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verage People] 국제공정무역기구 독일본부 커피 최고 책임자, 피터 케틀러 Peter Kettler

2019.12.25 09:20:39


국제공정무역기구 한국사무소는 지난 11월 7일부터 10일까지 코엑스에서 진행된 제18회 서울 카페쇼에 전 세계 공정무역인증 커피생산자들을 초청, 공정무역 파빌리온을 운영했다. 공정무역커피 파빌리온에는 전 세계 32개국의 582개 공정무역 인증 커피 농가 중 콜롬비아, 과테말라, 니카라과, 에티오피아, 인도 등 10개 국가에서 31개 생산자 조합의 대표가 참가, 국내커피기업과 B2B 미팅을 진행했다. 또한 세계무역기구(WTO)와 UN산하 지속가능기구 국제무역센터(International Trade Center), 공정무역 인증, 감사기구인 FLO-Cert, 국제공정무역기구 독일본부도 참석해 국내 커피기업 지원 활동을 펼쳤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독일본부의 커피 최고 책임자인 피터 케틀러(Peter Kettler)와 공정무역의 독립적 감사기구인 FLOCERT의 아시아 본부 대표 로케시(Lokesh)가 방한해 커피생산자들과 함께 미팅 및 세미나를 진행했는데, 이중 전 세계 공정무역 커피 정책을 수립하고 있는 피터 케틀러 최고 책임자를 만나 공정무역 인증커피를 통한 지속가능성 실천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공정무역기구의 커피 최고 책임자가 된지 1년 여가 지났다. 공정무역기구와의 인연이 궁금하다.
학생 때 파리에 있는 카페에서 일한 것을 시작으로 미국에서 커피 로스터리 리테일 파트너로 재직 후 트레이드가 돼 글로벌 커피를 수입하는 지역 사무소를 차리게 됐다. 그 후 여행을 많이 다녔는데 주로 커피 생산지를 방문했으며 그곳의 불평등을 봤다. 소비국의 커피 문화와 커피 생산지의 어려움 사이에 괴리감을 느꼈으며 커피농가의 불평등을 야기하는 원인이 정부의 접근성 부족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Radio Life Line’이라는 NGO 단체에서 활동을 시작하며 커피생산자조합에게 태양열을 이용해 수동으로 작동하는 라디오를 제공하고 라디오를 통해 커피 농부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와 함께 전 세계에 글로벌 커피 가격을 전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던 중 르완다 국립대와 협력해 라디오 방송국을 세우고 농부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위클리 쇼를 만들었으며 이 쇼를 통해 가장 좋은 농업 방식이라든지 커피생산자조합의 발전과 지속가능성, 아동과 산모들의 건강, 에이즈 예방법, 금융 정보,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등을 선보였다. 르완다를 시작해 아프리카 동부지역에도 진출했으며 케냐에서 도움이 되는 정보가 있으면 르완다 커피농장에도 전달하는 등 네트워크를 통해 플랫폼을 만들어 나가면서 커피 외 다른 제품들까지 확대해 정보를 제공했다.


이를 발판으로 미국에 ‘커피 키즈’라는 가장 오래된 커피 회사에서 디벨로핑 디렉터로 근무하기도 하고 캘리포니아 유기농 공정무역 회사에서 일하기도 했는데 그때도 나의 주 관심사는 커피 공급이 지송가능한지의 여부였다.
이후 UN에서 우리의 라디오 쇼를 통해 농부들에게 기후변화와 원인, 영향에 대한 교육을 해달라는 제안이 왔다. 이러한 일련의 모든  활동들이 커피 공급망 안의 모든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연결고리 만들고 정부와 거래를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올 1월 공정무역기구에서 함께 하자는 제안이 왔으며 이는 나에게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졌다. 공정무역기구는 가장 큰 커피생산자 네트워크와 세계 3대 커피생산지역이 포함돼 있고 공정무역기구의 각 국가 사무소는 농부들과 기업들을 연결시켜주고 있으며 국가사무소들은 국가 내에서 공정무역의 철학과 운동을 홍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제공정무역기구 커피 최고 책임자는 주로 어떤 일을 하나?  
공정무역기구에는 올 1월부터 국제공정무역기구 커피 최고 책임자로 부임했는데 전 세계 공정무역 커피 정책 수립, 커피 생산자 지원, 기업, 비즈니스 협력 및 파트너십 등 총괄하고 있다. 국제공정무역기구의 생산자 네트워크 및 국가사무소들과 함께 국제커피 전략의 개발 및 실행에 지도와 현안들을 제시하고 있으며 세계무역에 대한 공정무역의 접근을 대변, 소규모 생산자들의 생활수준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자원과 지식을 제공한다.



커피 최고 책임자로 부임 후 그동안의 성과가 있다면 무엇인가?
공정무역커피를 판매하는 것과 기구 내에서 일하는 것은 다르다. 공정무역기구 자체가 내부적으로 네트워크가 매우 복잡하다. 공정무역기구가 특별한 이유는 기구의 50%가 직접 생산자들에 참여하고 있으며 영향력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인데 이러한 구조를 이해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또한 커피 전문가 세대에게 공정무역에 대해 알리는 좋은 파트너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정무역의 공급사실을 투명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농부들의 발언권이 좀 더 많아지게 만들 계획이다. 조합에서의 여성 역량을 더욱 높이고 환경기준에 부합하는 활동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농부들에게 최저가격 보장하는 것을 넘어 공정무역기구가 다양한 커피 관계자들이 지속가능한 활동을 하는데 도움을 주는 좋은 파트너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동안 네트워크 내 커뮤니케이션을 개선하고 소비자와 효율적인 소통을 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다.


커피 최고 책임자로서 그동안 주력해온 활동이 있다면?
업계 관계자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교육이 중요하다. 가면 갈수록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세대들은 자신이 먹는 음식이 어디에서 나고 어디에서 오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 공정무역은 이 뿐만이 아니라 생산과정에서 환경 파괴를 하지 않는지, 착취를 하지 않는지를 감시하고 보장한다. 


커피업계는 이미 공정무역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하지만 소비자 수요가 중요한데 아직 많이 부족하다. 따라서 리테일, 소매점을 통해 이벤트를 실시하고 마케팅 캠페인, 커피기업과 협력을 통해 공정무역커피의 장점에 대해 홍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번 카페쇼 기간에 방한했는데 그 목적이 궁금하다.
전 세계 윤리, 투명성, 지속가능성의 대표 국제기구로 140개국이 참여하고 32개 나라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국제공정무역기구(Fairtrade Internationa)는 공정무역 운동을 기업과 소비자인 시민과 함께 펼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기업과 국가들은지 속가능한 생산과 책임 있는 소비 관련 이슈에 직면하고 있다. 선진 글로벌 식품가공·유통·서비스기업 (Wal-Mart, Tesco, Carrefour, Ahold, Aldi, Kroger, Costco, Nestle, Burger King, Starbucks)은 공정무역인증 상품으로 가치를 창출, 매출을 증가시키며, UN의 지속가능개발목표 달성에도 지지하고 동참하고 있다.


특히 공정무역 인증커피는 전 세계 32개국 내 582개 생산자 조합에서 63만 3854톤이 생산되고 있으며, 추가 장려금으로는 약 1094억 원이 지급됐다. 스페셜티 커피 시장 내에서도 공정무역 인증커피의 인지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데 이에 국제공정무역기구 커피 분야의 최고 책임자로서 한국 관련업계, 미디어와 공정무역 커피 산업의 현황, 미래 전략, 생산자 지원 방안, 글로벌기업과의 파트너십 등에 대해 알리고자 방한했다. 



한국에 처음 방문한 것으로 아는데 소감이 어떤가? 
공정무역기구 대표로 활동하며 많은 행사에 다녀봤지만 한국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선 행사 규모에 놀랐고 한국 사람들의 커피에 대한 열정에 다시 한번 놀랐다. 또한 한국이 아시아의 실험대라는 사실도 알았다. 새로운 제품을 소개할 대 한국에서 성공적인 반응을 얻으면 일본과 중국에 출시해도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커피 행사도 그런 의미에서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공정무역커피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생산되고 있는 공정무역커피 중 34%만이 공정무역커피로 판매되고 있어 성장 여력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갖는 커피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공정무역커피의 품질이 떨어지고 맛 좋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카페쇼 기간에 진행된 커핑 이벤트도 그렇고, 또 전 세계 많은 커피 대회에서도 공정무역커피가 높은 점수를 받으며 상위권에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생산 과정도 공정하지만 그 맛과 품질도 뛰어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한국은 커피의 수요가 크다. 한국 커피업계에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수요가 공급을 맞추지 못하면 훨씬 낮은 가격에 판매될 수밖에 없다. 소비자와 업계관계자가 알아야하지만 알지 못하는 것이 전 세계 커피업계가 또 다른 위기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2019년 기준 투자 비용보다 손해를 보며 커피를 생산하는 생산자가 60%에 육박하고 있다. 이 문제의 파장은 매우 큰데 생산자들이 농장을 혁신시키거나 노동인력을 구하기 위한 투자를 하지 못하면 커피의 품질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또한 오늘날 커피 농장 농부들의 평균연령이 57~60세 사이인데 커피를 재배하면서 수입이 되지 않은다는 것을 느끼면 농장을 버리거나 커피나무를 더 이상 심지 않아 사업을 유지하지 않고 다른 국가로 건너가 커피와 관련 없는 일을 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현재 미국에서 많이 목격했다. 이로 인해 다음 세대 농부들은 커피가 과연 수익성이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될 것이다.


올해 롯데가 공정무역커피와 사인을 했고 바나나와 같은 다른 제품도 의논하고 있다. 이는 아시아 공정무역에 매우 중요한 파트너십이다. 그동안 힌국과 일본 커피업계는 품질이 좋은 커피에 집중해 왔다. 커피가 어떻게, 어떤 도구를 통해 서빙되는지에 대한 혁신은 많았지만 실제로 커피농가의 어려움에 대한 문화의 이해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오랜시간 커피산업에 종사해왔고 또 공정무역 커피를 위해 일하면서 커피에 대한 철학도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커피는 경험할 수는 있지만 전문가가 될 수 없다. 커피는 계속해서 배우게 하는 학생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스페셜티 커피에 있어 국가별로 맛이 다르며 한 국가에서도 생산지별로 다르다. 커피를 매력있게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 누구도 커피 전문가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커피의 종류도 다양하고 강수량 등의 환경에 따라 계속 변화하기 때문이다.


공정무역기구와 파트너십을 맺는데는 비용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좋은 취지의 일에 동참한다는 의미가 있다. 커피뿐 아니라 <호텔앤레스토랑> 매거진의 주요 독자들인 호텔 등에서도 공정무역 제품이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저작권자 ⓒ호텔앤레스토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47건의 관련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