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향이 가득한 강릉에 특색 있는 개인 숍들이 모여 재능 기부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곳이 있다. 조은커피협동조합이 그곳으로 커피숍을 오픈하려는 이들에게, 또 운영하고 있는 이들에게, 넓게는 사회적 약자에게 커피를 전파하는 일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취재 서현진 기자 l 사진 조무경 팀장
Q. 조은커피협동조합의 탄생 배경이 궁금하다.
동해에서 오랫동안 커피사업을 하고 강릉에까지 숍을 오픈하면서 업계에 안착했다. 그렇다보니 커피숍을 하고자하는 분들의 문의가 많고, 그들의 애로 사항을 십분 이해하며,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 프랜차이즈가 많은 커피 시장에 누구나 프랜차이즈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년퇴직해 퇴직금으로 제 2의 인생을 살고 싶은 분, 가지고 있는 전부지만 적은 돈으로 숍을 해보고 싶은 분, 생계형으로 커피숍을 운영하시려는 분들은 커피숍을 하고 싶지만 재료, 기계를 제대로 된 가격으로 구할 방법을 모른다. 이에 기존의 커피숍을 운영하며 자신이 어려웠던 때를 생각해 도움을 주고자 하는 이들, 개인이 사는 것보다 소비자 여러 명이 한꺼번에 구매할수록 저렴하기에 뭉치고자 하는 이들, 커피숍을 운영하고자 하는 이들이 모여 2014년 조은커피협동조합을 탄생시켰다.
즉 조합을 통해 조합원들이 서로의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발적인 조직이다.
Q. 조합에서 주로 하는 활동은 무엇인가?
실질적인 정보공유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지금 조합에는 25개가 넘는 숍이 가입돼 있는데 특히 우리 조합에는 커피숍을 운영하면서 가죽공예, 아트, 수제차, 베이커리, 도자기, 전통공예도 함께 하는 분들이 많다. 이 분들은 조합을 통해 커피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타 활동들을 재능기부를 통해 공유함으로써 조합원들의 숍 운영을 더욱 풍부하게 하고 있다.
조합 차원에서는 조합 밴드를 운영하고 있는데 조합원, 일반인 도합 200명 이상이 가입, 조합원의매장을 투어하고 인증샷을 밴드에 올리면 머그컵, 텀블러 등의 선물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단순 인증샷이 아니라 SNS를 통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다.
Q. 강원도도 커피 시장이 매우 발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강릉시에만 600개, 동해시에만 200개의 커피숍이 있어 인구 대비 매우 많은 편이다. 많은 커피숍들이 문을 닫지만 또 그만큼 생기기에 그 수에는 큰 변화가 없다. 강릉 시민의 두 명 중 한 명은 바리스타라는 말도 있다. 커피를 좋아하고 커피에 대한 관심이 유난히 높은 지역이 강릉이다. 이에는 강릉커피축제가 큰 기여를 했다.
원래 안목이라는 바닷가가 커피 자판기로 유명했었는데 커피축제가 진행되면서 하나의 주요 관광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내국인 관광객도 강릉 지역에 커피 투어를 많이 오는 상황으로 평창 올림픽 준비 중 하나인 KTX가 개통, 서울에서 한 시간 만에 강릉에 올 수 있다면, 또 양양국제공항에 중국 직항 노선이 들어와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온다면 시의 복안처럼 강릉이 인사동처럼 충분히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Q. 강릉의 커피 시장이 더 발전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조합은 어떠한 준비를 하고 있나?
기존에 하던 대로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혼자는 빨리 클 수 있으나 멀리는 못 간다. ‘뭉치면 산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우리 조합의 숍들은 프랜차이즈처럼 획일적이지 않다. 개인 숍들이기에 주인이 잘할 수 있는, 주인의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서로 돕는데 주력한다. 또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 납품, 인테리어, 로스터, 디자인, 가구, 맛 등 다양한 측면에서 조언해주고 체크하며 아기자기한, 커피는 손맛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숍이 되도록 함께 노력한다.
Q. 조합을 통해 의미있는 일들도 많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커피숍을 하시는 분들 중에는 영세한 분들이 많다. 여유가 있는 분들은 프랜차이즈를 하겠지만 없는 사람들은 그들의 예산에 맞춰 도와줘야 한다. 그렇다고 돈에 맞춰 되는 대로 하면 망하기 일쑤다. 커피숍에 디자인과 콘셉트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합에는 예를 들어 주인이 공방을 잘하면 공방카페를 운영토록 하고 주인이 만든 소품을 함께 디자인에 활용토록 조언한다. 최근에 30년 한복집을 하다가 60세가 넘어, 커피숍으로 제 2의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조합을 찾아와 도움을 요청한 분이 있어 숍 오픈을 도와드렸는데 한복집을 하셨을 때 만들었던 소품들과 그에 착안한 디자인으로 진행했더니 너무 고마워하셨다. 그럴 때 뿌듯함을 느낀다.
뿐만 아니라 조합에서는 대외적으로 편부, 편모, 저소득층, 청각장애우들을 위한 위탁교육을 커피문화원을 통해 조합의 이름으로 진행하고 있어 지역사회에도 기여하고 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커피숍을 오픈하면서 그리고 운영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어봤다. 또 어려움을 겪으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이러한 경험은 나눠야 한다. 경험 뿐 아니라 재능도 기부하는 조합이 될 것이다. 천천히 가더라도 조합원들과 함께 가고 추후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 동해커피문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