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뿐 아니라 기능도 변화해 단순히 가구의 교체 수준을 넘어 자기 취향에 맞는 색다른 공간 구성을 시도하는 경향도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역시 재택근무다. 지금까지 직장과 주거가 가까운 것을 일컫는 ‘직주근접’이 직장인들의 워라밸을 지키는데 중요 요소 중 하나였다면, 직장과 주거가 일치해지면서 ‘직주일치’라는 개념이 들어섰다. 그리고 이는 비단 직장인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적용된다. 패션 웹진 스냅의 기사에 따르면 일룸의 홈오피스와 홈스터디 제품군의 2020년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이 생활화되면서 집 내부에 보다 쾌적한 사무공간을 마련하고자 하는 니즈가 높아진 것이다. 이에 일룸은 1인 가구에 적합한 홈오피스 제품 ‘멘디’와 공부 효율을 높여주는 기능성 데스크 ‘제롬 모션데스크’를 선보였다. 한편 집에 반영되는 주인들의 취향이 뚜렷해지면서 집은 나의 취향과 타인의 취향이 만나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이에 타인의 집이 여행지가 돼 낯선 경험과 취향을 나누는 여행 플랫폼도 생겼다. ‘남의 집’ 프로젝트는 취향 여행자인 게스트가 취향 제공자인 호스
“오래 살아온 집에는 상처가 있다. 지워지지 않는 벽지의 얼룩처럼 온갖 기억들이 집 여기저기에 들러붙어 있다. 잠깐 머무는 호텔에서 우리는 슬픔을 몽땅 흡수한 것처럼 보이는 집의 물건들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롭다.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잘 정리돼 있으며 설령 어질러진다 해도 떠나면 그만이다.” 소설가 김영하가 그의 산문집 <여행의 이유>에서 정의한 집과 호텔의 의미다. 집과 호텔은 쉼과 재충전의 공간이라는 공통된 목적을 가진 곳이지만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장소기도 하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자연스럽게 집에 대한 관심과 관여도는 폭발적으로 높아졌으며, 당연하게 여겨졌던 집의 정형화된 공간이 변화의 상징이 됐다. 이제는 집이 플렉스(Flex)의 도구가 됐고, ‘호텔 같은 집’이라는 최고의 칭찬을 듣기 위해 집 꾸미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반대로 호텔은 ‘또 다른 나의 집’을 콘셉트로 주거형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는다. 아늑하고 포근한 공간을 강조하며 코로나19로 지친 이들에게 새로운 케렌시아(Querencia, 나만의 휴식처)가 되고자 하는 것이다. ‘레이어드 홈’이 2021년을 이끌 트렌드라면 이를 반영한 ‘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