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옥의 Erotic Food] 그와 두 번째 만남에서 새로운 도미 요리를 만나다
시선을 한 곳에 고정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눈을 돌려가며, 얘기도 듣는 둥 마는 둥 주위의 시선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어색한 시간. 그해 늦가을, 회사 일로 동동 걸리며 다니는 나에게 어깨를 감싸 안아 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판단한 친구가 그를 소개했다. 그 약속을 하고도 나는 매일 매일을 바쁘게 동동거리며 다녔다. 퇴근까지 밀린 일들을 처리하느라 미용실에 가는 것도 놓쳐버리고 바로 만남의 장소인 스시집으로 갔다. 첫 만남에서 밋밋한 대화만 하던 우리는 연신 맛있다, 신선하다는 말을 하는 친구의 수다스러운 젓가락질에 웃음이 났다. 진주 목걸이를 한 목이 추워서 머플러를 두르고 있을 때 테이블에 윤기 나게 조려진 도미머리 조림이 놓여졌다. 따뜻한 것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젓가락을 들었다. 짙은 브라운 색의 투명하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고 짭조름하면서 달달한 조림장에 조려진 도미 머리에는 진주 두 알이 박혀 있는 듯 투명한 눈이 있었다. 그 옆에 녹색의 꽈리고추와 우엉조림까지 윤기로 옷을 입고 있었다. “도미요리 좋아하시나 봐요?” “네.” 시내에서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며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보다는 바람 좋은 곳으로 드라이브하자는 그의 제안에 우리는 두
- 김성옥 칼럼니스트
- 2020-02-25 0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