 받고 있는 브랜드가 무엇일까 살펴보니, 바로 헨켈이 그 중앙에 있다. 독자 여러분들도 한번쯤은 마트 진열대에서 봤을 그 레이블이다. 독일의 설문조사기관 엠니트(Emnid)는 헨켈 트로켄(Henkell Trocken)이 독일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 있는 스파클링 와인이라고 발표했는데, 단일 브랜드로 연간 2000만 병 이상 팔리고 있는 생산량을 본다면 독일을 넘어 세계인의 스파클링 와인이라 할 수 있다. 과연 ‘헨켈 마시자’하면 ‘스파클링 마시자’라는 뜻일 듯하다.


헨켈의 성공 스토리는 1832년 아담 헨켈(Adam Henkell, 1801~1866)이 마인츠(Mainz Am Rhein)에 개업한 작은 와인 가게에서 시작됐다. 1856년에는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하며, 본격적인 독일 스파클링 브랜드로서의 ‘헨켈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1894년, 아담 헨켈이 닦아 놓은 젝트 생산의 기틀 위에 그의 손자인 오토 헨켈(Otto Henkell, 1869~1929)이 ‘헨켈 트로켄’이라는 이름으로 광고를 시작했다. 브랜드의 중요성에 대해 일찍 인지하고 있었던 그는 1898년 헨켈 트로켄으로 공식 상표 등록을 마쳤다. 효과적인 화려한 광고에 힘입어 헨켈 트로켄은 인기 브랜드로 급성장, 1910년에는 헨켈이 독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스파클링 리더로 자리 잡게 됐다.


이처럼 수요가 급증하자 더 넓은 장소로 이전해 새로운 셀러를 건설한다. 라인강 유역의 비스바덴-비브리히(Wiesbaden-Biebrich)를 새 입지로 선정, 1907년에서 1909년 사이에 신진 젊은 건축가인 폴 보나츠(Paul Bonatz)에게 의뢰해 현대식 지하 셀러를 건축했다. 헨켈의 새로운 양조장은 헨켈스펠트(Henkellsfeld)로 명명됐는데, 네오 클래식 양식의 고전적인 스타일의 근사한 건축물로서, 외부의 단아함과 내부의 화려함이 잘 조화를 이룬 궁전 같은 건축물이다. 중앙 홀인 마르모르쌀(Marmorsaal)은 문자 그대로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멋진 홀로 중앙의 계단과 내부 갤러리형 발코니가 인상적인데 각종 연회나 콘서트 등 행사가 끊이지 않는다. 독자 분들도 독일 헨켈 본사를 방문한다면 꼭 보고 오기를 권한다.



독일을 넘어 유럽으로, 전 세계로
1~2차 세계 대전의 패전으로 인한 경제적 상처 속에서도 헨켈은 불사조처럼 부활했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브랜드 이미지 구축으로 전후 힘겨운 와인 시장에서도 성장의 동력을 발견해 나갔다.


한 예로, 1930년대 초반, 헨켈사는 200ml의 아주 작은 스파클링 병을 만들어 ‘피콜로(Piccolo, 아주 작다는 뜻)’라는 등록 브랜드로 판매해 대성공을 거뒀다. 광고의 중요성과 함께 규모 경제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간파한 헨켈사는 20세기 후반 이후 끊임없는 인수 합병으로 몸집을 불리기 시작한다. 1987년 헨켈은 1864년에 설립된 유서 깊은 스파클링 와인 생산자인 쉔라인 라인골트(Söhnlein Rheingold)사와 합병을 시작으로, 1997년 다인하트(Deinhard) 스파클링 양조장 인수, 2000년 프랑스 루아르 지역의 스파클링 생산 회사인 그라티앙 & 메이어(Gratien&Meyer)사와 샹파뉴 생산 회사인 알프레드 그라티앙(Alfred Gratien)을 인수했다. 2008년에는 이탈리아 프로세코 생산 회사인 미오네또(Mionetto)를 인수해 프로세코 생산에도 뛰어 들었다.


2009년 헨켈사는 ‘Henkell & Co. Sektkellerei KG’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비스바덴의 본사는 건립 100주년을 기념하게 됐다. 2012년에는 스페인 카바 생산자인 까바스 힐(Cavas Hill)을, 2013년에는 영국의 코페스틱 머레이(Copestick Murray)사를 인수했다. 이렇게 많이 먹고도 배가 차지 않은 헨켈 그룹은 결국 2018년에 세계 최대의 스파클링 인수 합병 빅 이벤트를 성사시켰다. 헨켈 그룹이 스페인 최대 스파클링 생산자인 프레시넷(Freixenet S.A.)의 지분 50.67%를 인수한 사건이다. 이로써 세계 최대 스파클링 생산 그룹이 탄생하게 됐다.


프렛시넷을 인수함으로써 자회사인 세구라 비우데스(Segura Viudas) 까바 양조장과 캘리포니아의 글로리아 페레(Gloria Ferrer)도 소유하게 됐다. 이로서 헨켈 그룹은 명실 공히 ‘유럽의 버블 보석(Pearls of Europe)’이라는 별명을 갖는다. 사실, 워낙 많은 인수 합병을 한 헨켈 그룹이기 때문에, 필자가 미처 열거하지 못한 유럽 각국의 스파클링 와인 회사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헨켈이 유럽의 스파클링 생산을 평정(?)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된 것이다. 젝트 만을 생산했던 헨켈은 이제 젝트 이외에, 까바, 크레망(Crémant), 프로세꼬(‘Mionetto’)와 샹파뉴 등을 생산한다. 이 합병 거인은 세계 스파클링 와인 시장의 8%를 담당하며 12억 달러 정도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다. 회사의 CEO 안드레아스 브로캠퍼(Dr. Andreas Brokemper) 회장은 헨켈이 머지않아 세계 스파클링 시장의 10%를 가져 오리라는 전망을 제시한다. 그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함으로써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고, 다양한 브랜드를 가지고 시장을 선도하기에 더욱 나은 경쟁력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헨켈은 어디까지 커질까?


헨켈의 새로운 파트너, 세구라 비우다스


‘안전한 미망인’이라는 뜻을 가진 세구라 비우다스(Segura Viudas) 와이너리는, 11세기 이슬람의 침략을 막고자 세워져 당시 전투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망루가 위치한 스페인의 페네데스(Penendes) 지역에서 1954년에 설립됐다. 8세기 초기부터 1492년까지의 약 800년간 계속된 국토회복전쟁(Reconquista) 동안에 ‘남편을 잃은 많은 미망인을 안전하게 보호하자’라는 생각처럼, 스페인의 전통과 지리적인 특색을 계승해 와인에 담고자 하는 것이 세구라 비우다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지니고자 하는 철학이다. 이는 중세 유럽의 기사도 정신을 담고 있는데, 우리는 이것을 레이블에 있는 기사 갑옷 모양의 금속 문장과 레세르바 헤레다드(Heredad) 와인의 금속 티아라로 체감할 수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많은 약국을 운영하면서 무르시아(Murica)에 농장도 소유한 부유한 세구라(Segura) 가문의 셋째 아들로 태어난 마누엘(Manuel)은 평소 와인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19세기 말부터 스페인 고유의 포도 품종이 재배되기 시작한 까딸루냐 지역에서 1954년에 형제들과 같이 양조장을 설립하게 된다. 그 이후, 1957년 와인 생산과 경영의 최고책임자를 맡게 된 마누엘은 스파클링 생산을 위해 여러 차례 프랑스를 방문, 기술과 장비를 도입했다. 1959년부터 브랜드가 없는 스파클링을 생산하기 시작하고 1969년부터는 시장에서 인정받는 우수한 품질의 스파클링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후 기술개발과 시설투자를 위해 1978년 스페인 루마사 그룹에 인수된 이후, 1985년 세계적인 와인수출회사인 프레시넷 그룹에 다시 흡수돼 스페인을 비롯해 전 세계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2013년 Wine&Spirits 에서는 세구라 비우데스를 ‘올해의 와이너리(Winery of the Year)로 꼽았고, 2015년 ‘Champagne&Sparkling Wine World Championship’ 에서는 ‘최고의 스페인 스파클링’으로 선정했다. IWSR에서 발표한 2018년도 자료에 의하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이 팔리는 스페인 까바로 기록돼 있다. 또한 세구라 비우다스는 새, 벌레, 가축 등을 와이너리 주변에 사육하고, 생산에 사용된 자원의 재활용을 적극 추진하는 등 환경을 보호하는 영농을 꾸준히 실시헤 2019년 ‘기후 보호에 앞장선 양조장(Wineries for Climate Protection)’ 상을 수상했다. 다소 생소할지도 모를 이 회사 스파클링도 이 달에 두 종류를 시음해 봤다.


헨켈, 트로켄 Henkell, Trocken



이 스파클링 참 특별하다. 연간 2000만 병 이상 판매되는 헨켈 트로켄, 그 인기의 비결은 무엇일까? 필자가 인터넷 검색창에 ‘Henkell Trocken’을 검색하니 엄청난 수량의 다양한 이미지가 올라 왔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광고 이미지가 상당히 많은 것을 느꼈다. 그런데 이 광고들이 예술적으로도 매우 수준 높고 창의력 넘치는 광고들이며, 3만 원대의 스파클링 와인임에도 불구하고, 명품 화장품이나 향수처럼 럭셔리 아이템을 방불케 할 정도의 고급화된 광고를 선보인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적극적인 브랜드 이미지 메이킹을 최우선으로 삼은 헨켈의 마케팅 전략은 지금의 헨켈을 만들어준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일찍이 오토 헨켈은 19세기 후반부터 이미 광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헨켈 트로켄을 위한 광고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엄청난 액수가 헨켈 브랜드 광고에 투입됐고 헨켈 트로켄의 세계화는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리 광고를 잘 해도 정작 와인의 품질이 나쁘면 소용없는 법~! 헨켈 트로켄의 맛은 그야말로 와인 초보자부터 애호가까지 두루두루 만족시킬 수 있는 친근감을 준다. 입문자들은 지나치게 산도가 높거나 드라이한 경우에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데, 헨켈 트로켄은 22g/L 정도의 잔당으로 오프 드라이한 다소 부드러운 맛을 추구하며, 알코올 도수가 11.5%vol으로 가볍고 순하게 다가온다. 물론, 고급 애호가들은 심심한 맛이라고도 하지만, 한 아이템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는 법, 헨켈 트로켄의 입지는 흔들리지 않는다. 포도 품종은 샤르도네와 소비뇽 블랑, 슈냉 블랑 등을 블렌딩했으며, 각 품종의 개성보다는 전체적인 조화와 균형을 추구했다. 샤르도네의 우아함과 소비뇽 블랑의 싱그러움, 슈냉 블랑의 꽃향기를 느낄 수 있다. 더운 여름날 한 바탕 소나기가 내릴 때, 냉장고에서 막 꺼낸 헨켈 트로켄의 부드러운 청량감을 기대하자.  Price 3만 원대


헨켈, 로제 Henkell, Rose



헨켈 스파클링 시리즈의 미모 담당~! 투명한 병과 황금색 레이블,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살구색 예쁜 핑크 와인~! 로제 와인인 만큼 적포도를 블렌딩해 만들었다. 프랑스 보졸레 와인으로 유명한 갸메(Gamay) 품종은 과일향 풍부하고 부드러우며 좋은 가격의 와인을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기에 상큼한 산딸기 터치가 인상적인 고급 피노 누아 주스를 블렌딩해 양과 질을 모두 잡았다. 예쁜 자태로 이미 소비자의 마음을 뺏어버렸지만, 매력적인 향은 덤이고, 압권은 역시 입맛이다. 풍부한 거품과 잔잔한 기포의 재잘거림이 입안을 즐겁게 하고, 부드러운 듯 새콤한 산미가 생동감을 준다. 커다란 압력 탱크에서 2차 발효를 진행하는 샤르마 방식을 채택, 미세한 기포와 과일 향을 잘 살린 결과다. 헨켈의 다른 일반 스파클링 라인들도 모두 샤르마 방식을 사용하는데, 굳이 ‘샹파뉴 방식’에 연연해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이 브랜드들은 잘 보여 준다.


색상과의 깔 맞춤을 선택한 필자는 잘 익은 백도 복숭아와 천도 복숭아 그리고 자두를 깎아 놓고 마음껏 즐겼는데, 역시 최상의 선택이었다. 과일과 가장 잘 어울리는 스파클링, 헨켈 로제~! 한 여름의 낭만적 동반자다. 그런데, 알코올 도수가 ‘트로켄’ 보다 높은 12%vol이다. 로제는 항상 화이트보다 바디감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 살짝이나마 높은 알코올 도수는 분명히 무언가 추가적인 힘과 구조를 가지고 있을 터, 볼로냐 스타일 파스타나 피자, 소시지 구이 까지도 함께 할 수 있겠다. 참으로 만능 재주꾼이 아닐 수 없다. 냉장고를 핑크 헨켈로 가득 채우자.  Price 4만 원대


세구라 비우다스, 레세르바, 에레다드
Segua Viudas, Brut, Reserva, ‘Heredad



일단 병이 압권이다. 일반적으로 스파클링 병 디자인은 좀 더 우아하고 나긋하고 화려하고 맵시를 살리는 편인데, 이 와인을 그렇지 않다. 엄청 남성적이고 엄청 묵직하고 견고해 보인다. 영토를 되찾고자 했던 중세 기사들의 기백과 전투력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다. 알루미늄 합금 재질로 회사의 문장을 정면에 박아 넣었고, 병 바닥에는 역시 금속 재질로 말발굽처럼 병을 떠받들도록 디자인해 붙였다. 이러니 무겁기는 말할 것도 없고, 아래가 꽤 폭이 넒은 편이어서, 잡고 따르기도 힘들겠다. 그러나 그 힘든 수고를 아끼지 않을 것이, 이 스파클링 맛이 정말 우람하다. 칼 같은 산미가 중세 기사들이 휘두른 칼바람 같다. 쌉싸래한 미네랄 풍미가 방패처럼 시음 전반부를 꿰뚫어 멋진 복합미를 연출했다. 눈을 감고 음미하니, 창과 방패가 부딪히는 중세의 전투 장면을 연상시키는 맛이다. 너무 나갔나? ^^ 다 마시고 난 후에는 병을 집 현관에 두고 괴한이 침입할 때 한번 휘둘러주면...?!


음식 궁합은 어떨까? 필자는 다채로운 유기농 채소 버섯 샐러드에 견과류와 아스파라거스를 곁들여 한 잔 걸쳤다. 쌈 채소의 쌉쌀한 맛과 이 스파클링의 미네랄이 맛있는 조화를 이뤘고, 서로의 풍미를 살려 줬다. 헨켈의 독일스러운 부드러움과는 사뭇 다른 강건함이 이 까바의 특징이다. 스페인 토착 품종인 마카베오(Macabeo) 67%에 빠레야다(Parellada) 33%를 블렌딩했다. 음.. 처음 들어보는 품종들이네? 역시 와인에 있어 생경스러움은 최고의 매력 중 하나일 듯하다. 새로움을 즐겨 보자~! 2011년 6월호 Wine&Spirits 매거진에서 92포인트 점수를 받았다. 샹파뉴에 육박하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세구라 비우다스의 최종 병기~!  Price 8만 원대


세구라 비우다스, 아리아
Segura Viudas, Brut Nature, ‘Aria’



샹파뉴를 비롯해 다채로운 스파클링 AOC를 가진 프랑스, 프로세코 등 수 백 가지 DOC에서 스파클링을 만드는 이탈리아와 달리, 스페인의 스파클링 명칭은 참으로 간단하다. 거의 대부분의 생산량이 까바(CAVA)로 통일돼 있다. 이들 까바의 생산량의 95%는 스페인 북동부 까딸루냐 지방의 뻬네데스 도에서 생산된다. 품종도 웬만하면 토착 품종을 그대로 사용한다. 마카베오(Macabeo), 빠레야다(Parellada), 싸렐로(Xarel.lo)가 주인공들이다. 각각 까바 스파클링의 영혼을 구성하는 삼총사다. 높은 산도와 섬세한 복합미를 주는 마카베오, 부드러움과 우아함, 미묘함을 주는 빠레야다, 힘과 풍미를 덧보태는 싸렐로, 이 셋을 적절히 잘 구성해 수백 가지 까바 제품을 만들어진다. 세구라 비우다스의 ‘아리아’는 그 이름만큼이나 우아하고 부드럽다. 순한 듯 새침한 듯 입 사이로 배시시 먼저 나오는 과일 향과 레몬의 산미, 향긋한 서양배 향이 감미롭다. 그러나 맛은 드라이하고 담백하다. 레이블을 보면 브륏 나뚜레(Brut Nature)라고 쓰여 있다. 스페인 스파클링 와인의 당도 분류 중 가장 드라이함을 의미한다. 그래서 8월의 더위와는 황금 궁합을 이룬다. 복날 몸보신을 할 치킨 요리, 장어 요리 등과 아주 잘 맞는다. 향은 향긋하고 맛은 드라이하니, 사실 음식 매칭이 매우 유연하고 폭이 넒은 편이라 많이 추천되는 스파클링 와인이다. 각종 국제 와인 평가지로부터 늘 ‘베스트 바이(Best Buy)’로 평가되는 이유다. Price 4만 원대


손진호 / 중앙대학교 와인강좌 교수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역사학 박사를 했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와인의 매력에 빠져, 와인의 길에 들어섰다. 1999년 이후 중앙대학교에서 와인 소믈리에 과정을 개설하고, 이후 17년간 한국와인교육의 기초를 다져왔다. 현재 <손진호와인연구소>를 설립, 와인교육 콘텐츠를 생산하며, 여러 대학과 교육 기관에 출강하고 있다. 인류의 문화 유산이라는 인문학적 코드로 와인을 교육하고 전파하는 그의 강의는 평판이 높으며, 와인 출판물 저자로서, 칼럼니스트, 컨설턴트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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