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버리지가 단순히 음식을 서포트하는 개념이 아닌,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적극적인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여기, 주종을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활약하는 이가 있다. 바로 한화호텔&리조트 63F&B사업부 김수희 매니저. 영업장을 지원하면서 주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그는 와인에 대한 공부를 시작, 한국소믈리에 대회 어드바이저 우승을 계기로 사케와 전통주, 위스키, 칵테일 등 다양한 공부를 통해 토탈 베버리지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취재 서현진 기자 | 사진 조무경 팀장
Q. 한 기업에 소속돼 있으면서 베버리지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희대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후부터 63빌딩 및 시청에 위치한 더 플라자 호텔에서 근무해왔으며 현재는 회사에서 직원 대상 주류 교육 및 마케팅(이벤트 기획 및 제휴)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일과 공부를 병행, 대학원에 진학한 이후에는 신세계 백화점, HP, 한국바이엘, 한화생명, 한화투자증권 VIP 등 기업체 특강은 물론 ‘지중해 요리’의 저자인 히데코 선생님과 함께 와인 & 쿠킹 콜라보 클래스 등도 실시하고 있다.
Q. 일과 공부를 병행하기 쉽지 않은데 자격증 및 수상 내역도 화려하다.
2007년 한국 소믈리에 대회 와인 어드바이저 부분 우승을 시작으로 더 적극적으로 이 길에 들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후 WSET Wine Advance 인증, 보르도 와인 마스트 클라스 수료(Ecole du vin de bordeaux), 호주 와인 장학생 선발(호주와인협회), 사케소믈리에 자격증 취득, Espresso Italiano Specialist(IIAC), 와인 양조학 코스(JCK 와인스쿨), 위스키/Spirt (WSET) 및 막걸리 소믈리에 과정(한국특산주 협회) 교육 이수, 조주사(칵테일) 자격증 획득, 호주(10&14), 스페인, 이탈리아, 미국 와인산지 연수를 다녀왔다.
회사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의 이런 활동들을 지원해주고, 나 또한 회사 업무를 완벽히 수행하고, 회사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Q. 그렇다면 회사에서는 주로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가?
사내 직원 대상 주류 강의를 통해 지식 함량과 대고객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는 일을 하고 있다. 와인이 메인이지만 사케와 맥주, 위스키 등 주류에 관련해 기초부터 최신 트렌드까지 교육 및 전파를 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힘쓰는 부분은 주류와 음식의 페어링 부분인데 직원 교육 뿐 아니라 와인 디너 등 제휴 행사가 있을 경우 매칭을 도와주기도 한다.
현재 63운영사업부(63빌딩)는 Walking on the cloud(유러피안 요리, 와인 & 위스키 바), Touch the Sky(프라이빗 프렌치 다이닝), 슈치쿠(모던 스타일 하이엔드 일식), 백리향(광동식 스타일의 전통 중식당), 63파빌리온(프리미엄 뷔페) 등 다양한 스타일의 레스토랑을 운영, 이 매장들의 주류 관련 이벤트, 기획 등 전체적인 제휴 및 신규 고객 창출을 위해 힘쓰고 있다. 예를 들어 2000년 중반부터 네트워킹 서비스 제공 회사들과 제휴해 와인 파티를 열거나 와인 수입사와 제휴를 통해서 온&오프라인 이벤트를 기획하고 또는 외국 와인 잡지에 회사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을 홍보하는 등 다양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Q. 그렇다면 베버리지와 관련해 직원들을 교육하는데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교육을 할 때 가장 많이 신경 쓰는 부분은 ‘재미’와 ‘새로움’이다. 고객의 취향과 니즈가 다양하고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트렌드를 가장 빨리 알아채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쉽고, 웃을 수 있으며 직접 체험을 통해 체득할 수 있는 교육을 하려고 노력한다. 얼마 전 수제맥주 수입사와 제휴해 직원 교육을 한 적이 있는데 이때 우리나라에 들어온지 얼마 안된 맥주 전용 글라스를 구해서 맥주 강의와 함께 시음 교육을 했는데 잔에 따라 다른 맛과 향의 변화에 직원들이 놀라워하고 수제맥주와 전용 잔을 통해 판매를 해보고 싶다는 적극적인 의견을 끌어 내기도 했다.
Q. 기획한 주류 관련 이벤트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주류담당 소믈리에로서 업무를 시작하고 10년이 되다 보니 지금까지 여러 행사 기획을 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고 반응이 좋은 행사는 매년 여의도 벚꽃이 피는 시절과 가을에 2번 실시하는 ‘63와인마켓플레이스’다. 합리적 가격에 주류(특히 와인)을 구매하고자 하는 욕구가 증가하면서 호텔들에서도 다양한 와인 행사를 하는데 우리의 경우 한강의 야경을 즐기면서 뷔페 식사와 엄선된 와인 수입사(매번 바뀜)들을 선정, 식사와 함께 시음 및 합리적 가격에 구매도 가능토록 했다. 이번 가을에 4회를 맞이했는데 전 좌석 매진에 지속적으로 매출이 높아지고 있으며 최근 와인 애호가 사이에 가장 뜨거운 반응을 받고 있기도 하다.
Q. 좋은 주류 이벤트를 기획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
‘역마살’과 ‘호기심’이 주요 요소다. 행사를 기획하기 전에 주변에 흥미를 끄는 행사나 레스토랑이 오픈하면 시간이 될 때마다 방문해 고객들의 반응이나 회사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그러다 고객들이 어떤 부분에서 어떤 걸 좋아하는지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다.
Q. 최근 주류 트렌드가 있다면 무엇인가?
‘재발견’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지금도 인기가 있지만 위스키 시장의 경우 싱글몰트위스키라는 개성 넘치는 위스키 시장 중에서 특정 부분으로 지속적인 인기를 끌듯이 맥주 역시 라거라고 하는 큰 시장에서 벗어나 에일 맥주라고 하는 개성 넘치는 맥주가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또 같은 와인 같은 맥주라 하더라도 그 맛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글라스들이 요즘 꾸준히 소개가 되고 있는데 이것 역시 새로운 것이 아니라 소위 우리가 마이너라고 생각했던 분야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주목하는 것이 요즘의 트렌드다. 이는 고객이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시대에서 벗어나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변화했기에 가능한 것이며 SNS가 더욱 불을 지피고 있다고 생각된다.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는 SNS는 좋은 트렌드를 확인하는 방법이며 나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1500여 명의 페친과 함께 다양한 소통 및 정보 획득 그리고 홍보까지도 하고 있다.
Q. 주류 전문가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아무리 열심히 하는 사람도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 다는 말이 있다. 와인으로 시작한 주류담당 및 스페셜 리스트로서의 업무를 위해 다양한 주류에 대해 공부를 해 왔지만 그 끝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즐겁게 배우고 즐기자라는 주도락가(酒道樂家) 마인드를 가지고 앞으로도 공부할 계획이다. 특히 요리가 대세인 요즘 음식을 맛을 배가시킬 수도, 감소시킬 수도 있는, 음식과 주류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모든 주류에 있어서 어떤 궁합과 법칙이 있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알아가야 할 것이다. 또 고객의 만족도와 판매량을 동시에 늘릴 수 있는 심리학을 활용한 마케팅 및 판매 방식을 찾아 이것을 전파하는 역할을 통해 주류 시장도 확대하고 소비자들도 많은 것을 얻어 갈 수 있는, 윈윈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2015년 12월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