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 미국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필자가 직접 겪고 느낀 홍콩의 조직문화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홍콩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신기했던 점은 이직이 빈번하게 이뤄진다는 점이었다. 홍콩의 경우 호텔업은 식음료와 항공사를 뛰어넘는 최대 이직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2018년은 중국에서 방문하는 인바운드 관광객 및 기업 출장 수요의 증가로 인해 Occupancy 및 ADR 또한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실적 상으로 최대 매출로 정점을 찍었지만, 늘어나는 수요로 인해 새로운 호텔들이 오픈하면서 호텔리어의 수요 또한 경쟁이 심화됐다. 홍콩의 홍콩섬, 구룡반도주 외에 신계(New Territory)까지 호텔 객실 공급이 늘어나면서 특히나 Front-of-House 운영팀(객실/식음료 및 고객응대 부서) 직원 수가 부족했다. 운영 부서 외에도 인재 채용 경쟁은 2019년에도 계속됐는데, 일례로 5성급 호텔의 판촉부서팀 이사가 이직을 하면서, 함께 일하던 직원 10명 이상이 3개월 내 함께 퇴사를 하고 새 호텔에 합류하면서 기존 호텔의 판촉 업무를 운영 부서까지 나눠서 했다는 무서운 사례가 있다. 홍콩 호텔리어 커리어는 원하던 원치 않던 반복되는 채용과 면접을 진행하게 된다
미국, 한국, 홍콩 등의 다문화 도시에서 10여 년의 길지 않은 회사생활을 하면서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는 부분은 인간관계와 리더십이었다. MBA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새롭게 만나는 동기들과 교류를 하면서 뛰어난 지식, 업무 능력, 전문성을 가진 인재들 중 나중에 누가 진정한 리더가 될지 감히 예측해 본다면, 아마도 조직 관리와 개성이 강한 직원들과의 상생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홍콩에서 처음으로 부서장이 되고 Executive Committee가 되면서, 인사 결정권을 갖게 되면 드라마에서 봤던 멋있고 훨훨 날아오르는 호텔리어의 모습만 상상했다. 하지만 현실은 신나는 일보다 선배보다 후배 눈치를 더 보게 되고 대표가 사무실에 있을 때보다 부하직원이 휴가를 갔을 때 더 일찍 퇴근하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지난 10년간 필자에게 한결같은 모습으로 좋은 선생님이자 친구로 남은 회사 선배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너무나 개인적인 경험이라 이 지면의 취지와 맞을지 오랫동안 고민하다 앞으로 호텔/서비스업계에 종사하게 될 후배들에게 회사에는 좋은 선배들이 세계 각국, 인종을 막론하고 존재한다는 점을 꼭 알리고 싶었다. 첫 번째 직장이었던 미국 스타우드 본사(St
홍콩을 구석구석 관광해본 여행객이라면 눈치 챌 수도 있지만, 홍콩은 세계 최고의 술 여행지 중 하나다. 전 세계 각 지역에서 다양한 종류의 와인이 수입되며, 합리적인 가격을 기반으로 와인 애주가 사이에서는 와인의 천국이라고도 불린다. 홍콩이 자유무역항이기 때문에 수출입되는 상품에 대해서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2000년 초반까지만 해도 술은 사치품이라는 이유로 80%의 세금을 부과 받았다. 하지만 2007년에 관세를 40%를 내리고, 2008년에는 30도 이상의 증류주를 제외하고는 세금을 아예 없앴다. 와인 외에 맥주, 사케 등의 술도 세금 혜택이 있지만, 고가인 와인 가격의 폭이 커짐에 따라 2000년 후반부터 홍콩하면 아시아를 최고의 와인 여행지로 꼽히기 시작됐다. 홍콩은 최근 와인의 인기와 더불어 위스키의 인기 또한 만만치 않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인터컨티넨탈 그랜드 스탠포드 홍콩에서 2016년부터 홍콩에서 Whiskey Festival(위스키 축제)을 개최하고 있다. 지난 4년간 성공리에 개최된 위스키 축제에는 총 2100명이 참석했으며 위스키 브랜드별 앰배서더(Ambassador)가 진행하는 마스터 수업 30개를 기반으
홍콩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2003년 사스(SARS: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와 2007년 세계 금융 위기 때보다 악화된 상황을 겪고 있는데, 그 중 파산신청을 하고 있는 자국민이 늘어나고 있어 암울한 분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2019년 미·중 무역전쟁을 시작으로 개인 파산이 매년 9% 이상 증가해, 해마다 8000명 이상의 국민이 파산을 하고 있어 개인뿐 아니라 사회적 불균형이 염려되는 시점이다. 홍콩의 경우 유럽, 미국, 한국 대비 실직자에 대한 보상 및 실업 수당이 제한적이어서 직원들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 세계가 전반적으로 침체기지만 홍콩이 단연 가장 힘든 시기를 거치고 있는 건 미·중 무역전쟁을 시작으로, 중국 경제성장 둔화와 아직도 끝나지 않은 홍콩의 반정부 시위, 그리고 연초부터 확산된 코로나 19사태로 홍콩 경제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아시아 경제의 중심인 홍콩 소재의 은행들마저 위기를 겪고 있어 타 업계들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 추세다. 최근 맥킨지 리포트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모든 업계의 타격은 상당하다. 짧게는 2020년 2분기, 길게는 4분기까지 상황을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호텔업계 난항 지속 전망 홍콩은 2020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다사다난한 한 해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6월 범죄자 인도법(송환법) 추진반대로 시작된 시위가 장기적으로 이어지고 홍콩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된 상황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이하 SCMP)에 따르면 새해인 1월 1일에도 빅토리아 공원 잔디밭에 모인 6000여 명의 시위대는 검은 옷을 입고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Freedom is not free!).”라는 구호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에 동참했다. 범죄자 인도법 추진반대 시위 외에도 중국 우한 지역에서 시작한 폐렴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호텔업계의 난항이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각국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서 중국인 입국을 제한하는 것과 더불어 홍콩에서의 비행편을 취소하는 상황이 이르러 홍콩 서비스 업계 장기간의 난항이 예상된다. 호텔 객단가 또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데 3, 4성급의 로컬 도심 밖 호텔의 경우 3~4만 원 대에도 투숙이 가능한 호텔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SCMP에 따르면 현재 호텔업계의 상황은 2003년 사스 사태 당시보다 악화되고 있으며, 관광객이 지난 2019년 11월 대비 56%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