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대로 뻗어나가기 위한 발판이자 바텐더들의 명예로운 훈장인 월드클래스. 그 명예에 도전하는 국내 바텐더들을 위해 월드클래스 아카데미는 비영리 바텐더 전문교육기관으로 매년 직무능력뿐만 아니라 책임 있는 주류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교육을 진행 중이다. 또한 재기 넘치는 바텐더들이 보다 더 많은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팝업 바, 페어링 행사, 게스트 바텐딩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월드클래스 아카데미의 성중용 원장은 아카데미 교육을 통해 단순히 우수 바텐더들을 양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내 바 산업의 저변을 넓히고 술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자 한다.
현장형 베테랑 바텐더
신라호텔 식음팀에서부터 시작해 어느덧 23년. 성중용 원장은 업계에서 ‘위스키’하면 통하는 전문가이자 디아지오 코리아의 월드클래스 아카데미에서 국내 바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바텐더들의 스승이다.
사실 그는 첫 이력인 신라호텔 이전부터 각 식음업장 아르바이트를 통해 현장부터 경험한 ‘현장형 바텐더’다. “당시만 해도 술에 대해 배울 교재나 매뉴얼이 없었기 때문에 현장에서 도제식으로 배울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때는 그저 직접 몸으로 부딪혀보며 술을 익히는 것이 즐거웠다.”
밤낮이 바뀌고 술을 상대로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현장에 대한 경험이 중요했던 터라 그는 그렇게 신라호텔에서 바를 맡게 됐다. 트렌드에 민감한 호텔에서 근무하며 이것저것 신문물을 받아들일 기회가 많았던 그는 아직까지도 호텔에서 일했던 경험이 현재까지의 밑거름이 됐다고 이야기 한다.
위스키부터 시작해 칵테일, 그리고 와인에 이어 커피까지, 인터넷이 발달하고 유학파들이 많아지면서 음료시장의 다양한 흐름을 모두 경험했다. 그러던 중 어느 술보다도 귀중한 숙성과 인내의 시간을 거치는 위스키가 폭탄주 기주로만 이용되는 것이 안타까워 제대로 된 위스키 문화를 전달하고자 위스키의 길로 접어들었다. ‘위스키~’하면 절로 자연스러운 미소가 지어지는 것처럼 좋은 술들을 값지게 마셔야 한다는 성 원장. 그렇게 그는 월드클래스 아카데미의 원장이면서 한국바텐더협회 이사이자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전문위원, 월드클래스 바텐더 선발대회 심사위원, 위스키 수첩과 명주 수첩의 저자를 역임하고 있다.
▲ 월드클래스 심사
책임 있는 주류문화를 선도
디아지오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광범위한 주류 브랜드로 위스키뿐만 아니라 보드카, 와인, 맥주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브랜드로 윈저(Windsor), 조니워커(Johnnie Walker), 스미노프(Smirnoff), 베일리스(Baileys), 기네스(Guiness) 등을 포함하고 있다.
디아지오 코리아에 몸담고 있는 성 원장은 누구보다 디아지오의 ‘책임있는 음주문화’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 디아지오 코리아에서는 주류업계 최초로 건전음주 문화 캠페인을 시작, ‘술잔은 천천히 술자리는 짧게’라는 슬로건 아래 2005년부터 ‘쿨 드링커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주류문화를 처음 접하는 대학생들을 상대로 홍보대사 활동과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음주운전 예방 프로그램도 진행해 주류를 판매하고 있지만 건전한 소비를 유도하며 각종 사회공헌 활동을 이끈다.
성 원장이 평소 아카데미 교육이나 주류에 대한 견해를 밝힐 때에는 언제나 ‘주류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강조한다. 그는 “그동안 우리가 술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 없이 그저 그동안 익숙했던 소주나 맥주에만 국한된 것이 매우 아쉽다.”며 “다양한 술에 대한 지식과 스토리를 알게 되면 폭탄주 문화와 같은 잘못된 문화는 점차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내로라하는 국내 바텐더들의 모교
월드클래스 아카데미는 디아지오 코리아의 사회공헌 책임을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 바텐더 전문교육기관이다. 2013년도부터 전문 바텐더 양성에 주력하기 위해 개명한 월드클래스 아카데미의 전신은 25년 역사의 조니워커 스쿨로, 바텐더뿐만 아니라 주류에 흥미가 있는 이들을 포함해 약 3만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성 원장은 2008년 조니워커 스쿨의 부원장에서 시작해 스피릿 및 칵테일 교육을 도맡으며 지금까지 약 1000여 명의 제자들을 만났다.
월드클래스 아카데미는 ‘영국 주류전문교육기관 WSET(Wine&Spirit Education Trust)’의 공인인증을 받은 교육기관으로서 세계적으로 공인된 WSET Level 1 Award in Spirits 과정을 진행하기도 하며 2009년부터는 국내 바텐더들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월드클래스를 만들었다. 성 원장은 “당시까지만 해도 해외경험이 풍부하지 않았던 국내 바텐더들의 경쟁력 향상과 새로운 트렌드와 지식을 자발적으로 익힐 수 있도록 월드클래스 대회를 통해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며 “뿐만 아니라 해외의 유명한 바텐더들을 모아 교육도 진행, 바텐더들의 견문을 넓히는데 힘썼다.”고 월드클래스의 탄생 배경에 대해 언급했다.
바텐더들의 더 높은 도약을 위해
성 원장이 이야기하는 ‘주류에 대한 이해’에는 많은 것들이 포함돼 있다. 기본적으로 술의 종류와 그 속에 담긴 주조과정 & 스토리에서부터, 건전 음주, 술이 나의 몸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적정하게 술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결국 바텐더들이 이러한 지식을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가장 바탕이 되는 ‘서비스 정신’까지다. 현장에서의 경험이 몸에 배 있는 그이기 때문에 오히려 바텐더들의 화려한 모습만을 보고 접근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완곡하게 다른 방향을 조언하는 경우도 있다.
‘스타 셰프’, ‘스타 파티시에’는 있지만 ‘스타 바텐더’, ‘스타 소믈리에’는 아직까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 이유에서도 월드클래스를 통해 바텐더들의 영역을 넓혀주고 싶다는 성중용 원장. 그는 앞으로도 실력 있는 바텐더들이 보다 대중에게 드러나고,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스페셜리스트가 될 수 있도록 함께 할 것이다.
“칵테일에 대한 열정으로
바텐더들이 올바른 주류문화를 선도할 수 있도록 할 것”
월드클래스 아카데미 성중용 원장
현업에 있는 바텐더들과 업계 발전에 도움을 주는 일에 보람이 많을 것 같다.
10여 년간 아카데미에서 많은 바텐더들과 업계 사람들을 만났다. 모두 기억에 남는 이들이다. 조니워커 스쿨에서부터 시작해서 월드클래스 아카데미까지 다양한 이들이 바 문화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어느 한 사람, 한 곳을 꼽기에는 힘들지만 조니워커 스쿨에서 열심히 공부하던 한남동의 몰타르바 안동석 대표가 참 흥미로운 바텐더다. 우리나라에 스피크 이지 바(Speak Easy Bar)의 트렌드를 몰고 왔다. 스피크 이지 바는 미국 정부의 금주령으로 인해 많은 술집들이 간판 없이 혹은 다른 가게인 양 위장하며 시작된 바 콘셉트로, ‘Speak Easy(작게 말해)’가 어원이 됐다. 정확한 파사드도 없고 심지어 제대로 된 입구도 찾기 힘들다. 이렇게 재미있는 바 트렌드는 김용주 대표가 운영하는 앨리스 바, 임재진, 박성민, 엄도환 월드클래스 우승자들이 오픈한 청담동 르챔버 등 우리 아카데미 동문들이 이어 가고 있다.
최근 바텐더들의 역량은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이전에 비해 술에 대해 깊이 공부하려고 하는 바텐더들이 많아졌다. 클래식한 바텐딩이 다시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보다 음료에 집중하게 됐다. 이전에는 간단하게 진 앤 토닉을 즐겼다면 이제는 진의 더욱 다채로운 변화에 관심을 두고 있다. 해외에서 많이 알려진 기술들이 들어오고, 다양한 칵테일 종류들이 알려지면서 지식적으로 술에 대해 더욱 알고 싶어 하는 바텐더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스킬적인 부분에만 신경 썼다면 이제는 사람들에게 술에 대한 스토리를 전달하고 이를 활용해 바텐더만의 개성 있는 메뉴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주류시장이 많이 변화했다.
이전보다 와인, 크래프트 비어, 칵테일, 사케 등등 주류 시장이 다변화되면서 위스키와 같은 고도수 주류의 입지가 줄어들었다. 요즘에는 기존에 마셨던 것들보다 독특한 음료들을 선호하고 특히 위스키와 같은 주류의 경우에는 고가의 높은 분들이 마셨던 술이라는 이미지가 세서 조금 더 대중에게 가까이하기 힘든 상황이다. 때문에 대중적으로 소용량 제품, 기존의 것과 비교적 도수가 낮은 제품들로 포트폴리오를 넓혀 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결국 제대로 된 주류문화가 자리 잡지 못했던 것이 원인이 되므로 교육을 통해 각 주류마다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에 맞게 음주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다.
그렇다면 어떤 주류문화가 자리 잡아야 된다고 생각하나?
다양한 주류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가까운 일본의 주류 문화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일본은 음식과 술의 페어링이 자연스럽고 가족끼리 식사를 해도 각자 마시는 술이 사케, 맥주, 위스키 하이볼 등 모두 다르다. 와인이 우리나라의 식문화를 어느 정도 변화시킨 것처럼 다른 주류들도 충분히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인이 운영하는 보쌈집에서는 위스키를 같이 판매하고 있는데 손님들 반응이 좋다고 한다. 이와 같은 시도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월드클래스 아카데미에서의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
월드클래스 대회를 통해 보다 바텐더들이 고객과 호흡할 수 있는 장을 많이 만들고 싶다. 단지 바텐더들의 대회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바텐더들이 만나야 할 많은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자리, 일반 관람객들은 바텐더들이 가지고 있는 술에 대한 진지함을 알아볼 수 있는 자리로 말이다. 작년에도 대회 우승자들을 모아 팝업 바를 진행했다. 2시간동안 진행했는데 무려 250명이 다녀가더라. 그렇게 관심이 많을 줄 몰랐다. 앞으로도 꾸준히 이렇게 서로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한다.
2018 월드클래스 예선이 지난달 말까지 진행됐다.
이번 월드클래스 아카데미의 관전 포인트는 무엇인가?
예년과 다르게 올해는 대회 포맷을 조금 바꿨다. 기존의 실기시험을 빼고 ‘편의점 재료를 가지고 만드는 최고의 시그니처 칵테일’을 주제로 3분 이내의 무비클립 서브미션이 주어졌다. 편의점에서 1만 원 이내로 구매할 수 있는 최대 5가지 재료를 사용해 자신만의 칵테일 레시피를 개발, 이에 맞는 콘셉트에 따라 자유롭게 개인 PR을 하는 것이다. 집에서 혼술하는 문화가 트렌드를 이끌고 있어 이러한 홈 칵테일 미션을 기획하게 됐다. 평가도 심사위원 점수 70%에 SNS 좋아요 클릭 수 30%로 변화를 꾀했다.
이처럼 대회에 참여하는 이들의 역량과 대회의 본질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영상 미션과 관련해 많은 참여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어떤 참가자들이 얼마나 멋진 끼를 발산할지 벌써부터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월드클래스에 참여하는 바텐더들에게 많은 응원 바란다.
조니워커 하우스(Johnnie Walker House)
브랜드 조니워커가 펼치고 있는 글로벌 프로젝트로서 위스키 문화를 혁신적인 방법으로 소개, 소비자들이 브랜드의 역사와 기원, 유산, 개척정신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하우스 공간 곳곳에서 증류 방식에서부터 스카치위스키의 블렌딩 유산과 장인정신에 이르기까지 위스키의 전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전시 공간이다. 총 다섯 개 층으로 구성된 조니워커 하우스는 3층의 월드클래스 아카데미에서 이뤄지는 교육 외에도 조니워커 주문 제작, 맞춤형 블렌딩 서비스도 이뤄지며, 위스키 바에서는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럭셔리 위스키 경험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