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verage People] 마음을 흔드는 한 잔을 응원한다

2017.07.06 09:54:18

누군가는 바텐더하면 화려한 퍼포먼스를, 또 다른 누군가는 적한 손님에게 따스한 말 한마디를 건넬 수 있는 직업이라 받아들일지도 모르겠다. 각자의 방식으로 바텐더라는 이미지를 연상할 수 있고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한 가지는 명확하다. 그들은 칵테일 한잔, 위스키 한 잔에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 그들의 노력과 열정을 ‘2017 코아 베스트 바 어워드’에서 응원했으며 노고를 인정해주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코리아 베스트 바 탑 100 가이드북을 만들어 최고의 바텐더들과 바를 만나볼 수 있는 지침서를 만들어냈다. 대회를 통해 바 산업의 기반을 다지고 누구보다 한국의 바 문화를 사랑하는 두 리더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바 산업의 현주소를 점검하는 자리

코리아 베스트 바 어워드
지난 5월 22일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베스트 바 어워드는 전문패널 160명과 일반 소비자 6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국내 최고의 바를 선정하는 공정성 있는 어워드를 말한다. 코리아 베스트 50개 바와 탑 10 바, 올해 최고의 바텐더와 최고의 바를 선정했으며 올해 최고 바의 영예는 청담동 앨리스가, 탑 10 바 중 포시즌스 호텔의 찰스 H 바가 최고의 호텔 바로 영예를 누렸다. 청담동 볼트 +82는 최고의 싱글몰트 위스키 바로, 연남동의 올드 패션드 바는 최고의 칵테일 바로 뽑혔다. 5명의 후보가 최종 경합을 벌인 올해 최고의 바텐더는 청담동 앨리스의 김용주 오너 바텐더로 최고의 바 청담동 앨리스에 이어 2관 왕에 오르는 겹경사를 누렸다.




INTERVIEW 2017 코리아 베스트 바 어워드 총괄 책임 JACKEY YOO 대

“해외 못지않은 국내 바 산업을 성장시키자

HR 2017 코리아 베스트 바 어워드 최초 제안자이자 전체적인 기획 및 모든 과정을 총괄했다. 준비과정이 쉽지 않았을텐데?

2013년부터 코리아 베스트 바 어워드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구상하기 시작했다. 최초 제안자이자 전체적인 기획, 분석 및 감수 그리고 스폰서 작업까지 참여해야 했기에 쉽지만은 않은 과정이었다. 혼자서 모든 것을 진행하기가 생각보다 어려웠고 함께 진행하기로 한 미디어와의 우여곡절도 있었다. 스폰서들의 참여 또한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이번 코리아 베스트 바 어워드를 준비하면서 선정 방식 또한 공정성에 어긋하지 않고 많은 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해 시간도 오래 걸렸다. 서베이 방식을 통한 바 선정 방법은 미쉐린 못지않게 까다롭다고 자부한다. 전 과정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기에 부담도 됐지만 그래도 어워드 시상식까지 무사히 끝마쳤고, 독립적으로 자문단과 편집팀까지 꾸려 2017 코리아 베스트 바 선정과 가이드북 작업까지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HR 그동안 어려움도 많았겠지만 과정을 진행하면서 배운 점도 많았겠다.
이번 어워드를 진행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이 생각하는 바 산업과 국내 현황에 대해 더 잘 알게 됐다. 서구의 바 문화를 국내의 정서에 맞게 변화시키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지금이야 부족한 점들도 많고 바 시장이 주류 시장에서 얼마 되지 않지만 앞으로는 기반이 튼튼한 토대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코리아 베스트 바 어워드가 지속적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 전 세계 바들 중에서 위스키와 칵테일을 함께 만나 볼 수 있는 곳은 드문 편인데 한국의 바는 그게 가능해 우리만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바 문화만의 이점을 이용해 해외 바 산업 못지않은 독자적인 바 문화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HR 코리아 베스트 바 어워드라는 대회를 만든 목적은?
아직도 일반인들은 바텐더들에 대해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다. 불쇼를 하고 현란한 퍼포먼스를 하는 바텐더로서의 이미지가 아닌 더 전문적인 바 문화를 알리고 싶었고 바텐더들의 진정한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도쿄에 있는 긴자는 청담동보다 더 작은 지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곳에 수많은 다양한 바들을 구경할 수 있고 오랜 경력의 바텐더들을 경험할 수 있다. 한국에서 또한 이런 지역이 생겨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러기 위해선 바 문화를 대중화시켜야 한다. 세계적인 바텐더 대회 월드클래스나 일본 세계 바텐더 대회 등을 보고 우리나라 또한 바 어워드가 있다면 바 산업을 알리는데 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준비하게 됐다.


HR 이번 어워드의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코리아 베스트 바 어워드는 우승을 위한 대회가 아니다. 경쟁을 위한 것이 아닌 한국에도 좋은 바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다. 그렇기에 바 문화를 체험해보고 새로운 바 산업의 변화들을 공유하는 시간이라 표현하고 싶다. 순위가 아닌 바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행사라고 보면 좋겠다. 이번 코리아 베스트 바 어워드에서 칵테일 시연행사도 개최했는데 단순히 일반인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빨리 만들 수 있도록 두, 세가지 재료를 혼합한 것이 아닌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직접 바텐더들이 자신 있는 칵테일로 시연했다. 허울만 좋은 행사가 아닌 진정한 전문 바텐더들을 선보이고자 했다.


HR 바 산업의 새로운 변화들에 대한 관심이 많다. 앞으로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다면?
최근 포시즌스 호텔에서 해외 유명 바텐더들을 채용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가지 못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해외 유명 바들 중에서도 호텔에서 운영하는 바들이 많다. 현재 국내 호텔들 또한 바 산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그 변화가 눈에 띈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바들을 국제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유명 바텐더들이 한국에 오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국내 바들을 둘러보는 것이다. 그들이 직접 보고 느끼는 국내 바 문화가 국제적으로도 입소문이 나 인정받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국내 바텐더들도 해외에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오는 일들이 많길 바란다.


HR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코리아 베스트 바 어워드가 성장하기 위한 방법은?
코리아 베스트 바 가이드에서 전국 100개의 유명 바를 선보였지만 분명 그것보다 더 많은 바들이 숨어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바 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지 못하고 아직은 잠재돼 있기 때문이다. 그 다양한 바들을 공정성 있게 담아내고 싶다. 전문 패널과 일반 투표를 동시에 진행한 설문조사가 아무리 전문적이더라도 여전히 바 산업이 일반인들에게 활성화되진 않았기에 완벽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국내 바 산업과 문화가 성장할수록 더 전문성을 높아지는 길이다. 국내 곳곳에 숨어있는 바들을 발굴해내고 그들의 평가에 전문적인 식견을 가질 수 있는 이들이 많아지도록 노력하겠다.


HR 다음 2018년 코리아 베스트 바 어워드 또한 기대가 된다. 특히 어느 부분에 더욱 신경 쓰고자 하는지 궁금하다.
이번 코리아 베스트 바 어워드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국제적인 커넥션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내년에는 해외 유명 바 & 바텐더들과의 교류를 활발히 하고 싶다. 한국의 ‘베스트 바 미쉐린 가이드’로 키워 나가고자 노력하겠다. 또한 국내에도 특정 지역에 가면 다양한 바들을 구경할 수 있는 바 산업 특성화 공간을 만들고 싶다. 바 어워드 또한 그런 공간에서 진행한다면 더욱 대회 목적에 맞는 행사가 될 것 같다.



INTERVIEW 올해 최고의 바로 선정된 앨리스 김용주 오너 & 바텐더

“열정만큼은 최고로 인정받고싶다

HR 작년에 이어 올해도 2017 코리아 베스트 바 어워드에서 최고의 바 & 바텐더로 앨리스가 인정받았다.
감회가 새롭다. 최고의 바텐더로서 상을 받은 점보단 앨리스가 또 한 번 인정을 받았다는 점이 더 반갑게 느껴진다. 앨리스를 국내 최고의 바로 생각하기보다는 그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바로 인식해주시면 좋겠다. 처음에 중국집부터 시작해 바텐더가 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2005년 12월에 바텐더로 활동하기 시작한 후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도 앨리스를 위해 국내 바 산업의 활성화를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HR 유명 바텐더들의 게스트 바텐딩 활동에 적극적이다. 다양한 이벤트를 하는 이유는?
사실상 게스트 바텐딩 이벤트가 매출로 연결되지는 않는 편이다. 그러나 계속 새로운 시도를 추구하고, 해외 유명 바텐더들을 초청해 하루만으로 행사를 열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유명 바텐더들의 실력을 직접 눈으로 보고 그들에게서 최대한 배우고자 노력한다. 자신들만의 강점을 가지고 있는 유명 바텐더들에게서 서비스 방식, 전문성, 퀄리티를 보고 앨리스 직원들 또한 지속적으로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자 하고, 변화하려 노력한다. 이렇듯 꾸준히 해외 실력파들의 트렌드에 발맞춰 뒤처지지 않고 따라가기 위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HR 공식적으로 최고의 바로 선정된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코리아 베스트 바 어워드에서 최고의 바로 선정된 후 새로운 고객들이 소문을 듣고 찾아오기보단 기존 고객들이 더 좋아한다. 축하 문자도 많이 받고 있다. 기존 바 애호가들도 더 인정해주고 관심을 가진다.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해 국내를 넘어서 해외에서도 베스트 바로 우뚝 설 수 있는 기회를 찾고자 한다. 주로 여성 고객들이 앨리스를 많이 찾는데 젊은 고객층들을 겨냥한 색다른 칵테일도 꾸준히 만들어내겠다. 아직 앨리스가 2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앨리스만의 정통성을 가지고 오래 고객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게끔 진정한 베스트 바가 되고 싶다.


HR 바 애호가들에게 인정받은 앨리스만의 강점은 무엇인지?
앨리스를 가장 돋보이게 만들어준 것은 바로 앨리스의 직원들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했기에 바 애호가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앨리스의 직원들은 자주 바뀌지 않고 1년 이상 오래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거의가 다 그렇다. 그만큼 서로 합이 잘 맞고 자신의 파트에 욕심을 가지고 일을 하기에 보다 나은 서비스를 보여줄 수 있었다.



HR 동화 속 비밀스러운 공간 뜻하는 앨리스만의 콘셉트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영화로 보고 난 후 아이디어를 얻었다. 앨리스가 가든에서 도망쳐 들어가는 현실과 완전히 다른 세계를 바로 재현시키고자 했다. 오픈을 준비하면서 소설 ‘앨리스’의 배경인 런던에 직접 다녀왔고, 인테리어 또한 유럽식 런던 저택들과 오래된 동네 바들을 보고 많은 영감을 얻었다. 앨리스에 들어오기 전에 보실 수 있는 정원 또한 새로운 세계로 들어오기 위한 신비스러운 느낌을 고객들에게 주고자 구상했다. 잊었던 동심을 일깨워주고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는 느낌이 들도록 말이다.



앨리스 바의 시그니처 칵테일 Teddy picker
앨리스 오너이자 바텐더, 김용주 대표의 닉네임 Teddy라는 이름을 덧붙인 앨리스 시그니처 칵테일. Teddy picker라는 유명 락밴드에서 영감을 받아 다크 럼에 바나나를 인퓨징시키고 직접 내린 콜드브루 커피와 셰리 와인 그리고 자색고구마파우더를 리밍한 디저트 타입의 칵테일이다.


HR 새롭게 변화하는 바 산업에 맞춰 노력하고자 하는 점은?
단순히 술을 마시는 바로만 그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 앨리스를 표현해보고 싶다. 현재 앨리스 직원들과 함께 매주 금요일마다 다양한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한다. 앨리스에서만 볼 수 있는 색다른 칵테일을 보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 칵테일 웹툰도 구상하고 있다. 직접 설명해드리기보단 칵테일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더 재치 있게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보다 쉽고 독특하게 칵테일들을 기억되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것 같다. 현재 앨리스에 걸려있는 액자 속 그림들 또한 직접 앨리스를 알리고자 디자이너들을 고용해 만들었다. 이렇게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 고객들과 소통하고자 한다.


HR 다음 2018 코리아 베스트 바 어워드 또한 기대가 넘친다. 3관왕을 위해 한마디 한다면?
최고가 되는 것을 넘어서 앞으로는 앨리스가 오랜 시간 동안 국내 바 문화를 이어가고 싶다. 높은 인지도를 욕심내기보단 고객들을 위해 하나하나 바꿔가고 맞는 서비스를 찾아가는 방법이 꾸준히 사랑 받는 방법이지 않을까. 다음 2018 코리아 베스트 바 어워드도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앨리스를 보여주고 싶다. 일반 대중들에게도 꼭 한 번쯤 가보고 싶은 바 명소로 자연스럽게 기억되기를 바란다.


앨리스 바 장소_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55길 47 문의_ 02-511-8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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