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_ 노혜영 기자의 세상보기] 서비스의 늪에 빠진 코리아
‘손님은 왕이다.’ 심심찮게 들을 수 있던 이 말은 인기를 넘어 선풍적으로 한국의 서비스 스탠다드가 돼버린 고객제일주의의 얼굴이다. 또한 호텔, 외식, 관광 등 서비스가 중심이 되는 호스피탈리티 산업에서 마케팅 용어로 자주 등장하곤 했다. 겉으로는 고객 만족을 넘어 고객 감동을 요구하지만 정작 내부의 피로도를 높이는 말이다. 하지만 매뉴얼에 강요된 친절은 정직할 수 없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갖춘 호텔과 레스토랑이라면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허리를 굽히거나 무릎을 꿇고 주문을 받아야 했다. 가만히 손을 들어 서버와 눈을 맞추는 것이 아닌 테이블 마다 서버들을 호출하는 벨이 있는 곳도 한국 밖에 없다. 여기요, 저기요 외치며 딩동딩동 울려대는 벨과 종종 걸음으로 테이블을 마중하는 서버들로 쉴 새 없이 돌아가는 풍경은 한국의 보통 식당 어느 곳에서든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외국의 호텔과 파인다이닝을 경험한 사람들이 인상 깊게 느끼는 한 가지를 지목하면 바로 서비스다. 외모나 태도, 전문적인 교육으로 따지면 한국을 따라갈 곳이 있겠느냐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를 놓고 보면 느껴지는 서비스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 나이나 외모, 인종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