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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Global Networks_ 미국] 나라별 호텔업계의 멘토링 문화 - 미국


미국, 한국, 홍콩 등의 다문화 도시에서 10여 년의 길지 않은 회사생활을 하면서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는 부분은 인간관계와 리더십이었다. MBA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새롭게 만나는 동기들과 교류를 하면서 뛰어난 지식, 업무 능력, 전문성을 가진 인재들 중 나중에 누가 진정한 리더가 될지 감히 예측해 본다면, 아마도 조직 관리와 개성이 강한 직원들과의 상생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홍콩에서 처음으로 부서장이 되고 Executive Committee가 되면서, 인사 결정권을 갖게 되면 드라마에서 봤던 멋있고 훨훨 날아오르는 호텔리어의 모습만 상상했다. 하지만 현실은 신나는 일보다 선배보다 후배 눈치를 더 보게 되고 대표가 사무실에 있을 때보다 부하직원이 휴가를 갔을 때 더 일찍 퇴근하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지난 10년간 필자에게 한결같은 모습으로 좋은 선생님이자 친구로 남은 회사 선배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너무나 개인적인 경험이라 이 지면의 취지와 맞을지 오랫동안 고민하다 앞으로 호텔/서비스업계에 종사하게 될 후배들에게 회사에는 좋은 선배들이 세계 각국, 인종을 막론하고 존재한다는 점을 꼭 알리고 싶었다.


첫 번째 직장이었던 미국 스타우드 본사(Starwood Hotels and Resorts Worldwide)에서는 멘토링의 완벽한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주간/월간/분기별 멘토링 세션을 통해 과장부터 팀장님까지 소통했다. 이 과정은 넒은 시야를 가질 수 있는 소중한 커리어의 밑거름이 됐다. 과장과는 주간 1회, 부장과는 한 달에 한 번, 팀장과는 분기별 개인적인 미팅을 통해 업무, 개인 성장 및 커리어 플래닝 등 다양하게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Manager Weekly Catch-Up
주간 별 과장급과의 미팅에서는 업무를 하면서 추가로 궁금했던 점이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Q&A 형태로 진행했는데, 당시 담당업무에 큰 도움이 됐다. 매년 600억 원 상당의 재무를 책임지며, 12개 이상 미주 호텔의 가격 및 전략 컨설팅을 담당했는데 필자의 경우 미국에서는 학교라는 울타리에만 있어서 처음 호텔 그룹의 본사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다. 입사한 2009년은 세계 금융위기와 맞물리고, 특히나 본사 레베뉴팀에서 공채 신입사원을 받은 두 번째 해이기도 했다(단일 호텔에서는 매년 신입사원을 뽑았지만, 미주 본사는 호텔에서 검증되거나 경력 직원만 뽑던 시기였다).


처음 담당했던 호텔이 동부, 남부, 서부 각지에 있었는데 한 번도 방문해보지 않았던 아칸소 주(우리에게는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알려진 미국 남부에 위치한 주)나 지금은 제약회사의 성지로 알려진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더럼 시는 시장 조사 외에는 동부에서만 자란 필자에게 영어 억양 또한 생소했다. 하지만 과장급과의 주간 멘토링 세션에서 미국의 지리 및 문화를 좀 더 알 수 있는 기회였다. 그때는 매주 신입사원과 1시간씩 시간을 보낸다는 의미를 잘 몰랐었다. 하지만 홍콩에 와서 부서원 모두와 필자가 받았던 주간 멘토링 시간을 시작했다가 1년 후 너무 힘들다고 느껴 격주로 바꾼 후 누군가를 위해 시간을 할애한다는 것이 시간적 여유뿐만이 아니라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Director Monthly Development Meeting
월별 팀장급과의 미팅에서는 자기개발 또는 회사 생활 중 나타나는 약점을 보완하는 솔루션 중심으로 대화를 나누는 커피타임과 비슷했다. 1년 차였던 애널리스트의 주 업무는 호텔의 방 가격을 시스템에 업로드하는 일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너무 잦은 실수를 했다.


현재 다수의 호텔그룹이 사용하고 있는 Pricing & Optimization 시스템은 가격 범위의 세팅이 의무화돼 있어서 이런 실수를 방지할 수 있지만 당시 사용하던 시스템은 호텔 방 가격의 최저/최대 가격의 범위도 세팅하지 못하는 낡은 시스템이었다. 가장 기억 남는 일화로 캘리포니아 Napa Valley(샌프란시스코 북부의 와인 생산지)와 맨해튼에 위치한 호텔이 있었는데 350불로 업로드해야 했던 방 가격을 35불로 업데이트해서 3시간 만에 수백 개의 방이 35불에 팔렸던 적이 있다. 이런 경우 본사에서 각각의 호텔에 변상해 줬는데(처음에는 호텔에서 이해해 줬지만 두 번째부터는 비용을 청구하기 시작했다.) 첫 해는 연봉보다 더 많은 돈은 환불해 줘서 필자가 계속 회사를 다니고 있는 게 오히려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처음 6개월 동안 종종 실수를 하고 본사에서 차액을 변상하면서 팀장은 내 실수의 솔루션을 오랫동안 생각했던 것 같았는데 나에게 책임을 돌리거나 핀잔을 준 경우가 단 한 번도 없었다. 과장에게 3번의 구두 경고(Verbal Warning)와 1번의 서면 경고(Written Warning)를 받은 후 나와의 미팅에서 하루 일과를 15분 단위로 한 달 동안 작성해서 다음시간에 함께 검토하자는 숙제를 줬다. 다시 만났을 때 나의 한 달 일기표를 본 후 오전에는 업무량이 부족한데 오후 4~5시 이후부터 갑자기 업무량이 많아져서 서두르다 실수가 있는 것 같다며 담당 과장에게 이야기하면 부하직원이 일러바쳤다고 오해할 수 있으니 간부급 회의에서 애널리스트들이 당일 마무리해야 하는 업무는 늦어도 1시 전에 맡기는 것으로 시작하자고 했다. 신기하게도 과제를 오전에 배정받기 시작하면서 나의 실수는 줄어들었고 팀장의 연륜에 감탄하며 존경하게 됐다.


Vice President Quarterly Dialogue
분기별 팀장과의 미팅은 리더십과 나의 꿈에 관련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는데 시간이 흘러 미팅의 콘텐츠보다 팀장의 헌신적인 인품이 기억에 남는다. 멕시코 칸쿤 휴가와 나와의 미팅이 겹쳤을 때였다. 당연이 취소될 거라고 생각했던 분기별 미팅이었는데 Skype로 화상 통화를 하면서 당시 가족 이야기와 워킹 맘으로서 25년의 회사 생활이야기, 그리고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1년에 8개월 이상 전 세계로 출장을 다녔는데 출장 중에 만났던 내 또래들을 만나고 올 때면 나에게 연락처를 공유하며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줬다(본사에는 나이든 사람들만 많아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아마 그때 MBA를 졸업하고 입사했던 사람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나에게도 MBA라는 학업의 꿈이 생겼는지 모르겠다.


미국에서의 4년여 회사생활을 마치면서 다시는 좋은 상사를 만나지 못할 것 같은 생각에 얼마나 아쉬워했는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다음 호에서는 홍콩에서의 회사생활을 공유하겠다.


황나나

인터컨티넨탈 그랜드 스탠포드 홍콩

레베뉴 매니지먼트 디렉터

코넬대학교 호텔경영학과 졸업, 미주 스타우드 호텔 본사 및 삼성에버랜드 식음기획 및 비즈니스 이노베이션팀을 거쳐 현재 인터컨티넨탈 홍콩 RM 디렉터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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