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9일, 코로나19 이후 관광정책 대응 전략 웹 세미나가 2시부터 4시 40분까지 유튜브와 페이스북 생중계로 진행됐다. 세미나는 코로나19 이후 관광시장 전망을 통해 관광정책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논의의 장으로 전문가, 업계, 국민과 심도 있는 방향 모색을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한국관광학회가 주관, 코로나19 시대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진행된 웹 세미나 중 가장 큰 규모로 집행돼 유관 업계 종사자는 물론 실시간 중계에 약 500여 명 이상의 참석자가 실시간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정확한 진단 통한 처방 필요, R&D 중요성 강조돼
개회식, 기조 강연, 발표와 토론으로 구성된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눠서 진행됐다. 개회사를 맡은 문화체육관광부 최보근 관광정책국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관광산업이 크게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도 5월부터 조심스러운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예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온라인으로나마 토론회가 개최돼 의미 깊게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변화에 대응한 새로운 관광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여행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K-방역으로 인해 한국 여행 선호도도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비 온 뒤 땅이 더 굳어지는 것처럼 코로나19로 그동안 끊어내지 못했던 만성적인 국내 관광의 불편사항을 끊어내고, 위기 대응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오늘 이 토론회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가 창출되기를 기대한다.”고 웹 세미나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한편 한국관광학회 정병웅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와 같이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급변하는 사회에 대한 선제적 정책 대응을 위해 무엇보다 R&D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 정확한 진단이 서야 올바른 처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며 “강조하고 싶은 것은 모든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인 관광산업인 만큼 관광 인력 양성에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학회에서는 관광 이론과 정책 개발 연구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학회에서는 10월 가을관광주간 기간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 지역관광활성화’를 주제로 전국 릴레이관광포럼도 개최하고자 한다. 오늘의 이 웹 세미나가 위기의 관광산업을 타개하고자 하는 학회와 전문가들의 신호탄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영원한 뉴노멀은 결국 노멀
빠르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기조 강연은 홍콩이공대학교 전계성 학장이 맡았다. ‘포스트 코로나19, 뉴노멀 시대 관광의 방향’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 전 학장은 포스트 코로나와 관련해 핫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뉴노멀’을 타이레놀의 사례에 빗대 영원한 뉴노멀은 곧 노멀이라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일상적인 일상으로 앞으로 관광산업에서 주목해야 할 키워드로 네 가지를 꼽았는데 △소비자 중심과 안전제일 △‘스마트 관광’을 위한 디지털 혁신 △보다 나은 혁신을 위한 기회 △스테이케이션을 국제 관광으로를 이야기했다. 그는 “위생과 안전에 대한 소통의 방법으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안전을 유형의 소통을 통해 가시화해야 한다. 방역을 끝낸 호텔 객실 문을 씰로 봉합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소개하며 “스테이케이션을 국제 관광 문화로 만들었던 태국도 좋은 사례다. 태국은 2004년 쓰나미 이후 급감한 관광 수요를 높이기 위해 ‘아직 보지 못한 태국’ 캠페인을 열어 국가적으로 태국 스테이케이션에 나섰다. 이처럼 기업은 기업 나름대로, 정부는 정부 나름대로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야 하루빨리 뉴노멀을 노멀로 받아들이는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고 설파했다.
두 번째 세션을 맡은 UNWTO 황해국 아시아태평양지역국장은 ‘코로나19 이후 세계 관광시장 변화와 전망’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그는 자가격리 의무화로 여행 제한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완화 시기에 따른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시나리오는 여행 제한 완화의 시점이 7월, 9월, 12월일 것을 가정, 관광 재개를 위한 UNWTO의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적극 대응해야 함을 어필했다. 그리고 관광 회복을 위해 선행돼야 할 7가지 우선순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로운 관광 트렌드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 안전 확실성, 민관의 적극적인 협력, 여행 제한의 조화로운 조정, 부가가치 창출, 뉴테크놀로지를 통한 혁신, 지속 가능한 개발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결국 종합해봤을 때 모든 것을 아우르는 단어는 ‘지속가능성’이다. 지속가능한 관광이 모든 면에서 기회의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이에 대해 UNWTO에서는 각종 지속가능 관광의 선례들을 모아 소개하고 있으니 관광업계 종사자들에게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한편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관광정책 방향’을 연구 주제로 발표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최경은 연구위원은 관광행태 변화의 전망을 종합해보면 ‘분산’과 ‘다변화’가 핵심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제도적 확충 △데이터 구축 △협력체계 강화 △정보공유의 확대가 필요하다 강조하고, 특히 현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문제제기가 많이 되고 있는 데이터 확보 측면에서 위기상황에 적시의 대응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통계 생산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광 데이터 일원화, 지속가능성 키워드
1, 2부로 나뉜 토론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김대관 원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첫 번째 토론 주제는 ‘코로나19 이후 세계관광시장 변화와 전망’으로 SKT 데이터사업TF팀 하도훈 부장, 한국교통연구원 항공교통연구본부 송기한 본부장, 야놀자 김종윤 대표가 토론자로 나섰다. 주로 논의된 내용은 여행과 관광업계 데이터베이스의 일원화가 부족한 점이었다. 피해 규모가 제대로 파악되지 못해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들을 지원해야 하는지조차 파악이 안 된 점이 이번 관광업계의 대응에서 아쉬움으로 남았던 것이 화두에 오른 것이다. 한국교통연구원 송기한 본부장은 “국제적으로 권위있는 기구도 1주일 사이에 전망이 바뀔 정도로 코로나19로 인한 회복시기 예측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정부, 관광산업계,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의 집단지성이 발휘되는 데이터 기반 전략이 어떠한 전략보다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두 번째 토론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관광정책 방향’에 대해 다뤘다. 토론에는 히치하이커 김다영 대표, 한국관광학회 이훈 수석부회장, 문화체육관광부 최보근 관광정책국장이 참여했다. 주요 안건은 새롭게 생겨날 관광 비즈니스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어떻게 이뤄져야 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었다. 일상 환경이 변화하고 새로운 영역의 관광 수요가 발생함에 따라 민간 영역에서 새롭게 창출될 시장을 어떻게 유연하게 산업에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이었다.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는 스마트 관광, 스마트 쇼핑, 스마트 안내 등 비대면·온라인 관광산업 육성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오갔다.
비대면 웹 세미나의 한계 숙제로 남아
한편 처음으로 대규모 웹 세미나가 이뤄진 가운데 관심만큼 참석자들의 피드백도 대면 세미나보다 활발히 이뤄졌다. 그동안 코로나19로 변한 관광 트렌드에 대해서는 이미 각종 업체와 기관을 통해 발표된 바 있어 앞으로의 대응 전략에 참석자들의 관심이 채팅창을 통해 전달, 그동안 업계 관계자들이 이번 세미나와 같은 자리를 얼마나 목말라했는지 알 수 있었다. 한 참석자는 세미나 시작 전 서버 주소의 혼선이 있었던 것에 대해 “처음이라 큰 기대는 안 했는데 초반 링크 진입에 어려움이 있었던 점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고른 화질에 끊김 없는 스트리밍에 놀랐다. 대면 세미나가 여러모로 좋은 것은 확실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앞으로 실시간 피드백들이 반영돼 웹 세미나의 기능이 보다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실시간 채팅을 남겼다. 이에 실시간 채팅의 강점을 살려 행사 담당자도 적극적으로 피드백에 답변했다. 토론 중간중간 토론자에게 들어온 질문을 좌장에게 전달하기도, 화면상의 불편한 점도 바로 개선하는 등의 노력이 돋보였다. 기존 웨비나가 프레젠테이션 화면 위주의 송출로 일방향적인 느낌이 있었다면 이번 세미나는 강연자와 프레젠테이션 화면이 적절히 분할, 보다 집중도를 높일 수 있었다는 긍정적인 피드백도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실시간 응답이 질문의 수만큼은 어려웠다는 점과 비대면의 상황이다 보니 참석자들의 적극성이 오히려 본질의 내용을 흐리는 경향도 비춰지기도 했다. 다른 참석자는 “기존의 현상 진단의 주제들과 다르게 앞으로에 대한 논의에 관심을 두고 세미나에 참석했는데 이미 나온 이야기들을 일방적으로 발표한다는 느낌이 들어 다소 아쉬웠다. 실질적인 대안에 대해 추가적인 질의를 채팅창에 남겼으나 누락이 됐는지 언급되지 않았다. 토론도 청중의 의견이 반영된 모양새였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한정적인 패널로 중요한 사안들을 일방적으로 소통한 것이 웹 세미나의 한계인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적응을 위해 최근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웹 세미나의 양면성이 이번 세미나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어떻게 보면 이번 논의의 한 세션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생각해볼 것이 많았던 첫 웹 세미나.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코로나19로 앞으로도 활용 가능성이 높은 웹 세미나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도 고민해봐야 할 숙제로 남았다.